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하고 편안한 사찰에서의 휴식
큰 기대 없이 떠난 낯선 여행지에서 보물을 발견하듯 기분 좋은 장소를 만날 때가 있다. 경북 영천은 이
러한 경험을 여러 번 선사하며 한 번 더 방문하고 싶도록 여운을 남긴다.
은해사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하고, 보현산 천문대에서 쏟아질 듯 수많은 별을 감상하자.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 시안미술관은 예술 작품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설 기회를 준다.
◆ 팔공산 자락, 영천 은해사
↑ 여유로운 휴식 선사하는 영천 은해사
고요한 산사에서 휴식을 꿈꾼다면 영천 은해사가 제격이다. 안개 낀 팔공산 자락 정상이 구름으로 덮일 때 사찰에서 바라보는 광경이 마치 은빛 바다가 물결치는 듯하다고 해서 은해사(銀海寺)라고 불린다.
팔공산 동쪽에 위치한 은해사로 향하는 길에는 높게 뻗은 소나무 숲이 여행자들을 반겨준다. 일주문에서 보화루에 이르는 울창한 숲길은 1714년 조선 숙종 임금 때 조성된 것으로 300년 수령에 10여 m 높이 송림을 자랑한다.
숲길을 걷다 보면 가까이 있는 두 나무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로 합쳐진 '사랑의 나무'를 만나게 된다. 수령 100년 정도 된 참나무와 느티나무가 서로 엉켜 만들어진 연리목과 연리지가 무척 인상적이다.
사이가 안 좋은 부부가 손을 잡고 이 나무 주위를 돌면 사이가 좋아진다는 표지판 문구도 재미있다.
은해사 보화루 누각을 오르면 대웅전을 중심으로 오래된 향나무와 심검당, 설선당, 범종루 외에 여러 전각이 모여 있어 규모가 꽤 크다. 은해사가 거느리고 있는 암자 가운데는 거조암과 백흥암, 중암암 등 유명한 곳이 많다. 거조암 영산전은 국보 제14호로 지정돼 있고, 백흥암도 보물 제790호 극락전과 보물 제486호 수미단이 있어서 암자라기보다는 거의 사찰에 가깝다.
8개 암자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중암암은 '돌구멍 절'이라는 이름처럼 작은 구멍인듯 보이는 돌 틈을 지나면 벼랑 위 작은 암자가 눈앞에 나타난다. 절벽 위에 세워진 해우소는 아찔하면서도 신기하다.
은해사를 방문한다면 여유 있게 일정을 잡고 암자까지 트레킹을 즐기거나, 고즈넉한 이곳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
◆ 은하수 찾아 보현산으로 별빛 여행
해발 1124m에 자리 잡은 보현산 천문대는 우리나라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천문대에 오르면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밤이 되면 그 위에 별이 쏟아질 듯 가득한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무수히 빛나는 별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영천 보현산을 찾는 사람이 많다.
또한 보현산 천문대는 항성, 성운, 은하 등 생성과 진화를 연구하는 국내 광학천문관측 중심지로 국내 최대 1.8m 반사망원경이 설치돼 있고, 태양플레어 망원경이 있는 태양망원경동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천문학 연구기관이기 때문에 일반 시민천문대와 달리 개방시간 외에는 출입을 통제하므로 방문 전에 문의를 하는 것이 좋다.
천문대로 올라가는 입구에 자리한 정각별빛마을에는 보현산 천문과학관이 있다.
국내 최초 첨단 5D 방식 돔 영상관이 있고 다양한 고성능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천체 관측,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천문교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보현산 천문대와 달리 개관 시간에는 언제든 별자리 관측과 체험이 가능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시간을 확인하자.
보현산 정상 부근에는 나무를 이용한 산책로 '천수누림길 데크로드'가 있는데 시원하게 펼쳐진 산 능선을 바라보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약 1㎞에 이르는 산책로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겨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다.
보현산에서 내려와 정겨운 농촌 길을 달리다 보면 넓은 운동장에 세워진 유럽식 건물이 눈에 띈다. 바로 폐교를 활용해 만든 시안미술관이다. 폐교를 개축해서 만들어 친숙하면서도 예스러운 풍경이 느껴지고 2만㎡가 넘는 터에 펼쳐진 넓은 잔디밭에 설치된 조형물이 운치를 더한다.
상설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에서는 여러 예술가 작품을 전시하고, 어린이 미술 체험 등 각종 체험 프로
그램도 진행한다. 2층에 있는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는 식사와 음료를 준비해 놓고 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한 뒤 레스토랑에서 바깥 풍경을 보며 차 한잔 하는 여유를 즐겨보자.
■ 경북 영천 여행정보
△ 가는 길
서울에서 출발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대구를 지나서 영천IC로 진입한다.
△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국내 최초의 산림휴양림과 승마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실내외 승마장과 산악승마로·외승로 등
승마체험지구가 있다.
△ 상품 정보
롯데제이티비가 '별빛 감동 쏟아지는 영천아리랑 2일' 상품을 출시했다. 경북 영천시에서 경비 일부를 지원한다. 특정일에만 개방하는 은해사 백흥암을 둘러보고, 임고서원과 영천 재래시장을 탐방한 뒤 보현산 천문과학관에서 별자리를 관측한다.
영천아리랑 미니 공연과 돌할매 신년 소원 빌기 등 포함. 전용 버스비, 입장료, 숙박, 3식, 동행 가이드비, 여행자보험 포함한 요금은 6만9000원.
11월 21ㆍ28일, 12월 12ㆍ25ㆍ26일 서울ㆍ부산에서 각각 출발. 당일 프로그램은 매주 토ㆍ일요일에 출발하며 요금은 1만5000원. 1577-6111, 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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