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진즉 따뜻해졌겠죠? 이 즈음 황사가 한창일텐데 회원분들 모두 건강 잘 챙기셔요.
이번주에는 참 여러 일들이 많았습니다.
한 군데에 밖에 원서를 안 넣었거든요.
마침 엊그제 합격 통보가 왔고, 독일어 성적만 9월까지 보내면 된답니다.
그 시험을 방금 마치고 왔구요.
6주 뒤 결과를 봐야 알 것 같아요.
시험 대비때문에 요새는 정신이 없어서 카메라를 자주 못만졌습니다.
이번엔 요즘 일상 이모저모를 눈길 닿는대로 기록한 사진들을 공유합니다.

제가 자주 공부하던 자리입니다. 여기선 햇살만큼 중요한것도 없는 것 같아요.
좋은 날씨!라고 많이들 인사하고, 하늘이 개면 다들 표정도 그만큼 맑아집니다.
그리고 좋은 날씨만큼 공부에 치명적인 유혹도 없구요.
옆에 공부하는 친구는 제 베스트 프렌드인데 요새 저 따라서 자주 공부하러 옵니다.
역시 공부는 혼자할 때보다 누가 같이 옆자리를 지켜주면 정말 든든한 것 같네요.

위 학원을 나오면 바로 베를린 중심가로 이어집니다. 영어로 Middle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서울 강남의 논현동같은 느낌이에요. 학원, 사무실, 레스토랑, 카페가 정말 많죠.
한국에서는 문명과 동떨어진 곳에서 공부하다보니 이런 도심지가 맘에드네요. 아직은요.
한강 이남에 살면서 가로수길을 가본지가... 두어번 쯤 될 것 같은데 (그만큼 비 문명인이었습니다....)
요새는 그래도 외국인이지만 문화적으로는 아웃사이더까진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입니다. 95%이상이 독일인인 루터교 교회이구요.
한국에 있을땐 교회를 다니긴 했는데 모태신앙이라 가족들 따라 나갔더랬습니다.
당연히 여기서 한인교회를 나가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런 성스러운 공간에 있으면 느껴지는게 참 많은 듯 합니다.
한 번 서울시향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베토벤 9번 교향곡을 보면서
'이 노래를 들으면 없던 신앙심도 생기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교회건축을 보면 역시 없던 신앙심도 절로 생길 것 같아요.

이런 곳을 뭐라하죠, 건축에서는 중정이라고 하는데.
음 중정보다는 '안뜰'이 더 적절할 것 같네요.
한국 신도심들은 필지 위주의 개발이 되어서 건물이 띄엄띄엄 있고 사이로는 바람구멍이 나 있어서
사람들도 지나다닐 수 있고, 건물도 다 각기 제 모양껏 서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유럽은 건물들이 줄줄이 맛닿아 있는데요.
오래된 유럽 도시들은 이렇게 가로(길) 위주로 발전하여 블록단위 개발이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한 블록이 다 가도록 건물 사이의 구멍이 없죠. 대신 건물 군 내부에는 이렇게 안뜰이 있어서
채광에도 많은 도움이 될 뿐더러 이렇게 주민들을 위한 작은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여러모로 적절하지는 못하지만요.

날씨가 풀리면서 카페에서는 밖에 테이블을 내놓습니다.
바로 작년에, 서울시에서 도심 가로 활성화 사업을 한다고
종로구를 위주로 청계천 주위 카페 및 레스토랑의 야외 좌석을 구비시킨다는 계획을 들었는데.
얼마전에는 카페 테라스를 손님이 이용할 수 없다는, 당최 이해가 안가는 뉴스를 본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는 아마, 카페 앞 방부목으로 된 테라스 부분을 만들면 시에서 보조금이 나온다고 한 것 같은데요.
어쨌건 민원 때문이겠지요.
카페 앞 공간을 테이블이 저렇게 점유하게 되면 지나다니는 보행자와 앉아있는 사람들의 접촉이 발생하고
이 우연한 이벤트 들이 모여 풍부한 도시를 만든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쇼윈도들이 모여있지만 매일 같은 휑한 거리를 갖고 있는 도시보다는,
언제 어느 시간에 지나가도 모두 다른 장면을 갖고 있는 거리를 걷는게 모쪼록 더 신나는 일이죠.

