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렇게 가정해볼수 있습니다.스톤헨지가 만들어진 유래는 여러가지가 나오고 있지만 그중 가장 유력한 학설은 스톤핸지가 일종의 천체관측소였다는 것이지요.하지때 스톤헨지와 스톤헨지중심으로부터 120피트떨어진 힐스톤 잇는선이 일출방향을 가리키는것이 증겁니다.
또 원형밖의 직사각형 모양의 4개의 삼석탑은 달의 움직임을 예측하죠.또 스톤헨지의 중심점.힐스톤등 10개의 중요한지점을 서로 잇는 직선이 태양. 달의 움직임과 일치하죠.
하지만 지금은 낮이 지났으니 밤일 확률이 높을껍니다."
"하지만 그 학설과 벨제뷜트가 깨어난다는것이 무슨 상관이있는가?"
"밤은 악령들의 사기가 충만할때.잡귀들이 설치고 다니는때는 새벽2시에서 3시경사이.거기다가 저번의 블랙서클과의 대결때 거기서 많은 생명이 죽었잖아요..."
준후는 생각이 정리가 안되는지 끝에가서 말을 얼버무렸다.
박신부가 준후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말했다"하여튼 거기로 얼른 출발하세!"
"모두들 안전벨트 꽉 묶으세요!"
현암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그 예의 운전으로 차를 몰았다.
한참을 가다가 승희가 버럭 소리를 쳤다.
"벨제뷜트가 왜 스톤헨지에서 깨어나려는지 알았어요!"
졸고있던 준후와 기도를 하고있는 박신부가 눈을 크게 떴다.
"왜지?"
"잘 들어보세요.이건 언제까지나 추리지만요..우선 스톤헨지와 에이브베리,글래스톤베리를 잇는 삼각지대에는 웬체스터가 있죠,하지만 얼마전부터 웬체스터 주변에서 미스테리서클이라는 원이 생기고 있죠.미스테리서클이란 농작물이 자라고 있는 들판한가운데 원형이나 기하학적인 모형으로 농작물이 눌려져 있는것이죠.하지만 최초발생후 몇십년간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있어요.대부분의 것들은 예술작품과 흡사하게 만들어져있고 또 고대켈트족이나 요정신앙에 나타난 고리와 너무 흡사하여 신비감을 나타내고있죠,그 미스테리서클안으로 들어가면 여러가지 현상이 발생하는데 금속기구가 진동을 하거나 오렌지불빛이 보이거나 또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등. 영적현상이 많이 일어나고있어요.
이 미스테리서클이 자주 생기는 웬체스터와 스톤헨지.에이브베리.실베리 힐쪽으로 하늘과 교감하는 지역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죠"
"어쩐지 섬뜻한데요.."
'오..하느님.이제 정말 세상은 어떻게 되는것입니까?승희의 말이 사실이라면...'
네사람의 마음속은 이런저런생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어느덧해는 서산으로 지고있었다.
"자..내리세요"
현암이 차문을 열면서 말했다.
다들 붉어진대양과 언덕위에 엉성하게 세워져있는 돌들을 바라보고 있으면서 온갖 만감이 교차하는것을 느꼈다.
준후가 한참만에 침묵을 깨고 말했다
"신부님..어째서 또 종말이 오게된것일까요?결국 종말이라는건 사람이 초래한 나태의 산물인것인가요?종말을 막으면뭐해요..또다시 종말은 올것인데.."
"준후야.난 그렇게 생각하지않는다.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때문에 잘못을 저지르고 살수있는거란다.하지만 사람은 서로 사랑하기도 하고 아껴주기도 하지.그렇기 때문에 여태까지 버텨왔던거야.블랙엔젤같은 악마들이 사람을 해치려해도 그건 이 세상에 사랑이라는것이 존재하는이상 쉽게 깨지지 않는단다.결국 인간은 종말을 초래하기도 하지만 그걸 또다시 막기도 하지.우리들처럼 말이야"
어느새 박신부와 준후의 눈가엔 눈물이 고여있다.
"현암군..우리가 막지못하면 또다시 헤어질수도 있어.난 이제 그런거 싫은데...이젠 싫다구..."
승희어깨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승희야.내가 옛날에 했던말 생각나니?"
