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디씨멘터리
“중국 영토 중 ‘이곳’은 원래 조선의 것” 동북공정 뒤흔든 마오쩌둥의 한 마디
간도, 녹둔도, 대마도는 과거에 우리 영토였으나 현재는 우리 영토가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는 곳입니다. 우리의 영토였기 때문에 반드시 다시 찾아와야 하건만 상황이 녹록지 않죠.
사실 잃어버린 우리 땅을 찾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지금 우리가 사는 땅을 빼앗기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은 중국 집요함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요. 사건의 시작은 2002년입니다.
2002년, 중국의 사회과학원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동북변경 지역의 역사 및 현상에 관한 연구 사업’을 시작합니다. 중국 동북 3성(요녕, 길림, 흑룡강) 지방의 역사와 현실을 꼼꼼하게 조사한 후 이를 통해 중국의 모든 소수민족을 단결하여 하나의 중국을 견고히 하겠다는 속셈이었죠.
1년 후 2003년 7월, 해당 연구센터는 ‘제2회 동북변강 역사와 현상 및 고구려 학술연구 토론회’라는 대형 학술대회를 열었는데요. 이 토론회에서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라는 합의가 도출됩니다. 그리고 역사 왜곡이 시작됐죠.
해당 연구는 2007년에 종료됐으나 이 시기에 제기된 주장을 중심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를 창조해 내기 시작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문화 공정’입니다. 동북 공정의 논리를 구체화할 계획으로 중국 드라마에 한복을 등장시키고, 김치를 담는 모습을 올림픽 개막식에 내보내며, ISO 김치 표준을 중국이 제정했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13억이라는 인구가 이 공정을 두고 단합한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요. 중국의 계획된 만행에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한 마오쩌둥이 “요동 땅은 원래 조선 땅이었다”라는 놀라운 발언을 남겼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정치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라는 명언으로 유명한 마오쩌둥은 중국인에게 있어 건국의 아버지입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후 국가가 아닌 당이 인민해방군을 통제한다는 점을 확실히 했죠. 그래서 현재 중국의 공산당은 세계 2위의 경제, 군사 대국을 지배하는 정당이 됐고, 공산당 총서기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직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요동 땅은 조선 땅이었다”라며 동북공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발언을 남긴 마오쩌둥은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이 동북공정을 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모든 일은 1966년 문화혁명에서 시작됩니다. 젊은 시절 마오쩌둥은 “중국인이 그동안 쌓여온 병폐가 너무 심하고 그들의 사상은 너무 낡았으며 도덕도 심하게 무너졌다. 우리나라의 사상과 도덕은 거짓되고 진실하지 않으며, 공허하고 실제적이지 못하다. 지난 5000년 동안 그 뿌리가 너무 깊이 박혔고 폐단을 쉽게 타파할 만한 힘도 갖추지 못했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요.
그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후 국민성 개조의 일환으로 문화혁명을 추진했습니다. 그리고 1966년 8월, 중국 공산당 회의에서 문화혁명 16조가 통과됐는데요. 그 내용은 ‘낡은 것은 모두 파괴하자’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옛날 사상, 옛날 문화, 옛날 풍속, 옛날 관습은 모두 낡은 것이니 “옛것은 모조리 숙청하라. 문화, 교육, 정치, 가족 등 그 모든 옛것을 숙청하라”라며 혁명을 지시한 것이죠.
그 후 100만 명의 홍위병은 공자와 항우의 묘를 파헤치고 청나라 유물을 파괴합니다. 진시황의 ‘분서갱유’에 이어 또 한 번 수천 년을 이어 온 역사와 기록이 파괴된 겁니다. 목숨을 건진 문화재도 있지만 중국 역사의 장구한 세월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수천 년을 이어 온 역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게 되었죠.
이후 중국인은 말살된 역사를 복구하겠다는 욕심에 국수주의를 더하여 좋아 보이는 모든 것에 ‘중국이 원조’라는 푯말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2002년부터 중국 동북 지역의 역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도 시작된 것이죠.
그런데 동북공정의 씨앗을 심은 마오쩌둥이 동북공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발언을 남겨 중국인을 충격에 빠지게 했습니다. 지난 1964년 10월 북한 최용건(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대표단은 북-중 국경 조약 체결 직후 베이징을 찾아 마오쩌둥과 면담하게 됩니다. 국경 조약 체결 직후였기 때문에 국경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마오 주석은 갑자기 “당신들의 경계는 요하 동쪽(요동)인데, 봉건주의가 조선 사람을 압록강 변으로 내몬 것이다”라는 말을 꺼냅니다. 즉 요동은 원래 한국 선조가 세운 국가의 영토였는데, 중국 고대 왕조가 그들을 침범해 압록강 변까지 내몰았다는 겁니다.
이러한 내용은 그 해 중국 외교부가 펴낸 ‘모택동 접견 외빈 담화 기록휘편’ 제11권에 실려 있는데요. 이 발언은 2002년부터 중국이 주장하는 동북공정의 근간을 뒤흔드는 발언입니다.