유럽에서 공부하는 다른 후배들이 종종 찾아오곤 합니다.
그럼 저도 난데없이 여행자모드...로 들어가 사진 한 방씩 남기죠.
아마 유명한 박물관인 것 같은데... 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던 이 강이 우리나라로 치면 한강 격인 슈프레 강인데,
우리나라보다 수위차가 훨씬 적기 때문인지 강변에 저런 건물을 세웠습니다.
여기 어떤 클럽은 테라스로 나오면 바로 강가가 나오는 곳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미 나이가... 클럽을 좋아할 나이는 아니지만 여름이 되면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여긴 저 같은 책 수집 마니아들이 환장하는 도서관입니다.
훔볼트 대학이라는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도서관이니 만큼 책도 많고, 다들 공부도 열심히 하더라구요.
보통의 우리나라 도서관과는 달리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 가장 주된 공간입니다.
저 같이 잠 많은 사람들한테는 확실히 효과가 있어 보이네요.
같이 건축을 하는 입장에서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는 치밀한 구성이에요.
한국 선거는 독일에서도 연일 보도가 되었습니다.
사실 아시아 3국에서 이 만큼 (비교적) 민주적이고, 다이내믹한 선거도 다른 나라들에서는 찾기가 힘드니까요.
많은 분들의 노력과 참여,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대선과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가 되구요.
첫댓글 어릴 땐 베를린이라는 도시 이미지가 막연히 삭막하고 재미 없을 것 같아 유럽 여행 때 안갔는데, 최근에는 너무 가고 싶은 도시 중에 하나입니다. 중간에 클럽 얘기도 하셨는데, 세계에서 클럽 문화가 제일 활발한 도시 중의 하나라더군요. 한 번 꼭 가보세요ㅎㅎ
맞습니다. 정말 삭막하고,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도시에요. 하지만 그 혼돈의 틈새에서 매일 매일 예측하기 힘든 일들이 일어나죠. 이게 바로 베를린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공부는 다른 곳에서 하게될테지만, 나중에 꼭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입니다. 클럽은 꼭 가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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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은 아니고 알렉산더플라츠쪽이에요 :) 카데베나 포츠담광장은.... 서울보다 건물들도 낮은데 가면 정신없이 어지럽네요...
베를린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건 성박물관 이었습니다...ㅋㅋ
그런 좋은곳이 여기 있었습니까? 내일이라도 당장...
와 이거 뭐지? 여친과 유럽 데이트 아녀 ㅂㄷㅂㄷ
베스트프렌드 ≠ 여친 ...... ㅜㅜ
도서관 멋지네요 공부하고 싶어집니다
막상 맘먹고 가면 쏟아지는 졸음... 뭐가 문젤까요 ㅜㅜ
작년 5월에 갔었는데 또 가고 싶어지네요. 제 주변 분들은 독일을 왜 그렇게 좋아하냐고 의아해 하지만, 전 독일이 참 좋습니다. 이유는 딱히 설명은 안되네요. 맥주와 사람들, 깔끔한 도시느낌 정도를 댈 수 있을까요. 독일은 2번 갔지만, 또, 그리고 계속 가보고 싶은 나라입니다.
독일어도 느끼신 바에 못지 않게 숨막히게 깔끔하고 딱딱 맞아떨어집니다...^^;;; 아이 재밌어라...
카이저빌헬름 교회 맞은편이네요 ㅎㅎ
맞습니다 카이져빌헬름교회 신관입니다!
도서관 마룻바닦에 채광 ㄷㄷㄷ
여기 제가 가본 도서관들은 기본 채광수준이 저 정도더라구요. 제가 한국에 있을 때 다닌 대학 도서관장님이 오셔서 같이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인데, 대학에서 도서관 리노베이션 진행중이신데 많은 힌트를 얻고 가셨답니다.
@lylacstudio 도서관 건물 구조가 책장같이 생긴게 참 재밌네요
엄청나네요...진짜 ... 독일은 물가도 싸다고하던데 ㅠㅠ 어떤가요??
독일은 정부차원에서 생필품 가격을 어느정도 통제하고 있습니다. 제가 구매하는 가격선(극단적으로 싼 가격)에서 말씀드리자면, 샴푸 큰게 800원, 삼겹살 2kg 3천원, 그리고 이 외에 감자 양파 등 서울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농산물의 경우 질도 더 좋구요. 다만 약을 잘 안쳐서그런지 곰팡이는 서울보다 빨리피는 편이네요.
집세는 최근 1-2년 사이에 정말 많이올라서, 베를린도 다른 대도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원룸기준으로 보통 월 50선에서 70정도는 잡아야합니다. 아파트에서 방 하나 임대하는 경우는 조금 더 싸긴하구요. 외식비용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베를린에서는 서울보다 0~20%정도, 조금 비싸다고는 느껴집니다. 얼마 전 선배와 같이 괜찮은 한식집에 가서 소주 한 병, 해물탕 2인분, 전채요리 삼겹살볶음을 시켰는데 10만원 정도(...)가 나온적이 있긴 합니다. 해물이 참 비싸고 맛이 그저 그런 것 같아요.
사진 멋있네요
자유로운 것 같아 부럽고 멋있네요 열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