승희는 뒤를 돌아서 현암을 멀뚱히 쳐다보았다
"넌 아마 모르겠지.내가 그때 월향을 어떤마음으로 보냈는지 말이야...너에게 항상 말은 못했지만 넌 알거라 믿었어.어느날엔가 행동은 그렇지만 마음은 이미 너에게로 가있는날 발견했지...."
"혀...현암군.."
현암은 승희가 그동안 보았던 미소중에 가장 환한 미소를 비춰주면서 승희를 포옹했다.
'이시간이 영원히..이대로 멈춘다면 얼마나 좋을까..'
갑자기 노을이 져버리면서 하늘이 컴컴해졌다.바야흐로 두번째의 종말의 서막이 열리는 순간이였다.
하늘이 컴컴해지고 번개와 천둥이 몰아쳤다.거친 비바람이 몰아쳤다.땅이 갈라지면서 고막을 찢는 진동이 일어났다.
[내가보매 또다른 짐승이 땅에서 올라오니 새끼양같이 두뿔이 있고 용처럼 말하더라.저가 먼저 나온 짐승의 모든권세를 그앞에서 행하고 땅과땅에 거하는 자들로 처음짐승에게 경배하게 하니 곧 죽게 되었던 상처가 나은자니라]
거대한 그림자가 네사람앞에 나타났다.
네사람은 형태가 보이지 않아도 확실할수있었다.
' 벨제뷜트!'
블랙엔젤과 아스타로트처럼 대화하지않아도 보지 않아도 그 사악한 기는 이루 말할수없이 컸으며 어둠의 권세를 장악한 대악마의 몸서리쳐지는 끔찍한 살기가 온 일대를 뒤덮었다.
그 끔찍한 살기에 네 사람은 정신을 잃었다.
'오빠...'
'혀..현아?'
'오빠..여긴 너무 춥고 외로워..오빠가 오기만을 기다렸어..이제 나랑 같이가..응?'
'현아야.....미안..미안하다'
'그러니까 나랑 같이가...'
현암은 아른하게 보이는 현아의 뒷모습을 보면서 손을 잡으려고 했다
'오빠..더 가까이 와야 손을 잡을수있지...더 가까이와'
정신이 나른해지면서 손이 닿을락 말락 했다.손이 막 잡힐려는 순간 은빛의 조그만 형체가 현암에게로 왔다
'이...이건..월향..월향..니가 어떻게..?'
'안돼요.그손을 잡지 마세요..나쁜기억은 잊어버려요..'
현암은 정신이 번쩍 들어 앞을보니 현아가 울고 있었다.
'오빠.어서 내 손을 잡아!'
'넌...현아가 아니야'
'아냐!잘봐.오빠 동생 현아란말이야.'
현아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지고 있었다.
'이건 현아가 아니다!'
현암은 닿았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면서 현아의 몸을 와락 밀쳐냈다.
'아악!오빠..나한테 어떻게 이럴수가..이럴수가..'
현아의 몸이 산산조각나면서 없어져버렸다.
'아저씨...'
박신부는 가까스로 눈을 들어 형체를 바라보았다.조그만 손이 박신부에게 다가오고있었다
'미..미라..'
'아저씨..그동안 많이 힘들었죠?아저씬..잘못이 없어요..그러니 이제 저랑 편한곳으로 가요'
'그래..그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단다..하지만 난 해야할일이 남아 있단다..'
'해야할일이요?그런거 이제 다 소용없어요..어차피 종말은 다시 올텐데요..그러니 이제 그런걱정은 마시고 저랑 같이 가요..'
'아니..내가 해야해..사람들은 서로 미워하고 헐뜯지만 실은 아주 가엾은 존재란다...주님은 그런불쌍한 사람들을 도우라고 내게 힘을 주셨어..그러니 내가 해야만해..'
'저랑같이 가자니까요!'
순간 미라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면서 입술에 경련을 일으켰다.
'이건..미라가 아니다!'
'넌 누구냐!'
'아저씨..저 미라예요.왜그러세요?'
'넌...미라가 아니야!나를 혼돈시키지마라!'
'아저씨..어떻게 제게 그럴수가 있어요!아저씰 평생 미워할꺼예요'
미라의 몸이 찢어지면서 없어졌다
'음..여기가 어디지?'
어둡고 음침한 동굴안.
안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아주 낯익은 목소리가..
'응..?저건 현암군 목소리잖아!'
승희는 나른해지려는 정신을 추스리며 벽을 잡고 일어서서 소리가 들리는곳으로 갔다.
