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글자의 절반 크기, 날카롭게 구부러진 갈퀴와 빨판, 어두운 곳을 좋아하며 사람들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그 것'의 정체는 집먼지 진드기이다. 평생 매트리스, 이불, 소파처럼 빛이 들지 않는 섬유 속에 숨어 사람 몸에서 떨어진 각질, 때 등을 먹이로 삼는다. 일반적으로 집먼지 진드기가 알레르기나 아토피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진드기 자체가 아니라 그 들의 배설물 때문이다. 집먼지 진드기는 하루에 약 20개씩, 3개월 동안 약 2000개 정도의 특이단백질 덩어리인 똥을 눈다. 만약 알러지 체질이거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이 이 물질과 접촉하면 문제를 일으킨다. 그 외 사체, 알, 유충에서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인 알레르겐이 검출된다. 인형이나 이불의 집먼지 진드기는 56도 이상의 물로 세탁해 주면 되지만 부피가 큰 매트리스나 소파는 청소하기 쉽지 않은 일. 진드기를 죽이기 위한 스팀 청소기, 살충제, 분사식 알레르기 중화제 등 다양한 상품이 나와 있지만 어떤 제품이라도 완벽하지는 않다. 알이나 애벌레, 진드기 배설물까지 완전히 없애는 건 어렵기 때문이다. 침대 매트리스는 진드기를 차단하는 특수 재질 섬유로 감싼다. 침구는 합성섬유 재질을 피하고 가급적 면제품을 사용한다. 수시로 햇볕에 말리고 털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청소를 시작할 때는 먼지를 흡입하지 않도록 창문을 열거나 마스크를 쓴다.
Tip. 평소 침대는 이렇게 관리하세요!
1. 주기적으로 매트리스를 털어준다. 창문을 연 채 납작한 방망이를 들고 두드려 주며, 이 과정이 끝난 후에는 청소기로 주변을 정리해 준다.
2. 매트리스는 3개월에 한 번씩 좌우로 돌려 사용하고 6개월에 한 번은 상하를 뒤집어 준다. 3. 매트리스 커버는 1주일에 한 번 세탁해 준다. 집먼지진드기가 뚫고 올라오지 못하는 알러지 방지커버를 사용한다. 4. 섬유탈취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소독용 알코올을 구입해 뿌려주면 살균 소독이 된다.
건강·환경 지키고 생활비도 줄이는 ‘1석 3조’
쌀뜨물 EM 발효액은 가스레인지 주변의 기름때를 제거하는 데 탁월하다. 또 화장실 변기를 청소할 때 사용하면 때가 말끔히 제거되는 것은 물론 악취까지 없애준다.
환경과 건강을 모두 지킬 수 있는 친환경 세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친환경 세제는 재료를 구하기 쉽고 만들기도 간편하다. 특히 오염물 정화 능력을 가진 유용미생물군(EM) 발효액은 활용법도 다양해 최상의 친환경 세제로 꼽힌다. 원주 녹색연합 회원으로 활동하며 친환경 세제 만들기 강좌를 진행했던 주부 김광숙씨는 EM 발효액 예찬론자. “EM을 알고 난 후, 우리 집에서는 일반 세제들이 모두 사라졌어요. 세제 구입비도 따져 보면 만만치 않은데 쌀뜨물 EM 발효액을 사용하면서 생활비도 엄청나게 절약할 수 있죠. 많은 사람들이 널리 알고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귀차니즘’에서만 벗어난다면 적극 권장하는 친환경 생활 실천법”이라고 적극 추천하는 주부 김광숙씨로부터 쌀뜨물 EM 발효액 만드는 법과 활용법에 대해 배워봤다.
◆ EM 발효액 왜 좋을까?
