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둘러싼 미생물의 세계를 탐색하면서 미생물 및 질병의 연구와 치료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을 보여주는 『감염』. 인체 발화 및 바이러스성 · 전염성 정신병 같은 희귀 사례들에 대한 오랜 연구와 경험, 그리고 면역학에 대한 기본 지식 등을 저자 특유의 기법으로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사물들과 사건들 사이의 놀라운 연관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 제럴드 N. 캘러헌
저자 제럴드 N. 캘러헌(Gerald N. Callahan, Ph.D.)은 콜로라도 주립대학교의 면역학, 병리학 및 영문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에 교수로 임용된 첫 번째 인물이다. 50편 이상의 학술 논문 및 콜로라도 강을 탐사했던 자신의 경험에 관한 수필 『콜로라도 오디세이(River Odyssey)』와 『믿음, 광기, 그리고 인체의 자연 발화(Faith, Madness, and Spontaneous Human Combustion)』 등 두 권의 저서를 냈다. 다양한 문학지를 통해 수많은 시와 에세이를 발표했으며, 내셔널지오그래픽과 ABC 뉴스에 출연했다. 과학과 문학에 관한 저술과 강의로 많은 상을 받은 저자는 포트 콜린스에서 아내와 함께 세 마리의 개를 키우며 살고 있다. 닫기
역자 : 강병철
역자 강병철은 제주와 재즈를 사랑하는 소아과 전문의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같은 대학 어린이 병원에서 수련했다. 2005년 영국 왕립소아과학회의 Basic Specialist 자격을 취득했다. 옮긴 책으로 광우병과 식인의 역사 및 현재 상황을 추적, 분석한 『살인단백질 이야기』를 비롯하여, 『제약회사들은 어떻게 우리 주머니를 털었나』 『약 없이 고혈압 이겨내기』 등이 있다.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면서 좋은 책의 기획과 번역에 전념하고 있다. 닫기
목차
감사의 글
들어가는 이야기 - 할아버지의 나무 의족
제1부 건강과 생명을 주는 이로운 미생물
1. 감염 : 어디서 오는가?
2. 우리는 왜 감염되어야 하는가? : 깨끗한 환경이 아이를 망친다
3. 유전자 속의 세균 : 감염과 인간의 진화
4. 패혈증과 자기인식 : 감염증
제2부 고통과 죽음을 주는 해로운 미생물
5. 어두운 면 : 감염병
6. 방향을 틀다 : 무너져 내리는 세계
7. 숨겨진 것들 : 인간 질병의 숨은 얼굴
8. 광기의 진실 : 감염과 인간 행동
9. 붉은 새벽 : 미래의 모습
제3부 인간과 미생물의 도전과 응전
10. 911호의 미스터리 : 사스
11. 날아다니는 질병 : 말라리아, 뎅기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12. 변화하는 병원균 : 탄저병, 페스트, 생화학 테러
13. 뇌를 녹이는 질병 : 광우병
14. 무지가 부른 대학살 :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15. 가장 무서운 살인마 : 독감
주
옮긴이의 글
색 인
출판사 서평
인간의 생존을 결정하는 미생물의 두 얼굴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세균에 감염된다.
우리 몸의 99%를 차지하는 세균에 관한 충격적 사실!
세균과 바이러스가 인간(당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사스와 조류 독감, 신종 플루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항균 스프레이와 손소독제 광고도 많이 늘어났다. 그런 광고에서는 세균 없는 청결한 환경이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로 소개된다. 하지만 면역학과 병리학의 권위자 제럴드 캘러헌 박사는 깨끗한 환경이 아이들을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우리 몸을 감염시키는 미생물들 중 대부분이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우리가 면역 체계를 발전시키면 병원균도 그에 대응하여 스스로를 진화시키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질병’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세균 같은 미생물에 대한 오해와 불안을 이렇듯 말끔히 제거해주는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에서는 미생물이 우리 몸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도록 일깨운다. 제2부에서는 지난 세기 동안 각종 감염성 질병을 구축함으로써 미생물계를 정복했다고 생각해온 우리의 오만함에 일침을 놓는다. 제3부에서는 사스, 탄저병, 광우병, 에이즈, 조류 독감 등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거나 앞으로 변화시킬 새로운 미생물들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의 특징은 생물학에 관한 책이지만 읽는 데 부담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아마도 저자의 의도였든 아니든 뛰어난 수필가인 저자가 기차 사고에 따른 감염으로 다리를 잃은 할아버지와 전쟁터에서 매독에 걸린 외삼촌의 사례를 들어 첫 장을 쉽게 풀어나감으로써 이 책의 접근성을 높였기 때문일 것이다. 영문학과 부교수로 활동할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지닌 저자의 글이라는 점도 미생물에 관한 생소한 이야기들이 편안하게 읽히는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독자는 건강에 대한 지나친 염려와, 몇몇 질병의 원인에 대한 오해에서 벗어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https://youtu.be/UZ9rikUF6g4
우리 몸의 99퍼센트는 세균이다
캘러헌 박사는 “우리 몸의 99퍼센트가 세균”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이 책을 시작한다. 이는 인간 게놈의 서열 분석 결과이며, 우리 몸이 보유한 세균 유전자의 수가 어머니의 난자와 아버지의 정자가 물려준 유전자의 수를 압도하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한다. 이 추가된 세균은 우리 스스로 흙과 접촉하면서 혹은 부모님이나 연인,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받아들인 것으로, 이들이 지금 우리 자신의 몸을 구성하고 있다.