소리는 점점 처절하게 크게 들리고있었다.
'혀..현암군 조금만 기달려.곧 갈게..'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간 승희는 의외의 상황에 벌어진 입을 다물수 없었다.
현암은 기둥에 꽁꽁 묶여 있었고 그 앞에는 검은옷을 입은 여자가 요염한 모습으로 현암 무릎에 앉아있었다.
"으..승희야..나좀 도와줘"
"혀..현암군!그 여잔 또 뭐야!"
"나도 모르겠어.그러니 어서 와서 나좀 풀어달란 말이야"
승희는 순간적으로 화가났다.도대체 저 이상한 옷을 입은 여자는 무엇이며 또 꽁꽁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현암의 모습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래도 현암이라면 어쩔수 없는 승희기에 현암을 우선 풀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으이구..이 맹추야!'
그런데 점점 가까이 다가갈수록 현암은 웃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변하는것이었다.
'응..?지금 현암군이 나를 놀리는건가?'
승희는 불쾌한 기분을 애써 감추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틀림없었다.현암은 그 여자와 계속 웃고 있었다.
"현암군.지금 나를 놀리는거야?웃고 떠들힘이 있으면 밧줄을 풀고 이리로 오란말이야!"
현암은 승희를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런가?근데...난 이 여자가 더 좋은데?"
"뭐...뭐?현암군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말이야?장난하지 말고 어서 이리로 와!그 여자한테 심상치 않은 기운이 뿜어져 나온단 말이야 "
현암과 그 여자는 승희를 바라보면서 까르르 웃어댔다.
한참동안 말이 없던 여자가 말문을 열었다.
"이봐..여기있는 현암이가 월향과 널 선택하라면 누굴 선택할것같아?호호호호"
승희에게는 그야말로 정곡중에 정곡을 찔린 기분이었다.
"그야...다..당연히.."
현암은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
"월향이지"
[너의 상고들은 땅의 왕족들이라.네 복술(卜術)을 인하여 만국이 미혹되었도다]
박신부와 현암이 동시에 눈을떴다.
준후는 옷이 까맣게 그을려서 누워있었고 승희는 누워서 일어날줄을 몰랐다.
"준후...승희야!
준후는 정신을 차렸는지 입을 달싹거리며 겨우 말을 했다.
"우..우리가..이겼어요..물론 나는 心의 심판을 받지는 않았지만 ..박신부님과 현암형이 잘해주어서.."
"그럼 아까 우리가 본 환상은 다 심판이었단 말인가요?"
"그런것같네.주님께선 말씀하셨지.내가 다시 재림할때에 만민이 하늘의 심판을 받을것이라고 그때 사탄에게 미혹되어 넘어가는 자들에겐 짐승의 숫자가 찍히며 영원한 지하로 떨어질것이지만 핍박을 이겨낸 그리스도인들은 하늘에서 영원한 천년왕국을 누릴것이라고..."
"우리가..해냈다는게 믿겨지지가 않아요..."
"주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겨낼수 있었지"
"아니요.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 순간 싸늘한 목소리가 정적의 찬물을 끼얹었다.
그건 다름아닌 승희였다.
"승희누나!"
"승희야!깻구나"
난데없이 이상한말을 던지고 난 승희는 목소리완 다르게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있었다.
"승희야..왜그러니?무슨일이 있었던거야?"
"흑..다들..다들 미안해요..정말.."
"무슨일인지 설명부터 해봐!"
"저....전..이제..더이상 살수가 없게되었어요...미안해요..다들..."
"뭐...뭐...뭐라고..지금.."
"누..나!지금 무슨말하는거예요?네?!"
"너...혹시 우리를 위해서 너의 목숨을.....그런거...아니지?"
승희는 목이 자꾸 메이는지 울먹거리면서 말했다.하지만 이제 눈빛만큼은 냉정해져있었다.
"그..그래.나...그렇게 되버렸어.."
현암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너...이..이바보같은...."
다들 막막한 심정으로 앉아있는데 갑자기 박신부가 벌떡 일어서며 노호성을 질렀다.
-이 악마들!!!!대체 어디있는거냐!너희는 대체 무엇을 위해 이리도 세상의 천기를 어지럽히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거냐!이제..그만..그만해!!!!!!!!!!!!!너희가 원한다면 이 목숨을 줄테다!"
