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여의도 집회 다녀왔습니다.
7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국민은행 사옥을 마주보고 길게 늘어앉아 계시더라구요.
그래도 저는 마이크로 사회자분이 말씀하시면 잘 들릴만큼의 위치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주최측에서 초와 종이컵을 많이 준비해오셔서 따로 사간 양초가 필요없더라구요^^;; ㅎㅎ
눈에띄게 중고등학생들이 많았고 간간히 대학생과 넥타이매신 분들, 참! 가족분들도 많이 보였어요.

집회는 상당히 평화롭게 진행되었구요. 중간 중간 송아지송~♪ 부르고 촛불 흔들고,
진행하시는 거 듣고, 박노해 씨의 시 읽고. 그리고 침묵 시간을 가지는 식으로 이루어졌어요.
송아지~ 송아지~ 미친송아지~♪
미국소는 미친소~! 너나 먹어라~♪
존니스트 기발해요 ㅋㅋㅋㅋㅋ 입에 짝짝 붙어 ㅋㅋㅋㅋ

그리고 청계천이랑 분산되어서 집회가 열려서 많이 안 오실줄 알았는데,
국민은행 둘러싸고 길을 다 꽉 채워서 앉았어요^^ 6천명 추산한다고 뻥치지만 못해도 7만은 왔을듯..
10 시 이후에는 학생들 귀가한다고 사람들이 많이 빠졌는데요.
신기하게도(?) 그 자리가 다시 채워지더라구요...
이때는 청계천 집회를 끝나신 분들이 여의도로 이동해오셔서, 어른들이 많이 채워주셨어요^^
저도 친구가 먼 곳에 살아서 먼저 보내고 혼자 자리를 지켰어요.
손에 손잡고~도 부르고, 거위의 꿈도 부르고...
촛불이 살랑살랑 움직이고 사람들의 목소리도 울렁울렁 파도가 되어 움직이고.
참 멋있더라구요. 그 광경은.... 왠지 저 곳에 있어도 외롭지 않을것 같은 ㅋㅋ
암튼 그렇게 혼자 있는데, 참여연대 한 분이 말 시켜주셔서 같이 명박이 욕하다가 ㅋㅋㅋㅋ
11시30분쯤 저도 자리를 비웠답니다...
30분만 더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차가 끊겨서리 ㅠㅠ
생각보다 많이 와주셨고, 또 큰 충돌없이 잘 진행되어서 좋았습니다.
운영자와 자봉단분께서도 많이 수고해주셨구요,
다만 둘 간의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노래 부르는 것에 대한 참석하신 분들의 항의가 있었지만, 대충 마무리 되었구요.
다만 이 광경을 보면서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알바'라는 단어에 거의 미친듯이 심각하게 반응하시는 분들이 몇몇 계시더군요.
제 나이.. 혹은 저보다 한두살 더 많아보이는 여자분들이셨는데..
물론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운영자측에서도 의견조율이 잘 되지 않았던 점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영자측에서 와서 직접 해명도 했고, 자봉단 역시 다시 공지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디 소속이세요?" "신분을 밝히시죠?"
"왜 구호 외치나요? 왜 노래하나요? 침묵시위라면서요?"
라고 끝까지는 따지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아무리 민감한 사안이라지만, 그래도 아버지뻘 분들에게 좀 더 예의바르게 '따지실 순' 없으셨는지.
목소리 크다고 까칠하게 나간다고 다 논리적이고 다 그럴듯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 분들 주변에 있었는데, 제 주변에 있던 사람들 정말 솔직히 모두 황당해했습니다.
어른들이 보다 못해서 그만하라, 고 하실 정도였습니다.
저도 까칠하게 말해볼까요.
그렇게 알바가 무섭고, 연행되는게 무서우시면 그냥 돌아가시지 그러셨습니까.
그렇게 운영자가 하는게 맘에 안드면 스스로 마이크를 잡으시던가,
아니면 노래를 부르든가 말든가 따라하지 말지 그러셨어요..
주최측에서 노래 부르는건 경찰과 다 합의된 상황이니 안심을 시켜도,
왜 그런 걸 하냐고. 아예 하지 말라고 라고 바득바득 하시는 까닭이 정말 이해안됐습니다.
그분 때문에 김새서 앞에 가족들 시끄럽다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시더이다.
물론 저희마저도 견디다 못해 이동했구요.
심지어 어떤 분은 "쟤네들이 알바아냐? 이런 식으로 분위기 싸하게 해서 내보내는거 아니냐고." 라고 하시더군요.
솔직히 집회 내내 겁먹을 상황이 아무것도 없었는데,
정말 그 분들 덕분에 분위기 주변에 많이 싸했습니다.
주최측에 행동 하나에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그분들의 태도가 오히려...
이 평화집회를 정말 '이상한 집회'로 순식간에 만들어버리시더군요
정말 어떤 분 말씀대로 고도의 지능적 알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솔직히.
운영자 측이 양해를 구하고 해명을 하고, 나름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면,
그 부분을 믿어주고 따라주는 것 또한 참석한 사람들의 '도리' 가 아닐까요?
무조건 '트집'을 잡는것이 능사가 아니고, 집회를 위한 행동이 아닙니다.
정말 의심스러운 꼬투리가 나왔을때 제대로 말을 해도 되건만...
자봉단을 거의 벌 세우시더군요.
저 뿐만이 아니라, 제 주변 사람들은 그것을 백퍼 트집이라고 보았습니다.
오죽하면 10시도 안 된시간에 그 사람들 주변만 사람이 슬슬 빠졌겠습니까.
그분이 소드인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혹여나 소드인들께서도 다음 집회에 참가하실때는 가능하면
이런 지나치게 민감한 대응은 삼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집회가 평화롭고 안전하게 끝나길 바라는,
집회 참석한 또 다른 사람으로서 굉장히 불쾌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분들이 오히려 이 평화로운 침묵시위를 깨뜨렸다고, 저는 감히 말씀드리고 싶네요.
아무튼 그 모습을 거울삼아.. 전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

