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 1 공장]
특별 대담! 세계를 놀라게 한 남북·북미 정상회담 성사, '한반도의 봄' 찾아올까?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김어준 : 남북정상회담 하나만 해도 큰 성과인데 북미회담 개최가 눈앞에 펼쳐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 한번 크게 다뤄보겠습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종석 : 예. 안녕하십니까.
김어준 : 놀라셨죠?
이종석 : 예, 사실 제가 남북관계나 북미정상회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사람인데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요. 사실 올 초에,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이 올림픽에 오느냐 마느냐를 얘기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안 올 가능성이 높다. 만약에 작년이나 혹은 가깝게 올 초 올림픽 시작될 때쯤에 “앞으로 한 3-4개월이면 남북회담, 북미회담 다 열릴 거야.” 그랬다면 미친 사람 소리 들었겠죠.
이종석 : 네. 사실 작년 여름쯤 돼서는 북한이 계속 ICBM급 미사일 쏘아대니까 대충 이렇게 해서 핵무기 완성하고 나면 대화로 나올 거다. 그런데 그 대화는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 건 뭐냐면 핵구축협상, 평화공세를 할 거다. 이런 예상들은 했죠.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아니고 비핵화를 나름대로 전제로 하는 회담에 나오는 것 아닙니까? 그것도 자기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이런 거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못했죠. 그다음에 남북대화를 하긴 하는데 이런 정도는...정상회담을 조기에 해내고, 그리고 실제로 정상들 핫라인을 만들고, 어떤 기만전술이나 선전공세, 이런 게 아니고 실제 뭔가를 풀어보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느낌을 아주 진하게 주면서, 그리고 북한이 주도적으로 공세적으로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렇게 해내는 것은 지난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김어준 : 그렇죠. 보통은 작은 문구 하나 가지고도 실랑이하고...해 보셨잖아요?
이종석 : 사실은 계속, 바텀-업(Bottom-up)이라고 하죠. 밑에서부터 계속 협의에 올라가는 건데 이제 그거 갖고 안 된다는 게 사실은 한반도의 북핵문제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성공을 해도 그것이 결렬되고 그러니까요. 마지막 방법은 결국 지도자들 간의 어떤 결단, 이른바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해서 강하게 규제를 하고, 탑-다운 방식으로 하게 되면 밑에서 나중에 협의하고, 그다음에 로드맵 만들고 할 때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까? 문제가 발생해서 틀어져서 협상이 갈라지기도 하는데, 우리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이런 말을 쓰죠. 그런데 이런 것들을 막아낼 수 있는, 제거할 수 있는 아주 굉장히 중요한 방식이거든요. 왜냐면 지도자들이 책임을 가지고 자기들이 이걸 만들었으니까 정치적인 책임과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사소한 문제들이 걸렸을 때 이걸 위에서 쳐준다는 말입니다, 가지 쳐주고. 그다음에 또 남북정상 간에 이미 핫라인 만들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김어준 : 과거 핫라인하고 다른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통화한다는 것 아닙니까?
이종석 : 그렇죠. 그러니까 문제가 발생하면, 김정은 말대로 북쪽에서 우리 너무 까탈스럽게 나온다고 그러면 우리 대통령께서 “이거 어떻게 된 겁니까?” 그러면 웬만큼 해결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데 그 악마들을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 거예요.
김어준 : 과거 정상회담 진행하셨던 분들 얘기 들어보면 굉장히 지난한 작업이고, 조정하는 것도 많고 어렵다고……. 그런 과정을 다 거친 다음에 마지막에 양쪽의 정상이 만나서 약속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거꾸로 하고 있는 거잖아요, 말씀하셨듯이. ‘그렇게 오래 끌 게 아니다, 이게.’ 이렇게 나오는 것 아닙니까, 양쪽 모두. 그래서 한미정상회담도 너무 쉽게 4월에 하자고 결정이 돼 버렸고, 중간 과정이 없어요. 그냥 우리의 뜻을 북한에 전하니까 북한에서 “하자.” 이렇게 돼버린 것 아니에요? 그것도 놀라운데, 거기까지는 그래도 시점의 문제일 뿐 하긴 할 거라고 전문가들이 예상을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북미정상회담이 이렇게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 입을 통해서 불쑥 나올지 아셨습니까?
이종석 : 사실은 몰랐습니다.
김어준 : 전문가들이 다 소용이 없어요.
이종석 : 올해 안에 북미정상회담 될 거라는 생각은 잘 못했어요, 사실은.
김어준 : 그런 내기 같은 것도 하고 그러시지 않았습니까, 전문가들끼리?
