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뭐약] 정맥순환개선제
다리가 잘 붓는 사람, 하지정맥류가 걱정되는 사람이 흔히 찾는 약이 정맥순환개선제다. 센시아정(동국제약)이 대표 약이다. 일반의약품이라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센시아정은 2012년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센시아정은 동국제약의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정맥순환개선제 국내 판매 1위를 8년(2013~2020년)간 유지하고 있다. 센시아정은 TV 광고도 지속적으로 해왔는데, "정맥이 건강해야 가볍고 편안한 다리"를 가질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년 여성을 타깃으로 했던 데 반해 최근에는 젊은 여성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타깃 대상층을 넓혔다. 센시아정을 필두로 같은 원료(센탈라정량추출물)의 약들도 잇따라 나왔다. 센실라정(제일헬스사이언스), 센테라정(태극제약) 등이다. 안티스탁스정(포도엽엑스), 뉴베인액(트록세루틴) 등 다른 성분의 약도 있다. 정맥순환개선제 어떤 약이고, 효과는 있을까?
◇다리 붓고 아픈 것, 모두 정맥 문제?
센시아 등 정맥순환개선제는 정맥벽 탄력을 향상시키고 모세혈관 투과성을 정상화 해 정맥·림프 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고 한다. 정맥·림프 순환이 잘 되면 다리 부종·통증 등의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다만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정맥·림프 순환 문제 때문에 다리 불편감을 느끼는 일부만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엄준철 헬스조선 약사자문위원(편한약국 약사)은 "정맥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있거나 정맥·림프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서 다리가 붓고, 무거움을 느끼거나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만 광고 속 정맥순환개선제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맥·림프 문제가 있어도, 정맥순환개선제로는 다리의 불편감이나 하지정맥류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한양대병원 외과 최지윤 교수는 "이미 혈관 구조가 망가져서 생긴 정맥·림프 순환이나 하지정맥류는 정맥순환개선제로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다"며 "정맥순환개선제는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 불편감을 줄여주는 보조요법 정도"라고 했다.
◇다리 불편감, 정맥 문제 아닌 경우도
다리 부기, 통증, 피로감 등의 증상이 정맥 문제가 아닌 경우도 많다. 최지윤 교수는 "고령자는 다리 불편감의 원인이 허리나 관절의 문제인 경우가 많고, 젊은 사람도 직업적 특성, 임신, 비만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정맥순환개선제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일부이므로 진료를 통해 원인을 찾고 적절한 경우에만 복용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미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은 사람은 정맥순환개선제 장기 복용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지윤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이라 약을 계속 먹어도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없다"며 "2주에서 1개월 정도 정맥순환개선제를 복용하고도 증상 개선을 체감하지 못한다면, 다른 약이나 수술 등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분 다양… 심뇌혈관질환 있으면 주의를
그럼에도 복용을 결심했다면, 정맥순환개선제의 성분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정맥순환개선제는 성분이 굉장히 다양하다. 비슷비슷하게 보이지만 성분에 따라 효능·효과도 차이가 있고, 복용 가능한 사람도 다르다.
정맥순환개선제를 유효 성분으로 구분해보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센탈라정량추출물(센시아, 센실라, 센테라, 휴렉 등)이다. 그밖에 ▲포도엽엑스(안티스탁스, 비티엘라 등) ▲트록세루틴(뉴베인, 엘라스에이 등) ▲서양칠엽수종자엑스(베노스타신 등) ▲디오스민(베니톨, 베노론, 푸레파베인 등)이 있다. 이 성분들은 다시 혈관 장벽을 강화하는 성분과 혈관 장벽 강화는 물론, 혈액 순환 개선까지 돕는 성분으로 분류할 수 있다.
혈관 장벽 강화 기능만 하는 성분은 센탈라정량추출물, 포도엽엑스이다. 트록세루틴, 서양칠엽수종자엑스, 디오스민 성분은 혈관 장벽 강화와 혈액 순환 개선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다. 트록세루틴, 서양칠엽수종자엑스, 디오스민은 혈액 순환 효과가 좋아 치질약으로도 사용된다.
효능·효과가 더 많으면, 더 좋은 약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효능·효과가 많으면 부작용 가능성도 늘어나 주의가 필요하다. 엄준철 약사는 "뇌졸중 병력이 있거나 고위험군인 경우, 스텐트 시술 후 혈전 용해제를 복용하는 등 심혈관 질환 관련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라면 혈관 장벽만 강화해주는 센탈라정량추출물, 포도엽엑스 성분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의약품이라도 혈액 순환 개선 효과가 있는 성분은 혈액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심뇌혈관질환이 있다면 피해야 한다"고 했다.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