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안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란 용어는 안녕하세요, 고마워요란 말과 더불어 널리 쓰이는 말이다. 사람들은 남에게 잘못과 실수를 하며 살때가 많다. 누가 아무리 잘못했더라도 우리는 미안해요란 말 한미디로 해결할 때가 많다.
중국에서는 미안하다의 파생어가 많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말은 뚜이부치对不起다.
어느 날 나는 열차를 타고 치치하얼로 가는 중이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열차 안은 초만원이었다. 나는 부주의로 통로쪽에 앉아 있는 전족을 한 할머니의 발을 밟는 실수를 하게 되었다. 할머니는 화가 되게 나 있었다. 당장 나에게
욕이라도 할 기세였다. 나는 화난 할머니에게 뚜이부치라고 정중하게 사과했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환한 미소를 띄며 괜찮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말의 위력은 그처럼 대단 했다.
남양주시에 살 때 문 정임
이라는 여중생이 있었다. 너는 정임이를 언니라고 불렀지. 정임이는 우리가정의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소문이 나 있었다.
10년 전 그 정임이를 내가 천안에서 만나게 되었다. 정임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천안에서 심리상담사로 일한다고 했다.
대우6차에 살 때 어느 해인가 정임이가 우리집에 선물을 갖고 찾아왔다. 그 당시 우리집은 너엄마와 너 이모간의 불화로 가정 분위기가 숨막힐 정도였다. 나는 그런 모습을 정임이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나는 1층으로 내려 와서 선물만 받고 헤어졌다.
정임이는 우리의 사는 모습이
궁굼했을텐데 집도 구경하지 못하고 갔으니 많이 실망했을 것이다. 나는 아직도 정임이에게 미안하기 그지 없다. 물론 카톡으로 미안함을 전달 했지만 나의 미안함이 가신 것은 아니다. 정임이는 가정에 사정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나를 이해 해 주었지만 나는 여전히 정임이에 대한 미안함을 금할 길이 없다.
정임이가 지금은 결혼하여 벌써 삼남매 맘이 되었다. 사는 곳은 평택이란다. 내가 이직까지 남에게 미안함을 풀지 못한 사람은
정임이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