이종석 : 그래서 제가 얼마 전에 더미래연구소라고, 김기식 전 의원이 하는 거기 가서 주제발표를 했는데, 김 전 위원이 저한테 “형님, 이거 내기 하자.”고 자기는 올해 안에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이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내기해서 이기면 뭐하고, 지면 내가 창피한 것 아니냐.” 그러고 안 했는데, 그러면서 “글쎄, 그래도 일정하게 트럼프 입장에서는 국내 여론이 있기 때문에 일정한 여건이 필요한데, 남북정상회담이 돼서 잘 되고 나면 그 바탕 위에서나 어떻게 얘기가 되지, 지금은 좀 어렵지 않을까?” 이렇게 얘기했는데, 그러고 나서 그 다음날 발표됐더라고요.
김어준 : 저도 북미정상회담이 된다. 트럼프는 중간선거가 있고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되기 때문에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 줄기차게 주장해왔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허무할 정도로 쉽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겠죠. 사실은 우리나라 종편방송, 이런 데 보면 변호사 분들이나 기자 분들이 앉아서 남북관계 얘기하거든요. 장관님도 모르는 걸 그 분들은 잘 알아요. 이렇게 될 거라고, 저렇게 될 거라고, 안 된다고 한참 얘기하고. 남북정상회담을 경험해 보셨습으니까,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뭘 준비해야 됩니까, 보통?
이종석 : 일반적으로는 의전적인 것들도 준비하고요, 전략적으로는 그 시기에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 그런 것들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또, 상대방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이런 전략을 준비하게 되죠.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는 의전적인 것으로 인한 준비는 별로 필요가 없습니다. 그다음에 예를 들어 과거 같은 경우는 북한 평양으로 우리 대통령이 방문을 하면, 그럼 또 금수산기념궁전에 있는 김일성 주석이 안치된 장소에 가서 예의를 표하는 그런 것 갖고도 엄청나게 실랑이하고 기싸움 하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안 했죠. 왜냐하면 우리 특사단이 가서 안 했으니까. 그리고 그런 건 이미 북한에서는 이미 김정은 시대에는 이제 없어졌습니다. 지금 평화의집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내려오는데…….
김어준 : 남쪽 땅을 처음 밟는 거죠.
이종석 : 그렇죠. 그런 형식 같은 것들이 아마 별로 없을 것이고, 그럼 이제 내용 가지고 승부하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은 전략 중심으로 현안,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 진전 문제, 이 두 가지만 가지고 아마 거의 올인하게 되지 않을까, 가장 실무적인 그런 정상회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어준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지만 그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네요. 의전이라든가 형식이라든가, 또는 자존심이라든가 이런 거 안 따지는 분들 아닙니까?
이종석 : 본래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거 안 따지시는 분인 걸 잘 알고 있었는데, 김정은이 그런 걸 잘 안 따지는 사람이라는 게 최근 몇 달 사이에 확 드러난 것이지 않습니까?
김어준 : 처음 접촉했으니까요, 남쪽과. 비로소 그 스타일을 처음으로 접한 거죠.
이종석 : 예. 그런데 접촉하기 전부터 지난 1월 달에 평창올림픽 대표단 참가를 위해서 남북이 회담을 했잖아요. 그 회담을 할 때 이미 북한에서는 과거처럼 기싸움이니 이런 거 다 없었단 말입니다. 이미 그러니까 김정일과 김정은 사이의 차이점, 이런 것들을 벌써 드러냈는데. 그 핵심이 역시 보면 ‘번잡한 형식에 대해서 너무 신경 쓰지 말자. 내용이 중요하다.’ 이런 쪽에...김정은이 실용주의적인 거죠. 이런 쪽이 상당히 강하게 보여지고 있는데, 전부터 이런 얘기를 저 같은 경우는 해왔는데 많은 분들이 잘 안 믿고…….
김어준 : 입증이 안 되니까요.
이종석 : 그다음에 그걸 가지고 ‘친북이다, 종북이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시대가 가면 상황이 진전되면서 지금은 다들 이해를 하시겠죠.
김어준 : 한미연합훈련 같은 경우 과거 같으면 이걸 가지고 딜을 해서 조금이라도 뭔가를 많이 얻어낼 지렛대로 삼았을 것 아니겠습니까? “너희가 축소해. 너희가 하지 마. 계속하면 어떡해. 그럼 우리도 뭘 할 거야.” 이러면서 서로 얻을 거 얻어냈는데, 여기는 그냥 하라고 쟁점을 아예 없애버렸어요.
이종석 : 지금 김정은이 이 상황을, 현재 한반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어마어마한 이벤트들을 만들어냈는데, 이 판을 돌리고 있는, 엔진을 돌리는 사람은 사실 김정은입니다. 그리고 그 엔진을 돌리게끔 옆에서 분위기를 돋워주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고, ‘엔진을 돌렸을 때는 뭔가가 생산될 거다. 그럼 나도 같이 돌리겠다.’고 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인 거죠. 그 얘기는 뭐냐면 김정은이 기획하고 있고 지금 추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죠. 과거에 전제조건을 걸었던 것들을 오히려 먼저 내놓는 것 아닙니까. 그것이 자기가 최소한의 이 현재의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하는 것들이 기만이 아니라 일정한 자기의 의지가 있는 것이고 진실이 있는 거다. 이런 것을 보여주는, 또 보여주고 싶어 하는 대목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어준 : 걸림돌이 될 거라고 주요하게 생각했던 걸 그냥 먼저 다 쳐내버려요.
