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유골(言中有骨),
나는 비서가 없어도 내 손 수 내 할 일을 다한다,
삶은 누구도 나를 대신해 살아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고급 외제 승용차가 없어도 어디든 다 간다,
중요한 건 차가 아니라 목적지가 있어서다,
목적지도 없이 돌아다니는 건 시간 기름 낭비다,
나는 명품 옷이 없어도 무슨 옷이든 다 소화한다,
시장표 길 살롱 표 옷도 없어서 못 입는다,
그렇다고 옷맵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자랑 같지만 대신 몸이 받쳐주니까,
심지어 길 살롱 표 옷을 보고 어디 거냐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이거 돈 있어도 못 사는 옷이라고
거짓말로 허세를 떤다,
재미있지 않은가, 언젠가 잡지에 본 건데
홍콩배우 주윤발은 자가용승용 차도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옷은 메이커 옷이 아닌
시장 옷만 입는다고 하더라,
가진 재산은 사회에 전부 기부하고 정말 감동이었다,
그래서 시장 옷을 입어도 더 빛이 나고
내면이 아름다우니 겉으로 드러나는 것도
있어 보이고 넉넉해 보이는 것 같았다,
명품이 별건가 입어서 몸에 맞고 편하면 되는 거지
분수에 맞지 않는 삶은 괜히 몸에도 맞지 않는
비단옷과 같아 입어야 더 불편할 뿐이다,
내면이 부자인 사람은 구리 반지를 끼어도
있어 보이고 억지로 꾸민 사람은 금반지를 끼어도
구리 반지 보다 못하게 보인다,
나는 명품 손목시계가 없어도 시간에는 철저하다,
나는 세상없어도 약속은 지키고 지키지 못할
약속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다,
맹세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약속을 어겨 본 적이 없다,
그리고 항상 약속 시간 보다 먼저 나가 기다린다,
그게 예의고 매너니까,
예의가 매너가 별건가 그런 게 여유 지,
사치란 쓰지 않아도 될 돈을 덫 치장에 쓸 뿐이다,
화장 위에 덧칠해 봐야 그건 화장이 아니라
변장 술이다,
고백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비싸고 좋은 건 인정하지만
그보다 허름해도 입어서 편안한 게 난 더 좋다,
물론 값비싸고 좋은 거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나도 그중에 한 사람이고,
그러나 굳지 그것에 목매지는 않는다,
형편에 따라 낡은 청바지에 허름한 티 하나
걸쳐도 몸이 바쳐 주면 그게 멋이다,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가 어울릴 리 없다,
나는 지나친 격식에 묶여 질식할 것 같은 질곡은
정말로 싫다, 그렇다고 함부로 하지도 않는다,
원칙을 중히 여기데 상식이 통하는 자율이 좋다,
그게 내가 지향하는 삶이고 삶이다,
나는 도움 없이 혼자 하는 일에 익숙하다,
혼자 할 수 있는 일과 여러 이하는 일을 구별하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일이든 끝가지해 낸다,
그래서 어디를 내놓아도 물에 빠지지 않는다,
설사 물에 빠진다고 해도 충분히 헤엄쳐 나 올 수
있고 그게 내 능력이고 에너지다,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이면 이렇게 여백의 시간에
낙서 하기를 좋아하는 취미도 있다,
잘 데운 차 한잔 옆에 두고 온기를 느끼며
양파 껍질을 벗기듯 하나하나 벼겨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속살을 드러내니까,
난 그게 좋다,
내 낙서는 언제나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