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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강환에 대한 은정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은정에 대한 강환의 사람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단 하나, 변한것이 있다고 하면 딱 하나 있지.둘의
사이에 방해꾼이 하나 끼어든 것이다. 소아는 전
부터 강환을 좋아해 왔다고 고백했다. 허나, 강환
이 그것을 받아드릴리가 없었다. 그러나 소아 역시
강환을 포기하지 않았다. 끈질기게 쫒아다녔다.
한때는 은정을 협박한 적도 있었다.
´강환오빠 한테서 떨어져.´
´그렇게는 못해. 너도 알잖아, 정소아.´
그래, 은정역시 포기하지 않았지. 그땐, 전화통화
로 협박한 것이라 다행이었지. 사실, 실제로 만났
었 다면 소아가 은정을 얼마나 밟아댈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 정도로 소아는 무서운 아이다. 자신
이 가지고 싶은것은 꼭 가지고, 필요 없어지면 바로
내동댕이 치는 아이. 부자집 딸로 태어난 대가라고
할 수 있겠지. 대명그룹의 딸인 소아는 그런 아이다.
삐리리리-
조용한 집안에 경쾌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자고
있던 은정은 눈을 비비며 잠이 덜깬 목소리로 전화
를 받았다.
〃여보세요..〃
〃지금 밖으로 나와.〃
〃누구…….〃
은정이 누구냐고 묻기도 전에 상대방은 전화를 끊었다.
은정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수화기를 내려놓고 조용한
걸음으로 현관을 향해 걸어갔다. 도어락의 동그란 버튼
을 누르자, 삐리릭-,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문밖에
서 은정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소아였다.
예쁜얼굴로 섬뜩하게 씨익-, 웃는 소아를 보자 은정은
무서움이 밀려왔는지 조금씩 뒷걸음질 친다. 소아도
은정을 따라 앞으로 조금씩 걸어갔다. 장식장에 부딪히고
주저앉은 은정. 소아는 그런 은정의 뺨을 천천히 쓰다
듬었다. 은정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소아의 손을
내쳐버린다.
〃너…, 넌 뭐야..〃
〃나? 킥-. 너도 알잖아. 이 정소아를.〃
소아는 은정을 근처에 있던 쇼파에다 대충 던져버리곤
문을 닫았다. 역시 삐리릭-, 소리를 내며 닫히는 도어락.
소아는 다시 은정에게로 다가갔다. 은정은 손을 내저으며
오지말라 소리쳤지만, 그렇다고 말을 들을 소아가 아니지.
〃그래도 실제로 만나는건 처음이지?〃
그렇다. 소아의 말이 맞다. 정소아 이름만 들어봤을
뿐이지, 목소리도 생김새도 몰랐다. 아는거라곤 오직
목소리 뿐이었다. 처음에는……. 며칠전, 강환이 씻
으러 들어갔을 때, 전화가 왔었다. 핸드폰 액정에는
'정소아' 석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래도 정말 다행
스러운것은, 하트 따위의 이모티콘이나 애인끼리의
별명이 아니었다는 것. 잠금설정이 되어있지 않은
강환의 핸드폰을 집어들고 정소아란 이름 석자를
머리에 새겨두는 은정이었다. 곧이어 전화벨 소리가
멈추고, 부재중전화 한통만이 남아 있었다. 은정은
핸드폰 폴더를 열어 전화기록을 없애버리고, 다시
아무일 없었다는듯 쇼파에 누웠다. 그 땐, 몰랐다.
소아가 이렇게 무서운 아이란 것을. 어떻게 알았을
까. 은정이 강환의 애인이라는 것을. 게다가 은정의
번호는 또 어떻게 알았을까. 정말 귀신이 곳할 노릇
이다. 며칠전, 협박전화가 생각났는지 은정의
표정은 한층 더 무서움에 시달린다고나 할까.
짝-.
정말 순식간 이었다. 소아는 망설임 없이 오른손을
치켜들고 은정의 뺨을 후려쳤다. 은정의 입안 에선
피가 나는지 씁쓸한 피비린내 만이 진동하였다. 은정
은 아픈지 미간을 살짝 찌푸렸고 소아가 다시 손을 드
는 순간, 삐리릭- 소리가 나면서 강환이 들어왔다.