이종석 : 쳐냈죠.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사실 북한이 ‘미국이 자기를 공격하려고 한다.’라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첫 번째 징표로 제시했던 것이고, 그래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있을 때마다 북한이 반발했는데, 반발해서 도발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아마 한미연합군사훈련 하면 북한 언론에서는 뭐라고 반발하겠지만 실제적인 행동은 안 할 거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기 얘기가?
김어준 : 김정은이 하라고 했는데요, 어떡합니까? 북한에서 뭐라고 할 수가 없는 거죠. 그리고 그러면서 장소 얘기도 아주 손쉽게 남측 판문점으로 결정해버린 것이고, 그리고 “비핵화는 선친의 유지고 체제가 보장되면 비핵화 할 수 있다.” 먼저 얘기해버린 것 아닙니까, 먼저.
이종석 : 예. 먼저 얘기해버렸고 거기에 당연히 북한이 평소에 얘기해 온 거지만, “군사적 위협이 없고 체제 안전 보장을 해주면 비핵화하겠다.” 이것도 상당히 중요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선친의 유언이라는 말, 선대의 유언. 즉 김일성의 유언이고 그렇다는 얘기는. 그 얘기는 김정일 위원장 때도 했어요.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 때는 핵을 개발하는 과정, 즉 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한 거고 지금은 자기들은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해 온 가운데 그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사실은 조금 다릅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요. 핵을 가졌는데 우리가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조건을 다 얻으면 포기할게.
이종석 : 그렇죠. 그 얘기를 하는 거죠.
김어준 : 다들 핵을 포기할 수는 없고, 그냥 실험 중단하고, 더 이상 핵개발하지 않고, 이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더 나아가서 ‘핵 포기할 수 있어. 그런 조건을 만들어 줘.’ 하고 지금 트럼프한테 공을 던진 것 아닙니까?
이종석 : 그러니까 그걸 의심하는 분들도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4월 남북정상회담을 사실 받으신 것 아닙니까? 조기 정상회담은 김정은이 얘기했기 때문에……. 그다음에 트럼프 대통령이 5월 북미정상회담도 외신에 따르면 좀 더 빨리 하고 싶었는데 남북정상회담 일정 때문에 5월로 갔다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두 분이 다 전략적 판단을 한 게 있는 겁니다. 뭐냐하면 김정은이 핵군축을 얘기하거나 이러려고 만나자는 게 아니고, “나 핵 포기할 용의 있으니까 조건 한번 따져보자.” 이렇게 했기 때문에 만나자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두 지도자가, 그분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렇게 하겠습니까?
김어준 : 계속해서 가장 최종적인 목표가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비핵화인데, 전문가들이 ‘그렇게 되겠냐. 어렵게 개발해놓고. 그러니 중간 단계가 있을 것이다’라고 한 것을 그게 아니고 바로 비핵화할 테니까 조건 맞춰보자고, 그냥 마지막 목표로 확 던져버린 거잖아요. 그러니까 김정은의 승부수가 맞습니다, 일단은. 그러면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중간에서 한 역할을 한번 또 짚어볼까요? 조금 이따 트럼프 얘기도 하겠습니다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여권 내에서도 사실 비문도 있었고, 역량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었고 그랬지 않습니까? 최소한 이 외교를 푸는 것은 눈부시게 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이종석 : 그렇죠. 지금 문재인 대통령께서 본래 사실은 외교안보 쪽에 대해서 재수하면서 굉장히 많이 공부도 하시고 실제로 아주 몸에 취득을 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2016년 가을경에 한번 정리 좀 해 보죠 해서 세미나를 모시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2012년 때보다도 훨씬 더 내공이 있으셨는데, 취임하셔가지고 워낙 상황이 어려우니까 이게 좀 어떻게 되려나 했는데 뭐 그때도 잘 가시더니 작년 10월 말에 한·중 간에 사드 봉인 합의하면서, 그때부터 몸이 풀리신 것 같아요. 실제로 거의 지금까지 오는 과정이 어떻게 보면 보통 사람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사실은 거의, 글쎄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뭐하지만, 운영이나 지금까지 온 수순이 예술에 가까울 정도로 상당히 놀라운 외교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어준 : 여권 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 아닙니까?
이종석 : 글쎄요. 그건 제가 여권을 대표하지 않기 때문에…….
김어준 :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도 정상회담을 문재인 대통령이 바로 옆에서 겪었기 때문에 그런 경험도 당연히 도움이 됐겠죠, 이번에.
