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머리를 깎고 염색을 푸는 등 외모부터 일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일 25일간의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 돌아온 대전은 이틀간 휴식을 취한 뒤 6일부터 소집훈련에 들어갔다.그런데 10개 구단 중 유난히 머리를 형형색색으로 염색한 경우가 많았던 대전 선수들이 일제히 머리를 단정하게 자르고 원래의 머리색을 되찾았다.
줄곧 하위권을 맴돌던 종전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상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선수들의 이러한 자발적인 움직임은 포르투갈 전훈에서 생겨났다.올시즌은 이원보 신임사장은 물론 이태호 신임감독에게도 데뷔무대다.구단의 입장에서도 지난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모 기업이 쓰러지는 등 어려운 상황을 견뎌낸 터라 이번 시즌에 남다른 각오를 보이고 있다.이를 눈치챈 선수들은 전훈에서 돌아오자마자 의기투합,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사실 대전 선수들의 머리색은 그야말로 가지각색이었다.공오균은 회색 머리였으며,김은중은 보라 노랑 빨강 등이 합쳐진 무지갯빛이었다.이관우는 노랑머리에 흰색 브릿지를 넣은 독특한 스타일이었고,박훈 또한 노랑색에 회색을 가미한 머리였다.선수들이 모이면 이들의 머리에서 웬만한 색깔을 거의 찾아볼 수 있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귀띔.
하지만 그동안 머리 염색에 각별히 신경을 썼던 공오균,김은중,이관우 등 팀의 간판들부터 차례로 미용실을 찾아 원래의 머리색을 되찾았고,이후 다른 선수들도 앞다투어 머리 다듬기에 나섰다고 한다.
“프로로서 외모를 가꾸는 것도 좋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좋지 않다”고 누차 강조해온 이태호 감독은 선수들의 이런 움직임에 흐뭇해하는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