표백제나 합성세제는 강한 세척력으로 기름때와 곰팡이를 간단하게 없애주지만 화학물질·유해물질이 남아 자칫 피부에 침투하면 독소가 인체로 유입돼 각종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환경오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몸에 유익한 미생물인 EM(Effective Micro-organisms)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건강을 챙기고 생활 터전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게 도와준다. 최근 가정 배수와 농약에 의한 하천 및 바다 오염이 심각한데 해외에서는 EM 기술을 도입, 환경을 정화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 쌀뜨물 EM 발효액 만들기
쌀뜨물에는 전분과 단백질, 지방 등이 함유돼 있어 EM의 좋은 양분이 된다. EM 원액에 쌀뜨물을 일정 비율 섞기만 하면 쉽게 쌀뜨물 EM 발효액을 만들 수 있다. 준비물로 페트병 1.5~2L, 깔때기, 쌀뜨물, 흑설탕 2큰술(밥 숟가락 기준), EM 원액(소주잔 3분의 2)만 있으면 된다. 1. 1.5~2L 페트병에 EM 원액 20㏄(페트병 뚜껑으로 4~5잔)와 당밀 20㏄를 붓는다. 당밀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EM을 배양하기에 적당하다. 당밀이 없으면 흑설탕 2큰술과 천연소금 10g을 함께 넣으면 된다. 천연소금을 넣는 이유는 미네랄 성분을 보충하기 위한 것으로 천일염이면 더 좋다. 2. 신선한 쌀뜨물을 페트병의 90% 정도 차도록 붓는다. 병의 뚜껑을 꼭 닫아주고 따뜻한 곳(20~40도)에 둬 발효시킨다. 7~10일이 지난 후, 막걸리처럼 시큼하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나고 가스가 거의 나오지 않으면 완성된 것. 발효 기간은 여름에는 일주일, 겨울에는 10일 정도가 적당하다. 3. 개봉한 발효액은 가능한 한 빨리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병 밑에 가라앉은 찌꺼기도 효과가 있으며 향을 돋우기 위해 쑥, 허브, 인삼, 녹차, 고추 등을 첨가해도 괜찮다. 또 술, 식초, 마늘 등을 소량 첨가하면 병충해 방지에 도움이 된다.
냉장고는 식중독 안전지대?… 과신땐 탈난다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할 때 식중독균은 죽는 것이 아니고 증식과 성장만 억제되므로 냉장고를 과신해서는 안 된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식중독 계절이 돌아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서울 시내 14가구에서 우유ㆍ햄 등 7종류 18개 제품을 표본 조사한 결과, 햄 소시지 두부 등에서 식중독 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날씨가 고온 다습해지면 살모넬라균과 비브리오균, 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식중독 균이 발호한다. 인구 10만명 당 식중독 환자 수는 1996년 60.6명에서 2007년 201명으로 늘었다. 세균을 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냉장고다. 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음식을 냉장고에 넣는다고 해서 식중독균이 죽는 것은 아니다. 증식과 성장만 억제된다. 세균 증식 온도가 5~60도인 점을 감안하면 냉장고 온도는 5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냉동 보관하려면 영하 15도 이하로 맞춰야 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한 냉장고 활용법을 알아본다.
■ 단백질 식품은 1~2일 보관
식품 종류와 상태에 따라 냉장고 보관기간이 다르다. 먹다 남은 밥, 과일주스, 조리한 생선, 날 생선, 다진 고기 등은 24시간을 넘기면 안 된다. 개봉한 통조림, 조리된 육류, 수프, 훈제 연어, 삶은 달걀의 최대 냉장 보관기간은 2일. 우유는 4~5일이다. 햄(30일), 베이컨(25일), 진공 포장육(2~3주), 날달걀(3주) 등은 냉장 보관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그러나 육류, 유제품, 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은 보관기간을 1~2일 이내로 줄여야 한다. 단백질은 세균이 가장 좋아하는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 식품별 보관 요령
육류, 닭고기, 생선은 상하기 쉬우므로 비닐봉지 등에 따로 담아 서로 닿지 않도록 해 냉장고의 가장 찬 곳에 보관하거나 육류저장실에 넣는다. 달걀은 플라스틱 포장을 한 상태 그대로 보관한다. 버터, 마가린 등은 식품 냄새를 잘 흡수하므로 잘 싸서 냉장실에 넣는다. 냉동실에 넣어두면 60일간 보관할 수 있다.
