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의 난반사
崔 秉 昌
참 이상하다 생각했던 우려가
눈앞에서 벌어졌다
어제오늘이 내일이 되고
내일이 오늘이 된 듯
슬픈 예감은 틀림이 없다
아무렇지도 않은 길바닥에 넘어져
무릎이 깨어지고
손바닥의 상처가 요란했으니
그러면서
손을 내밀던 앞자리가 사라졌다
목마름이 메마름으로 바뀌고
찬밥과 더운밥의 차이란
입맛 때문이었으니
잠시라도
거울을 볼 시간을 가져야 한단다
어깨의 힘이 쭉 빠진다
그렇다고
오늘이 어제가 되진 않겠지만
우려가 우려를 낳지 않기 위해서다
힘든 것은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슬픈 예감은 참을 수 없다
예상보다 더한 걱정은
훨씬 많은 시름을 출렁거리기에
그렇게 한가할 때는 아닌 듯싶다
갈등도 하루의 일부분인 것
손길이 아닌 곳에서는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자꾸만
오늘이 걸려 넘어지려 하기에
넘어지는 것이
이상을 실현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도 어제같이 넘어지는 날
그래도 슬픈 예감은
아픈 무릎 팍으로
내일을 향해 부지런히 기어오른다.
< 2019.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