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기침 호소하는 환자에 '자음강화탕(滋陰降火湯)'
지모+황백 조합, 폐음 보하고 열 내려
자음강화탕(陰降湯: 萬病回春): 자보폐신(滋補肺腎), 청열(淸熱)
만성적인 염증 및 면역계의 과잉 반응을 개선하고 신기능을 도움으로써 폐 관련 질환에 도움을 주는 처방
자음강화탕(滋陰降火湯)은 폐음허(肺陰虛)의 증후 및 음허화왕(陰虛火旺)의 증후에 사용하는 처방이라고 한다.
음허라고 함은 진액·정(精)·혈이라고 하는 인체를 자양하는 물질이 부족함을 뜻한다.
폐음허(肺陰虛)가 있는 환자는 가래가 적으며 점액이 부족하고 점막이 약해져서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기도 하며 입도 잘 마른다. 마른 기침을 하는 환자이다. 가슴이 답답하고 흉통이 있는데 그 느낌이 강하지는 않다. 또한 식은 땀이 나기도 한다. 이론상 오후에 미열과 식은 땀이 나는 환자이다. 오후라는 시간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그 원인이 되는 진액 부족과 열성의 인체 환경이 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폐음허 관련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마른 기침, 양이 적은 점조한 가래 외에 피부의 윤기가 부족하고 변비를 호소하기도 하며 어지러움, 무릎에 힘이 안 들어가고 상기감을 느끼기도 한다.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을 단독으로 적용할 때는 마르고 기운이 없고 피부도 건조한 환자가 마른 기침을 호소할 때를 연상한다. 하지만 실화(實火)가 많은 사람은 적합하지 않다. 마르고 진액이 부족한 환자라고 하여도 내열이 많은 사람은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으로 음을 보충하는 것 못지 않게 열을 내려주는 처방을 더 중요시해야 할 때도 있다. "해야 할 때도 있다"라고 표현하였지만 경험상으로는 열을 내리는 처방에 더 포인트를 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노인이고 아주 병약한 환자가 아니면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만으로는 열을 내리는 것도 음을 보하는 것도 모두 부족한 경우가 있었다.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은 폐 관련 질환으로는 예전 영양이 부족한 시대에는 폐결핵에 자주 사용되던 처방이고 건성늑막염, 만성 기관지염 등에 응용하는 처방이며 당뇨 환자 및 신우염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처방이다. 참고로 인체를 자양하는 진액·혈·정(精) 등의 음이 부족하여 생긴 열성의 화사(火邪)를 없애는 데는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이 대표적인 처방이고 폐열(肺熱)의 실화(實火)를 다스리는데 주 목적이 있는 처방은 청금강화탕(淸金降火湯)이다.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의 구성 생약인 백작약·당귀·숙지황은 혈을 보한다. 단, 혈관을 확장시키거나 혈행을 개선하는 의미는 적다.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을 복용할 환자는 혈관 탄력성이 떨어져 있는 환자로 우선 진액보강에 최우선을 둬야한다.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과 함께 영양소 중에 콜라겐, 아세틸시스테인, 글루타티온을 보충하는게 더 도움이 된다.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 구성 생약 중에 천문동(天門冬), 맥문동(麥門冬)은 폐와 심장, 신장의 열을 내리는데 특히 맥문동은 폐와 심장의 열을 직접적으로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
맥문동(麥門冬)은 이를 통해 자음(滋陰)을 위한 바탕을 마련하여 음이 고이도록 해주고 천문동(天門冬)은 화를 내려주는 강화(降火)에 맥문동(麥門冬)에 비해서 더 포인트가 있는 생약이다. 이는 신음(腎陰)을 보충하여 폐열을 내려주는 역할과 관련이 있다. 맥문동(麥門冬)과 천문동(天門冬)을 함께 적용하면 마른기침은 물론 지나친 성행위로 인해 유발된 기침인 노수(勞嗽)를 치료한다. 따라서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은 남성이 성행위를 많이 하여 생긴 진액·혈·정(精)의 부족과 그로 인한 면역기능 이상 및 상기감을 완화하는 처방이기도 하다.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에는 맥문동, 천문동 외에 지모, 황백이 함유되어 있다.
'지모(知母)+황백(黃栢)' 조합의 의미
지모(知母)는 진액을 보충해주면서 미열을 잡는 역할을 한다. 지모(知母)에 대한 면역 관련 연구에서 지모(知母)는 감염에 의해 커진 비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필자가 수년 전 림프에 대한 기본 코어 강의를 할 때 약사님들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드리던 질문 중의 하나가 "인체에서 가장 큰 림프절이 어딜까요?"였다. 비장은 인체에서 가장 큰 림프 기관으로, 림프절 중에서도 가장 크다.
비장은 면역세포의 기능을 도와서 우리 몸의 세균이나 항원 등을 걸러내 준다. 비장의 적색수질에서는 늙고 기능이 쇠퇴한 적혈구를 제거하여 혈액 내 적혈구의 질을 적절하게 유지한다. 그리고 림프구를 새로 만들어낸다. 비장이 비대해지는 것을 비장비대라고 하며 특정 감염, 염증성 질환, 혈액 질환과 관련이 있다.
지모(知母)가 비장비대를 다스릴 수 있음은 지모(知母)가 전통 의학에서 내열이라고 표현하는 적혈구 파괴, 혈소판 감소, 림프구 기능 이상에 도움이 되는 생약임을 뜻한다. 단, 지모(知母)만으로는 효과가 부족하다. 생약은 방제 속에서 빛을 발하며 특히 지모(知母)는 [지모(知母)+황백(黃栢)]의 조합으로 폐음(肺陰)을 보하고 열을 내리는 작용이 확실해진다. 또한 滋陰降火湯(자음강화탕)에 함유된 맥문동, 천문동이 지모의 부족한 자음 작용을 돕는다.
한편 지모(知母)와 황백(黃栢)의 조합은 당뇨 및 당뇨 합병증에 자주 사용된다. 골격근 관련해서 黃栢(황백)은 성장판의 IGF-1, BMP-2를 상향 조절하여 뼈 성장을 자극한다. 지모는 관절염에 대한 소염 효과가 있다. 이렇듯 인체 내의 염증 관련 면역 이상 및 대사계 이상 등의 증상 개선에 사용되어 온 [知母(지모)+黃栢(황백)]의 조합이 함유된 자음강화탕은 전통 의학에서 말하는 신음 및 폐음을 보하고 폐열을 사하는 대표적인 처방으로 폐와 관련해서는 점액 생성 이상과 관련된 폐 호흡기 증상을 개선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