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조의 눈> 때 이미 ‘장보고영화사’라는 독립 프로덕션을 만든 바 있었던 강제규 감독은 1994년에 ‘영화발전소’라는 제작 집단을 만들어, 삼성의 계열사인 드림박스(비디오 유통사)와 함께 <공포 특급>(1994)이라는 옴니버스 비디오 영화를 제작한다. 김희철 감독과 공동 연출한 <공포 특급>은 당시 베스트셀러를 토대로 세 개의 에피소드를 엮은 것. 그의 장르적 관심이 잘 나타난 초기작이다. 여기서 강제규 감독의 영화 작업에 있어서 어떤 특징을 감지할 수 있다. 그것은 팀 작업이다.
<쉬리>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던 <단적비연수> <내 남자의 로맨스>(2004)의 박제현 감독, <베사메무쵸>(2001) <식객>(2007)의 전윤수 감독, <튜브>(2003)의 백운학 감독은 이미 영화발전소 시절부터 함께 했던 ‘팀’이었다. 이후 <연애술사>(2005)의 천세환 감독, <최강 로맨스>(2007)의 김정우 감독도 당시 강제규 감독의 작업실에 합류했다. 그들은 에어컨도 없는 조그만 사무실에서 북적대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나갔고, 그 이야기들은 강제규 감독에 의해 정리되어 조금씩 쌓여나갔다.
특별한 데뷔작 <은행나무 침대>, 더 특별했던 <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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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 데뷔할 수 있었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대신 비디오 영화로 몸을 풀었고, 2년에 걸친 프리프로덕션 과정을 통해 완벽을 기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그의 데뷔작은 <은행나무 침대>(1996)였다. 당시 충무로에선 시나리오 작업을 주로 여관방에서 했는데, 강제규 감독은 작업을 하며 지겹게 봐 왔던 침대에서 문뜩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중국의 작가 링 탕이의 원안에 기초해 전생과 현세를 오가는 판타지 멜로의 시나리오가 탄생했다. 서울 관객 68만 명으로 그 해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은행나무 침대>는 여러 모로 특별한 영화였다. <구미호>(1994)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제작자 신철은 이 영화에서 진일보한 컴퓨터그래픽을 보여주었고, 강제규 감독의 시나리오와 연출은 그런 기술력에 부응해 관객의 시선과 감정을 동시에 빼앗았다. 그 결과 한국영화는 판타지라는 신천지를 밟게 되었으며, 영화의 흥행과 함께 ‘전생 신드롬’이 불기도 했다. |
첫댓글
휘날리며....3번을보았슴다..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있어서 그 따스함 식기전에 한번만 더 보려구해용......강제규감독님 멋져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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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봤던 <국가대표>에도 카메오로 출연했었죠.
그 영화감독을 아주 이뻐라 한다는 소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