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흰빛들_전동균(1962 ~ )
뒤뜰 매화나무에
어린 하늘이 내려와 배냇짓하며
잘 놀다 간 며칠 뒤
끝이 뾰족한 둥근 잎보다 먼저
꽃이 피어서,
몸과 마음이 어긋나는 세상의
길 위로 날아가는
흰빛들
아픈 生의 비밀을 안고 망명하는
망명하다가 끝내 되돌아와
제자리를 지키는
저 흰빛의
저 간절한 향기 속에는
죄 짓고 살아온 날들의 차디찬 바람과
지금 막 사랑을 배우는 여자의
덧니 반짝이는 웃음소리,
한밤중에 읽은 책들의
고요한 메아리가
여울물 줄기처럼 찰랑대며 흘러와
흘러와
새끼를 낳듯 몇 알
풋열매들을
드넓은 공중의 빈 가지에 걸어두는 것을
점자처럼 더듬어
읽는다
[2002년 발표 시집 「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에 수록]
《 남촌 》
김동환(1901-1958) 1927년 作詩, 김규환(1926-2011) 1975년 작곡,
베이스 바리톤 염정제(1993 ~ ) 노래입니다.
https://youtu.be/UTSS26j1wxo?si=glD8ZWOKTFWEmi5k
첫댓글 ㅎㅎ
안녕하세요
'매화, 흰빛들'
시가 매화 만큼이나
곱습니다 🌸
아끼는
매화 한 쌍 ^^
ㅎㅎ
'남촌' 색다른 버전
오랜만에 듣습니다
김규환님 작품이었군요
10살 때 '누가누가 잘하나'
출연해서 노래 부를 때
이수인 선생님은 제
뒤에서 지휘하시고
김규환, 김공선, 김숙경
선생님이 심사평해주셨죠
길~~~~게 ㅎㅎ
노래 따라부르며
옛추억에 잠겼다 갑니다🌱🌱🎧
사진 속 매화 때깔이 아주 곱습니다.
10살이면 국딩 3학년쯤일까요?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추억을 갖고 계십니다.
지휘자와 심사자 모두 굉장한 분들이네요.
아시다시피 요 曲은 박재란 님이 불렀던
가요 버전(산 너머 남촌에는)도 있지요.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
@루히
ㅎㅎ
어머 ~~
제가 나이를 잘못
적었네요
12살 5학년 때였어요
ㅎㅎㅎ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
맛점하시고
오후도 행복하세요🌱🌱
오늘도 고운 작품 올려 주심에 감사 드리면서
추천 도장 찍고 , 인생은 나그네 길 로 업고 갑네다
👍
요 詩를 읽다 보니 문득,
강화도 함허동천 계곡에 가고 싶어집니다. ㅎ
평안한 오후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