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아름다운 바다, 질박한 바닷가 사람들의 일상. 풍성한 먹거리,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이 여름. 남쪽의 작은 항구도시 통영은 마치 바람 꽉 들어차 부풀어오른 공같다
그속을 비집고, 얼마전부터 벼르던 동피랑구경을 나섰다.
'동피랑벽화마을'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동피랑마을로 오르는 입구.
'동쪽벼랑'이라는 뜻의 동피랑마을은 조선시대에 이순신(李舜臣)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統制營)의 동포루(東砲樓)가 있던 자리로, 통영시는 낙후된 마을을 철거하여 동포루를 복원하고 주변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자 2007년 10월 ‘푸른통영21’이라는 시민단체가 공공미술의 기치를 들고 ‘동피랑 색칠하기-전국벽화공모전’을 열었고, 전국 미술대학 재학생과 개인 등 18개 팀이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렸다. 벽화로 꾸며진 동피랑마을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마을을 보존하자는 여론이 형성되자 통영시는 마침내 동포루 복원에 필요한 마을 꼭대기의 집 3채만을 헐고 마을 철거방침을 철회하였다. 철거 대상이었던 동네는 벽화로 인하여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 변모하였다는......
인간이 아름다운 몇 가지 이유..그 중 하나가 예술이 아닐까 아름다운 노래가, 아름다운 그림이 사람을 순화시킨다 사람들이 이 마을을 찾는 것도 그래서이리라.
좁은 골목길을 오르는 내마음도 어느덧 여유롭고 부드러워진다.
골목중간에 정말 앙증맞고 이쁜 가게가 있다.
블루베리에이드를 한개 사먹었다. 시원하고 맛있었다.
저렇게 써서 매다는 사람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의 좁은 골목. 걸음걸이도 조심스러워진다.
학생인듯...다행이 조심스레 조용히 올라가는 모습.
언덕끝에 잠깐 목을 축일만한 음료를 파는 가게가 있다.
가게앞으로 통영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가게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며 아주 잠깐, 어릴 때를 추억한다. 그림이 어찌나 귀여운지...
가게 옆에는 스티커사진기도 있다.
오! 내가 사랑하는 어린왕자를 여기서 만나다니. 왕자는어리지만 내게, 숫자보다는 진심을, 그리고 마음으로 보는 법을 알려주었는데...
코끼리를 통채로 삼킨 보아뱀...그러나 어른들은 이그림을 보고 다들 '모자'라한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요'..어디선가 어린왕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요렇게 재미있고 깜찍하게!!
동피랑 언덕에서 내려다본 통영...
굴뚝에도 앙증맞은 그림이...
통영사투리를 재미있게 붙여놓았다. 무뚝뚝하다는 경상도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이지만 그속에는 소박하고 진한 정이 있다.
서울의 이화마을이 생각난다. 이와 비슷한 그림을 그렸다가 사람들의 손을 타고 훼손되는 바람에 다시 그려야했다는.. 이쁜 날개그림이 언젠가 다시 와도 그대로 볼 수 있기를..
동피랑마을을 나와 시락국을 먹으러 서호시장으로 들어갔다.
오래전부터 통영시락국얘기는 들어 알고 있었으나 최근에 처음 맛을 보았다 이번이 세 번째이다. 입구에는 T.V에 방영된 집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그래서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처음 왔을 때 주인장으로부터 들은 얘기..이집 시락국은 장어를 10 시간 정도 푹 익힌 다음 시래기를 넣고 또 5 시간 정도 고아서 만든다고 한다. 국물이 진하다.
밥 한 공기. 국 한 그릇. 반찬은 먹을 만큼 종류별로 덜어서...이렇게 오 천원이다. 이 집 메뉴는 시락국 딱 하나다.
배추 물김치가 맛있어서 두 번이나 가져다 먹었다는...
부추랑, 땡초는 기본.
시락국 한 그릇에 또 행복해져서 발걸음도 가볍게 바닷가 구경을 나선다 거북선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관람은 무료.
오래된 간단한 기계를 앞에 두고 가위나 칼, 농기구 등을 손질해주시는 할아버지. 고단하고 신산한 세월이 주름에 그대로 드러나 있음에도 할아버지의 얼굴이 하도 편안해보여..
충무김밥이 통영의 대표적인 먹거리가 된지 오래. 문득 아삭아삭한 무김치와 맛있는 오징어무침이 먹고싶어진다. 오늘은 시락국을 먹었으니 김밥은 다음에..ㅎ
바닷가에 줄지어 늘어서 있는 배들.. 비릿한 바다내음과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바닷가 사람들...그리고 그들의 삶.
^^^ 동피랑마을 이정표가 붙어 있지만 눈에 잘 띄지가 않는다. '나폴리모텔'을 찾으면 정확하게 입구가 나온다. 벽화구경이 시작되는 곳까지 차가 올라가고 주차도 가능하다. 허나, 그건 별로 재미가 없을 듯... 여객선터미널이나 근처 바닷가에는 유료주차장도 있고 사이사이에 차를 세울곳이 있으니 그기에 주차를 하고 근처 바닷가나 서호시장, 중앙시장,활어시장등을 구경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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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늬바람 원문보기 글쓴이: 수선화
첫댓글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늘 건강하세요...***^^^
요번 휴가때는 한곳에 콕파묻히지않고 이곳저곳 둘러보고싶은 마음입니다
통영을 보고 서호시장을보니 벌써 마음은 그곳으로 달려갑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