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조명 찔러대는 긴 의자에 누워
입 크게 벌린 만큼 눈을 감아버렸다
치과 가는 것이
즐거운 일 아님에야 틀림없지만
샛서방 보러 가는 아낙네처럼
덜컥 겁이 나고 두근거린다
몇날며칠 벼르고 별러
몇 시간 내내 마음 다진 말
까짓 죽기밖에 더하겠느냐..
포연 난무하는 전쟁터같이 매캐한 탄내와
초긴장 된 신경을 고문하는 이 갈리는 기계소리
마취주사 두 방이면
찌르던 긁던 째던 내 모를 일이건만
채석장에서 정 맞는 돌덩이처럼
옴짝 소스라치는 삼십분은
어찌 그리 긴 시간이었는지
그래,
언젠가는 겪어야 할 고통인 거야
천차만별의 통증 속에서
피할 수 없이 견뎌야 할 내 몫인 것을
아무리 속으로 고향의 봄을 불러도
이 놈의 노래가 고장난 테이프인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나의 살던.."
도돌이표 지키듯 되풀이되고
거울보긴 멀쩡해도
감각 잃고 뒤틀린 구안와사 입술 마냥
느낌 보기엔 퉁퉁 불어 얼얼한 볼
마취 풀리면 좀 불편하실 거예요..
치료 끝낸 선생님 말씀에
집에 돌아 온 나는
아기 낳아 엄청 아픈 회복기 산모처럼
이제나저제나 불편해질까
자리 깔고 아예 누워버렸다.
詩.시냇물님
*공감하며-
치과 다녀온 봄.ㅋ
첫댓글 ㅎㅎ 그때가 새롭네여~ 보미님~ 무사하셨소? ^^
아나프록스~!!이제서야 말씀드리는 거지만 최고였습니당.(안먹어본 치통제가 없었던 보미의 결론ㅋ)
뽀미야 요즘도 뒤기게 술먹야... 잘 살고 있지 내 사랑굿이다 너무 오랜만에 한메일 보아서 수십통의 메일 지우고 보고 있다... 언제 한번 술한번 먹자...
흠 치과라..생각나네요,,참 잘쓰셨네요
전 세상에서 치과가 젤 싫어요.. ㅋㅋ 근데 내 동생이 치과 간호산데 실습 대상이 되달라는거 죽어도 싫다고 했던 기억이 ㅋㅋㅋ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