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
김삿갓이 천하를 주유할제, 어느 촌의 강을 건너기 위해
처녀 뱃사공이 노 젓는 배에 올라 타서
심심했는지 뱃사공을 향해 하는 말,
"여보 마누라~"
무심히 노젓던 처녀 뱃사공 깜짝 놀라
"어째서 내가 댁네 마누라란 말이요?"
"당신 배에 올라 탔으니 내 마누라지~"
강을 다 건너 저만큼 가는 삿갓선생에게 처녀 뱃사공이
"아들아~"
깜짝 놀란 삿갓선생 뒤돌아 보며
"내가 어찌 처녀의 아들인가"
"내 뱃속에서 나갔으니 내 아들 아닌감~"
"맞는 말일세 그려"
이렇듯 받고 치는 몇마디 농으로 머쓱한 분위기를 달궈놓고 떠나가니
삿갓 풍류에 강가 버들이 발그스레 얼굴을 붉히더라.
이처럼 괴이 생각하면 욕일 수도 있는 삿갓의 농담을 그저 가볍게
받아 치는 시골 처녀의 입담이 풍자고 해학이 아닌가 하더라.
[이편]
김삿갓이 천하를 주유할제, 추운 겨울 어느날 날이 어두워지자
서당을 찾아 재워 주기를 청했건만 훈장은 미친 개 취급하며 내 쫓더라.
이에 김삿갓은 다음과 같은 시 한수를 써놓고 홀연히 사라졌다고 하는데...
書堂乃早知(서당내조지) : 서당을 일찍부터 알고 와보니
房中皆尊物(방중개존물) : 방안에 모두 귀한 분 들일세
生徒諸未十(생도제미십) : 생도는 열명도 못되고
先生乃不謁(선생내불알) : 선생은 와서 뵙지도 않는구나
소리로 들으면 민망할 정도로 격한 욕인데 뜻을 풀면 아주 그럴듯한 시가 되는 것이더라.
자신의 서운함을 시 한수로 털어내 버리고 홀연히 사라지는
이것 또한 옛스런 해학이 아닌가 하더라.
오늘날도 이런류의 풍자와 해학이 있으니 이것을 패러디라 하더라.
젊은이들이 기가막힌 손기술로 원본을 패대기쳐 그속에 하고 싶은 말을
담아 공중에 뛰우니 많은 이들이 보고 감탄하고 시원해 하더라.
[삼편]
김삿갓이 일생을 죽장망해로 세상를 유람하다가 단천(端川)고을에서 결혼을 한일이 있었다
젊은 청춘남녀의 밤은 시간시간마다 천금이 아닐수가 없지않는가
불이 커지고 천재시인과 미인이 함께 어우러졌으니 어찌 이루다 말할수있겠는가~!
뜨거운시간에 취해있던 김삿갓이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 쓴사람처럼 부리나케 일어나서
불을 켜더니 실망의 입을 다지면서 벼루에 먹을 갈고 그 좋은 명필로 일필휘지하니......?
모심내활(毛深內闊)
필과타인(必過他人)
털이 깊고 안이 넓어 허전하매
필히 타인이 지난 자취로다
이렇게 써 놓고 여전히 입맛 다시면서 한숨만 내리쉬고 앉자있었다
신랑의 그러한 행동에 신부가 의아해 하지 않는것은 자명 사실이고
신랑이 일어나는 바람에 원앙금침에 홀로남아 있던 신부는
첫닐밤 부끄러움에 감았던 눈을 살며시 뜨고 김삿갓이 써 놓은 화선지를 살펴보곤
고운이마를 살짝 찌뿌리듯 하더니 이불에 감싼 몸을 그대로 일으켜 세워
백옥같은 팔을 뻗어 붓을 잡더니 그대로 내려 쓰기 시작했다
후원황요부봉렬(後園黃要 不峰裂)
계변양유부우장(溪邊楊柳 不雨長)
뒷동산의 익은 밤송이는 벌이 쏘지 않아도 저절로 벌어지고
시냇가의 수양버들은 비가 오지않아도 저절로 자라니라
글을 마친 신부는 방긋 웃더니 제자리로 들어가 눈을 사르르감고 누웠다
신부가 써놓을 글을본 김삿갓은 잠시 풀렸던 흥이 다시 샘솟으며
신부를 끌어안지 않을수가 없으리라
자기의 처녀성을 의심하는 글월도 글월이거니와 이에 응답하는
글 역시 문학적으로 표현해 놓았으니 유머도 이쯤되면
단순히 음난패설이라고 하지는 못할것이다.
첫댓글 굳모닝 하하하 재미 흥미 있네요 김삿갓의 넉넉 넓음 여유로움에 찬사와 경의를 표함니다 하하하
지금 세상은 옛날 처럼 가난 궁핍 춥고 배고픔 시절에 비하면
없는것 없이 풍족 풍요로움 가득 차고 넘침니다 물질은 가득 차고 넘치지만 정신은 가난 궁핍 하지요
거기다 늘항상 쫓기듯 불안하고 바쁘고 급하고 서두름니다
인간관계도 콩이라도 반쪽 나누어 먹던 인정과 의리는 실종되고 점점 삭막하고 메말라가지요
왜 그럴까요 김삿갓처럼 재산도 없는 빈털털이지만
생각 마음 정신 영혼이 그누구보다 넉넉 여유롭고 넉살스런 두둑한 뺏장 입니다
현대인은 생각 짭고 속좁고 넉넉한 뺏짱도 없고 쫓기듯 바쁘고해서 김삿갓 처럼 정신적 여유로움 없습니다
여유로움 속에 해학이 있습니다 생각 마음 정신 영혼 자유롭게 넓게 여유롭게 삽십다
느긋하고 천천히 쉬엄쉬엄 여유로움 인생 필승 만세
김삿갓이 천하를 주유할적
아야기글 풀어놓으심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