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33주일 (마태25,14-30) 평신도 주일
평신도의 사명
평신도는 “성품의 구성원과 교회에서 인정한 수도 신분의 구성원이 아닌 모든 그리스도인이 평신도라는 이름으로 이해된다. 곧 세례로써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 하느님의 백성으로 구성되고,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 왕직에 자기 나름대로 참석하는 자들이 되어, 그리스도교 백성의 전체 사명 가운데에서 자기 몫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실천하는 그리스도인들을”(교회31)말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사명은 현세적 일을 하느님의 뜻에 맞게 관리함으로써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평신도는 일상생활의 현세적 임무를 자기 생활에서 분리시키지 말고 오히려 맡은 일을 하느님의 뜻대로 계속하면서 그리스도님과 일치를 더욱 깊게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평신도 교령).
오늘 복음은 달렌트의 비유를 통해 각기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에 충실할 것을 가르치십니다. 욕심을 내지 말고, 적다고 불평하지도 말고 지금 것에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넉넉함이 주어지리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달렌트는 각기 다르고 알맞게 주셨습니다. 그것을 잘 사용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할일입니다. 달렌트가 하나이든 둘이든 다섯이든 모두가 다 하느님이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심해야 합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것이 무엇이며 그것으로 어떤 인생을 만들어 갈 것인지를 안다면 그는 행복합니다. 둘을 가지고 둘을 더 벌 수 있었다면 그것으로 감사할 일이며 다섯을 가지고 다섯을 더 벌었으니 이 또한 기쁨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그냥 묵혀버린다면 그것은 결국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더 벌 수 있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또 주어지게 마련이고 더 벌 수 있음에도 게으름을 피운다면 그의 기회는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주인이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고 그 뜻대로 둘을, 다섯을 벌었으니 그는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한 달렌트를 받았으나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제 생각대로 땅에 묻어 묵혔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에는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자기 뜻대로 살아가는 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삶의 결과는 상을 받기도 하고 벌을 받기도 할 것입니다(마태25,30). 그야말로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합니다. 양이 문제가 아니라 질이 문제입니다. 주인과 같이 있었으면서도 주인을 무서운 분으로 알고(마태25,24). 두려워 몸을 사렸다면 그것은 결코 주인과 함께 있지 않은 것입니다. 마음이 통할 때 함께 있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매 순간 주님의 뜻을 찾고 그에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자기 뜻대로 하다가는 있는 것마저 잃어버리게 됩니다. 사실 하느님께서 심판을 내리시는 것 같지만 그 이전에 내가 심판을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님께서 주신 달렌트를 잘 활용해야 하겠습니다. “각자의 능력과 시대의 요구에 따라” 우리는 각자의 삶의 자리를 하느님의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의 가르침이 살아있는 삶의 터입니다. 내 뜻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가운데 하느님 나라의 완성에로 한발 더 내딛기를 희망합니다. “각자가 받은 은총이 무엇이든지, 그것을 가지고 서로 남을 위해서 봉사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주신 갖가지 은총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1베드4,10). 미룰 수 없는 사랑에 눈뜨기를 희망하며 사랑합니다.
한국천주교회, ‘평신도 희년’ 선포하고 전대사를 받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권길중, 약칭: 한국평단협) 설립 50주년을 맞아 ‘평신도 희년’을 지내도록 승인하였으며, 교황청 내사원은 한국의 평신도들을 위해 전대사를 수여하는 교령을 보내왔다.
한국평단협은 1968년 7월 23일 창립되었으며, 주교회의는 평신도들의 자각과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 적응하는 사도직 활동을 위해 매년 연중 마지막 전 주일(내년부터는 연중 제32주일)을 ‘평신도 주일’로 정하고 전국 모든 성당에서 이를 지낸다.
한국평단협 평신도희년 자료: (http://www.clak.or.kr/ver2/activity/sunday4.php)
평신도 희년 : 2017년 11월 19일부터 2018년 11월 11일까지
‘평신도 희년’을 맞아 발표된 교황청 내사원 교령에 따른 전대사를 받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그리고 이 전대사는 연옥 영혼을 위해 양보할 수 있다.
