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원하는 동아리 개설로 ‘진로’ 반영 재능 살린 봉사활동으로 흥미·보람 두 배 ‘자율’ 활동…문제해결력 높여 성적도 올라
④ 충남 아산 신창중
(사진 위)신창중학교 걸스카우트 동아리 학생들이 강월규 지도교사, 정진우 교감(사진 오른쪽에서 세번째)과 함께 페이스페인팅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아래)방송·영화 제작 동아리 ‘6㎜ 시네마 파크’ 학생들이 배영복 지도교사와 함께 점심 방송을 하고 있다.
전교생 258명의 전형적인 농촌 학교 충남 아산 신창중(교장 윤경희)이 남다른 창의체험활동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2009 개정교육과정에 새로 도입된 ‘창의적체험활동’을 학교 특성에 맞춰 반영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 이제는 학교를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2011년 교과부 지정 창의인성모델 학교,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인 신창중은 ‘융합형 창의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특별히 ‘융합형’인 것은 자율·봉사·동아리·봉사·진로 등 창의체험활동의 네 가지 영역이 융합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
우선 신창중은 태생부터 다른 동아리를 운영한다. 대부분이 학교가 준비한 동아리에 학생들이 가입하는 반면, 신창중의 18개 다양한 특기적성 동아리는 철저한 수요조사를 거쳐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개설됐다. 그 결과 ‘영화로 배우는 논술반’, ‘My life, My vision', ‘뿡뿡 관악’, ‘오목리 책벌레들’, ‘돌맹이’(지질 및 암석 조사) 등 특색 있는 동아리들이 탄생했다. 동아리는 무학년으로 운영되며,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고려해 동아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이미 ‘진로’가 반영된다.
방송․영화 제작 동아리 ‘6㎜ 시네마 파크’ 윤병옥 학생(1학년)은 “앞으로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어 ‘6㎜ 시네마 파크’ 동아리를 선택했다”며 “학교에서 뮤직비디오 촬영, 동영상 제작, 점심 방송 등 하고 싶고 배우고 싶던 활동을 하니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동아리 별 체험활동을 학생 ‘자율’에 맡기는 것도 특징이다. 학생 스스로 자료조사, 체험활동지 선정, 체험활동 계획, 실천, 결과 정리, 피드백의 전 과정을 이끌어 간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체험활동이 내실 있게 이루어지도록 동아리 별로 현장체험학습자료집을 만드는 등 지원한다. 체험활동을 갈 때면 18개 동아리 별로 원하는 체험활동지가 달라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배영복(53) 교무부장은 “신창중을 벤치마킹하는 학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이 학생들이 선택한 산발적인 체험활동지를 현실적으로 어떻게 반영해주느냐는 것”이라며 “체험활동지를 권역별로 묶어 코스를 만들고 버스가 그 루트를 따라 도는 형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귀띔했다.
봉사활동도 차별화됐다. ‘시간 채우기’에 급급한 다른 학교들과는 달리 ‘재능기부’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관악부는 아산 지역 행사에 참가해 오케스트라를 연주하고 자원봉사 동아리 ‘라온제나’ 학생들은 제빵 실습을 통해 만든 케이크를 들고 인근 노인복지회관을 방문하는 등 동아리 활동이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으로 연결된다. 걸스카우트 강보연(3학년) 학생은 “다른 학교는 쓰레기 줍고 시간 때우는 봉사활동을 하지만 우리 학교는 재능을 살린 봉사활동을 해서 재미있다”면서 “동아리에서 배운 네일아트, 페이스페인팅, 풍선 만들기로 자원봉사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즐겁고 기쁘게 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걸 스카우트 강월규(42) 지도교사(영어)는 “얼마 전 요양원에서 학생들이 전신을 움직이지 못하는 할머니에게 네일아트를 해드리니 기뻐하셨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자신의 재능을 살린 봉사는 아이들에게 나눔의 즐거움을 알게 하고 인성적으로 소중한 경험이 된다”고 했다.
동아리 활동을 마치면 학생들은 스스로 체험활동 노트에 기록하고 그 내용은 그대로 포트폴리오가 된다.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즐기게 되면서 점차 학교 분위기도 달라졌다. 이러한 결과는 학력향상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9.1%에 이르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올해 4.3%로 준 것. 시작 초기만 해도 성공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교사들도 깜짝 놀란 결과였다.
정진우(55) 교감은 “일반학교와는 다른 동아리 활동을 계획하면서 학생들에게 적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는데 우리의 판단이 맞았다”면서 “대부분 성적 향상을 위해서 국․영․수에 집중해야 한다고 믿지만 오히려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고 성취 욕구를 자극한 것이 주효했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