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의 화곡동. 30대 초반의 어머니가 3살 작은 아들, 6살 큰 아들과 집 앞 산책 나왔다가 찍은 사진이다. 화곡동은 한자로 벼 '화'자를 쓴다. 동네 이름처럼 논이 많았다. 80년대 중반 목동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개발이 가속되기 전엔 화곡동, 목동 일대에선 벼농사를 꽤 지었다. (사진 속 논 너머는 경인고속도로) 겨울엔 논이 스케이트장이 됐다. 수확이 끝난 논에 물을 받으면 훌륭한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했던 것. 하지만 80년대 중반 이후로 얼음이 예전처럼 얼지 않았다. 물이 오염된 탓인지, 온난화 영향인지는 잘 모르겠다. 집 앞이 스케이트장인 탓에 6살부터 스케이트를 탔다. 엄마가 곰달래길의 어느 가게에서 처음 스케이트를 사주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엔 고층 건물도 없고 비슷한 모양의 단독주택만 길게 늘어서 나름 정돈된 느낌을 주는 동네였으나, 지금은 옛 모습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건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보인다는 점. 당시엔 사람도, 자동차도 지금처럼 많지 않고 조용한 동네여서, 단연 항공기 소음이 가장 컸으나, 이제는 다른 소음들이 묻혀 예전처럼 큰 느낌은 못 받는다.
첫댓글 초식동물님의 어머니신가요... 어머니가 미인이십니다.. 귀한 사진이네요..
네 저희 어머니이세요. 저완 참 다르죠... ^^
서울에 논이라니 상상이 안가네요 . 정말 상전벽해를 실감하시겠어요 .
네 지금은 너무 많이 변했죠. 강서구 마곡동이 마지막 서울의 농지였는데 그 마저도 지금은 사라졌어요
엄마야... 채간사님 얼굴이 저때도 그대로. ㅎㅎㅎ
어머님이 진짜 미인이시네요^^
곧 화곡동 주민 되는 사람으로서 사진이 참 신기합니다 ㅋㅋㅋ
제가 어머니 얼굴을 안 닮은게 통탄스러울뿐!ㅋㅋ 강서구민이 되심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