빵은 냉장ㆍ냉동실에 모두 보관할 수 있지만 냉장실에 넣으면 부드러움이 없어지므로 질이 변하지 않는 냉동실에 넣으면 좋다. 김밥(상온 7시간, 냉장 36시간)과 두부(3일), 어묵(8일) 등은 보존기간이 짧다. 파인애플이나 바나나 등 열대 과일과 토마토, 가지, 감자, 식용유, 밀폐된 통조림 등은 냉장고에 보관하지 말아야 한다. 샌드위치나 햄버거는 상온에서 10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 생닭(2일), 갈은 고기(구입 당일 소비), 신선한 생선(1일), 장조림 형태의 고기(1일), 훈제생선(2일)은 되도록 빨리 소비해야 한다. 특히 먹다 남은 유아식은 보관하지 말고 곧바로 버려야 한다. 조리식품의 내부는 냉각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식중독균이 증식할 수 있다. 향신료와 밀가루도 냉장실에 보관해야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고춧가루는 잘 싸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채소도 냉장실에 보관하면 좋다. 물기가 마르는 것을 막으려면 뚜껑이 있는 용기나 플라스틱 봉지에 넣어 야채실에 넣는다. 단, 파와 오이, 시금치, 피망 등은 물기를 없앤 뒤 보관한다.
■ 칸막이 이용법
냉장실에는 음식을 용도별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예컨대 맨 위칸엔 반찬, 다음 칸엔 음식재료ㆍ수박 등 큰 과일, 맨 아래칸엔 김치ㆍ장류식 등으로 분류한다. 신선실은 냉장실에서 온도가 가장 낮다(영하 1도~영상 1도). 상하기 쉬운 육류나 생선, 변질되기 쉬운 치즈, 버터,햄, 소시지 등의 보관에 적당하다. 물기가 많은 채소가 얼지 않게 하려면 야채실을 이용한다. 냉장실의 도어 포켓은 냉장실에서 가장 온도가 높다. 따라서 변질 위험이 적은 달걀이나 잼, 케첩, 장아찌, 마요네즈, 물병, 음료 등을 두면 된다. 냉동실은 영하 18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육류는 표면에 식용유를 발라 랩으로 싼 뒤 냉동실에 넣어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생선은 내장과 머리를 제거한 뒤 소금물에 씻어 물기를 빼고 한 끼 분량씩 지퍼백에 넣어 얼린다. 구입 날짜를 적은 종이를 끼워두는 것도 좋다.
■ 10초간 문 열면 10분 지나야 회복
뜨거운 음식은 바로 냉장고에 넣지 말아야 한다. 음식의 열이 냉장고 안에 든 다른 음식의 온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냉장고 문은 되도록 자주 열지 않는다. 냉장고 문을 10초간 열었을 때, 원래 온도로 되돌아가는 데는 10분이 걸린다. 문에 새는 곳이 없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지폐 한 장을 냉장고 문에 끼워 닫은 뒤 잡아당겨 봐서 쉽게 열리면 문의 개스킷을 교체한다. 냉장고에 둔 식품과 식품 사이에 적당히 간격을 두어 찬 공기가 잘 순환되도록 한다. 정전이나 고장은 24시간까지가 한계다. 큰 포장식품은 1회분씩 소량으로 나눠 랩이나 봉지에 싸서 둔다. 냉장고 청소도 중요하다. 냉장고 외관이나 부품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연마제, 석유, 벤젠, 시너, 끓인 물, 거친 솔 등은 피한다. 우선 야채실은 내부에 물이 고이기 쉬우므로 보관 음식이 상할 우려가 있다. 그릇을 빼내고 물을 씻은 다음 깨끗이 물기를 닦는다. 선반이나 문간의 바릿溝?물로 씻어야 한다. 문짝의 고무 패킹에 낀 때는 칫솔이나 수세미로 문질러 제거한다. 냉장고 본채는 부드러운 수건을 따뜻한 물이나 세제에 적셔 닦아주고 중성 세제를 사용했으면 반드시 깨끗한 물수건으로 마무리한다. 냉장고를 닦을 때는 식초에 적신 스폰지나 천을 이용하면 깨끗이 청소되면서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곰팡이가 스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또한 글리세린을 천에 묻혀 닦아주면 코팅효과가 생겨 음식물 자국이 들러붙지 않고 우유나 끈적거리는 찌꺼기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잡동사니 공간은 따로 만들어야