이종석 : 네. 그런데 아시는 것처럼 노 전 대통령님하고 문 대통령님하고 리더십의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상회담도 그렇고 사실 현재 가장 중요하게 나와 있는 게 북핵문제인데, 노 전 대통령 때도 우리가 기억을 되돌려보면, 지금 핵 문제가 악화됐기 때문에 그 모든 게 실패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2005년 9·19 공동성명이라고 아주 역사적인 공동성명을 하지 않았습니까?
김어준 : 훌륭한 공동성명이죠, 사실은.
이종석 : 그 합의에 우리가 주역이었거든요. 그때 노 전 대통령이 그걸 하셨는데, 그다음에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아주 절호의 이런 상황을 만드는데 주인공 역할을 하셨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런 면에서는 하나의 성취를 만들어 가는 데에는 두 분이 다 하고 있는데, 한 분은…….
김어준 : 장관님, 1분밖에 안 남아서……. 하지만 3부에서도 이어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미리 알려드리는 겁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3부에서도 이어가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이종석 : 예. 그래서 아무튼 노 전 대통령께서 외강내유형으로 상대방에게 자기 입장을 명료히 하고 그걸 설득하기 위해서 애쓰고 그걸 성취하는 분이라면, 문 대통령은 이제 외유내강이죠, 외유내강 형태. 그러니까 자기 입장이 분명하지만 상대방의 얘기를 들어주면서 어느 순간에 신뢰를 쌓았다가 한 방에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식, 이렇게 접근하는 방식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김어준 : 알겠습니다. ‘접근하는 방식이 달랐다.’에 이어서 트럼프 얘기하고 주변국 얘기 3부에서 이어서 하겠습니다. 3부에서 뵙겠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이야기 나오면서 전 세계 외신들이 받아썼죠. 지난 토요일 르몽드지는 1면과 다른 한 면 전체가 이 뉴스였습니다. 전 세계에서 그 정도 큰 뉴스로 취급받고 있는데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이 문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서훈, 정의용 이 두 분의 대북특사 역할도 또 한 번 짚어봐야겠습니다.
이종석 : 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최선의 카드를 찾은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문 대통령이 이런 조합을 만드신 게 결과론적으로 보면 더 상당히 신의 한 수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김어준 : 왜 그렇습니까?
이종석 : 지금 보면 정상회담, 우리가 올라갈 때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 나름대로 설득도 하고 이러려면 어떤 북핵 문제, 남북관계를 잘 알고 회담에 대해서 아주 정통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는데 또 한편으로는 이 회담의 결과를 가지고 북미를 중재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미국통이 있어야 되는데 정의용 실장 같은 경우에는 맥매스터 안보보좌관하고 항상 얘기를 하는 사람이고 미국과 상당히 가깝게 있으니까 미국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단장으로 해서 가고 서훈 원장은 말씀드린 것처럼 남북관계, 북핵문제에 정통해 있고 또 상황을 타개할 능력, 또 회담 최고 전문가 아닙니까? 이 두 분이 조합이 됐는데 사실은 특사를 보낼 때 이렇게 정말 외교안보의 아주 최고위급을 두 명씩 보내고 이러는 경우는 관례에는 맞지 않죠. 그런데 남북관계에서는 이미 북한에서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황병서, 최룡해 이런 식으로 최고위직들이 둘씩 온 적이 있었고 이번에도 김영남 상임위원장에다 김여정이 그 밑에 특사로 왔지 않습니까? 투 탑이 있었다는 얘기죠. 그래서 그런 걸 좀 해서 투 탑으로 보냈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이 정말 큰 성공을 거두는 데 기여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김어준 : 그 말씀 하시니까 우리가 남북정상회담 하고 나서 대략 한 달여 정도 시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김여정이 미국에 간다 이런 얘기도 있어요. 갈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 스타일로 보면.
이종석 : 지금 우리가, 제가 연초에 남북관계에 대해서 예를 들어서 잘되면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북핵문제가 어느 정도까지 진전될 거라고 예상을 했던 것, 사실 예상이 필요 없을 만큼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김어준 : 모두의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끝까지 가는 거 아닙니까?
