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국내 합성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가총액 합계는 올해만 이미 121% 증가하였으며, 특정 합성ETF종목이 ETF 전체 시가총액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합성ETF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전통적인 ETF는 목표지수의 구성종목을 실제로 편입하는 반면, 합성ETF는 증권사와의 스왑 계약을 통해 지수를 추종한다. 투자자는 이러한 운용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합성ETF 투자 시 거래상대방 위험, 추적오차 위험, 스왑 거래에 내포된 비용 수준 등을 별도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상장 ETF 중에서도 상품명에는 ‘합성’이라는 단어가 없더라도 사실상 합성ETF일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한편, 미국상장 ETF에서는 스왑 계약의 내용이 자세히 공시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자의 상품 이해도를 높이고 투자 결정을 돕기 위해서는 향후 스왑 계약의 공시 항목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9월 국내 ETF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2002년 ETF 시장이 개설된 이후로 계속해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키던 ‘KODEX 200’이 약 21년 만에 다른 상품에 선두 자리를 내어준 것이다. 새롭게 1위를 차지한 상품은 상장한 지 불과 3년밖에 되지 않은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다. 상품명에서 ‘합성’이라는 용어가 나타내듯, 이 상품은 실물복제 방식이 아닌 스왑 계약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ETF(실물ETF)와는 성격이 다르다. 2023년 10월 19일 현재 국내 ETF 시장에서 시가총액 3위와 4위 또한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로 모두 합성ETF에 속한다. 실물ETF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합성ETF의 위상이 뚜렷하게 확대된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합성ETF의 구조와 특징, 시장현황 등을 살펴보고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점검하고자 한다.
구조 및 특징
ETF는 운용방식에 따라 크게 실물ETF와 합성ETF로 구분된다. 실물ETF는 목표지수에 속한 종목들을 펀드에 직접 편입함으로써 지수를 추종하는 전통적인 ETF 상품이다. 반면, 합성ETF는 종목을 실제로 보유하는 대신 목표지수 수익률을 수령하는 스왑 계약을 증권사와 체결한다. 예를 들어, 유로스톡스5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의 경우, 실물ETF는 유럽 대표주식인 LVMH, SAP, Siemens 등을 직접 편입하여 보유하지만, 합성ETF는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목표지수 수익률을 제공받는 스왑 계약을 증권사와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합성ETF의 운용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림 1>과 같다.1) 통상 합성ETF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현금으로 대체자산(reference basket)을 매입한 다음, 이와 관련된 스왑 계약을 증권사와 체결한다. 계약의 핵심 내용은 ‘대체자산의 수익률을 증권사에 지급하고 그 대가로 목표지수의 수익률을 수령하는 것’이다. 이때 대체자산은 목표지수와 무관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유로스톡스50을 추종하는 합성ETF는 원화 예금을 대체자산으로 보유하면서, ‘예금 이자를 증권사에 지급하고 그 대가로 유로스톡스50 지수 수익률을 수령하는 스왑 계약’을 맺는 식으로 운용될 수 있다.
합성ETF의 장점은 목표지수를 비교적 쉽게 추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규모가 작은 펀드들은 수천 개의 주식으로 구성된 글로벌 주가지수를 완전히 복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스왑 계약을 통하면 그러한 수고 없이도 해당 지수를 간편하게 추종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해외 장외 채권은 국내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므로 국내상장 ETF가 글로벌 채권 지수를 실물로 완벽하게 복제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경우에도 증권사와 스왑 계약을 맺으면 비교적 쉽게 해당 지수를 추종할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레버리지ㆍ인버스 상품도 1배 추종 상품에 비해 실물복제의 난이도가 높으므로 스왑 계약을 활용하는 것이 더욱 편리할 수 있다. 이처럼 합성ETF는 실물복제가 어려운 글로벌 주식 및 채권 지수, 레버리지ㆍ인버스 지수 등을 추종할 수 있도록 하여, 국내 투자자의 투자 선택 폭을 넓히고 국내 ETF 시장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시장 현황
국내 합성ETF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 8월 처음 등장한 국내 합성ETF는 2023년 10월 19일 현재 88개 종목이 상장되어 있으며, 시가총액은 총 20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9년말,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과 비교하면 종목 수와 시가총액 측면에서 각각 96%, 1,495% 증가한 수준이다. 또한, 올해에만 종목 수는 현재까지 26% 늘어났고, 시가총액은 121% 증가하였다. 이렇게 빠른 성장으로 인해, ETF 시장에서 합성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말(12%)에 비해 현재 19%로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합성ETF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국내 단기금리 추종 ETF의 흥행에 기인한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안정성이 높은 단기금리 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통상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지만, 단기금리를 추종하는 상품은 만기가 짧아서 오히려 더욱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자가 매일 복리로 누적되며, 은행예금과는 다르게 시장에서 쉽게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추고 있어, 단기 현금 보관 목적으로 투자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10월 19일 현재 국내 합성ETF 중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순서대로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7.1조원)’,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3.9조원)’,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3.3조원)’,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2.2조원)’이며, 이들 네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무려 16조원에 달한다.
