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 신용불량자 수가 월 단위로는 사상 최대인 10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신용카드 사용 한도가 크게 준 데다 경기마저 나빠져, 돈줄이 막힌 채무자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추세라면 신용불량자 수는 올 상반기 안에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3%를 웃도는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전국은행연합회가 집계한 ‘1월 말 신용불량자 현황’을 보면, 개인 신용불량자 수는 274만1797명으로 전달보다 10만6074명(4.02%) 증가했다. 이는 월별 신용불량자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8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전체 신용불량 등록건수는 전달보다 7.2% 늘어 1천만건을 넘어섰고, 1인당 신용불량 등록건수도 3.76건으로 전달(3.65건)에 이어 증가세가 이어졌다.
신규 신용불량자 수는 지난해 7월 5만명에서 8~10월 7만1천~7만3천명까지 늘었다가 11월(4만4천명)과 12월(6만2천명)에는 증가세가 주춤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신용불량 기준을 변경할 때를 빼고는 외환위기 이후 월 증가 규모가 8만명을 넘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신용카드 관련 연체가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주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관련 신용불량자 수는 158만6천명으로 전달보다 9만2천명(6.19%)이나 늘었는데, 2001년 말(104만명)에 견줘 보면 1년 새 50%나 증가한 것이다.
신용불량자의 급증세는 지난해 10월부터 은행과 카드사들이 할부 및 현금서비스, 가계대출 한도 등을 일제히 축소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지난달 신규 신용불량자는 지난해 10월 연체에 들어가 3개월 연속(30만원 이상) 돈을 못 갚은 사람들”이라며 “카드 연체율이 지난해 11월부터 급등해 아직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신용불량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의 카드담당 임원은 “지난해 금융회사들이 한꺼번에 돈 줄을 묶는 바람에 카드 돌려 막기로 근근이 버텨오던 한계 채무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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