이종석 : 예. 그러니까 김여정 같은 경우도 남쪽에 오는 것에 대해서 저 같은 경우엔 ‘그랬으면 좋겠다.’ 라고 했었지 예상을 한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못 올 거라고 했잖아요. 백두혈통이 어떻게 오느냐. 그래서 우리의 상상의 범위를 넘어서서 지금 김정은이 행보하고 있고 거기에 맞대응하고 있는 트럼프 역시 또 상상을 넘고, 또 우리 문재인 대통령은 보다 과감하게 지금 상황을 돌리고 계시기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우리가 너무 우리의 본래의 관성에 따라서 추측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김어준 : 그렇군요.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 트럼프 얘기를 잠깐해 보자면 트럼프도 올해 중간선거가 본인의 재선하고 굉장히 중요하게 연결됐기 때문에 여기서 이겨야 되는데 그런데 6월이면 아마도 공화당 내에 중간선거 후보들이 결정될 테니까 그 전에 본인이 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이종석 : 그런데 아마 처음부터 이런 걸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건 아니었을 것 같아요. 다만 김정은 위원장의 제안을 정의용 실장이 가지고 온 것을 쭉 봤지 않습니까? 보고 나서 이쯤이면 되겠다. 거기다 남북정상회담도 열리는 거 알고 있으니까 미국 내에서 아무리 트럼프라도 미국은 워낙 북한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에 북한하고 대타개를 봐도 회의론이 나온단 말입니다. 지켜지지 않을 거다, 이런 식으로. 그런데 그런 것에 대해서 일단은 한국 정부와 같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웬만큼은 돌파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면서 이 정도면 아마 빨리 치고 나갈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아마 그걸 보고 한 거 아닐까.
김어준 : 제안을 보고?
이종석 : 예. 아무튼 그러나 정치적인 나름대로의 계산은 했겠지만 아주 처음부터, 올 연초부터 그런 생각은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김어준 : 그런 생각은 못 했겠죠, 연초에는. 그런데 지속적으로 진행 과정을 조금씩 조금씩, 문재인 대통령이 계속 통화했다고 하니까. 알려주고 또 트럼프 당신 덕분이다 칭찬해주고. 칭찬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주 여기서. 칭찬해주고 그러면서 본인의 어떤 이익에도 부합하고, 이걸 미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고요. 중간에 이런저런 의전이니 또는 뭐 여기도 안 따지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도.
이종석 : 예. 여기도 워싱턴의 기존의 외교적인 전통적인 나이스한 문법들은 사실 통하지가 않죠. 새로운 문법들을 만들어내고 싶어하는 게 또 자기의 문법을 얘기하는 게 트럼프이기 때문에 이것도 파격이 있을 것 같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요. 의전이나 격식을 따지지 않고 그래서 얼마 줄래? 어떻게 할래? 이걸 따지는 결과중심적이고 실용적이고, 신속하고 그런 조합이 우연찮게 맞아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종석 : 그렇습니다. 김정은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우리는 연구가 많이 안 됐으니까 모르는 것도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보면 단숨에, 단번에 이런 식으로 해서 단번도약을 많이 강조합니다. 다만 과거에 김정일 시대에는 그런 게 허장성세였는데 김정은은 실제 그걸 위해서 꼼꼼히 계산을 하고 있단 말이죠. 북한에서도 경제 발전시키는 걸 보면. 그래서 이번에도 보면 김정은 역시 형식 빼고 본질 접근, 이런 식으로 굉장히 빠른 접근을 하고 있고 트럼프가 또 그런 성격이고, 이런 게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김어준 :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파격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미 너무 파격적이고요. 그런데 앞으로도 더 그럴 수 있다는 거고. 그러면서 동시에 나온 얘기들이 좋다 그러면 하긴 할 것 같은데 장소는 어디냐. 이 얘기 나오자마자 전 세계에서, 스위스에서 자기 나라로 오라고 하고, 스웨덴에서 우리 나라로 오라고 하고, 중국도 자기 나라에서 하라고 하고 난리가 났어요. 이게 역사적 이벤트지 않습니까? 전 세계가 주목했던, 작년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서 맨날 핵전쟁 한다는 뉴스 나왔으니까요. 자기들 나라에 와서 하라고 스위스에서 제일 먼저 나섰고. 다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이거 어디서 해야 우리한테 제일 좋은 겁니까?
이종석 : 우리한테 제일 좋은 건 제주도에서 하는 게 제일 좋죠.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객관적으로 보면 어디서 할지는 그것도 저희 상상력을 넘어설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래도 추정을 한다면 어쨌든 평양 아니면 워싱턴 아니면 판문점 셋 중에 하나로 가는 것 아닐까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러나 대충은 그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장관님이 보시기에 그 셋 중 하나라고 하면 판문점이 우리 입장에서 가장 중립적인데 효과만을 봤을 때 가장 여기가 효과가 크지 않겠냐고 하는 장소가 있습니까?
이종석 : 저는 김정은 위원장이 워싱턴 백악관 방문을 해서 회담을 한다면 그것이 북핵 타결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갖지만 북한이 정상국가로 나오는데 대단히 중요한 계기가 되고 또 북한이 정상국가가 돼야 우리는 편하게 살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건 남북 대결이 종식된다는 뜻이고 핵이 없어진다는 뜻이니까 그런 점에서 백악관 워싱턴이 저는 제일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런 걸 위해서는.
김어준 : 세계로 나온다, 북한이 아예? 그런 의미로.
이종석 : 예. 그런 상징성과 실제 이후에 따르는 그런 행사들이나 그런 것들이 아마 북한의 정상국가로의 어떤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저는.
