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대해 아는거 전혀 없는 사람이 끄적이는 글이니 심각하게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문제되는 국가대표님 감독 선임문제...
제가 얼핏 생각해보니까 3가지 정도의 고려사항이 있더군요.
1. 우리(나라, 협회, 팬 etc..) 가 구현하고자 하는 축구를 만들수 있는 사람인가
2. 그 감독 후보가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을 맡을 의사가 있는가
3. 그 감독을 데려올 수 있는 돈(예산)이 우리에게 있는가
1. 우리(나라, 협회, 팬 etc..) 가 구현하고자 하는 축구를 만들수 있는 사람인가
이건 2002년부터 지금까지 총 3번의 월드컵을 거치면서
우리 국가대표 축구가 얻은것과 아직 모자란것,
앞으로 세게무대에서 더 큰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것 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향후의 로드맵이 있어야 나올 수 있는 답인듯 합니다.
로드맵/추진전략/타임테이블의 수립...
뭐 직장다니시는 분들한테는 익숙한 얘기죠. 조직/프로젝트 관리 분야에서는 필수입니다.
근데 작금의 논의과정과 언론보도를 보면,
축구협회의 논의에는 가장 중요한 1번에 대한 고려가 빠져있다 이거죠.
하다못해 "현재의 공격력을 더욱 강화하고, 이번 월드컵에서 문제로 제기된 수비조직력을 다듬을 수 있는 감독"
정도의 선정기준을 립서비스 하는것 조차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기술위원장님의 발언이라곤
"허정무 감독의 업적을 계승하기 위해 국내파 감독으로"가 고작이었죠.
하다못해 지금 현 상황에서는 국내파 감독이 (사실 "국내파"라는 용어도 웃기죠 ㅎㅎ)
외국인 감독보다 어떠어떠한 면에서 낫다.. 라는 설명만 있었어도
지금 축구팬들이 이 난리 치지는 않았을것 같습니다.
2. 그 감독 후보가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을 맡을 의사가 있는가
우선 내국인 감독들은 누구나 궁극적으로 "국대 감독"에 대한 꿈을
가슴속에 품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99% 맞을것 같습니다.
그러면 외국인 감독들에 포커스를 맞춰서 얘기해보죠.
우선 현실적으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외국의 탑클래스 감독들이
"아직까지는 축구 변방인" 한국에 관심가질 가능성은 현저히 적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커리어의 정점에서 약간의 문제를 겪고 하강추세인 A급 감독들,
또는 이러저러한 사유로 무직상태의 A급 감독들.. 널려있습니다.
그 외국인 감독들을 리스트업해서,
아까 얘기한 우리의 1번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인물인지 살펴보고,
입찰이라도 해보는것.... 그게 그렇게 불가능하고 어려운 일일까요 ?
이제는 식상하다 못해 진부한 히딩크 얘기를 해보면,
2002년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금이야 거의 세계 축구판에서 신의 반열에 오른 그양반이지만,
한국에서 가삼현과 이용수가 감독 오퍼를 넣을 99년~2000년 당시에는
레알마드리드와 레알베티스를 연이어 말아먹으며 커리어에 상처를 입고
TV 해설이나 하며 시간을 죽이고 있을 떄였습니다.
거기에 개최국 프리미엄, 거액의 보수, 새로운 도전 등의 동기가 결합되어
그양반은 한국 국대감독을 수락하고, 그리고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어버리죠.
히딩크 스스로가 자서전 마이웨이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지금 한국은 나름대로의 약간의 프리미엄이 있습니다.
이제는 세계무대에서도 어느정도 알려지기 시작했구요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이란 성과도 내었습니다.
자국 감독에서 보직해임된 특A급 감독들, 클럽에서 사임하고 쉬고 있는 특A급 감독들..
몇명 추려서 오퍼 넣으면 그중 몇명 틀림없이 입질합니다.
월드컵 출전국 감독들만 보더라도 둥가 비엘사.. 즐비합니다.
그 시도조차 안하는 이유는 뭘까요.
3. 그 감독을 데려올 수 있는 돈(예산)이 우리에게 있는가
예전에 사월로 기억하는데,
협회의 전체 예산과 감독직에 쓸수 있는 가용예산을 현실적으로 분석한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저야 뭐 축구 문외한이다 보니 그러한 사정을 알지는 못하고,
또 감독의 연봉이야 계약당사자만 알고 대외비로 분류되는 사항이니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제 희미한 기억으로는 허정무 감독이 5억원선인가 그랬고
히딩크가 100만 달러, 그 뒤의 아드보캇/배어백 감독은 그보다 훨씬 낮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냥 단순화시켜 얘기한다면,
허정무 감독에게 지급한 수준~그보다 조금 더쓰는 수준이라면
여러 탑클래스 감독들에게 떡밥 던져볼 수준은 되지 않느냐..라는게 이 문외한의 생각입니다.
(이 부분은 팩트/논리의 오류가 있을수도 있으니 가차없이 지적해주시길)
물론 축협이 무슨 화수분을 끌어안고 있는 부자도 아니고
한정된 예산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입장이니 투자의 선순위는 분명 있을것으로 생각합니다.
무조건 대표팀 감독에게 거액을 투자할 시대는 분명 지났다고 여겨집니다.
다만 현 수준에서도 "예산 사용처의 합리적 선택"을 할 여지는 남아있지 않느냐.. 라는게 제 짧은 생각입니다.
그냥 두서없이 써봤습니다만,
결론적으로는 내국인 감독을 쓴다 하더라도
그 결과(내국인 감독)에 이르는 과정이 축구팬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합리적 선택의 과정을 거쳐 결정되었으면 좋겠다.
뭐 이 얘기네요.
첫댓글 절차와 시스템이 문제인데, 언론과 협회에서는 모른 체하고 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