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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중루의 섬산 기행(3) -
몽중루의 부산 가덕도 산행기
【 1 】가덕도 종주 산행길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와 해저터널이 있는 가덕도(加德島)를 찾아 섬산행을 간다. 일찌기 부산 강서8경 중의 하나인
포효무제 연대봉(咆哮無際 煙臺峰. 바다 건너 낙동강 하구 연안의 부산과 김해는 물론 멀리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하여 무
제(일망무제)요, 섬을 집어 삼킬 듯한 성난 파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하여 사자후에 빗대어 포효(咆哮)라 하였다.)을 솟구
친 천성산(天城山)이 있고, 부산 갈맷길 10경 중의 하나인 '갈맷길 5-2코스' 가 가덕도의 아름다운 포구를 자랑하는 어음포
와 누릉능으로 이어진다.
가덕도의 일출과 종주 산행 후 갈맷길 트레킹을 이어서 하기 위해 금요일(2016, 02,19.) 밤 11시에 서울에서 밤길을 달려간
다. 부산 강서구의 녹산 해안길을 따라 부산신항만과 선창을 지나 천가동에 이르니 새벽 5시다. 상큼한 눌차만의 새벽 공
기를 마시며 샛바람길을 한참 걸어 성교동의 강금봉들머리를 오른다. 새벽 6시, 여명 때이지만 보슬비 내리는 새벽은 아직
도 깜깜하다. 가파른 산길은 일행들의 헤어랜턴 불빛이 꿈틀거리고, 죽도를 안은 눌차만 북쪽 멀리엔 부산신항만의 휘황한
불빛이 밤하늘에 핀다. 강금봉을 지나 응봉에 오른다. 본시 응봉에서의 일출을 보려 밤을 쫓아 왔건만,어둠 속 마치 저승사
자 같은 앙칼진 암봉들이 곁을 주지 않는다. 장승 같은 이정목만 겨우 담고서 누릉령(고개)을 건너 다시 매봉으로 간다. 빗
방울은 차츰 굵어 지고, 숲길 나목가지를 치는 빗소리가 점점 커진다.
가덕도의 제2봉인 높이 359m의 매봉은 조망의 명소이다. 날은 이미 밝을 시간이지만, 빗속 흐린 하늘이 방금 지나왔던 건
너편 응봉조차 아슴거리게 한다. 천성만 건너 거가대교는 서남쪽에서 보일 듯 말 듯 하고, 진해만과 낙동강 하구 연안 뭍은
마음으로만 그려보게 한다. 매봉과 연대봉 사이 안부의 어음포 고개는 이제 날이 밝아 있다. 이정목에 기댄 매화가지에 매
화꽃이 활짝 펴 있다. 교목 숲에서 웃자라 수형(樹形)은 볼 품 없어도, 성긴 가지마다 띄엄 띄엄 꽃 피우고 진한 향으로 맞
아 준다. 남도의 이른 봄을 이른 아침 보슬비 속에 맞게 한다. 연대봉 북릉 전망대에 오르니 차츰 비가 멎는다.지나온 매봉
응봉이 아직은 실루엣으로 눈에 들고, 어음포(魚音浦)의 쪽빛 바다가 한폭의 그림 되어 눈길을 끌어 간다.
천성산 연대봉은 봉수대가 먼저 반기고, 곧추 솟은 암봉 또한 옛 봉수대를 머리에 이고 반긴다.동풍이 세차게 불어 비구름
을 몰아간다. 대항새바지를 치고 오른 샛바람이다. 흐린 바다가 차츰 열리고, 거가대교의 사장교가 살포시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아쉽다. 오늘 산행의 주 목표는 연대봉에서의 일망무제한 사위를 보고 담는 것이었다. 대마도는 그렇다 해도 인근
대죽도와 거제 조차 볼 수 없으니-. 연대봉의 가파른 암봉 위의 또 다른 옛 봉수대가 눈길을 끌고, 국수봉은 큰목항(대항)
건너에서 외양포를 감싸고 누웠다. 지양곡으로 내려가는 연대봉 남능길에 매향 실은 봄바람이 살갑게 불어온다. 대항 양
지녁엔 벌써 매화가 한창 피고 있다. 가덕도의 이른 봄에 빗속 산행길 아쉬움이 가셔진다.