고개를 돌려 쇼파를 바라보는 순간, 강환은 표정을
굳힌 채 쇼파로 걸어왔다. 소아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뭐라 변명할까 입술을 오물오물 거
렸다. 강환은 소아를 지나쳐 은정에게로 가서 손
으로 은정의 턱을 받치고 입을 벌리게 했다. 입안
을 이리저리 살펴본 강환은 손을 입안에 넣어 조심
스레 곳곳을 만져 보았다. 약간 오돌토돌하게 터진
곳을 만지자 은정은 아픈지 몸을 움찔댔다. 강환은
손을 빼고 반대쪽 손으로 소아의 뺨을 날렸다. 아깐
그렇게 강하던 소아가 약한척 하면서 쓰러졌다. 강
환은 소아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며 현관까지 걸
어갔다. 삐리릭- 소릴 내며 열리는 문. 강환은 자신
의 손에 들려있던 소아를 밖으로 내동댕이 쳤다. 바
로 일어나 다시 들어가려는 소아를 밀어내고 냉정
하게 문을 닫아 버렸다. 소아가 나가자, 강환은 은정
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 없을땐 아무나 열어주지 말라고 했잖아. 왜그
랬어? 걱정했잖아, 처음 보는 신발 보고.〃
〃미안해.. 나 걱정햇어? 그래도 나 생각해 주는건
강환이, 너밖에 없다.〃
은정은 강환을 향해 씁쓸하게 웃어보였다. 강환은
은정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많이 아프지? 미안, 나 때문에.. 이것봐. 빨갛게 부
어 올랐잖아. 어쩔거야, 정말.〃
〃아니야.. 괜찮아〃
은정은 걱정하지 말라며 강환의 손목을 잡고 생긋
웃었다. 그 미소는 아름다웠다. 이 세상 무언가와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강환아..〃
〃응?〃
〃나 지금.. 너무 행복해. 네가 있잖아.〃
* * * * *
창문틈 사이로 밝은 빛이 흘러들어온다. 쇼파위의
두사람은 서로를 꼬옥 껴안고 자고 있다. 먼저 잠
을 깬건 은정이었다. 은정은 조심스럽게 강환의 품
에서 빠져나왔다. 가느다란 손으로 강환의 머리칼을
가지런히 한 후 오랜만에 실력발휘좀 해보겠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부엌을 향한다. 탁탁 치익 지글
지글... 재료 손질하는 소리부터, 맛있게 익어가는
소리까지 정말 기대된다.
* * * * *
〃이거 니가 다 한거야?〃
강환이 뒤에서 은정의 어깨를 탁 치며 물어본다.
〃엄마야! 까, 깜짝놀랐잖아.〃
〃맛있겠는데?〃
〃오랜만에 실력발휘좀 해봤지-.〃
은정은 작은 종지에 국을 조금 따라 맛보더니 불을
끄고 예쁜 유리그릇에 국을 담았다. 그릇을 열댓개
더 꺼내 밥과 반찬들을 담았다. 방금 지은 밥과 방금
만든 반찬들에선 김이 모락모락, 맛있는 냄새가 풍
겼다. 시탁 셋팅이 다 되자, 은정은 자리에 앉으며
강환에게 먼저 들라 권유하였다. 강환은 한 입 먹어
보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은정도 기쁜마음에
급히 밥을 먹었다.
〃천천히 먹어.〃
〃우응? 하지만 너 나가야 되잖아..〃
〃킥-. 나가는건 네가 아니라 나야. 천천히 먹어.〃
〃하아-? 아.. 응!〃
〃풋, 귀엽긴.〃
강환이 귀엽다 하자, 은정의 얼굴은 잘익은 사과처럼
새빨갛게 물들어 갔다.
* * * * *
〃조심히 잘 갔다 와야돼에-.〃
〃내가 얘냐? 킥- 아무나 문 열어 주면 안돼.〃
〃알겠어! 빠이-.〃
그렇게 강환은 멀어져 갔다. 은정은 봄햇살 같은 웃음을
볼우물에 가득 담고 있었다. 은정은 피곤한지 기지개를
펴며 2층으로 올라갔다. 방문을 여니,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는 침대를 발견하곤 폴짝 뛰어 올라갔다. 금새 새근새근
아기같이 숨소리 내며 잠들었다.
