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아카데미 작품상은 톰 맥카시 감독의 이 영화 '스포트라이트'에게 돌아갔어요. '보스톤 글로브'라는 미국의 신문사 내의 탐사전문보도 팀 '스포트라이트'의 기자들의 이야기였죠.
2001년 미국에서는 9,11이 일어나는데요. 그 다음해 1월에 이 팀은 '보스턴 대교구'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보도를 내고, 퓰리처 상까지 받게 된대요.
전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점수를 7점 정도 밖에 주지 않아요. 별점으로는 별 다섯개 중 별 세개 반.
별 하나는 내가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에 빼버렸고, 별 반개는 영화가 굉장히 드라이하다는 점에서 빼버렸습니다.
그것을 빼면 완벽한 영화에요. 특히나 영화가 드라이한 점이 아주 강렬히 좋았어요. 이 모순된 표현( 단점도 드라이, 장점도 드라이)은 그에 대한 합당한 이유가 있지요.
이야기는 '스포트라이트'팀이 맡은 하나의 사건에 주목해요.
영화의 시작은 1976년의 게오겐 신부가 경찰서에서 나오는 장면부터 보여주죠. 그리고 훌쩍 25년의 세월이 흘러 2001년 보스톤 글로브지의 편집국장으로 마티 배런(리버 슈라이버 分) 이 오면서 이야기를 진행하죠.
배런은 오자마자 게오겐 신부 사건을 이야기하고, 이것을 파보라고 해요. 그리고 그 일을 탐사보도 팀인 스포트라이트에게 맡기죠.
탐사보도 팀 스포트라이트는 로비(마이클 키튼 分) 라는 팀장밑에 세명의 기자, 마이크(마크 러팔로 分), 사샤(레이첼 맥아담즈 分) , 맷( 브라이언 다아시 제임스 分)을 두고 있어요.
신임 편집국장이 오자 이들은 혹시나 구조조정이 일어날까 조마조마하지만, 곧이어 편집국장이 제안한 게오겐 사건에 몰입합니다.
영화는 절대적으로 드라이 합니다.
메멘토처럼 시간이 역순으로 흐른다던지, 마이클 베이의 영화처럼 슬로우 모션이나, 유려한 카메라 이동따위도 없습니다. 식스센스 급 반전도 없고요.
영화는 시종일관 인터뷰하고, 회의하고, 조사하는 장면들만 보여줍니다. 특별할 것이 하나도 없는 무미건조함.
너무나 진솔한 화면 전개. 그게 이 영화의 전부에요.
두시간이 넘는 영화가 이렇게나 진솔하게 흐르면 재미없지 않을까? 무슨 감동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지만 놀랍게도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이 영화는 아동성폭력이 소재로 쓰이지만, 성폭력 장면이 전혀 나오지 않고요. 심지어 아동들의 겁에 질린 눈동자나, 진실을 알아가던 기자들이 감정이 북받쳐 애절한 연기를 하는 장면조차 없습니다.
여기자 사샤는 화장기없는 얼굴과 긴 바지를 입고, 피해자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팀장과 회의를 하지만 어떤 감정의 흔들림따위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단독이나 속보에 얽매이지도 않아요.
오직 진실과 증거만 쫓을 뿐이죠. 악당이 밤에 몰래 협박한다든가, 교회가 치졸한 음모를 꾸민다든가도 없고, 거대한 교회 권력에 순응하는 자와 맞서는 스포트라이트 팀간의 우격다짐도 없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느낄 수 있죠.
그 조용함 속에 '진실'이라는 무시무시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요.
영화의 무미건조함, 드라이함 자체가 진짜 기자를 찾아떠나는 '진실함'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드라이하다는 단점을 드라이하다는 장점으로 바꿔버립니다.
진실은 무엇을 화려하게 섞는게 아니니까요.
리브 슈라이버라는 배우입니다.
제가 2005년에 가장 짝사랑 했던 여자는 영화 '킹콩'의 여주인공이었던 나오미 왓츠인데, 그 사랑스러운 여자를 아내로 맞이한 럭키가이이면서 예일대학교를 나온 턱수염이 참 인상적인 배우이죠.
저 턱수염때문인지 Xmen에서는 울버린의 형으로도 등장했던 이 배우는 이 영화에서 마티 배런이라는 편집국장역을 맡았는데, 마티 배런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정말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인상적인 배우였죠.
그가 맡은 배역인 마티 배런은 유대인입니다. 심지어 보스톤에는 연고도 없고, 그는 마이애미 신문사에서 막 발령을 받아 보스톤으로 왔죠.
보스톤은 아일랜드 출신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보스턴 글로브지 구독자의 53%는 천주교도 들이죠.
미국은 청교도(philgrim)의 국가죠. 초기 청교도인들이 미국을 개척한 후, 유대인, 아일랜드인, 이탈리아인들이 미국에 들어옵니다.