【 2 】가덕도 동부해안 갈맷길 트레킹
가덕도 대항은 부산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마을이다. 대항으로 오는 찻길은 북쪽 선창에서 섬 서쪽 해안으로 나 있다. 동쪽
해안은 가파른 절벽이 많아 차로가 없고. 대신 이곳엔 동선새바지에서 대항새바지로 이어지는 둘레길인 갈맷길이 나 있다.
가덕도 갈맷길을 유명하게 한 게 바로 이구간 두릉능과 어음포 포구를 거쳐가는 7km에 이르는 둘레길이다. 해변과 산허리
를 오르내리는 트레일이 가팔라 다소 힘은 들지만, 굽이마다가 그림같은 오솔길이다. 강금봉에서 응봉 매봉 연대봉을 거
쳐 대항으로 내려서며 섬 종주산행을 마치고, 곧 바로 대항새바지에서 동쪽 해안따라 둘레길 트레킹을 다시 시작한다.
대항과 새바지는 지금 한창 변신 중이다. 갈맷길이 가져다 주는 특수에 몽돌해안 조그만 포구는 지금 팬션과 빌라가 계속
신축 중이다. 6척의 배를 이용해 긴 그물을 치고 숭어를 잡는 이고장 전통의 육수장망은 아직은 일러 볼 수 없어도, 사그락
대는 몽돌들의 합창을 뒤로하고 어음포로 간다. 간간이 데크가 놓여 있고, 조붓한 오솔길은 쉴 새 없이 들려오는 파도소리
로 흥겹다. 낭떨어지 바위벽엔 상록 털머위가 군락을 이루어 반기고, 소사나무 수간부를 타고 오른 마삭줄은 우듬지 위에
까지 뒤덮고 이 겨울 저 홀로 푸름을 뽐낸다. 가파른 절벽으로 굽도는 어음포는 보기엔 아름답지만 유난스레 검푸른 바다
는 외경스럽다.
누릉능으로 간다. 조그만 포구의 벼랑바위들이 누렇다하여 이름한 누릉능이다. 한 때는 바위 언덕에 해군 초소까지 있었던
곳, 어음포와 달리 바다에서 뭍으로 오르기가 쉬운 포구다. 산행길에 이은 둘레길 걸으며 누릉능 몽돌해변 물가에서 바닷
물에 손을 씻는 호사를 누려본다. 누릉능과 기도원에 이르는 해안에는 역암(礫岩)이 유독 많다. 진한 황토색의 퇴적암이다.
가까이서 보면 바위 속의 자갈들이 마치 붉은 꽃잎처럼 알알이 박혀 있다. 처음 보는 이들은 연신 탄성을 질러대고 저마다
바위에 기대어 셀카에 여념없다. 강금봉 자락 해안은 깍아지른 듯한 수십 척 벼랑이 길게 이어진다. 곳곳에 낙석주의를 알
리지만 간간이 벼랑바위에 붙어 자라는 후박나무를 보는 것은 또 다른 볼거리다. 눌차도(訥次島)가 시야에 들어오고, 이어
새바지 갯마을이 나온다. 대구어(大口魚)로 유명한 동선새바지 항구다. 키 작은 등대 건너엔 동선과 눌차도를 잇는 방조제
가 한적하고, 썰물로 바닥을 드러낸 눌차만의 갯펄을 나는 갈매기들이 한가롭다. 오후 1시, 새벽 어둠 속에 걸었던 샛바람
길을 다시 걸으며 혹여라도 잊을까 애써 눈에 담는다.
