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로 인해 고통을 받는 청소년들을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해와 관련한 청소년 상담 건수는 2018년 2만 7,976건으로 2015년(4000건)에 비해 7배나 급등하고 있으며(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2019) 여자 청소년들의 자해는 훨씬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자 청소년들의 자해행동은 청소년 초기인 12세에서 15세 연령사이에 시작되며(이동귀, 함경애, 배병훈, 2016) 자해 청소년의 남녀비율은 여학생이 4.1%로 남학생 2.2%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고,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여학생 5.0%, 3.2%로 남학생 2.3%, 2.1%보다 1.5~2배가량 높았습니다. (보건복지부, 2018)
이동귀 등(2016)이 여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참여자 전체의 20%가 자해경험을 보고하였는데 이는 미국, 영국, 중국, 대만 연구와 비교했을 때와 유사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자해는 여자 청소년들에게 빈번하게 이루어지며 죽음에 대한 고의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건강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자살사고, 정신건강문제, 가족 및 사회문제, 진로, 폭력 등에 영향을 미치며 실제 자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고위험군으로 분류하여 위기 개입할 필요가 있습니다.(신미옥, 2015; Hawton et al., 2003)
이러한 위기의식과 개입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여자 청소년들이 자해를 하는 이유와 경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연구가 미비한 이유는 첫째, 자해 용어의 혼용과 측정도구의 문제입니다. 자살, 자살시도와 자해 용어가 구분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자해만을 측정하는 도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연령, 성별에 따른 자해의 구체적인 통계수치 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김수진, 2017)
둘째, 연구대상을 찾기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은 주변의 이해를 받고자 하는 마음과 동시에 부정적인 시선에 대한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자해를 숨기려고 하기 때문에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 DSM-5에서는 자해를 추가 연구가 필요한 진단적 상태로 분류하고 진단과 치료 및 추후 연구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연구자들은 연령, 성별, 자살의 고의성 여부에 따라 신체에 미치는 결과, 의도, 치명성, 인지적 특성 등이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특성별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김수진,2017)
청소년들의 건강한 발달을 돕기 위해선 당사자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청소년기 자해는 심리 내 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사회문화적 영향,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겪는 학업적응의 실패, 집단 괴롭힘, 가족 갈등, 어린 시절 외상사건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부정적 정서, 그리고 이로 인한 부적응적 대처 등이 자해행동과 관련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김동환 ,2014; 성나경, 강이영,2016; 신미옥,20115;이동훈 등,2010; 이혜림, 이영호, 2015)
이러한 이유로 여자 청소년들의 자해를 강화시키고 유지시키는 요인과 요인들 간의 상호작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질적 연구는 연구 참여자들의 실재에 접촉하는 총체적인 접근으로서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현상을 생생하게 드러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비자살적 자해 행동의 개념
비자살적 자해(Non-Suicide Self Injury:NSSD)는 자살에 대한 의도 없이 자신의 몸에 반복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행동을 말합니다.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인 DSM-5에서는 비자살적 자해는 대부분 10대 초기에 시작해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난다고 설명합니다.
자살의도가 있는 자해와는 달리 비자살적 자해의 특징은 자살에 대한 의도가 없으며 자신의 신체표면에 상해를 가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감소시키기 위한 정서조절의 수단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자해를 반복적으로 하는 경우 중독과 유사한 행동 양상을 보이며 점점 더 상처는 심해지고 많아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비자살적 자해를 개념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죽음에 대한 의도입니다. 죽음에 대한 의도 유무에 따라 비자살적 자해(NSSI)와 자살적 행동(Suicidal behavior)으로 구분됩니다.(Crosby, et al., 2011)
비자살적 자해와 자살적 행동의 차이점은 죽음의 의도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자살적 행동은 보다 영구적으로 의식을 끊음으로써 삶을 끝내려고 하는 목적이 크며 비자살적 자해보다 치명적이며 자해행동의 빈도가 낮습니다.
이에 비해 비자살적 자해는 심리적 고통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도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며 덜 치명적일 순 있지만 반복적, 만성적인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비자살적 자해는 청소년들에게 발달상에 부적응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병리적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가장 흔한 자해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은 자신의 신체 일부를 칼로 긋는 행동입니다. 자신을 때리거나 몸에 난 상처를 치료하지 않고 날카로운 물건으로 상처를 내는 행동도 빈번하게 이루어지지만 자해행동의 80%가 날카로운 것으로 피부를 베거나 찌르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이동귀 등, 2016)
자신의 신체를 칼로 긋는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살의도를 가지고 독극물과 같이 약물을 과다 투여하는 사람들과 의도가 다릅니다. 그들은 자기처벌과 긴장완화를 위해서 이러한 행동을 합니다.
임상가들은 칼로 긋는 행동은 자살의도가 없는 청소년들의 자해가 자살시도의 강력한 예측 변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