김어준 : 그런 의미도 있겠네요.
이종석 : 그러나 모르죠.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가겠다고 할지도 모르겠고, 그렇지만 백악관 워싱턴이 더 파격적이지 않을까.
김어준 : 장관님이 보시기에는 더 상징적이다? 판문점으로 될 가능성도 상당히 있겠죠?
이종석 : 판문점은 있죠. 판문점은 우리 대통령께서 문재인 대통령하고 김정은 위원장하고 분단의 상징이고 대결의 상징인 여길 갖다가 이걸 극복하고자 한다는 의미가 거기 있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남쪽 평화의집으로 내려오는 건 거기가 미군 관할 아닙니까? 그러니까 나는 미군 관할 관계 없어. 이 이야기 하니까 주한미군 관련해서도 이미 메시지를 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또 다시 거기서 하는 것이 물론 의미는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지만 그래도 좀 더. 워싱턴.
김어준 : 트럼프 입장에서는 아예 북한에 가서 하는 게 더 극적인 효과가. 극적인 효과를 좋아하는 양반이라.
이종석 : 그것도 일치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왕 서로 마음먹고 한번 다 털어버리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김어준 : 만약 이게 제대로 성사되면 뭐랄까요? 북한이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건 중립국이거나 더 나아가서는 친미 성향의 국가로 분류되는, 국제적으로. 거기까지도 나가 버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나서 통일이 되더라도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게 괜찮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하니까 이번에 그런 얘기까지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아예.
이종석 : 과연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한테 김정은 위원장이 전한 특별한 메시지가 뭐냐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그런 걸 다 예측할 수 없지만 어쨌든 그런 수준의 인식,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이 미국의 위상을 인정하는 그런 식의 메시지 같은 것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거죠. 지금 말씀하셨듯이 주한미군에 대해서.
김어준 : 주둔해라, 계속.
이종석 : 주한미군이 북한에 대해서 적대적이지 않다면 동북아 평화 유지를 위해서 주둔하는 거 나는 상관하지 않겠다 이게 사실 92년부터 이미 미국에 전달된 북한의 메시지였어요. 그런데 그때는 말도 안 되는 기만이다. 이렇게 생각했지만 아마 그런 형태가 이미 전달됐거나 아니면 트럼프하고의 정상회담에서 보다 명료하게 전달될 수 있겠죠. 그러니까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북미수교를 이루고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면 그렇게 될 것이다. 그건 미국에게는 아마 상당히 중요한 시그널이 될 것이고 그러면 북한은 중립국가 내지는 미국하고도 가까운. 뭐 우리로서는 나쁠 것 없는 얘기입니다.
김어준 : 나쁠 게 없는 게 아니라 그러면 보수세력이 공격할 포인트가 없어지지 않습니까? 북한이 친미국가가 되어 버리면.
이종석 : 그분들은 툭하면 북한이 비핵화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 주장할 거라고 얘기하고 공산화 통일 얘기하는데 그건 뭐 쭉 설명드릴 수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설명을 다 못 드리지만 그건 제가 생각할 때 우리가 조심하고 경계해야 되지만 현실에서는 터무니없다고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김어준 : 그렇죠. 현실에서 지금 북한이 어떻게 우리를 남침해서 적화를 합니까?
이종석 : 일단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그랬고요. 제가 어디서도 얘기를 했는데 제가 4년간 정부에 있으면서 대북협상을 책임을 졌는데 그동안 북한이 한 번도 협상장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우리한테 요구한 적이 없었어요. 다만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기분 나쁘니까 선전전 차원에서 그런 얘기를 합니다. 그러나 선전과 실제 현실은 다른 거죠.
김어준 : 자기들이 주장한다고 주한미군이 철수합니까 그리고? 자기들도 불가능한 걸 알죠. 그런데 그런 입장을 세우는 건데 이번에는 그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주한미군 철수하고 미국의 대사관이 북한에 들어오고.
이종석 : 주한미군 철수가 아니라 주둔하고.
김어준 : 예. 주둔하고, 대사관이 들어가고, 성조기 걸어주고, 북한 땅에서. 이 정도 수준으로 전개되기 시작하면 태극기하고 성조기 들고 집회하시는 분들이 성조기를 들 수가 없어요, 이제. 배신한 거니까요, 그분들을 미국이. 미국 말을 따라야 되는데 그분들이 거꾸로 미국 말을 따를까요? 인공기를 들어줄까요, 이번에는? 하여튼 우리가 상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또 정치외교는 냉정해서 남아 있는 과제들이 있지 않습니까? 목표는 이러하지만. 앞으로 부딪히게 될 어려움, 특히 가장 큰 게 비핵화 아니겠습니까? 가장 큰 덩어리가. 결국 북한도 그걸 쥐고 있으니까 이렇게 자신 있게, 이걸 포기할테니 거기에 상응하는 걸 다오. 이거 아닙니까? 이걸 어떻게 풀어야 됩니까? 맞바꾸자 하는데 평화인 것 같은데, 자기들도. 미국 우리 치지 말라고.
