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주교단, 투치족 학살 용서 청해 80만명 대학살 연루 반성 서한
발행일2016-12-04 [제3022호, 7면]
키갈리 기념센터에 전시되어 있는 1994년 르완다 대학살로 죽은 희생자 유골들. CNS
【외신종합】 르완다의 주교단이 1994년 일어났던 대학살에 그리스도인들이 연루된 사실을 인정하고, 용서를 청했다. 당시 대학살로 투치족 80만 명이 죽었으며, 교회 안에서도 학살이 발생했다.
르완다 주교단은 자비의 희년이 끝나던 11월 20일 용서를 청하는 서한을 발표했다.
르완다 공용어인 키냐르완다어로 작성된 이 서한에서 주교들은 14개 항에 걸쳐 교회의 구성원이 대학살에 참여한 일에 대해 사죄했다. 특히 주교단은 사제 두 명이 학살에 직접 관여해 “증오의 씨앗”을 심었다고 반성했다. 이 서한에 르완다 내 모든 주교들이 서명했다.
당시 르완다의 사제와 수도자들은 후투족 정권에 동조해 투치족 학살에 참여했다. 교황청과 르완다의 주교들은 학살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
르완다 주교회의 의장 필리페 루캄바 주교(Philippe Rukamba)는 “교회 자체가 아닌, 학살에 연루된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용서를 청한다”고 밝혔다. 루캄바 주교는 대학살 25주년이 되는 2019년에도 용서를 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완다 주교단은 2001년에도 대학살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4년 열린 아프리카 주교대의원회의 특별 총회에서 이 무분별한 학살행위에 대해 비난한 바 있다.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4월 6일 후투족 출신 르완다 대통령이었던 하브자리마나가 타고 있던 비행기가 격추되면서 시작됐다. 이 비행기 격추가 투치족 난민들로 구성된 르완다 애국전선의 소행이라고 판단한 후투족은, 이후 투치족에 대한 학살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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