다시 주위가 어두워지면서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점점 커져 고막을 찢어놓을 정도가 되버렸다.수십 수천만의 웃음과 울음 .분노와 기쁨.이 한데 어우려져 천지를 뒤흔들어놓을 듯한 함성을 냈다.
그것들은 한참동안 이상한 괴성을 내다가 한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세상을 증오...너희들은..죽어야해..이 쓰레기같은 세상과 함께..]
[이 세상은..이제 루시퍼님이 지배하신다...이제..곧..]
"닥쳐라!우리가 죽어도 목숨을 걸고 막을것이다!"
"준후.현암군.승희.이것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하지만 수십년전과 같은 일을 반복할순없어."
준후와 현암은 눈을부릅뜨고 박신부에게로 왔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 돼요!어서 이리로 와요!"
하늘이 뿌옇게 흐려가면서 소용돌이같은 모양을 만들어냈다.허리케인을 방불케하는 거대한 폭풍우가 네사람주의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젠 진짜 마지막이야!!"준후가 앙칼지게 소리쳤다
박신부는 기도력의 힘을 극도로 올렸고 현암은 단신이 솟구치게 해서 공력을 최대한 끌어모았다.준후는 밀교의 모든 수법과 십이지번을.승희는 뒤에서 힘을 배가시켜주고 있었다.
네사람이 힘을 모으자 무시무시한 파워가 뿜어져 나왔다
금방이라도 네사람을 삼킬듯했던 폭풍우가 그들의 파워에 누그러졌고 수천만의 고함소리도 잦아들었다.
하지만 계속 그 상태로 버티고 있는다면 네사람 전부 목숨이 위험할 터였다.
"조..조금만 버텨요!!"
네 사람은 극도의 정신력으로 이를 악물로 버티고 있었지만 그것은 불과 5분에 지나지 않았다.
준후가 먼저 뒤로 고꾸라졌고 그다음엔 박신부가 그다음엔 현암이 뒤로 넘어졌다.
승희도 예외는 아니였다.
"더..더이상.."
준후와 현암할것없이 전부 뒤로 쓰러져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있었다.
그때 갑자기 승희가 간신히 일어나서 앞으로 기어나갔다.
"스..승희..."'
승희는 땀과 눈물이 얼룩져서 몰골이 말이 아닌 상태였다.
"자..이제 싸움은 끝났다..저들을 보내주고 약속대로 나와 함께 가자..."
세사람눈앞이 노래지는것을 느꼈다.
'가다니..어딜..어딜 간다는게야'
"승희누나 그게 무슨짓.."
[좋다...정신력이 대단하군그래]
남잔지 여잔지 구분이 안가는 목소리였지만 그래도 청각신경을 짓눌러 버릴만큼의 큰 소리였다.
현암은 눈을 부릅뜨고 승희를 지켜보고 있었고 박신부는 뒤에서 조용히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때 저쪽에서 피묻은 원피스를 입은 꼬마가 달려 오고 있었다
현암은 눈앞이 캄캄해지는것을 느꼈다.
"현아!이리로 오지마!어서 물러나.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어!"
현아는 현암이 악을 쓰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이리로 달려 오고 있었다.
그런데 현아는 승희쪽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준후는 이내 모든것을 단념한듯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현아는 세상의 모든 화사함을 지닌채 천진난만하게 달려와서는 승희 품에 와락 안겼다.
박신부와 현암의 눈에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현아가 승희의 품에 안기자마자 눈을 뜰수 없을만큼의 하얀빛이 두사람의 주변을 감쌌다.
온통 어둠뿐이었던 스톤헨지의 지대는 그 빛에 의하여 감춰져버렸다.
마치 하얀빛이 어두움을 빠른 속도로 집어삼키는듯한 모습이었다.
갑자기 준후가 소리를 질렀다
"아..안돼요.저대로 두면 두 사람모두다 죽게 되요!"
박신부와 현암은 청천벽력이 쏟아지는 느낌이었다.죽게된다니..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현암이 재빨리 하얀빛이 뿜어져나오는 두사람의 가운데로 뛰쳐들었다.하지만 현암의 눈 앞에는 너무나도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승희의 품에 안겨있던 현아는 온데간데 없고 몸 주위에 온통 붉은색으로 덮여진 형체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불과 몇초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현암이 뛰쳐들자마자 하얀빛은 사라져버렸다.
너무나도 놀라운 광경에 박신부도 한참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니..이게 어떻게 된일이지?현아는 어디에..."