이종석 : 일단은 그렇습니다. 현재 이미 김정은 위원장은 이 상황을 나름대로 조성하기 위해서 우리 특사단한테 벌써 대화 중에 도발하지 않겠다든가,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든가 이런 것들도 사실 여건을 위해서 자기가 내놓은 거 아닙니까? 그러면 올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고 거기서 모든 게 세세하게 다 타결되는 게 아니고 큰 틀에서 합의를 보겠죠. 그럼 북한이 핵무기 포기하고 비핵화하고 한다고 하면 미국이 해줘야 될 것에 대한 합의를 크게 본다는 말이죠. 그럼 이걸 가지고 서로 실무자들이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이걸 실행하는 게 아무리 두 사람이 정격적이고 파격적인 지도자라고 하더라도 리더십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걸리게 마련입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잘 관리해야 되고 관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한국과 같은 중재 역할, 그리고 6자회담 같이 북미는 어쨌든 간에 불신이 강한 양측 아닙니까? 불신이 강한 양측이 만나서 삐걱거릴 때 그걸 견인할 수 있는 그런 보조적, 보완적 6자회담도 복원이 돼야 하고요.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아주 중요한 것은 그래도 양 정상이 합의해서 이걸 냈기 때문에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2년 6개월 이상의 임기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또 우리 대통령 4년 남아 있고 그래서 그 기간 동안에는 만약에 밑에서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데 디테일에서 악마가 나타났을 때 위에서 그걸 제거해 줄 수 있지 않습니까? 밑에서 올라온 것들은, 실무 협상을 통해서 올라온 건 악마를 제거하기 어려운데 지도자가 한 것은 좀 쉽기 때문에 그나마 그 기간에 트럼프 소위 재선, 할지 모르지만 그 이전에 1기 트럼프 기간 중에 상당히 많이 진전을 시키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한편 일단은 그러한 프로세스를 갈 때 가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잖아요. 그런데 북한이 원하는 건 대북 제재를 완화시켜줘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럼 그걸 위해서 아마 북한이 앞에 어떤, 실제 북한이 비핵화로 가는구나, 성의가 있구나. 이런 걸 느낄 수 있는 몇 가지의 실행 조치가 추가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나와야 되지 않을까.
김어준 : 북한도 이런저런 선언이나 조치를 할 것이고 미국도 그런 조치를 추가적으로 하게...
이종석 : 아마 대북제재가 빨리 완화가 돼야 남북 간에 가장 중요한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문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이나 트럼프 이 세 사람의 생각을 보면 대북경제제재 완화를 조기에 해야 된다는 건 같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북한은 큰 로드맵에 따라서 가긴 하지만 그 전에 국제사회가 북한이 비핵화로 가는구나. 그리고 호전성을 약화시키는구나. 이걸 보여줄 수 있는 뭔가의 실행 조치가 있어야 되고 또 그걸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어준 : 오히려 정상회담보다 더 어려운 게 그런 거겠습니다. 어떻게 로드맵을 짜서 서로 합의하는 수준에서 진척시킬 것인가.
이종석 : 네. 그래서 핫라인이 필요합니다. 정상 간에 필요하면 밑에서 안 되는 걸 빨리빨리 조율을 시켜 줘야 되거든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김어준 : 그렇죠. 협상으로는 되지 않죠. 협상은 한세월 아닙니까.
이종석 : 외교관들은 여러 가지 관성, 그동안의 기 싸움 이런 걸 다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지도자들만이 상황 타개의 절박성을 가지고 단칼에 잘랐잖아요. 그러면 그 단칼에 자른 힘, 리더십. 또 이건 국제사회가, 독재적으로 자른 게 아니라 국제사회가 다 지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힘을 가지고 밑에서 문제되는 것을 자꾸 제거해 나가겠죠.
김어준 : 트럼프 재선 도움 줘야 되겠는데요, 저희가?
이종석 : 일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보면서 그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김어준 : 제 생각에는 북한이 파격적으로 미군의 북한 주둔도, 거기까지도 나가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저는. 일부 주둔해라.
이종석 : 그건 그런데 중국과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남쪽에 주한미군의 주둔에 대해서 말하지 않겠다는 것만 확인해도 상당히, 대단히 중요한.
김어준 : 그런데 장관님도 다 틀리셨잖아요.
이종석 : 네, 저도 틀렸기 때문에 자신은 못 해요.
김어준 : 그러니까 아예 극단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자는 거죠. 북한이 어떤 카드를 낼 거냐. 아예 극단적으로 이 구석에 주둔지 내줄게. 이런 거.