그래서 캘러헌 박사는 “미생물은 사람을 창조하며, 건강한 미생물은 더욱 건강한 사람을 만든다”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기만 해도 감염병의 특징은 변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지구에서 미생물에 필적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이들은 다른 어떤 것보다 지구의 환경에 잘 적응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미생물이 인간의 몸속에서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사실을 파스퇴르가 입증한 이래 우리는 몇몇 미생물(병원균)들의 위협을 두려워하여 세상을 멸균하는 데 몰두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오만했다. 즉,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아주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물론, 우리 자신마저 이미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감염되어 있기 때문에 세균 감염에 따른 질병을 완치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모든 미생물들을 쳐부수는 대신, 그들과 공생하며 조화를 이룰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캘러헌 박사는 충고한다.
인간 또한 다른 인간이 걸리는 질병의 원인이다
캘러헌 박사는 각종 전염병이나 감염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미생물만이 그 원인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즉, 인간도 다른 인간들이 병원균에 감염되도록 원인을 제공한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헨리 외삼촌과, 파스퇴르의 광견병 백신 덕에 목숨을 건진 은혜를 갚으려고 그의 묘지기가 되었다가 나치스의 횡포 때문에 자결한 조제프 마이스터는 물론 극단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질병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무지와 제약회사들의 횡포는 눈여겨보아야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아프리카이다. 환경운동가 레이첼 카슨의 책 『침묵의 봄』을 근거로 유럽연합 대사 가이 리켄은 DDT를 추방하여 새들을 보호하든가 유럽연합과의 무역을 포기하라고 우간다 정부를 협박했다. 하지만 우간다의 한 어머니는 이렇게 항변했다. “새들 이야기는 하지도 말아요. 체내에 DDT가 약간 축적되는 것이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로 아이를 잃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이야기도 하지 마세요. 모유에서 DDT가 분비되는 게 제일 큰 걱정거리라면, 아프리카인들은 모두 기쁨에 겨워 춤을 출 거예요.” 아울러 말라리아모기를 막을 방충망을 살 수 없고, 에이즈에 오염되었을지 모르는 주사기와 바늘마저 다시 써야 하는 곤궁함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이다.
큰돈과 명예가 걸린 신약의 특허권을 놓고 분쟁하는 제약회사들과 연구소들도 이런 상황을 심화시킨다. 질병에 대한 대중의 무지를 이용하는 정치인들과 종교인들, 언론인들도 원인 제공자라고 캘러헌 박사는 지적한다. 진정 질병으로 고통받는 어려운 이웃을 구하고 싶다면, 그들의 무지와 가난이 먼저 해소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인간의 건강을 지켜줄 존재를 생각한다
저자는 청결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기생충과 세균을 쫓아내는 것은 영원한 벗을 추방하거나 수백만 년 동안 살아온 배우자와 이혼하는 것과 같다고 충고한다. 한 예로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 대장균에 오염된 식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벌레에 물리거나 세균에 노출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미생물은 적이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그 적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배워왔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아이들을 구해줄 존재는 바로 그런 벌레들과 세균들일지도 모른다. 감염에 대한 강박적 공포 때문에 스스로 호텔 방에 갇혀 죽은 ‘정신 나간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를 예로 들 필요도 없다. 캘러헌 박사는 1980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내 천식 환자의 수가 670만 명에서 1,730만 명으로 증가한 사실을 소개한다. 이 수치대로라면 2020년에는 2,900만 명의 미국인이 천식에 걸릴 것이라고 추정된다. 아울러 통독 직후 동독과 서독 어린이들의 천식과 알레르기 발병 상황을 조사했더니 동독 어린이들의 발병률이 더 적었다는 무티우스 박사의 연구 결과도 눈길을 끈다.
이런 모든 연구 결과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은 세균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는 캘러헌 박사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무균 상태의 포유류는 물과 영양이 30퍼센트 더 많이 필요하며, 면역계가 발달하지 못하여 온갖 감염증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설사와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더 일찍 죽는 일도 흔하다. 무균 상태로 태어나 어쩔 수 없이 무균 플라스틱 공 속에서 12년을 살아야 했던 데이비드 베터처럼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소독된 방의 멸균 시트가 아니라, 우리가 딛고 선 ‘더러운 흙’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 이 책에 대한 찬사
“인체 발화 및 바이러스성·전염성 정신병 같은 희귀 사례들에 대한 오랜 연구와 경험, 그리고 면역학에 대한 기본 지식 등을 저자 특유의 문학적 기법으로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이렇게 매혹적인 책에 흥미를 갖지 않을 독자가 있을까……생화학과 병리학에 두루 정통하며 상상력이 풍부한 과학자인 캘러헌은, 언뜻 보기에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사물들과 사건들 사이의 놀라운 연관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북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