현암이 승희에게 물어보려 했으나 두 사람사이에 너무나도 경건한 모습에 함부로 다가설수가 없었다.
그렇게 20분이 흘러갔다
그 20분은 마치 20년같이 길게만 느껴졌다.
승희가 조용히 눈을 떴다.
"승..승희야!"
"누나!"
말이 없던 준후도 승희가 눈을 뜨는 모습에 놀랐는지 승희의 이름을 외마디 비명에 실어불렀다.
현암은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되고 있었다.
'승희야..아주 잘 버텨주었구나.수고했다.내 다시는 너에게 이런 큰 고통을 안겨주지 않을것이다.너의 고통의 댓가로 내가 너에게 다시 생명을 부여했으니..'
'애..........애염명왕..?아니..어떻게..현아는..'
'난 유배받은 신이다.현세에도 다음세에도 육체없이 인간의 몸에 맡겨 살아가야했다.로파무드가 나의 현신이었고 그 다음은 현아였다.하지만 어린 현아는 신인 내가 자기몸에 들어오길 거부했었고 그 틈을 이용해 마계의 악마가 몸을 잠식한것이다.그러나 그 어린꼬마는 너와 오빠를 살리기 위해 내게 다시 부탁했다.자기몸에 다시 들어와서 부디 두사람을 살려달라고.오빠를 살려야 겠다는 의식이 깨있었던게다'
승희눈에 눈물이 한방울씩 흘려내렸다. 너무나도 절묘한 타임에 캐리가 블랙엔젤에게 승희를 바치겠다고 한것이고 또 그때는 이미 애염명왕이 현아의 몸에 들어올려고 하던 중이었다.시간이 너무나 기막히게 맞아떨어진것이다.그러니 현아는 악령에 씌웠어도 오빠에 대한 생각은 언제나 깨어있었던것이다.
준후의 설명을 다 듣고 난 박신부와 현암의 눈에도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현암은 승희를 원망하거나 하지 않았다.하나밖에 없던 동생이 너무나도 불쌍하고 가여웠을뿐이다.
애염명왕도 다시 신계로 떠나고 현아도 그렇게 자발적인 희생으로 저 세상으로 가버렸다....
이렇게 허무한 세상의 종말은 끝나버렸다.
이건 너무나도 이기적인 게임이었다......
주저앉아 울고만 있는 승희를 준후가 부축했고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고 있던 현암을 박신부가 부축했다.
박신부는 조용히 말했다
"가장 힘든 싸움이었네.잃은것도 많았지만 우린 이렇게 살아있지 않는가..그 잃은것은 모두 우리와 세상을 살리기 위함이라고 생각하세..참 우습고도 믿기 싫은말이지만 희생없이는 큰 고난을 이겨내지 힘들다고 하지 않는가..그러니 앞으로도 죄없이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희생해야지"
준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희생이 아니예요.모든것은 순리대로 이루어지는것이잖아요.우린 그 순리에 따를수밖에 없지요,하지만 꼭 그 순리가 나쁜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여러사람의 도움으로 우린 세상을 또 한번 구해냈잖아요.그들과 우리의 도움이 없었으면 세상이 이렇게 남아있을수 있었을까요?우린 아주 큰일을 한거예요.앞서간 그들을 위해 우리는 더욱더 열심히 살아야하는거구요"
승희와 현암이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현암군.우리..잘한거야..이 넓고 넓은 세상을 우리의 힘으로 지켜낸거잖아.세상은 뭐 아무나 지키게?"
현암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에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을뿐이다.
'현아야..부디 좋은 세상으로 가..다음생에는 꼭 널 지킬꺼야...무슨일이 있어도..니가 승희에게 생명을 줬으니 승희를 너라고 생각하고 잘 보살펴줄거야..열심히 살께'
저쪽에서 재촉하는 승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암군~!이제 출발해야지.어서와!"
현암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고 밝은 표정으로 돌아섰다.그리고 처음으로 승희가 부르는 목소리에 열심히 뛰어갔다.
그들 뒤에 따스한 태양이 내리비추고 있었다.
-잃은것은 많을테지만 그 잃은것들을 위해 당신들은 열심히 살아가야합니다.때로는 운명에 거역하고 싶을때도 있겠지요.하지만 여기선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는 우리들을 기억해주십시요.-
The One I Gave My Heart To ,the end가 아닌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