아이에게는 관리하기 쉬운 수납도구를 준비해 정리 정돈하는 습관을 길러주려 애쓰면서도 정작 부모들은 ‘아이의 추억이 담긴 물건은 잘 보관해 둬야지’ 하는 생각에 불필요한 물건들도 좀처럼 버리지 못하죠. 사실 아이들 물건 중에는 의외로 ‘지금은 안 쓰지만 언젠가 필요한 것’이 많아 그 당시 우선 순위 만으로는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고민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 고민을 들을 때마다 저는 작아도 좋으니 아이들 전용 수납공간인 ‘잡동사니 방’ 혹은 ‘잡동사니 코너’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조언합니다. 더는 못 입히지만 언젠가 동생이 커서 입을 옷이나 상급반에 진학해 볼 수 있는 묵직한 참고서들, 망가졌지만 어릴 때부터 늘 가지고 놀던 곰 인형이나 한때 즐겨 사용했던 야구용품, 구입은 했지만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놀이용품, 유치원 다닐 적 만든 작품이나 산이나 바다에서 주워온 물건 등처럼 어느 집에나 갖고 있는 ‘쓰지는 않지만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입니다. 이런 물건들을 전부 아이 방에 수납해서는 방이 정리되기는커녕 지저분해지기만 합니다. 일단 ‘지금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모두 ‘잡동사니 방’에 넣어 둡시다. 그리고 일 년에 한 번, 크리스마스나 생일선물을 받을 즈음에 날짜를 정해 엄마, 아빠, 아이 모두 함께 ‘잡동사니 방’ 물건들을 꺼내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으로 정리합니다. 그렇게 정리를 하면서 어릴 적 추억이나 장래에 대한 얘기들을 나눠보세요. 사실 이러한 일들은 ‘물건’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부모자식 간의 유대감을 키워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그런데 물건에는 두 가지 사용방법이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하나는 생활 속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것. 또 하나는 마음으로 사용하는 것, 즉 추억이 되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면 그 물건을 볼 때마다 힘이 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물건들이죠. ‘사용하기 위한 물건’과 ‘마음에 담아두는 물건’ 두 가지 모두를 갖고 있을 때 비로소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정리를 해 보세요.
세탁·주방용 친환경 비누도 만들어요
쌀뜨물 EM 발효액 외에도 집에서 간단하게 친환경 비누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 물비누 만들기
1. 준비물은 코코넛 오일 250g, 레드팜 300g, 가성칼리 132g, 정제수 391g. 2. 코코넛 오일과 레드팜을 핫플레이트에 80도의 온도가 되게 녹인다. 3. 정제수에 가성칼리를 섞어 40도의 온도가 되도록 식힌다. 4. 2와 3을 섞어 블렌더로 돌린다. 블렌더가 잘 돌지 않을 정도(된 밀가루 반죽: 비누페이스트라 부른다)가 되면 비닐팩에 담는다. 약 40일이 지난 후, 페이스트와 정제수 또는 허브 우린 물을 1:1로 섞어 녹이고 좋아하는 에센셜 오일을 첨가해 사용하면 된다. 거품 발생을 위해 녹일 때 약간의 설탕을 첨가해도 좋다.
- 고형비누 만들기
1. 준비물은 팜유 250g, 피마자 오일 100g, 코코넛 오일 200g, 셰어버터 50g, 콩기름 200g, 가성소다 121g, 정제수 255g. 2. 5가지 오일을 녹인 것을 40도의 온도에 맞춘다. 3. 정제수에 가성소다를 녹여 온도를 40도에 맞춘다. 4. 2와 3을 마요네즈와 같은 상태가 되도록 블렌딩해 비누 틀에 붓는다. 5. 비누 틀에서 굳으면 분리해 사용하기 적당하게 잘라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 40여 일이 지나면 사용한다. 6. 주의할 점은 물비누나 고형비누를 만들 때 넣는 가성소다와 가성칼리는 독극성이므로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만들어야 하며 피부나 의복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집안 분위기 바꾸는데 '꽃이 최고'
