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연극이나 드라마는 엄마의 죽음이 엔딩이 되겠지만 이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죽음을 앞두고 그 죽음에 대비해
가족들의 사랑과 이해를 구하는 작품으로 극초반부터 지루할틈없이 전개되어 나간다.
항상 며느리만 보면 괴롭히는 할머니와 삼수를 하며 부모에 반항하는 아들,직장을
핑계로 집안일을 전혀 돕지않는 철부지 딸,그리고
전형적인 한국의 아버지처럼 무덤덤하고 가부장적인 남편의 틈바구니속에서
모두를 뒷바라지하는 이 엄마는 극중속 엄마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이 살고있는 가정속의 평범한 엄마이리라.
하지만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제외한 엄마의 죽음을 알은 가족들은 그때부터
엄마의 마지막 가는길을 사랑하며 위로하며 정성껏
보살피는 이야기를 담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말 그대로
가장 세상에서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가 될수도 있다는것을 깨우쳐주었다.
그냥 갑자기 죽음을 맞이 하는것이 아니라 죽음을 알고서 잘못한 사람들에게는
미안하다는 말한마디를 전할수있고 사랑한다고 고백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사랑했었다고 말한마디를 전하며 죽음을 계획하고 삶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한것이 행복한 죽음이라는것을 이 작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통해 배웠다.
자궁암을 선고받고 얼마 살지 못한다고 들었을때 단 한번이라도 소리치면서
"이제 살만한데 왜 죽어야 하냐고"정도는 외쳐주면 신파일까? 아님 개인적인 아쉬움일까?
너무 담담하게 본인의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때 너무 소설적인 부분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되었다.
한번정도는 죽음이라는 사실앞에 부정하고 싶은것이 인간의 본성은 아닐까?
언젠가는 인간들이 모두 흙으로 돌아가겠지만 죽음이라는 사실앞에 곧 바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는 쉽지 않을거란 생각은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하는 의문은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마음에 들고 가슴에 남는 이유는 바로
우리에게 올수있는 필연성과 우리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 오랜세월동안 엄마를 괴롭히던 할머니께서 어느순간 "그동안 고생했다"라고
엄마의 손을 잡아주시고는 떠나가신 할머니나 극중에서
종반에 정신을 차리시고 며느리를 어루만져주시던 할머니가 너무나 닮아있고
따뜻한 말한마디 안해주시다가 아픈걸 비로소 알고는
그때부터 정신없이 헤매던 아버지가 너무 똑같으며 제발 대학에 붙을때까지만
살아있어 달라고 얘기하는 아들과 엄마의 주검앞에서
결혼을 못해 손자한번 안겨드리지 못했던 내가 너무 닮아있기에 이 작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공연을 보는 내내 내 가슴속에서 떠나질 못했던거같다.
공연내내 가슴 한켠에서 찡하게 올라오는 그 슬픔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구에게라도
전달되었을것이며 우리네 이웃들도 분명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었을것은 아닐까?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의 사랑을 그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너무 무겁다는
인식보다는 다시 한번 가족의 사랑을 느끼기위해
관람하는것도 의미 있을듯하다.
하지만 심금을 울리는 대사들로 인해 불편한 이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손수건은 필히 지참해야
관람이 가능하다는데는 의의가없다.
가족중에 아픈 사람이 있다면 이 연극에서 배울수 있는점이 있고 설령 없더라도
가족의 사랑과 이해를 배울수있고 굳이 본인이 아니더래도 자식들에게 보여줄수 있는
연극 한편을 추천해달라면 분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좋은 추천작이 될듯하다.
공연 잘 보고 왔어요. 수고들 했어요.
배우분들의 연기는 너무 좋았는데,
조금 아쉬운점은 암전이 좀 많아서 흐름이 자주 끊이는 느낌이 들었고,
무대 공간을 조금더 잘 활용을 했어면 어떨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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