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컴퓨터의 모든 설정을 최적에 맞추어 두고
MBC의 뉴스 시그널에 맞춰서 바로타 홈페이지 화면에다가 클릭 연타를 했습니다만...
참 세상에는 괴인들이 많더군요. 이 내가 클릭질에 실패를 했단 말인가! [.......]
6시 3분, 깨끗하게 미련 접고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달려나갔습니다.
중리로 갈까 마산역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마침 마산역 가는 직행이 오길래 그걸 탔습니다.
.... 어이 아저씨. 빨간버스가 완행보다 더 느리면 우짜자는기요 지금?-_-;
평소에는 이 동네 버스의 난폭운전을 툴툴거렸는데 오늘 아침엔 그리워지기까지 하더군요..;;;
6시 30분쯤에 창구에 가니 역무원 아줌마는 그냥 아홉시에 예매 시작합니다라고만 하고
아무런 안내를 안 해 주더군요. 뒤에서 자리펴고 있던 어떤 할머니가 절 부릅니다.
"학생, 추석 표 타러 왔소? 이거 번호표 받아가소"
... 대기 번호표라는 게 있었으면 역무원이 저기 가서 받아가라고 안내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_-
결국 첫타로 온 사람에게 대기표 몽땅 갖다주고 당신을 알아서 해라, 켓세라세라로 놔뒀단 얘기.
사정을 들어보니 그 아주머니(와 할머니 중간)는 무려 어제 아침부터 자리 펴고 와 있었다고..;;
저는 27번째였고, 곧이어 28번을 받아 든 놈은 쳐다보니 고등학교 때 동창이었던 친구더군요.
아침에 몇 시간 기다리는 게 심심하다 싶었던 차에 잘되어 이리저리 얘기를 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고 보니 대기순번이 50몇번까지 죽 밀리던데, 어떤 할머니의 말씀.
"나는 작년에 17번을 받았었는데 그래도 내 앞에서 짤리삐데..." (헉)
줄서서 기다리며 앞을 보니 뭔가 불안했습니다. 앞쪽 번호가 거의 다 새벽잠 없이 일찍 나오신
어르신들에게 배정이 되어 있어서... 마산역측에서는 시간단축을 위해 친절하게 환승 다이아를
전부 작성해서 나눠주고는 날짜와 매표수를 적어서 제출하라고 했습니다만, 예전에 시민 대상
컴퓨터 교육하는 공익근무를 하면서 경험한 바... 어르신들은 절대 민첩하지 못합니다.. [.....]
아니나다를까, 아홉시 정각에 목포가는 무궁화 열차가 타는곳에 들어옴과 동시에 요이 땅 하면서
발매가 시작되었습니다만... 아아. 역무원에게 꼬치꼬치 따져 물으며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하시는
우리 어르신들... 어르신네들 사정은 잘 이해합니다만 그래도 제 사정이 있으니 애간장이 탑디다.
"아니 나는 대기순번이 1번인데 와 직통 새마을을 못탄다는 기오 이럴수 있오?"
....이런 항의 덕택에 결국 제 차례가 돌아오니 발매 개시로부터 12~3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결국 16일(금) 내려오는 건 제가 의도한 대로 14:00 서울발 KTX의 8-1A 좌석을 구했습니다만,
19일(월) 서울로 올라가는 건 딱 한 열차 KTX 특실밖에 없다고 역무원이 그러더군요.
자, 여기서 이 대출혈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박군의 머릿속은 핑핑 돌아갑니다.
'KTX 특실을 탄다면 복편에 무려 57,000원의 경비가 소요된다. 마산 발차 시각이 20시이고
환승을 한 뒤 서울에는 0시가 훨씬 지난 시각에 도착한다는 것을 고려해볼 때, 경쟁 교통수단은
같은 시간대의 심야 좌석버스일 것이다. 운임은 절반 이하이며 환승도 없고, 심야시각에는
그렇게 도로가 많이 막히지도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14일 이후에는 조금조금씩 상행
열차표의 취소편이 하나둘씩 게릴라로 컴퓨터에 뜰 것이며, 여행사나 기타 수단 등으로도
어떻게든 내 몸 하나 추스릴 것은 구할 수 있을 것이다.'
....... 수능칠 때 이정도로 머리가 핑핑 돌아갔다면 서울대나 카이스트를 갔지.;;
(... 어이, 넌 인문계야)
아까 말한 제 바로 뒤에 서 있던 친구녀석은 그냥 미련없이 KTX특실을 끊더군요.
물론 놈도 그 오질나게 비싼 가격에 한숨을 푹 쉬고는 "세상사는 게 힘들구나" 라고 했습니다만.[...]
그리고 녀석이 저에게 묻습니다.
"야, 내려오는 건 어떻게 그리 널널하게 구했냐?"
"어, 사람들이 잘 모르데. 많이 서는 거일수록 구간승객이 많아서 빨리빨리 매진 된다고 누가 글카드라고."
- 이 자리를 빌어서 어제 꼼수(?)를 가르쳐 주신 문자무제한 님께 감사드립니다. m(_ _)m
이제 어디 남는 상행표가 없나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녀야 할 듯...
첫댓글 클릭은 한번만 하셔도 됩니다 연타하면 서버로 요청이 많이되고 리플래쉬(맞나?)가 발생하더군요 잠깐 실험좀 해본결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