어느 날 골목을 가다가 바람결에 흘러온 신선한 난향이나 라일락 향기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질 때가 있다. 그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향기로 집안을 가득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날이 따뜻해지면서 창문을 열어놓고 지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화사한 꽃이나 멋진 나무로 베란다나 정원을 장식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이 때문인지 양재동이나 구파발은 물론이고 분당 일산 등 서울 근교의 꽃집엔 요즘 사람들이 넘쳐난다. 특히 꽃을 생활의 하나로 생각하는 외국인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는 게 관련 상인의 설명이다. 아침에 일어나거나 사무실에 나가자마자 화사한 꽃을 대하면 그날 기분은 저절로 좋아진다. 게다가 신선한 공기나 맑은 향기까지 맡게 되면 에너지가 저절로 솟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꽃이나 나무도 즐비하기 때문에 조금만 머리를 쓰면 비용걱정을 하지 않고도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 종류가 많은 만큼 선택폭도 넓기 때문에 골라잡는 재미도 쏠쏠하다. 화단을 장식하기에 좋은 일년생 꽃들은 물론이고 집안 분위기를 화려하게 밝혀줄 서양난이나 신선한 향기를 풍겨주는 동양란, 맑은 공기를 선사하는 열대성 식물들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람이 불거나 만질 때마다 은은한 향을 선사하는 허브도 수두룩하다. 토마토나 고추 상추 등 채소로 집안을 장식할 경우 키우는 재미 못지않게 직접 가꾼 무공해 채소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거대한 식물원을 방불케 하는 양재동 꽃시장은 꽃을 사지 않더라도 한번 들러볼만한 곳이다. 요즘 한창 철을 만난 베고니아나 데이지 등은 물론이고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나 열대수종이 가득하기 때문에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요즘 화단에 심을 거라면 팬지나 프리뮬러 제라늄 베고니아 등이 좋다. 관엽류로는 종려죽이나 행운목 벤자민 알로카시아 금전수 등이 잘 나가는데 특히 알로카시아와 금전수가 잘 나가는 편이다. 금전수는 돈이 들어온다는 나무라서 인기가 더 많다.” 양재동 꽃시장에서 은세계난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옥늠 사장의 설명이다. 은세계난원에는 타오를 듯 붉은 빛을 뿜어내는 천홍로즈나 덴파레 같은 양란이 가득한 가운데 한창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풍란이 은은한 향을 풍기고 있다. 그 주위에는 이름도 모를 열대성 식물이나 갖가지 모양의 선인장을 파는 가게는 물론이고 야생화나 수입화초 등 화단용 꽃을 파는 곳들도 수두룩하다. 허브가게를 지나치다 스치는 로즈마리는 옷에까지 향을 담아준다.
이처럼 꽃시장에 가면 너무나 다양한 꽃이나 나무들이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다. 너무나 종류가 많아서 선택이 어려울 정도다. 이 때문에 간단한 지식을 가지고 가면 훨씬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고 원하는 것을 사기도 더 쉬울 것이다.
꽃이 좋은 식물들
도고 세계꽃식물원의 이용환 이사는 “관상용으로는 베고니아 계통의 꽃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베고니아 계통의 꽃만 해도 워낙 종류가 많기 때문에 정신이 없을 정도다. 화단이 있거나 화분을 내걸만한 곳에는 기본적으로 팬지나 페튜니아 등을 심을 수 있다. 또 사피니어나 프리뮬러, 제라늄도 요즘엔 대중적인 꽃이라고 할 수 있다. 단독주택에서 산다면 꽃잔디를 심는 것도 괜찮은 것이다. 꽃 자체가 예쁠 뿐 아니라 향기도 그만이다. 또 다년생이기 때문에 한번 심으면 계속 꽃을 볼 수도 있다. 비가 와도 잘 버티는 데이지나 사계국화 메리골드 등은 꽃도 탐스럽지만 장기간 볼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이들 꽃은 사진을 찍어도 예쁘게 나오기 때문에 카메라맨들 걸음을 자주 멈추게 된다. 또 석죽이나 아르메니아 바베나 등 귀여운 꽃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사계국화나 과꽃은 잎도 탐스럽게 자라기 때문에 실내에서 키우면 꽃도 보고 공기를 맑게 만들어준다. 최근에는 금낭화나 아기별꽃 같은 야생화도 수요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야생화는 도심에선 희소성이 있을 뿐 아니라 색상 자체가 지나치게 튀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주목을 받는다. 한번 심어놓으면 매년 꽃을 볼 수 있는 것들도 많은데 나리(백합)나 칸나 작약 금낭화 등이 대표적이다.