심지어 마오 주석은 이보다 6년 앞선 1958년 11월, 북한의 김일성에게 “당신들 선조는 당신들의 영토가 요하를 경계로 한다고 말했으며, 중국의 선조가 당신들의 요동 땅을 침략했다. 당신들이 역사를 기술할 때 이것을 써넣어야 한다”라고 말했죠. 이때도 우리 조상이 세운 국가의 영토 중 요동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 발언 역시 1958년 11월 중국 외교부가 펴낸 ‘모택동 접견 외빈 담화 기록휘편’ 제4권에 실려있는데요.
저우언라이(주은래) 총리의 발언은 더 놀랍습니다. 1963년 6월 28일 중국을 찾은 북한 조선과학원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조선 민족은 조선 반도와 동북 대륙에 진출한 이후 오랫동안 거기에서 살았다. 요하, 송화강 유역에는 조선 민족의 발자취가 남아 있다. 이것은 요하와 송화강 유역, 두만강 유역에서 발굴된 문물과 비문 등으로 증명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수많은 조선 문헌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어 조선 민족이 거기서 오랫동안 살았다는 것은 모두 증명할 수 있다. 역사를 왜곡할 수 없다. 두만강, 압록강 서쪽은 역사 이래 중국 땅이었으며 예로부터 조선은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하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다”라고 밝혔죠. 자기 후손이 역사 왜곡이라는 터무니없는 시도를 할 것을 예견이라도 한 듯 강한 어조로 이를 비판한 겁니다.
이런 내용 역시 1963년 6월 28일 중국 외교부가 펴낸 ‘외사공작통보’에 실려 있습니다. 중국을 건국하고 1976년까지 통치한 최고 지도자의 입에서 ‘요동 땅은 조선 민족의 땅이었다’라는 발언이 나온다는 것은 이것이 곧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는 의미일 겁니다. 더군다나 북한과 중국의 국경 획정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기 때문에 함부로 내뱉은 개인 의견이 아니라 철저히 중국의 입장을 대변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럼 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의 이 발언이 왜 동북공정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요동, 요서, 요하 등의 단어는 고구려와 발해가 등장할 때 항상 언급되는 지역인데요. ‘요’라고 하는 것을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을 구분해 부르는 겁니다. 그리고 ‘요’라는 것은 요하, 중국어로 랴오허 강을 의미합니다. 요하(랴오허 강)를 기준으로 동쪽 지역은 요동, 서쪽 지역은 요서라고 부르는 겁니다. 따라서 한반도 북서쪽 지역이나 만주 지방은 요동이고, 황하 위쪽 평야는 요서인 것인데요. 요하의 길이가 어마어마합니다. 총길이가 1,390km에 이르는데요.
현재 그 동쪽에 중국의 대도시가 상당히 많습니다. 단동시, 대련시, 안산시, 삼양시 등이 전부 요동에 있죠. 중국이 동북공정을 시도하는 것은 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 등 동북 3성의 역사, 지리, 민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 하나의 중국을 견고히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과정에서 “고구려가 고대 중국의 지방정권이었기 때문에 고구려는 동북 지역의 소수민족이다”라는 합의가 중국 학자 사이에서 도출된 것이죠. 이를 토대로 고구려 역사를 통째로 중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중국을 건국한 마오쩌둥과 주은래 등 최고지도자가 “요동 땅은 예로부터 조선 민족의 땅이었고, 두만강이나 압록강 서쪽(요동 지역)을 옛날부터 중국 땅이었다고 주장하거나 조선이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심각한 역사 왜곡”이라고 밝히는 바람에 현대 중국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헛소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마 TV를 종종 보는 분이라면 2020년 여름, 중국인 때문에 한국 사회가 시끄러웠던 때를 기억할 것 같습니다. MBC <놀면 뭐 하니?>라는 프로그램에서 이효리 씨는 “중국에서도 활동할지 모르니 ‘마오’라는 예명을 짓는 게 어떠나”며 유재석 씨와 캐릭터 방향을 설정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갈 수 있었던 이 방송 이후 중국 네티즌은 이효리 씨 SNS를 찾아와 엄청난 비난의 댓글을 쏟아부었죠. “왜 마오쩌둥의 이름을 욕보이냐” “너네 집 개 이름은 세종대왕이냐” 또는 “다른 나라 위인으로 장난치지 말라” 등등 강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이 사례에서 일반 중국인이 마오쩌둥에게 갖는 경외심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1대 주석으로 중국의 독립과 주권을 회복하여 중국을 통일한 주인공인 만큼 중국인이 그에게 갖는 존경심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죠. 그래서 중국 내에서는 마오쩌둥의 성 ‘마오’가 마오쩌둥의 혁명 사상을 의미하는 ‘마오이즘’으로 통용되기도 합니다.
그런 마오쩌둥의 이름을 일개 예능에서 사용했다는 이유로 중국인이 강하게 반발한 것인데요. 만약 마오쩌둥이 위에서 언급한 “요동은 조선 민족의 영토”라는 발언이 중국인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한다면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집니다.
https://youtu.be/guxS3nb7_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