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칼럼] 간첩을 보좌관으로 둔 윤미향
글쓴이 : 서민 단국대 교수·기생충학 박사/ 자유일보
"나라 안보가 거의 무너질뻔한 아찔한 순간이다." 국민의힘 정진석 위원장의 말이다. ‘자주통일민중전위’(약칭 자통)가 북한 지령을 받고 국내 동향을 탐지한 뒤 북한에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1월 9일 보도를 보자. ‘국내 진보정당 간부 A씨 등이 2017년 캄보디아에서 북한 대남 공작원을 만나 제주도에서 ‘ㅎㄱㅎ’라는 지하조직을 설립하라는 지령을 받은 뒤 반정부, 이적활동을 해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조직이 활동한 곳은 제주·진주·창원·청주 등등, 그들은 왜 인구가 많지 않은 중소 도시들만 공략했을까?
간첩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인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대도시에는 이미 기존 조직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뭐하러 들어가냐."
며칠 뒤에는 더 충격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국정원은 정치권 인사 A씨가 2016년경 베트남에서 북한 인사를 접촉하고... 2, 3년 전 서울 시내에서 인터넷을 사용해 북한에 난수표(암호문) 보고를 한 사실을 파악했다. 국정원은 A씨가 2016년 북한 인사와 접촉한 만큼 북한의 지령을 받고 그 뒤에 각종 정보를 북측에 제공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치인의 보좌관을 지내던 A씨는 지금은 보좌관직을 더 이상 맡고 있지 않다. 다만 국정원은 A씨가 대북 보고를 보낸 시점에는 정치인의 보좌관을 지낸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의원 보좌관이라면 일반인이 빼내기 어려운 정보도 북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 사정이 이러니 나라 안보가 무너질뻔했다는 정진석의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 의원은 어떻게 간첩을 보좌관으로 들인 걸까? 설마, 간첩이란 걸 모른 채 뽑은 거겠지? 하지만 몇몇 언론에 보도된 그 의원의 이름을 본 뒤 이런 기대는 무너졌다. 해당 의원이 바로 윤미향이었으니까.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한 혐의로 5년형이 구형된 상태지만, 더 심각한 건 그녀 주변 사람들의 과거 경력이었다.
윤미향의 남편 김삼석과 여동생 김은주 남매는 1992년 1월, 일본에서 한통련과 접촉해 국내 반핵통일운동을 주도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실제로 김삼석은 정보를 전달하고 50만 엔을 받았을 뿐 아니라 삐라 유포, 불법 영화 상영, 서적 배포 등 주체사상을 전파하는 활동을 열심히 한다.
결국 남매는 입건돼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고, 김삼석 징역 4년, 김은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실형이 확정된다. 과거 공안사건에 대한 재심이 유행했을 때 이들도 재심을 청구해 형량이 일부 깎인 것은 맞지만, 대법원은 이들 남매가 한통련이라는 반국가단체와 접촉하고 자금을 받은 사실이 현재의 기준에서도 명백한 공안 범죄임을 재확인해 줬다.
그러니 이들이 간첩조작사건으로 억울하게 형을 살았다는 좌파 언론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추후 김은주의 남편도 노무현 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는데, 이렇게 한 가족 전체가 간첩질을 하는 사례가 또 있는지 궁금하다. 실형까지 받은 적은 없을지언정, 윤미향의 행보도 만만치 않았다.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큰 비탄에 빠져 있을 북녘 동포들을 생각하니 애도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정의연 이름으로 조전을 보냈고, 사드 설치와 한미연합훈련을 반대했다. 황당한 일은 위안부할머니 김복동이 돌아가셨을 때 개인 계좌로 조의금을 받은 것, 그녀는 이때 남긴 돈으로 ‘김복동의 희망’이란 시민단체를 만들어 사드 반대 대책위원회, 탈북 종업원 북송 추진 단체, 종북활동을 하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에 나누어 줬다.
위에서 언급한, 간첩 혐의가 적발된 보좌관을 만난 곳도 ‘김복동의 희망’이었으니, 돌아가신 김복동 할머니를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다. 북한도 윤미향의 능력을 높이 샀는지 윤미향을 비판하는 이가 토착왜구라며 감싼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작자에게 비례대표 7번을 줘서 국회의원을 만들어줬다.
이쯤되면 깊이 반성하고 사죄하는 게 맞지만, 윤건영은 이번 간첩사건 발표에 대해 "간첩수사를 요란하게 한다"며 국정원을 비판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더 심각한 일은 내년부터 대공수사권이 국정원에서 경찰로 이관된다는 것, 이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