공기정화 식물들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은 예쁜 꽃을 보기 위한 것도 있지만 풍성한 잎을 보면서 공기정화 효과를 노려 들여놓기도 한다. 도고 세계꽃식물원의 이용환 이사는 “모든 식물이 공기를 정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잎이 많고 넓으며 얇은 것일수록 특히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키우기 좋고 잎의 독성도 없으면서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난 보스턴고사리나 스파티필름 등을 우선 추천했다. 우리나라 식물인 팔손이도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또 고무나무나 관음죽 드라세나 등은 물론이고 잎에 무성한 벤자민이나 킹벤자민도 이 면에선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3대 미목의 하나로 꼽히는 아라우카리아도 공기정화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아라우카리아는 멍키퍼즐트리라고도 불리는데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할 수도 있고 어떤 가구와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인테리어용으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무성한 잎으로 전자파 흡수 능력이 뛰어나면서 공기정화 능력도 탁월한 셀럼 역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관엽식물이란 게 꽃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기정화 효과와 함께 예쁜 꽃까지 보여주는 식물도 많다. 최근엔 다양한 종류의 수국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예전엔 보통 흰색 꽃이 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엔 빨간색이나 보라색 꽃이 피는 개량종 수국도 있다. 옥잠화와 비슷한 잎을 가졌으면서 풍성한 잎과 빨간색 꽃이 조화를 이루는 아마존이나 푸른 잎에 흰 꽃이 피는 안시리움 등도 잎과 꽃을 함께 보는 식물로 인기다.
한편 이용환 이사는 일반적으로 공기정화능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산세베리아나 선인장과 식물은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생물학적 특성상 알려진 것만큼 공기정화 능력이 탁월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굳이 공기정화 능력을 따진다면 잎이 무성한 관엽식물이 낫다는 얘기다.
아이들의 첫 식물 사랑-허브
전문가들은 식물도 감정을 가지고 반응한다고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다. 특히 아이들에겐 움직이지 않으며 말도 할줄 모르는 식물과 친해지는 게 쉽지 않다. 허브는 만질 때마다 독특한 향을 풍기기 때문에 아이들이라도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정서를 안정시키는데도 도움을 주는데 특히 독특한 향이 벌레를 막아주는 효과도 있어 집안에서 키우기에 제격이다. 허브 역시 종류가 많고 1년생과 다년생이 있기 때문에 각각의 특성을 고려해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로즈마리는 여러 종류의 허브 가운데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며 시원한 향 또한 일품이다. 바늘처럼 작으며 부드러운 잎이 처음엔 단순히 풀 같지만 커가면서 줄기는 나무처럼 변하고 꽃도 핀다. 매우 잘 자라지만 방치하면 한쪽으로 기울어서 볼품이 없기 때문에 커가는 것에 맞춰 적당이 가지치기를 해주는 게 좋다. 로즈마리 잎은 그대로 차로 마실 수도 있다. 로즈마리 만큼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라벤더나 타임, 민트 종류의 허브도 차로 마실 수 있고 쉽게 키울 수 있다. 골든레몬타임은 레몬향이 나며 애플민트는 사과향이 난다. 풍성하게 잘 자라지만 줄기가 부드러워 늘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잘라주는 게 필요하다. 타임이나 민트 종류는 잘라서 물에 꽃아 놓으면 새 뿌리가 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라면 꺾꽂이를 해서 소복하게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목이 아플 때 차로 마시는 헬리오트로프 역시 마찬가지다.
허브 가운데는 향신료로 쓰는 것도 많은데 이태리 음식에 많이 쓰는 바실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허브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란다. 또 물도 많이 먹는 편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주면 뿌리가 썩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 때문에 허브를 살 때 물을 얼마만큼씩 줘야 할지, 또 어떻게 잘라줘야 하는지 등 품종별로 기본적인 재배법을 물어볼 필요가 있다.
집안을 돋보이게 하는 난
다른 종류의 꽃도 그렇지만 특히 난은 그윽한 향이나 화려한 꽃 때문에 집안 어디에 놓더라도 분위기를 살리는 데 효과적인 식물이다. 일반적으로 난은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싸게 살 수 있는 것도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난은 특히 키우기 쉽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바쁜 도시인에게 맞는 식물인 셈이다. 양재동 은세계난원의 이옥늠 사장은 “난 종류는 사실 가장 키우기 쉬운 식물이다. 동양란이고 서양란이고 일주일에 한번만 물을 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겨울부터 봄까지 고고한 꽃을 피워내던 보세나 금화산 등은 들어가고 요즘엔 어사화라고 불리는 팔레노프시스나 천홍로즈 등 서양란이 한창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고 있다.
