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쌓고 싶은 한내교(橋)
마침내 한내교가 완공되었다. 중랑천을 가로지르는 한내교는 중랑천을 옆에 끼고 있는 노원구 하계동과 월계동을 있는 도보다리다. 도보다리라는 말은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파란색으로 페인트 도색을 한 짧은 도보다리를 건너면서 많이 언급된 오랫동안 불리지 않았던 신조어 같은 느낌의 단어다. 5월 1일 마침 그날은 노동절이어서 근로자들은 쉬는 휴일이었다. 이 년 전 이곳에 직장을 가진 나는 시내버스로 출퇴근하면서 중랑천과 그 주변을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며, 자투리 시간이 날 적마다 수변 산책로를 걸으며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한내 즉 한천(漢川)은 한강의 비로 위쪽에 흐르는 큰 물줄기라는 뜻으로 중랑천의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중랑천은 경기도 양주시에서 발원해 의정부와 서울특별시 성동구를 지나 한강으로 유입되는 서울의 동북부를 가로지르는 하천이다. 또한 의정부 아래에 위치한 60만의 노원구와 도봉구를 상류에 두고 중랑구 성동구도 함께 끼고 있다. 중랑천의 유래는 일제에 의해 발행된 경성부지도에서 중량교를 중랑교로 잘못 표기해 놓은 후, 이에 따른 각종 문헌에서“중랑천”이라고 표기하면서 현재의 명칭으로 정착되었다고 백과사전에서 알려주고 있다. 상계동부근에서는 한강의 새끼 강이라는 뜻으로 “샛강”이라고 불렀다.
한내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어느 날부터인가 국철전철을 이용하며 시내로 들어갈 때면 중랑천을 가로지르는 시공 중인 무지개다리를 볼 수 있었다. 다리의 형태는 아치형 다리로 무지개 철골 아치와 굵은 와이어(철선)을 양쪽에서 당기는 사장교 모습의 다리다. 점심시간이 되면 조금 일찍 식사를 마치고 걷기 운동을 하며 중랑천 주변 수변공원과 자전거 도로와 작은 규모의 운동시설을 이용하기도 했다. 한내교가 완공된 후 한동안 이용하며 어떤 동기로 한내교 공사를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 이웃아파트인 학여울 청구아파트 관리실 주변을 지나면서 부터다.
10년 전에 이곳 아파트 주민들이 생활편의시설 민원을 제기하면서 부터다. 알려진 것과 같이 하계동이나 월계동 주민의 주거 입장에서 보면 도보다리를 건설함으로서 편리성을 생각한 거 같았다. 직선거리로 불과 1Km도 되지 않을 거리를 두고 시내버스를 이용하기 보다는 주민들의 여가활용으로도 필요한 구민회관과 각종근린시설 이용. 지하철 7호선 중계역과 하계역을 비롯해 중랑천 건너편 국철1호선 월계역 이용 등을 생각 했을 것으로 사료되었다. 그런데 막상 한내교 공사를 마치고 보니 하계동에서 거주하는 주민이 한내교를 건너고서도 육교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내려서 횡단보도를 두 번이나 건너야 월계역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내교 완공을 하고도 주민들의 원성이 있었던 거 같다. 한내교를 건너고 불과 20미터 정도의 거리를 더 연결했으면 바로 월계역에 도착할 수 있었음에도 그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즉 이왕 육교공사를 하려면 주변 주민과도 좀 더 대화를 했더라면 이중으로 불편을 덜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10월 1차 공사를 마치고 민원으로 바로 2차 공사를 시작했다. “2019년 4월 30일 2차 공사 준공” 안내문을 현수막에 넣어 육교 양끝 부분에 걸쳐 놓았고, 2019년 5월 1일을 기해 20미터 구간인 2차 연결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완공으로 인해 월계역을 직통으로 연결하여 바로 열차를 숭차할 수 있게 되었다.
개통을 기다리는 지난 6개월이 무척 길었다는 느낌이다. 나만 그랬을까. 준공을 기다리는 마음이 비록 나만 그렇지 않은 느낌이다. 시민들은 특히 나를 비롯해 연로한 장년들은 육교 오르내리기를 무척 싫어한다. 그런 나도 마찬가지다. 계단 오르내리기를 운동 삼아 한다면야 그렇다 하더라도 운동이 아닌 출퇴근이라면 순간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교통안전에도 매우 좋지 않다. 전동차에서 내려 교통카드를 대고 나오면 내려오는 돌계단과 승강기가 있다.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을 누르는 압박감과 승강기를 타고 내릴 때 승강기 문이 닫히고 열리는 시간차도 꽤 긴 느낌이다.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하므로 안전문제 때문에 그런 거 같다.
거기에 도로로 나오면 좌우를 살피며 버스를 비롯해 좌우를 살펴야 하고 신호들을 또 기다려야 한다, 쓸데없는 시간을 길바닥에 버려야 하니 얼마나 시간낭비인가. 그동안 기다렸던 시민들과 한 번에 할 수 있었던 공사를 두 번에 했으니 공사비 또한 더 소요됐을 것이다. 이제 연결공사가 마무리 되어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시간절약과 교통안전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장애자와 일반사람을 위한 주차장과 자전거 보관도 가능하다. 이처럼 시민을 위해 일하는 관료나 공무원 그리고 큰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은 평소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중랑천과 수변공원은 서울 동북부 시민들에게 많은 힐링의 공간을 안겨 주고 있다. 상류인 양주와 의정부를 거쳐 중랑천 하류 한강에 이르기 까지 양편에 자전거 전용도로와 탄력감을 주는 걷는 길이 있으며 곳곳에 정원이 만들어져 겨울이 오기 전 까지 계절 따라 변해가는 아름다운 꽃들의 파로나마를 보며 시민들의 마음을 아름답고 편하게 해주기도 한다. 위에 한내다리 처럼 중랑천을 건널 수 있게 여러 개의 도보다리와 차량들이 오고 가며 이용하는 다리도 여러 개 설치되어 있다.
이십 여 년 전만 하더라도 각종 오물과 생활수로 인하여 시커멓게 오염되었던 중랑천. 관할관청과 시민의 노력으로 수변에서 생식하는 식물과 돌아온 물고기들도 많아졌다. 모래 속에 숨어 있는 모래무지 얄미운 녀석처럼 여기저기서 팔짝 뛰어 오르는 피라미들의 높이뛰기 팔뚝만 하고 시커먼 잉어들이 무리를 지어있는 모습에서부터 초겨울이면 찾아오는 청둥오리 재두루미 왜가리 비둘기를 비롯한 각종 철새들이 힐링을 하는 서울 동북부에 사는 시민들에게 굴곡진 현대사를 상징하며 유유히 아름다운 마음을 선사하는 귀한 존재다. 어제 오늘 내일도 가벼운 발걸음을 주는 한내교. 많이 기다렸으니 나의 친구처럼 고맙고 감사해야 하겠다.
첫댓글 첫 번째 완공 후 무려 6개월을 기다렸습니다.
인간에 의해 축조한 다리 하나를 내가 왜 그렇게 기다렸는지요!
내것이라는 소유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깊히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고 일했으면 좋겠다.
라는 말씀에 한표입니다.
@현명순 현명순 권사님.하세요
마치 내가 건축을 한것처럼 자랑하고 싶은 다리입니다.
아치형 다리가 쭉 뻗은 필등신 여인의 다리처럼요
오늘도 내일도 가볍게 도봉산 포대능선을 쳐다보며
새벽을 깨우고 건넜습니다.
이럴땐 운동이 아니고 무슨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가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