- 전대사 일반 조건(고해성사, 영성체, 교황님의 지향에 따른 기도 바치기)을 충족한 뒤, 다음 조건들 중 하나를 행할 때,
1) 희년 개막, 폐막 미사에 참석할 때(참석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 경건한 지향을 가지고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통해 예식을 듣는 경우도 포함)
2) 교구장 주교가 정한 희년 행사나, 신심 행위에 경건히 참여할 때
3) 희년 순례지를 순례하여, 다음 기도를 바칠 때
- 그리스도인 소명의 충실성을 위하여
-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를 위하여
- 인간 가정 제도의 보호를 위하여 하느님게 겸손되이 기도하며,
- 주님의 기도, 신경,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부르는 간구로 기도를 마칠 때
4) 노인과 병자, 중대한 이유로 집에서 나갈 수 없는 이들은, 되도록 전대사 일반 조건 아래 희년 행사에 참석하겠다는 지향을 가지고 성모 상본을 바라보면서 희년 거행에 영적으로 자신을 결합시키며, 자신의 기도와 고통을 또는 자기 삶의 불편을 마리아를 통하여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봉헌할 때
(禧희년年): 성년으로도 불린다. 이 용어는 구약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7년마다 돌아오는 안식년을 일곱 번 지내고 난 다음 해를 기쁨의 해, 즉 희년으로 지냈다. 희년이 되면 부채를 탕감하고 노예를 풀어주는 등 기쁨과 해방의 해로 지냈다. 지금 가톨릭교회가 지내는 성년, 희년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면서 처음에는 100년 주기로 지내다가 50년, 25년을 주기로 지낸다. 정기 성년과 특별 성년이 있다. 2000년 대희년은 정기 성년이었으며, 2015년 12월 8일부터 2016년까지 지낸 ‘자비의 특별 희년’은 가장 최근의 특별 희년이다. 성년 기간에는 전대사가 부여된다.
대사(大赦, indulgence) :가톨릭교회는 고해성사를 통하여 죄를 고백하면 죄는 사면된다 하더라도 그 죄에 따른 벌, 즉 잠벌(暫罰)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잠벌은 죄를 속죄하는 보속(補贖)을 통하여 사면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 보속을 현세에서 다 하지 못한 경우 죽어서 연옥에서 보속을 다 하여야 한다. 대사는 죄 때문에 받게 될 벌을 부분적으로 면제하느냐, 전적으로 면제하느냐에 따라 부분대사와 전대사로 구분한다. 가톨릭 신자는 대사를 얻게 되면 자기 자신을 위하여 사용하거나 또는 이미 죽은 이들을 위하여 이 대사를 양보할 수도 있다. 즉 대사(大赦)는 죄와 벌을 모두 사해 주는 면죄(免罪)가 아니라, 죄의 결과인 잠벌을 면제해주는 사면(赦免)이다. 대사는 ‘정기 성년’이나 ‘특별 성년’, 또는 특별한 행사나 기념을 맞아 교황청 내사원에서 발표한다. ‘면죄부’로 잘못 알려진 ‘Plenary Indulgence’는 전대사로 불러야 한다.
평신도 희년을 맞이하여
+ 찬미 예수님,
교우 여러분, 그리고 수도자, 사제 여러분!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2018년은 한국 천주교회에 ‘평신도협의회’가 출범한 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뜻깊은 해를 맞이하여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는 ‘평신도 희년’ 선포를 주교회의에 요청하였고, 주교회의 2017년 추계 정기총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평신도 희년을 승인하였습니다.
한국 천주교회가 보편교회에 내어놓을 수 있는 가장 큰 자랑거리 중 하나가 자생(自生)한 교회라는 사실입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여 탄생한 교회가 아니라, 평신도 스스로 복음의 진리를 찾아 이룩한 교회라는 사실입니다. 박해 시절 사제가 없는 이 땅에 평신도들은 사제 영입 운동과 더불어 교회 활동을 주도하여 왔습니다. 성 정하상 바오로는 복자 윤유일 바오로, 복자 최인길 마티아, 복자 지황 사바와 더불어 북경을 왕래하면서 이 땅에 성직자들을 모셔오는 일과 교회를 세우는 일에 헌신하였습니다. 한편으로 교황청에 서신을 보내어 박해 상황을 전하며 선교사 파견을 호소하였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박해의 부당성을 호소하며 천주교의 진리를 설명하는 「상재상서」를 쓰기도 하였습니다. 복자 정약종 아우구스티노는 명도회 회장으로서 「주교요지」를 펴내며, 교우들의 교리교육과 선교에 헌신하였습니다. 우리는 조선 교회를 위하여 헌신한 성 황석두 루카, 복자 강완숙 골롬바, 하느님의 종 내포의 사도 이존창 루도비코 곤자가 등 많은 평신도들을 기억합니다.
