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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도척지견(盜拓之犬)]
[꽹과리]
덩기덕 쿵더러러~
덩기덕 쿵덕~
[선창]
여보시오 구경꾼들
이리 와서 들어보소
[받음]
얼씨구 좋다~
들어보세~
[선창]
옛날 옛적 도척이라는
도둑놈 하나 있었는데
도둑질로 떵떵거리며
천하를 휘젓고 다녔다오
[받음]
에이구 못된 놈
고약한 놈
[선창]
그런데 말이오
도척의 집 지키는 개 한 마리
참말로 충직하였다오
주인이 도둑인 줄도 모르고
꼬리만 흔들어 댔다오
밥 한 덩이 얻어먹고
은혜인 줄 알았다오
짖으라 하면 짖어대고
물라 하면 물어뜯고
옳고 그름 가릴 생각
눈곱만큼도 없었다오
[받음]
에헤야 데헤야
큰일 났네 큰일 났어
[장단]
덩 덩 덕쿵덕
덩 덩 덕쿵덕
[선창]
세월 흘러 우리주변을 샬펴보니 더욱 기막힌 세상입디다
앞집 닭은 울지 않고
뒷집 개도 짖지 않는다오
개가 닭에게
"자네는 왜 울지 않나"
닭이 씁쓸히 웃으며
"주인님 단잠 깨울까 봐
울음마저 접어두었네"
[받음]
어허 참말 기막혀
[선창]
이번에는 닭이
"자네는 왜 짖지 않나"
개가 한숨 쉬며
"앞을 보아도 도둑이고
뒤를 돌아도 도둑인데
짖어 본들 뭣 하나
목만 쉬어 갈 뿐인데"
[받음]
어허 참말 수상하네
[느린 장단]
덩...
덩...
덩기덕 덩...
[선창]
여보시오 구경꾼들
이것도 들어보소
도척의 개 이야기라
남의 일인 줄 알았더니
바로
우리 곁의 이야기일세
돈 몇 푼에 눈이 멀고
자리 몇 칸 탐이 나서
내 편이면 옳다 하고
남의 편은 그르다 하면
그 또한 도척지견 아니오?
거짓 보고도 입 다물고
잘못 보고도 눈감으면
그 또한 도척지견일세
도척의 개 욕하기 전
먼저 나를 돌아보세
누가 던진 먹이에 끌려
생각 없이 따라가는지
옳고 그름 바로 보는
두 눈은 살아 있는지
양심마저 팔아버린
충성은 충성이 아니요
깨어 있는 사람만이
이 세상을 바른 길로 인도한다어
[종결]
덩기덕 쿵더러러~
덩기덕 쿵덕~
우리 모두 정신 차려
도척지견 되지 맙시다
도척의 개 되지 말고
사람답게 살아갑시다
이 광대는 물러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