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 월드, 세상을 굴려라.’
평일 오후의 한강시민공원. 인라인스케이트, 힐리스, 라이노, 스네이크보드 등 바퀴달린 것을 신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같은 시간 올림픽공원,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 광장에도 ‘각종 바퀴’들이 사람들과 뒤엉켜 있다. 요즘 평지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사람 반, 바퀴 반’이다. 그동안 10~20대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10세 이하의 어린이부터 40대 이상의 장년층도 적극 참여한다. 가족 단위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기도 한다.
●광장은 떠오르는 상권
2~3년 전만 해도 롤러족이 찾는 곳은 여의도광장, 한강시민공원 단 2곳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올림픽공원, 난지도공원, 선유도공원, 보라매공원 등이 롤러족의 놀이마당이 되고 있다. 월드컵을 거치면서 전국에 건설된 10개의 대형 월드컵경기장 앞 광장 또한 이들에게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인파가 붐비면서 상권까지 형성됐을 정도다.
●밤의 공원을 점령한 롤러족
타는 세대가 다양해지면서 즐기는 시간대도 변하고 있다. 퇴근 후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동네 공원을 산책하는가 하면 가족들과 힐리스를 타기도 한다. 굳이 주말이 아니더라도 평일 저녁이면 전국의 공원은 바퀴소리로 요란하다. 야경이 좋아 자동차 데이트족들이 즐겨 찾던 한강둔치 등지도 늘어나는 롤러족 때문에 자동차를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다. 직장인 김진영씨(30)는 “여자친구랑 분위기 좀 잡아보려고 하면 어디서든 인라인스케이트족이 튀어나온다. 경찰보다 더 무섭다”고 말했다.
●꼬마도, 할아버지도 바퀴에 열광한다!
‘바퀴 열풍’이 불면서 인라인스케이트 매장 등이 밀집한 동대문운동장 인근은 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울 동대문 앞 삼성스포츠의 직원 김성현씨(25)는 “예전에는 동호회 등에서 단체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던 반면 요즘에는 가족 단위의 손님이 늘고 있다”며 “1년 전과 비교하면 60~70% 정도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매장을 찾는 손님도 5~6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하다.
김씨는 “단골손님 중 75세 할아버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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