마틴 스콜세지의 '갱스 오브 뉴욕'은 이 아일랜드인들과 청교도인들의 싸움을 그린 영화인데, 이방인들인 천주교도인들이 정착하여 필그림과의 고된 싸움끝에 뉴욕을 만들어가듯이 이 곳 보스톤에서도 종교적인 단합으로 아일랜드 천주교인들이 안전한 하버드와 예일대학교가 있는 보스턴을 만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의 세계에 또다시 유대인 이방인인 배런이 들어와 그들 사회의 깊숙한 비리를 파헤치려 합니다..
천주교로 똘똘 뭉친 보스턴이라는 사회를 말이죠.
배런의 목소리는 중저음에 느리고, 정중하고, 단호합니다.
그 사회가 어떤 사회든지, 그가 그 사회에 적응했는지, 안했는지 이런 것 따윈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뉴스가 있고, 그 뉴스의 '진실'만이 중요합니다.
그런 그의 의지때문에 1500여명이나 되는 가톨릭 신부가 봉사하고 있는 보스턴에 언론이라는 칼을 들이댈 수 있었습니다.
우리 KBS기레기 성재호씨, 조태흠씨, 김귀수씨, 하누리씨, 정새배씨는 배런과 스포트라이트 팀의 팀장 '로비'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기레기입니다.
조국 장관의 진실에 접근하는데, 성급했고, 검찰말에만 귀를 기울였습니다. 진실이 중요한게 아니고 '단독'과 '속보'만 중요했죠.
그리고 결국 한 가족을 망가뜨렸는데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울 KBS사회부장님은 이화진 기자에게 '나경원'취재는 단독도 속보도 없이 확실히 더 보강 해두라고 했으면서 4개월이 지나도 전혀 후속보도를 내지 않고 있죠.
선택적 단독과 속보.. 선택적 보강취재...
이런 일관성없는 일에 해명도 없고..
'내가 틀릴 바에는 끝까지 우겨보자'는 고약한 고집만 있을 뿐입니다. 여기에 어떤 '진실에 대한 추적'을 엿볼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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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팀은 조급해하지 않고 수개월을 취재해서 연초에 취재한 내용을 보도합니다.
그리고, 팀장 로비는 자신을 반성합니다.
성재호 부장님, 실수 할 수 있습니다. 팀장 로비처럼요.
실수는 잘못을 바로잡으면 됩니다. 진정한 반성이 있으면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오직 잘못은 진실로 바로잡아야 하고요.
기자는 이 세상 모든 잘못을 오로지 '진실'로만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기자는 직업이 아니고 '진실'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첫댓글 스포트라이트 좋죠. '더 포스트' 랑 더불어 좋은 저널리즘 영화입니다.
헐 더 포스트 너무 좋은 영화죠.^^
@천상의빛 보면서 진짜 전율했습니다. 사주와 기자가 같이 함께 가는 모습도, 기사는 역사의 초고라는 말도요. 진짜 역작이에요.
아직 못 본 영화인데 님글에서 지금 우리나라의 언론과 기자에게는 넘사벽인거 같아 씁쓸하군요. 영화 꼭 챙겨보겠습니다.
네.. 꼭 챙겨보시길~^^
영화 1987도 있어요. 동아투위..우리도 좋은 언론인들 계십니다
@JH1051 1987은 봤어요. 먹먹하고 대단한 국민의 힘도 느꼈죠
스포트라이트 예전에 봤었는데 재밌게 봤던 영화였어요. 왓챠 별점 4.5개 줬던 것 같았는데.
깨시민인데다 영화보는 안목까지 높으시군요! ㅎㅎ 전 세개반~~~^^
저도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방구석 1열에서 보고 궁금했던 '더 포스트' 도 함 찾아 봐야겠습니다.
보세요. 적당히 말랑말랑하고, 느끼는 부분도 좋은 영화여요!!
영화보고 싶다는 욕망을 마구마구 끄집어내네유...영화에 상당한 조회가 있으시네유...전 배우얼굴 구분도 못하는 경우라,,,ㅋㅋㅋ같은 배우데,...다른 데 나오면 못 알아봄ㅜㅜ봐야 할 영화 2개...근데 영화 어디서 봐야해유???
집에 케이블 티비 누르시고 더 포스트 구매해서 보시면 되죠.^^
@천상의빛 집에서는 아무것도 못해유,,,할일이 너무 많아서,,,ㅋㅋㅋ가게가 나의 천국,,,ㅋㅋㅋ
@난이 가게 에서는 컴퓨터를 켜고 다음에 들어가세요. 그리고 검색창에 '스포트라이트'를 치시면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먼저보이고 그 밑에 영화 스포트라이트가 보이는데요. 노란표시로 '영화보기'라는게 있는데.. 그것을 클릭하시고, 설치하라는 것 설치하신 후, 결제하고 보시면 되요. ㅎㅎ
@천상의빛 그러네유...땡큐...영화 볼 일이 없어서리,,,,쩝...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