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은 진양조장단의 준말로
산조는 진양조장단으로 시작하며
진양 – 중모리 – 자진모리 – 등으로 점점 빠르게 진행되는데
중모리는 중간의 속도로 몰이를 하고, 자진모리는 잦은 속도록 몰아가는 형식이니
곡의 시작인 “진양”은 천천히 몰거나 느긋하게 몰아간다는 뜻일 터인데
그 어원과 본디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해 잠시 살피고 궁리해본다.
1. “진”은 “긴”에서 온다.
기름 <--- 지름. 길다 <---질다, 길 <--- 질, 기울다 <--- 지울다, 기울 <---지울,
김 <--- 짐, 김치 <--- 짐치. 길마재 <--- 질마재,
(* 金의 발음 : 김(한국)/진(중국) // 緊의 발음 : 긴(한국)/진(중국) // 중국발음도 우리의 옛발음과 유사하다)
위의 음운 변화에서 보듯 “진”은 “긴”의 원형이며
길다 혹은 늘어지다 - 라는 뜻으로
박자나 흐름이 길게 늘어지는 것을 의미하다.
2. “양” 은 “~양 / 양(樣) / 량(量)”에서 온다.
“~양 / 양(樣) / 량(量)”의 뜻은 각기 다르지만
이들은 비슷한 의미를 공통으로 가지고 있기에
본디 한 어원에서 출발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의 공통 의미는 분량, 형식, 상태 등을 계량하는 포괄적 단위이다.
2-1) ~양
어떤 의향이나 의도, 행동이나 상황을 연출하거나 보여줌을 나타내는 말이다.
2-2) 양(樣)
어떤 사물이나 존재의 모양이나 양상을 나타내는 표현 양식이다.
2-3) 량(量)
부피나 분량을 나타내는 측정의 단위이다.
3. 그러므로 “진양”은 ‘길게 늘어진 양식이나 형식’이다. - 라고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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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길 굽이치고, 악곡도 굽이치니, 계절인들 굽이치지 않으랴.
봄으로 가는 첫길엔 진양으로 굽이치며 한파가 오지만
곧 봄바람이 중모리로 치맛자락 흔들며 올 것이고
자진모리로 넘어가서 초여름이 빠르게 오리니...
세월의 무상(無常)을 상령산의 유상(有常)에 의탁해 건너는 하루, 모두 안녕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