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편지 제 4,197회
詩, 신발을 싣다 말고
비구 동봉
1.
신발을 딛다 말고 라는 문장에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 찰나의 정적과
망설임, 혹은 아득한 그리움이
서려 있는 게 일반이다.
2.
떠나려던 길목에서, 혹은 어디론가
향하려던 순간 발을 내딛다 말고
멈춰 선 그 짧은 틈에 감도는
생각들을 시적인 여운으로
풀어볼까다
3.
찰나의 정적 신발을 딛다 말고
문득 마당 끝을 쯔룩 바라본다
바람이 스쳐 지나간 자리
바스락거리는 그 소리에
잊고 있던 이름 하나가
발끝에서부터 아련히 솟네
4.
나설 길은 생각해도 마냥 먼데
신발 끝에 걸린 그리움이
무거워 차마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그만 서 있다.
5.
망설임과 미련 : 떠나야 함을 알면서도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순간
문득 스친 기억이 있으니
무심코 신발을 신으려다 들려온
소리나 바람에 마음이 끌린 순간
혹시 마음에 담아 둔 특정한 시
구절이거나, 또는 이어 쓰고
싶은 이야기의 한 대목이 아니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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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시를 써 볼까 하는데
그게 그리 쉬울 수도 있고
어찌 보면 너무나 어려운 때도
은근히 잊잖을까 싶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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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3일/202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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