단기금리 추종 상품을 제외하더라도 합성ETF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투자 수요 증가와 레버리지ㆍ인버스 상품의 기초지수 다변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ETF의 목표지수가 다양화되면서 실물복제 운용이 까다로운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합성ETF 상품 출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 유의 사항
합성ETF 투자 시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은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합성ETF의 가장 대표적인 위험요인은 거래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이다. 블랙록의 CEO 래리핑크는 2011년에 “Lyxor사의 합성ETF를 구입하면 SocGen사의 무담보 채권자가 된다”고 하였다. 이는 스왑 계약의 거래상대방인 증권사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어 합성ETF가 약속된 수익률을 받지 못할 위험을 지적한 것이다. 이러한 위험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2008년 이후 크게 부각되었으며, IMF나 BIS와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경고하며 이슈로 떠올랐다. 그러나 각국의 규제 강화와 합성ETF 운용사의 자발적인 개선 노력 등으로 인해 현재는 합성ETF의 거래상대방 위험이 전보다 훨씬 더 잘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해외에서는 합성ETF 운용사가 투자은행인 모회사와만 스왑 계약을 체결하여 거래상대방 위험이 단일 회사에 집중되었지만, 현재는 복수의 거래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여 이러한 위험이 분산되고 있다. 또한 거래상대방으로부터 충분한 담보를 받고, 이러한 담보 내역을 상세하게 공개하는 등 거래상대방 위험을 줄이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도 이루어졌다. 국내에서도 합성ETF의 거래상대방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글로벌 수준의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공시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로, 합성ETF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사항은 추적오차에 관한 위험이다. 일반적으로 합성ETF는 스왑 계약을 통해 목표지수 수익률을 받기로 약속되어 있다. 그러나 스왑 계약의 만기가 도래하고도 기존 거래상대방이 스왑 계약의 연장에 동의하지 않거나, 새로운 거래상대방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 상당한 수준의 추적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펀드가 보유한 대체자산에서 의도치 않은 손익이 발생한 때도 추적오차가 나타날 수 있다. 합성ETF는 대체자산으로 원화 예금이나 국채, 단기금리 상품과 같이 안정적인 자산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목표지수와 무관한 자산을 보유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어떤 상품 A는 국가 B의 주가지수를 추종하면서 한국 주식을 대체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이 상품이 체결한 스왑 계약의 내용은 ‘거래상대방으로부터 B국가의 주가지수 수익률을 받고, 그 대가로 KOSPI200 수익률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A상품의 투자자는 B국가의 주가지수 수익률에 대한 추적오차와 더불어, KOSPI200에 대한 추적오차를 추가로 고려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게 되었다.3)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단기금리 추종 합성ETF 중에서도 액티브 방식을 채택하여 목표지수의 구성종목 외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투자 시에는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스왑 계약에 포함된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합성ETF는 실질적인 운용 행위가 펀드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상대방인 증권사에서 이루어지므로 통상적으로 펀드는 그 대가로 증권사에 일정 수준의 비용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유로스톡스50 지수를 추종하는 합성ETF가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목표지수 수익률을 받으면서 그 대가로 원화 예금 이자를 지급하는 스왑 계약을 체결한다면, 거래상대방에게 실제로 지급하는 금액은 ‘원화 예금 이자 +α’가 된다. 여기에서 α는 ‘스왑 스프레드(swap spread)’라고 불리며 대부분은 양의 값을 갖는다. 