이종석 : 주둔보다 예를 들어서 나진항에 미군 한번 들어와봐, 항공모함. 이럴 가능성이. 이러면 엄청난 문제가 되는 거죠 중국이나 러시아한테. 그런데 중국 군함도 들어오고 미국 군함도 들어오고 러시아 군함도 들어오세요. 이렇게 되어 버리면 그때는 정말 상황이 정말 달라지면서 복잡해질 겁니다.
김어준 : 제가 이렇게 극단적인 상상을 하는 것은 지금 전문가들의 상상과 합리적인 정도, 경험에 기반한 합리 정도의 예상은 이때까지 하나도 안 맞아요, 지금까지 보니까. 지금 전개 상황에서.
이종석 : 완전히 하나도 안 맞는 건 아니지만 상당히 괴리되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김어준 : 3쯤 할거야 했더니 한 85 정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북한이 아예 친미국가로 선언하지 않을까, 어느 시점에 국제적으로. 그 정도로...원하는 건 이거잖아요. 자기들이 친미국가든, 친중국가든. 친소국가든 그게 아니고 자기들의 체제가 안전하게 유지되는 것.
이종석 :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게 경제. 김정은이 원하는 게 경제 발전이거든요.
김어준 : 먹고사는 거 해결되는 거.
이종석 : 네. 그걸 단순히 해결이 아니고 아예 자기들도 일종의 선진국가로 나가고 싶다.
김어준 : 중국 이상으로 잘 먹고 잘 살겠다는 거 아닙니까?
이종석 : 그렇죠. 사실 김정은한테는 그게 강하죠.
김어준 : 중국 이상으로 잘 먹고 잘 살겠고 그런데 체제는 유지돼야 하고, 그런데 미국이 자기들 적대시하는 한 그게 안 되니까.
이종석 : 압박을 받는 한 안 되는 거죠.
김어준 : 역사적 승부수를 본인도 던지는 거잖아요, 지금.
이종석 : 그렇죠. 그리고 자기 권력이 상당히 공고화되어 있기 때문에. 특히 작년에 트럼프하고 말폭탄 공방하면서 사실은 김정은의 권력은 완전히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김여정 보시지 않았습니까? 김여정의 그런 퍼포먼스는 김여정이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 자식이 다음 대에 후계자가 나오기 전까지 잠정적, 잠재적 후계자로 이미 위치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만큼 김정은 정권은 상당히 권력이 안정화됐기 때문에, 권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그 다음에는 체제안전 보장만 된다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 확실하게 나오지 않겠습니까?
김어준 : 잘 먹고 잘 살면 본인의 권력이 더 공고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이종석 : 과거에는 시장경제 개방하면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김정은은 그게 아니라 경제개방하라는 게 김정은의 모토니까 김정은 시대는 다른 거죠.
김어준 : 그리고 중국이 자신들을 먹여살려 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제. 보니까.
이종석 : 지금은 그렇게 보는 겁니다. 중국을 거치지 않고 곧장 문재인 대통령을 중개로 해서 곧장 워싱턴으로 갔기 때문에 중국도 한편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지만 또 한편으로는 굉장히 몸이 타죠.
김어준 : 그래서 저는 미국을 북한 쪽으로 끌어들이지 않겠는가. 제가 처음에 트럼프가 노벨상 노리면서 북한과 수교할 거라고 했을 때 처음에 아무도 안 믿었거든요.
이종석 : 공장장님이야 예지력에서는 뭐.
김어준 : 장관님, 오늘 여기까지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또 모시겠습니다.
이종석 : 네, 감사합니다.
김어준 : 지금까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남북,미의 움직임에 이 정도의 판단만 있어도......
북미회담이 끝나도 남북은 그대로 합쳐지는 통일의 시점은 아니다라는.....
역시 우리사회의 적폐청산과 더불어 새로운 세력이 집권에 참여해야
통일을 당길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게 될것이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나..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군..
딱 중반부 까지는..
대충 설명을 잘 하는듯 싶더니..
주한미군 철수와..
북.미간 관계 정상화 에서부터..
여지없이 삐딱선을 타더니 만..
급기야 뭐 북한이 중국보다는.
잘 먹고 싶어 한다고라?.. ㅋ
주한미군은..
북한에 위협적인 존재 라기보다..
한국을 점령하고 있는 점령군 이라서..
우리민족끼리에 방해 된다는게 문제 인거고.
북이 핵무력을 버리고 생 양아치인 미군에..
동북아의 안보를 맞긴다는 뜬금포에다가.
주한미군 철수 후폭풍은 절감 하면서도..
북.미 평화협정 후폭풍은 아예 모르것제?. ㅋ
그노메 인지 부조화.. ㅉㅉ
하긴..
북.미 평화협정은..
너무 큰 그림 이라..
.^^.
"주한미군은..
북한에 위협적인 존재 라기보다..
한국을 점령하고 있는 점령군 이라서..
우리민족끼리에 방해 된다는게 문제"이니.....
"통일"을 위해서는 그 수단으로 "조미평화협정"을
하려는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