* * * * *
밝은 햇살에 은정이 눈을 찌푸리며 일어났다.
〃우응..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나.. 강환이 올때 다됬네.〃
은정은 방에 붙어있는 화장실로 들어가 시원하게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화장대 서랍을 열어 지갑을 챙겨
들곤, 반찬거리들을 사러 밖으로 나갔다.(실은 재료가 모
잘라 아침에 한 것은 그때 다 먹었던 것이다.) 그 때, 무
언가 은정의 머리를 내려쳤다. 그래로 은정은 기절해 버
렸다.
* * * * *
〃으음.. 여긴 어디…….〃
〃이제 일어나셨나.〃
〃누..누구..〃
〃어제 봤잖아. 날 잊으면 섭하지~〃
〃헙-!〃
은정은 어제의 일이 생각나 두손으로 입을 막아버렸다.
소아는 은정의 턱을 잡고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아직 붓기가 가시지 않은 은정의 뺨을 톡- 건들이니, 은
정은 아픈지 몸을 움찔거렸다.
〃오빠들- 얘 죽지 않을 정도로만 패줘.〃
〃오케이. 근데 얼굴 꽤 예쁜데? 몸매도 좋구. 흐흐-〃
〃알았어. 맘대로해.〃
검정색 정장을 차려입은 덩치큰 남자들이 은정에게 다가
왔다. 은정은 뒷걸음질 쳤지만, 벽에 부딫혀 두려움에 가
엾은 몸만 떨고 있었다.
〃이봐 아가씨. 가만히 있는게 아가씨한테도 좋을꺼유.〃
〃흐...오지마! 거, 건들지마! 저리 가란말이야!〃
〃아! 이.. 이년이!〃
발버둥치는 은정의 발에 무릎을 맞은 남자가 부르르 몸을
떨며 은정의 뺨을 쳤다. 힘 센 남자의 손길에 은정은 나가
떨어졌다. 남자는 멀리 튕겨져 나간 은정에게로 걸어갔다.
남자의 손은 곧, 은정의 남방 단추를 풀고 있었다. 단추가
두어개쯤 풀렸을 때, 끼익-,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리고 밝
은 빛이 들어왔다. 은정의 얼굴은 눈물범벅이었고, 은정이
눈을 비비며 빛이 들어온 곳을 보았다. 강환이다. 강환은
묵직한 발걸음으로 낡아빠진 창고 안으로 들어왔다. 은정
의 눈가에는 다시 눈물이 서렸다. 강환의 눈은 소아를 지나
쳐 은정의 풀려진 단추와, 그 아래 단추를 잡고있는 남자의
손이었다. 강환은 바로 남자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한대 쳤다.
남자는 곧, 더러운 창고바닥을 나뒹굴었다. 강환은 그 남자
를 무참히 짖밟고, 구석에서 두려움에 떨고있는 소아에게로
갔다.
〃썅년아, 저번에 한대 맞았으면 그냥 꺼지던가. 어디서 남
의 여자한테 수작이야. 이번엔 절대 그냥 안보내준다.〃
말을 마친 강환은 여자라고 봐준다는것 없이 무참히 때려
눞혔다. 창고안은 강환이 소아를 치는 소리(퍽퍽따위의 소리)
와 소아의 아픈 신음소리만이 가득 매웠다.
〃흐윽.. 잘못했.. 아악! 하.. 하악! 아흑..!〃
그렇게 이번 사건도 무사히 막을 내렸다.
* * * * *
정신적으로 충격이 컸던지라 병원에 입원해있는 은정의
앞으로 편지 한 통이 배달되었다.
´그동안 죄송했어요. 나 정말 후회 많이하고 있어요.
용서해달란 말. 하지 않을께요. 나 정말.. 다음생에는 착하
게 살께요.. 안녕히 계세요. -정소아.´
수성펜으로 쓴 것 인지 중간중간에 물따위의 것이 묻어 번진
자국이 선명했다. 그것이 눈물이라는것은 척봐도 알 수 있었다.
은정은 깜짝놀라 바로 강환에게 문자를 넣었다. (다시 말하지만
강환은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했다.)
'강환아 빨리 병원으로 와줘..'
답장이 바로 왔다.
'왜? 무슨일 있어? 안그래도 가고있던 참이었어.'
'응.. 빨리와..'
