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http://cafe.daum.net/Europa/OFlQ/2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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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령님. 지구(호칭을 통일하겠습니다. 왜 제믈랴라고 호칭하시는 겁니까?)의 중앙 인류 정부가 현재에도 기능하고 있을 거라 보지 않습니다. 행성 하나를 소행성대로 분쇄해 버린 규모의 재앙입니다. 인공적이든 자연적이든 지구가 그 재앙을 피해갔을 확률은 낮습니다. 데메테르와 지구 간 연락이 끊어진지 수천년입니다. 그 정부가 살아있었다면 지금 뭐라도 했을 것입니다.
제 어머니께서는 국무령님의 뜻을 이해하고 협력했을지 몰라도 저는 다릅니다. 지구가 기능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반대로 말해보겠습니다. 만약 문서에 언급된 다양한 종류의 반정부 세력들이 살아있다면 어쩌실 겁니까? 인류 순수주의자들, 현실 파악 못하는 평화주의자들, 광신도들과 접촉했을 때 데메테르는 대비가 되어있습니까?
한 명의 자유시민으로써 지금 우주진출의 열기는 참으로 우려스럽습니다. 모두가 저를 비난할지 모르지만 제 의견은 다릅니다. 지금 탐사선을 타고 떠난다면 몇 년은 저 위에서 머물게 되겠죠. 제가 옳다는 것이 증명될 것입니다.
자유시민 세미아 사트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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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불공평한 불평을 뒤로 하고 세미아 사트켓 박사와 탐사연구선 트레일블레이저 호는 콜단 성계의 탐사를 마치고, 데메테르 궤도의 초광속 센서가 탐지한 성계로 떠나기로 했다.
정확히는 그것은 대중에게 발표된 내용이었다. S-문서라는 고문서의 해독을 통해 사트켓 박사는 데메테르와 포세이다 외 번성하던 4개의 정착지 중 가장 정보가 많은 퓨리스부르그로 향하기로 정했다.
탐사연구선이 퓨리스부르그 정착지라는 간단한 이름의 성계에 도착하자 사트켓 박사의 예측은 곧 들어맞는 듯 했다. M급 항성으로 별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콜단에 비해 정착지 성계의 항성은 훨씬 인류 거주에 적합한 상태였다. S-문서에는 퓨리스부르그와 하르델부르그라는 두 행성의 자료가 나왔다.
"국무령님, 보고 있습니까?"
"보고 있습니다. 사트켓 박사."
"이러한 광범위한 파괴는 절대 자연재해만으로 일어날 수 없습니다. 확신하건데 이건 핵무기와 화학무기, 그 외 우리 기술로는 아직 알 수 없는 강력하기 짝이 없는 무기의 사용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저 아래에서 방호복을 벗으면 5초도 생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일단 퓨리스부르그로 향해 주십시오, 박사. 원래 목적은 그곳이었지요?"
누군가의 공격으로 멸망해버린 하르델부르그의 광경을 보고 공포에 질렸던 탐사연구선의 연구원들은 퓨리스부르그의 자연을 보고 경외에 빠졌다. 비록 S-문서에 나온 대로 상대적으로 건조하지만 살만한 행성은 아니었지만, 건조하기 짝이 없는 퓨리스부르그의 표면에서는 수많은 생명체가 활개쳤고 그중 약 절반 정도는 데메테르 생태계와 흡사한 양상을 보였다.
세미아 사트켓 박사는 이러한 유사 생물종은 분명 퓨리스부르그에 인류가 이주했을 당시 유입된 것이라 추측하면서도, 어째서 하나의 건물도, 단 한명의 인간도 퓨리스부르그에 남지 않았는지 의아해했다. 연구할 자료가 없는 그 곳엔 연구 정거장을 건설할 가치조차 없었다.
하르델부르그의 정보는 숨긴 채, 프라납 아트리 국무령과 연합당국 정부는 퓨리스부르그 행성의 존재를 공표했다. 과거 인류 정착지였던 행성은 너무 건조해 당장 식민화에 적합하지는 않지만, 이전에 데메테르에서 보기 힘들었던 수많은 외계 생물종의 존재는 자유시민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사트켓 박사의 놀라운 발견에 그녀의 평가는 급상승했다. 그녀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온갗 욕을 쏟아내던 자유시민들의 행태가 가소로울 뿐이었다.
그와 별개로 사트켓 박사는 그리 기쁘지 않았다. 조급하기도 했다. 그녀는 생각이 너무나 많은 사람이었다. 하르델부르그에 대해 작성된 수십 장의 자료를 두고 매일 고민하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된 것이었다. 국무령은 하르델부르그를 발표하지 않았다. 한 명의 자유시민으로써 그녀는 그 자료를 발표해도 아무런 계약적 제재를 받지 않을 것이었다. 그 후에는? 그것이 문제였다.
'우주로 나가지 않는다면 운석이 떨어지는 행성에서 수백 년 간 조용히 처박혀 있어야 하는 걸까?'