1866년 한불조약으로 이 땅에 종교의 자유가 허락된 이후 평신도들은 레지오 마리애나 빈첸시오회, 꾸르실료, 연령회, 매괴회 등의 신심단체를 통하여 선교에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사형수의 대부였던 판사 김홍섭 바오로, 교육으로 제주를 일으킨 교육자 최정숙 베아트리체, 국채 보상운동에 앞장섰던 회장 서상돈 아우구스티노, 정치활동 중에서도 신앙의 모범을 보여준 총리 장면 요한, 가난한 이들의 치료를 위해 평생을 바친 의사 선우경식 요셉 등 훌륭한 평신도들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한국 천주교회에서 평신도들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높이 인정되고 평가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교계제도 하에서 많은 교우들이 피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로 신앙생활을 영위해 오고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 교령」을 선포하며, 교회와 세상 안에서 수행하는 평신도의 사명과 역할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평신도들은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효과적으로 참여하여 하느님 백성 전체의 사명에서 맡은 자기 역할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수행한다. …… 평신도들은 그리스도인 정신으로 불타올라 마치 누룩처럼 세상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하느님께 부름 받았다”(2항).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평신도 그리스도인」에서 교황 바오로 6세의 「현대의 복음 선교」를 인용하며 다양한 분야와 범위 안에서 펼쳐질 평신도의 직무와 임무와 역할을 재차 강조하였습니다. “평신도들의 복음선교 활동의 무대는 바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예술, 학술, 국제 활동, 대중매체 등 한마디로 광범위하고 복잡한 현실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그 밖에 사랑, 자녀 가정교육, 직업훈련, 고뇌 등의 현실도 모두 복음 선교의 활동 범위가 될 것입니다”(23항). 교황청의 여러 부서가 공동으로 펴낸 ‘평신도의 사제 교역 협력 문제에 관한 훈령’에서는 사제들, 수도자들, 평신도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적극적인 협력의 새로운 방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영세자들이 점차 줄어가고 있습니다. 교회에 관심이 줄어가고 있는 것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신자들의 미사 참여율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냉담교우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쇠퇴하는 유럽 교회를 그대로 뒤따라가고 있습니다. 은퇴하신 베네딕토 교황님께서는 이러한 교회의 현실을 크게 걱정하고 계십니다. 오늘날의 교회의 진정한 문제는 신자 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십니다(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마지막 이야기」 참조).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에 새로운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평신도 희년’은 금년 평신도 주일인 2017년 11월 19일부터 2018년 11월 11일 평신도 주일까지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평신도 희년 동안 전대사를 허락하셨습니다. 평신도 희년 동안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고 고해성사를 받고 영성체를 한 후, 향후 제시될 몇 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를 채우면 누구나 전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조건에 관해서는 곧 교황청 내사원의 교령으로 공지될 것입니다.
‘평신도 희년’을 맞이하여 평신도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합니다. “사도직의 다양한 형태와 방법을 통하여 새로운 요구에 끊임없이 적응하는 평신도들은 주님의 협력자가 된다.”(평신도 교령 33항)는 공의회의 격려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느님께서는 한 탈렌트를 받았든, 두 탈렌트, 혹은 다섯 탈렌트를 받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23).
아울러 사제와 수도자들의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함께 교회를 위하여 일해야 합니다. 우리는 함께 하느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한 지체가 고통을 겪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겪습니다.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기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지체입니다”(1코린 12, 26-27).
일상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시며, 이웃사랑과 기도로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신 은총의 성모 마리아의 도우심을 빕니다.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2017년 연중 제32주일에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장 조규만 주교
첫댓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님께서 수 주신 달란트를
잘 활용 해야 하겄습니다. 아멘
평신도의 사명은 현세적 일을 하느님의 뜻에 맞게 관리함으로써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아멘.
"각자의 능력과 시대의 요구에 따라"우리는 각자의 삶의 자리를 하느님의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 아 멘.
내뜻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가운데 하느님 나라의 완성에로 한발 더 내딛기를 희망합니다~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