문제는 스왑 스프레드가 ETF에서 공시하는 합성총보수ㆍ비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왑 스프레드는 펀드 수익률에는 반영되지만, 회계상 스왑 계약의 평가손익으로 인식되므로 운용보수나 거래비용 등과 같이 명시적 비용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또한 스왑 스프레드는 목표지수 및 대체자산의 종류 등에 따라 그 수준이 달라질 수 있어, 값이 작다고 해서 항상 좋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투자자가 스왑 계약에 내재되어 있는 합성ETF의 비용을 제대로 평가하는 일은 쉽지 않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ETF 상품 A와 B는 각각 실물복제와 합성 방식으로 운용되고 각각의 비용 수준은 <표 1>과 같다. A상품은 펀드매니저가 지수의 구성종목을 직접 거래하며 펀드 내에서 운용을 수행하므로 운용보수를 포함한 총보수비용이 B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거래비용 측면에서도 A상품은 실제로 종목을 매매하기 때문에 더욱 부담이 큰 편이다. 만약 합성ETF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투자자라면 여기까지만 보고 B상품이 A상품보다 비용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합성ETF에서는 총보수비용과 증권거래비용 외에도 스왑 계약에 포함된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위 사례에서 B상품이 공시한 스왑 스프레드 수준은 ‘0.5% 이내’다. 이 값은 지난 1년 동안 거래상대방에게 지급한 스왑 스프레드를 반영하므로, 실제로는 A상품이 B상품보다 비용 측면에서 더욱 효율적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4)
미국 사례 및 시사점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에서 미국상장 주식을 직접 매매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의 거래 상위종목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대표 종목으로는 티커명 ‘TQQQ’와 ‘SQQQ’으로 알려진 ETF 상품들이 있다. 이들은 나스닥100 지수를 +3배 혹은 -3배로 추종하는 상품들로 국내투자자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23년 10월 현재 ‘SOXL’과 ‘SOXS’란 티커로 알려진 ETF 상품들도 국내투자자의 거래 순위 1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품들이다. 이러한 미국의 레버리지ㆍ인버스 ETF들은 상품명에 ‘합성’이라는 용어가 들어가지 않지만, 실제로는 스왑 계약을 상당 부분 활용하고 있어 합성ETF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TQQQ는 총 300%의 매수포지션 중 256%를, SQQQ는 총 -300%의 매도포지션 중 –295%를 스왑 계약을 통해 구성하고 있으며, SOXL과 SOXS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미국의 이러한 상품에 투자할 때도 합성ETF의 주의사항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행히 미국에서는 합성ETF의 스왑 계약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이를 참고할 수 있다. ProShares나 Direxion 등 상기 ETF를 운용하는 미국의 운용사들도 펀드의 보유자산 내역 공시를 통해 무엇을 얼마나 제공하고 받는지에 대한 스왑 계약의 내용을 상세하게 공개한다. 구체적으로, 미국에서는 2016년 SEC의 ‘Investment Company Reporting Modernization’ 정책에 따라 스왑 계약의 세부 내용 공개가 의무화되었다. 17 CFR 210.12-13C 규정은 개별 스왑 계약에 대해 ‘거래상대방으로부터 제공받을 항목(terms of payments to be received)’, ‘거래상대방에게 제공할 항목(terms of payments to be paid)’, ‘만기일(maturity date)’, ‘명목 금액(notional amount)’, ‘미실현손익(unrealized appreciation/depreciation)’ 등의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합성ETF의 스왑 계약에 대해 개별 거래상대방에 대한 위험노출액, 담보평가액, 위험평가비율 등 다양한 내용을 공시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상대방 각자에게 무엇을 얼마나 제공하고 받는지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불충분하다. 올해부터 펀드 단위에서 스왑 스프레드를 산출하여 투자설명서에 표기하고 있지만, ‘0.00% 이내’라고 표기되어 스왑 스프레드의 정확한 수준을 파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전술한 대로 표준화하기 어려운 스왑 스프레드의 복잡성 때문에 이를 그대로 다른 상품과 비교하기도 어렵다. 미국의 사례와 같이 스왑 계약 내용을 상세하게 공시한다면, 투자자들이 합성ETF를 이해하고 상품을 비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 본고에서는 자금비공여형(unfunded) 스왑 계약을 중심으로 그 구조를 설명한다. 자금공여형(funded) 스왑 계약은 구조나 특징이 이와 조금 다를 수 있다.
2) 한국거래소, 2013. 5. 14, 합성ETF 도입을 위한 세부기준 등 마련, 보도자료.
3) 그러나 이러한 구조가 투자자에게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다. A상품의 경우,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 한국 주식의 속성을 이용하여 투자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을 절감하고자 이러한 구조를 채택한 것으로 추측된다.
4) 물론 비용 측면만을 고려하여 투자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운용방식의 차이는 비용뿐 아니라 추적오차, 분배금 지급 방식, 세금 등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실제로 투자할 때는 이러한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