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나쁜 아이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무엇을 뜻할까? 축지법이니 둔갑굴을 믿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러한 사람들의 주장에 따르면, 보통 사람과 달리 특별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있어서 이들은 하루에 몇천 리도 달려갈 수 있고, 남이 보지 봇하게 몸을 감출 수도 있으며, 다른짐승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은 옛날 사람들도 가졌던 것이고 특히 옛날 중국에서 심하였다.
사람이 억눌려 살고, 먹고 입는 것이 어려우면 자연히 오만가지 궁리를 하기 마련이고 자기도 잘 살고 잘 먹는 사람들처럼 되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그는 남보다 몇 배 빨리 달리고 자유자재로 몸을 변형시키기를 꿈꾸고 그러한 환상을 현실에 옮겨오기를 바란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사방팔방으로부터 '공부'의 홍수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일류학 좋은 학과에 들어가야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이 너무도 뻔하기 때문에 공부를 잘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렇기 때문에 '공부'는 천근 만근의 무게로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눌러댄다. 중.고등학교 시절 '공부'는 마치 지긋지긋한 귀신처럼, 아니 떨어질 줄 모르는 찰거머리처럼 우리들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잠만 자고 공부는 언제 하니?"
"머리도 나쁜 애가 공부도 안 하니까 더 머리가 나빠지지 않니?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지금보다 몇 배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지 않겠니? 너는 엄마가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염불을 외도 왜 공부를 남들보다 더 잘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지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다. "
"네 친구들을 보렴. 반에서 상위권에 들면서도 과외도 하고 학원에도 나가는데 너는 밤낮 이어폰만 귀에 꽂거나 텔레비젼 앞에 앉아 있으니 한심한 놈이구나. 언제쯤 정신차리고 제대로 공부할래? 학급에서 중위권에도 들지못하면서 공부도 하지 않으니 너는 앞으로 전문대학에도 들어갈 수 없을 게다." 자나께나 그놈의 '공부'가 유령처럼 혀를 널름거리면서 떠날 줄 모른다.
보통 공부를 못하는 것은 머리가 나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반에서 꼴찌하는 학생은 늘 꼴찌만 차지할 경우가 많다. 또 중간치기는 언제나 중간치기일 경우가 많다.
"현숙이 엄마 아빠는 모두 일류대학을 나왔대. 현숙이도 부모를 닮아서 머리가 좋은가 봐."
"미영이는 아무리 공부해봐도 쓸데없어. 걔는 원래부터 머리가 나쁜 애니까 별 수 없지 뭐."
정말 머리가 나쁘고 좋고는 정해져 있어서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사람은 모두 비슷하다. 태어날 때 유전적으로 뇌에 손상이 있거나 아니면 태어난 후 성장 하는 동안 또는 성장해서 약물에 의한 뇌손상이 있든지 외부에 의한 충격으로 뇌손상이 있는 경우를 빼고는 모든 사람의 머리가 비슷하다. 그러니까 누구는 머리가 좋고 누구는 머리가 나쁘다는 말은 단지 편견에 불과하다.
공부 잘 하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머리와 상관없다. 모든 인간은 약 50억 개의 뇌세포를 가지고 있으며 일생 동안 그중 약 3퍼센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소위 천재라고 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는 양보다 조금 더 사용한다. 사춘기 시절 뇌세포는의 활동이 가장 강하고 5,60세의 나이에 들면 뇌세포의 활동이 둔해지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공부를 잘 하고 어떤 사람이 공부를 못 하는 것일까?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는 대부분 성격과 학습방법에 의해서 좌우된다. 공부는 못해도 다른 것을 잘하는 학생이 있다. 물론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 있다. 예컨대 어려서부터 음악만 좋아하는 학생은 음악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국어나 산수 등에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있고 공부를 못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