'그러한 수백 년 후에 멸망이 찾아온다면 우주 진출을 하나 하지 않으나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우주 진출을 극렬히 반대하며 국무령에게 편지까지 보냈던 자신의 태도가 몇달 만에 변한 것이 사트켓 박사 본인도 신기했다. 어쩌면 우주에 이미 반해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하이퍼레인 연결망 상에서 고립된 콜단 성계와 퓨리스부르그 정착지를 이어주는 가운데 성계인 야쿠시 뇨라이 성계(S-문서에는 약사여래라는 이상한 발음 또한 제시되었다)로 탐사연구선 트레일블레이저 호가 돌아왔을 때에, 트레일블레이저 호에는 이전에 잡힌 적 없던 신호가 잡힌 것이었다.
그것은 굉장히 기초적인 전파 신호였다. 어떠한 메시지도 담기지 않은 신호는 일정한 주기로 감지되었다. 일종의 원시적인 전신 신호라는 생각에 사트켓 박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생물 거주권 안쪽에 있는 첫번째 행성에 도달했을 때에 사트켓 박사는 용암 행성이었던 것으로 보였던 1번 행성의 상태가 사뭇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1번 행성은 용암 행성이 아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에너지로 인해 대기가 벗겨진 후 표면 전체가 불타오르는 지옥의 행성이었다.
연구원들은 침묵을 유지했다. 분류 담당자는 일단 행성 분류를 유리화된 행성이라 정했다. 사트켓 박사는 아무 것도 지시 핞고 2번 행성으로 향할 것만을 말했다. 1번 행성을 도저히 조사할 엄두가 나지 않은 트레일블레이저 호는 2번 행성으로 묵묵히 향했다.
그러나 관측창 안쪽으로 비슷한 형태로 불타는 행성의 모습이 드러났을 때에 탐사연구소의 함교는 많은 이들이 당혹감에 차 중얼거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모성계에 있던 포세이다까지 합치면 네번째로 파괴된 행성이었다.
조상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어떤 이유로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무기들이 수백억의 인명을 학살하고 다닌 것인지 사트켓 박사는 상상하기 싫어졌다. 외계에서 찾아온 괴생명체들?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아차원의 존재? 감정을 모르는 기계들? 잠들어 있던 고대의 신들?
사트켓 박사가 자료를 추려 본국과의 통신망을 연결하는 순간, 하나의 정보가 전송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우주로 떠날 식민선의 개발이 완료되었다는 것이었다. 사트켓 박사는 본국에서의 우주 개발 열기가 극한에 다다랐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녀는 돌아가는 대로 국무령과 상의해 모든 문제의 결론을 짓기로 정했다.
국무령은 지상의 운석 방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통합사령부의 설치를 제안했다. 많은 이들이 동의했고, 그 의도를 의심하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사트켓 박사가 정보를 받아보며 외계 침략에라도 대비하나? 라는 짧은 소감을 남긴 것이 전부였다. 그것은 물론 사실로 밝혀지지만, 조금 뒤의 일이었다.
귀환 채비를 하던 사트켓 박사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문제의 원시적인 전파 신호는 아직도 감지되었다. 그건 항성계의 세번 째 행성에서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S-문서의 해독본을 들고 밤새 고심하던 그녀는 세번 째 행성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생태계가 있으며, S-문서가 작성될 당시 특정 생물종이 상당한 진화를 이룩했다고 쓰인 것을 밝혀내었다.
탐사연구선이 세번째 행성에 도달했을 때에, 연구원들은 문제의 전파를 정확히 탐지해낼 수 있었다. 밤의 뒷면이 환하게 빛나는 행성은 생태계로 가득했다. 그리고 거대한 문명으로 둘러싸인 모습이었다.
멸망과 파괴의 흔적만을 보고 오던 연구원들에게 자이드란이라는 파충류 지성종의 발견은 그 자체만으로 큰 위안거리였다. 사트켓 박사 또한 이를 노리고 대대적으로 연구원들에게 보상금과 선물을 지급했다. 안타까운 것은 연합당국에 정부 자금 따위는 없었기에 많은 돈이 사트켓 박사의 사비에서 나왔다는 것이었다.
기쁨도 잠시, 사트켓 박사는 S-문서와 발견된 문명의 설명 간에서 의아한 점을 찾아냈다. S-문서가 작성된 것은 일만 년 전이었다. 그때의 자이드란이라는 종족은 석기 시대에도 진입하지 못한 원시종족이었다. 그런 종족이 일만 년 만에 내연기관과 전력을 사용하고 무선 전신을 테스트하게 되었다는 것이 그녀는 믿기지 않았다.
발각의 위험을 무릅쓰고 지상 탐사가 시작되었을 때에 연구선의 무인 탐사 드론 중 하나는 자이드란 본인들조차 알지 못하는 유적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놀라울 정도로 깨끗한 유적의 안에는 하나의 석상이 있었다.
드론이 가져온 이미지와, 자이드란들이 신으로 섬기는 셀로브라는 존재와, 그리고 인류와의 연관성은 명확했다. 사트켓 박사는 결론을 내렸다. 자이드란 종족에게 수천년 전 인류가 문명을 전파한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거기서 의문점이 생겼다. 왜? 그토록 심각한 파괴를 겪고 나서 파충류 외계인들에게 기술을 전파한 이유가 무엇인지 사트켓 박사는 짐작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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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하고 전개를 건너뛰어야겠습니다. 특히 바닐라 이벤트들은 많이 스킵할 것 같네요.
첫댓글 오호 흥미롭네요,다음을 기다리겠습니다!
ㅋㅋㅋ점점 많아진다아앙 좋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