이번 집회가 참 좋았던 이유가,
어른들이 많이 오셨더라구요.
양복을 입으신 어른들이...손에 촛불을 들고 같이 앉아 촛불을 흔드시고,
애틋한 눈빛으로 사람들과 촛불을 바라보는 모습은 참 찡하더랍니다...
그 고정되지 않은 시선, 이리저리 사방을 둘러보시는 눈빛에는 미안함과 애정이 담겨있는듯 했어요...
어쩌면 우리 세대와 어린 세대에게 구하는 용서같다고..
혹은 대견함 같다고 느껴졌다면.. 오바일까요?ㅎㅎ
같이 이야기를 나눴던 그 분도 '기성세대'이신데,
자기때와는 시위하던 광경이 참 다르다고.
이 광경이 생소하지만, 오히려 더 편안하고.. 그래서 참 아름답다고.
역시 젊은 사람들은 뭔가 다르다.. 라고 해주시는데,
괜히 기분이 으쓱해지더라구요.. 흐흣. 만드느라 고생해주신 분은 따로 있는데^^;;;
그 분과 얘기하면서야 들었는데... 오늘 청계천에서는 15개의 시민연대들이
본 집회에 함께할것을 약속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지요?
하나 둘..셋...그리고 열.... 점점 국민들이 일어서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디 밝습니다.. 오점 한두개, 이 기회에 끝장냅시다 여러분 크크크.
다음 집회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이젠 정말 두렵지 않습니다.
첫댓글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운영자 분들과 한판 님을 뵈었습니다^^;; 정말 보기만 해도 듬직하고...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큰 대규모 행사가 두번이나 아무 사고없이 잘 진행될수 있었던건, 성숙한 국민들뿐만 아니라 준비를 미리 잘 해주신 운영자분들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한판님이 읽으시던 님의 침묵이 아직도 생각나는군요! 정말 가슴이 찡했습니다! ㅎㅎ
정말 좋은 경험이네요~오늘도 집회가 있다고 하네요~^^
저도 오늘 갔다왓어요.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조금 편해졌어요~
수고많으셨습니다 가슴이 훈훈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지난 4월 26일 집회에서 보았던 희망이 너무나 빨리 꽃을 피우는 것 같아서 내심 기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 멀었다는 생각입니다. 지치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하리라 믿어요.
ㅎㅎ...15개가 아니라 1500개 시민단체인데...
와우~!!!
오늘 야근 때문에 참석을 못했는데, 이렇게 후기를 올려주시니..마음만은 따뜻해지고, 희망이 생기는군요. 고생들 하셨습니다. 윗사람 한명 때문에 이렇게 많이들 고생하시게 되다니... 에효.... 피곤하시겠네요. 안녕히 잘 주무세요.
윗사람 한 명 덕분에 온 국민이 하나가 되고 애국심 고취시키고, 정치의식, 시민의식 높여주고, ㅎㅎㅎㅎㅎ
짝짝짝...욕봤심더..............
굿~!!
수고하셨습니다.옥에 티도 가끔씩 있죠.
짝짝짝~!~~ 후기 잘 봤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우리의 기원이 이루어질때까지 끝까지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