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릉 수목원에서
홍매
2024년 3월 17일(일) 홍매가 보고 싶어 홍릉 수목월을 찾았다.
남녘엔 이미 오래전에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실망을 하고 돌아왔다. 아직 여러 날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래도 참 좋았어.
앉은부채(앉은부처)
일행물나무
히어리
도사물나무/히어리와 비슷한데 꽃대축에 잔털이 있다.
풍년화
복수초.
많이 웃자라 있었다.
눈 속에서 피는 녀석이니, 지금은 너무 더워할지도 모르겠다.
복수초
좀 추우면 어떻고
벌 나비 없으면 어떠리
난 꽃을 피우련다
무리 중에 끼어
다투며 사는 것
난 그리 않으련다
눈밭이어도 좋고
외로워도 상관없다
스스로 나이고 싶다
글, 사진 / 최운향
기름나무
만리화
개나리와는 다르다.
금년 첫 참꽃을 보았다.
그 비애의 모습, 순결한 모습에 절로 피어오르는 옛 생각.......
엄니
그 따뜻했던 봄날
들꽃 만발한 길을 따라
구름처럼 흘러가시더니
지금 쯤 얼마나 멀리
이 하늘을 보시나이까
산수유가 피고
가녀린 몸매로
진분홍 참꽃이 필 때면
당신 생각에 긴 날을 보냅니다
피지도 않은 여린 시절 시집 오셔
살아가는 모든 게 그리도 힘든 세상
웃음을 잃은 모습으로
묵묵히 순종하며 그저 죽어 사셨으니
그게 저버릴 수 없는 억만년 인연이라
차라리 하고 또 해서 다 해버리라지
내가 걱정 아니하면 살지를 못 하는데
세상이 온통 걱정 걱정인데
걱정을 버리라니
걱정이 삶이고 삶이 걱정이었으니
오죽하면 걱정 없이 사시는 게
세상 소원이셨으리
이젠 그 소원 이루셨으니
여기 걱정하시질 마오
춥고 메마른 긴 긴 겨울
말없이 척박한 곳에 홀로 서서
끼닛거리 구하기도 어려웠을 터인데
.................................
어둔 밤 쌀쌀한 바람을 넘어
그래도 제일 먼저
순결하게 꽃을 피우고야
푸른 잎을 틔우는 참꽃
당신을 닮았군요.
목이 터져 토해낸 뜨거운 핏물로
타는 목을 다시 축이며
소쩍새 애타게 웁니다
지금 계신 곳엔 무슨 꽃이 피었나요
당신 생각에 또 한 날을 보냅니다
돌연 산이 무너지는 천둥 번개
굵은 주먹비가 쏟아져
가슴을 때립니다.
엄니!
2007. 3. 31 / 최운향
섬괴불나무
바위남천
제비꽃.
불암산에서 녀석을 찾지 못했는데......
반가운 만남이었다.
돌단풍
어치
몸을 다듬는 어치
곤줄박이. 나무의 새순을 쪼아 먹는데 그 표정이 참 귀여웠다
글, 사진 / 최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