▼ 부산 가덕도 위치도
▼ 가덕도 산행 및 갈맷길(5-2코스,해변) 트레킹
동선동 샛바람쉼터- 성교동산행들머리-강금봉-응봉산-누릉령(고개)-매봉-어음포고개 -연대봉-연대봉남릉-지양곡
- 대항 - 대항새바지- 갈맷길 어음포- 갈맷길 누릉능- 갈맷길 기도원- 동선새바지(방조제)- 동선동 샛바람쉼터
【 1 】가덕도 종주 산행길 - 동선동 샛바람길쉼터에서 대항까지
▼ 눌차만 샛바람길쉼터 팔각정
▼ 성교동 강금봉 산행들머리 / 산행 시작 때(좌)와 돌아올 때(우)
▼ 강금봉에 올라서 본 눌차만과 부산신항만의 야경
▼ 응봉산(314m) 정상과 매봉 332봉에서 뒤돌아 본 응봉(우)
▼ 맑은 날 낮시간 응봉산에서 볼수 있는 낙동강 하구 모레톱 풍경 / 자료사진
▼ 응봉산에서 본 누릉령 건너 332봉(좌)과 매봉(우)
▼ 누릉령(고개)
▼ 332봉 정상 풍경
▼ 332봉에서 뒤돌아본 응봉산 / 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 풍경
▼ 매봉 (359m) 정상
▼ 매봉에서 남쪽으로 본 연대봉
▼ 매봉에서 남서쪽으로 본 천성만과 대죽도와 거제고를 잇는 거가대교 / 새벽 빗속 풍경
▼ 매봉에서 북쪽으로 본 눌차만과 눌차도 / 눌차만 동선방조제 안의 작은 섬은 '죽도'
▼ 눌차만 죽도와 어둠 속에 올랐던 강금봉(아래)과 응봉산(우)
▼ 매봉의 소사나무 거목
▼ 매화꽃 피어있는 어음포고개 / 어음포와 천성을 잇는 고개
▼ 연대봉 북릉 길
▼ 연대봉 북릉 전망대
▼ 전망대에서 본 매봉및 어음포고개(좌)와 어음포 (우)
▼ 가덕도 최고봉 연대봉(459,4m) 정상과 봉수대
- 연대봉은 '부산 강서 8경' 중의 한 곳으로 '포효무제 연대봉(咆哮無際 煙臺峰)' 라 한다. -
▼ 연대봉의 암봉과 암봉의 옛봉수터(돌담)
▼ 연대봉에서 북쪽으로 본 응봉산과 어음포
▼ 어음포 앞 바다의 김양식장(?)
▼ 연대봉 남릉과 대항(큰목) 건너 국수봉
▼ 연대봉에서 본 천성만과 거가대교 - 1
▼ 연대봉에서 본 천성만과 거가대교 - 2 / 맑은 날에 볼 수 있는 거가대교 풍경(우)
▼ 연대봉 남릉과 대항(大項 ,큰목항구)
▼ 연대봉 남릉 쉼터와 주변 풍경
▼ 천성만 해저터널 입구와 거가대교
▼ 연대봉 남릉 지양곡
▼ 연대봉 남릉 매화 핀 연대산염소목장
▼ 지양곡 팔각 심터와 붉나무 조림지
▼ 대항(큰목항구)의 봄 풍경 풍경
【 2 】가덕도 동부해안 갈맷길 트레킹 - 대항새바지에서 샛바람길쉼터까지
▼ 대항새바지 풍경
▼ 갈맷길 해안에서 겨울나기를 하는 털머위(좌)와 털머위 꽃 자료사진(우)
-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상록 국화과 여러해살이 풀로 9월에 노란 꽃으로 핀다.-
▼ 어음포와 옛 집터 풍경
▼ 어음포 언덕 조망대
▼ 어음포와 누릉능 사이의 갈맷길 풍경
▼ 누릉능 풍경 - 1
▼ 누릉능 풍경 - 2 / 옛 초소지(址)와 상사화 새싹
▼ 누릉능과 기도원 사이 갈맷길 풍경
▼ 기도원 앞 해변 갈맷길과 멀리 눌차도
▼ 동선새바지항과 동선방조제
▼ 동선새바지 소나무집
▼ 눌차만과 천가교
▼ 눌차만 샛바람길의에 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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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연둣빛 새싹이 양지쪽 땅속에서 올라오는듯 느껴집니다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
곰배령님 반갑습니다.
늘 건강히 잘지내시지요?
그렇습니다.
반반소초(班班小草)로 피어나는 두릉능 암벽의 상사화는
저 혼자 봄을 피우고 있는 듯했답니다.
맑은날 태양이 반겨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잘 보고 갑니다...
그렇습니다.
낙동강 하류 연안의 뭍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곳이
가덕도인데 날씨 흐려 제대로 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