생각보다 강환은 금방왔다.
〃왜그래! 무슨일 있어?〃
〃이거..〃
은정은 소아한테서 온 편지를 내밀었다. 편지를 다 읽은 강환
에게도 놀란 기색이 역력하였다.
〃뭐.. 뭐야 이건..〃
〃우리.. 가보자!〃
〃어딜?〃
〃소아네집..〃
* * * * *
띵동-
맑고 경쾌한 초인종 소리가 널리 울러퍼졌다. 문은 금방 열렸다.
〃누구니? 무슨 볼일이라도…….〃
〃소아.. 정소아는요!?〃
〃아까 바닷가 갔다 온다고 했는데..〃
〃어디 바닷가요?〃
〃그.. 소아가 자주가는데가 있거든.. 그니까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소아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인자하신 얼굴을 소유하고 있는 여자는
세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감사합니다!〃
은정과 강환은 인사를 하고 가까이 세워둔 차를 타고 여자가
설명해준 곳으로 달려갔다.
〃……!!〃
모래사장과 바다의 딱 중간. 그곳엔 소아가 쓰러져 있었다.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소아의 시체…….
* * * * *
〃하아..흡.. 다음생에는 행복하게 살으렴..〃
은정이 소아의 뼈가루를 바닷가에 뿌리며 말했다.
사람이 진정으로 철들때는.. 사람이 진정한 사람이 되는때는..
바로 죽기 직전이 아닐까? 사람이 살면서 정말 증오하는 사람이..
죽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사람이 죽는다고
당신의 인생이 행복해 질까? 이번일로 알게되었다. 이세상에 슬프지 않은 죽음은 없다고..
아무리 당신이 증오하고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막상 죽으면 슬프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살아있으면 좋지않은 기억만 떠오르지만, 그 사람의 장례식이 치뤄지면 그 사람과의
행복했던 기억만이 떠오른다더라.
꿀(HONEY)처럼 달콤한. 번외_슬프지 않은 죽음은 없다. The END
*꺄꺅!!!!!!!!!!!!!!!!!!!!!! 며칠간을 공들여서 드뎌 우리 허니 번외편을 다 썻지효~!!!!!!ㅠㅠㅠㅠㅠㅠㅠ힘들어요..
그래도 역시 이 뿌듯함이란!
자, 이쯤되면 나오는~
드와니에게 힘을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댓글 하나하나가 드와니를 힘나게 한답니다!ㅠㅠ
부탁드려요~
오타지적, 충고등도 감사하게 받을께요~ㅎ_ㅎ
하악!!!!!!!넘흐 기분이 좋아요ㅠㅠㅠㅠㅠㅠ!!!!!!!!
사실 갠적인 사정으로 스트레스가 좀 쌓엿는데 묵직한 돌 하나가 치워진 기분!!!!!!!!!!!!!!!!!!!!!!!!!!!
아~~~~~~~~~~~~~~~~~~~~~~~~~~~~~~~~~~~~~이 뿌듯함!!!!!!!!!!!!!!!!!!!!!!!!!!!!!!!!!!!!!!!!!!!!!!!!!!!!!!!!!!!!
그래셔!
결론은...
여러분의 댓글이 필요해용!!!!!!ㅎㅎ
첫댓글 쪽지받고 슝-달려왔어요ㅋ 소아가 미웠지만..저렇게 밉진 않았은데..죽음을 선택하게 되니 안타깝네요..ㅜㅜ 재미있게 잘 봤구용~다음에 글을 또 쓰시면 업뎃 쪽지주셔용~
감사해요~ㅠ_ㅠ 매번 제 단편에 댓글 써주시네요~!! 복받으실꺼예요!!!!!!!!!!!!!!ㅎㅎ 덕분에 단편 아주 열렬히 쓰고있답니다!ㅎㅎ
재밌어요~ 이번에도 내용은 괜찮았는데 갑자기 소아가 은정이데꼬와서 남자한테패대기당하는 부분부터 약간 ?!어색해요...허참...나나 잘써야지...그래도 재밌습니다 담에는 더 좋은글로 뵙고싶습니다!
예ㅠㅠ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이야기 이어가려고 노력중이랍니다~.~ 감사해요! 지금도 단편 하나 쓰고있답니다^,^이 다음에 새로운 단편도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