서양란은 꽃은 보통 두 달 정도 가는 것으로 본다. 그만큼 관상용으로 좋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양란은 한번 꽃이 피면 다시는 꽃을 피우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해 괄시하다가 버리기 일쑤다. 그러나 6개월에 한 번씩 꽃이 피므로 관리만 잘 하면 계속해서 꽃을 볼 수 있다는 게 이옥늠 사장의 설명이다. 비결은 꽃대를 제대로 잘라줘야 한다는 것. “서양란을 키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꽃이 지면 그대로 방치한다. 그래서 새 꽃대가 나오지 않는다. 꽃대를 잘라주면 꽃대가 새로 나와 몇 달 뒤 탐스러운 꽃을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꽃대를 자를 때 요령이 필요하다. 이 사장은 “호접란의 경우 밑에서부터 세 번째 마디 다음을 잘라주라고 한다. 석곡처럼 마디가 있는 덴파레의 경우는 꽃대 전체를 잘라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엔 꽃대가 나온 풍란이 한창이다. 풍란은 특히 향이 좋기 때문에 지금부터 초여름까지 은은한 향을 만끽할 수 있다.
난을 고를 때도 요령이 있는데 풍란은 잎이 두툼하고 동그랗게 생긴 것이 좋으며, 뾰족하고 얇으면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서양란은 잎이 녹색을 띠고 싱싱해야 하며, 꽃대는 굵을수록 좋고, 꽃잎 역시 두꺼울수록 싱싱하고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꾸면서 맛본다
화단이 넓은 집이라면 꽃가지 뿐 아니라 채소류를 심어도 좋다. 쉽게 가꿀 수 있는 채소로는 고추나 토마토 상추 등이 있다. 상추는 벌레도 거의 끼지 않기 때문에 크게 손이 가지 않고 물만 잘 주면 된다. 이외에 꽃상추나 꽃양배추를 심으면 잎을 따먹으면서 꽃처럼 즐길 수도 있다. 화단이 없더라도 베란다가 넓다면 큰 화분에 고추나 미나리 등을 재배할 수도 있다. 미나리는 매일 물만 잘 주면 잘 자라기 때문에 풍성한 잎을 보면서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잘라다 먹어도 된다.
청양고추나 화초용 고추를 심어 놓으면 매운 고추가 꼭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다만 고추에는 물을 너무 많이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의할 식물들
예쁜 장미는 가시를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어떤 꽃은 아예 독을 숨기고 있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약용성분이 있는 꽃들은 대부분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이다. 아이들이나 강아지가 있는 집에서 주의해야 할 식물로는 몬스테라나 란타나 유도화(협죽도) 디펜바키아 매발톱꽃 등을 꼽을 수 있다. 제주도에 많이 자라는 유도화는 꽃이 예쁘기 때문에 화분에 담아서 기르는 사람도 많지만 잎새에 독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예쁜 꽃 때문에 정원수로 키우고 있는 란타나도 독성이 강하다. 공기정화용으로 많이 심는 아이비의 경우 독성이 그다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많이 먹지 않는 이상 큰 문제는 없다는 얘기도 있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마약식물로 꼽히는 양귀비도 많이 키우는데 관상용의 경우 마약성분이 아주 약한 것이 대부분이다. 탐스러운 아이보리색 꽃 때문에 최근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골든트럼펫은 약간의 마약성분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물주기 궁합을 맞춰라
어떤 식물이든 잘 키우려면 물을 적당히 주어야 한다. 선인장이나 산세베리아 같은 종류는 물을 많이 주면 뿌리가 상해 죽어버린다. 반면에 수국처럼 물을 많이 먹는 식물을 일주일 방치하면 잎이 말라버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바쁜 사람이라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 물을 주는 난 종류나 나무 종류를 키우는 게 좋을 것이다. 나무 가운데 송오브인디아의 경우 보름에 한번 정도만 물을 주어도 무방하다. 산세베리아나 선인장 종류는 20일에서 한 달에 한번 정도만 주어도 된다. 반면에 풍성한 잎을 주는 식물들은 대부분 물을 많이 주어야 한다. 수국은 이틀에 한번 꼴로 물을 주어야 하는데 여행을 떠날 때는 화분 째 물통에 절반 정도를 담가두고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