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으나 늙으나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인지라 그리고 일기예보도 올 여름은 더위가 오래갈 것 같다기에 일찌감치 여름휴가는 포기하
고 더위가 한풀 꺾이는 9월초에 휴가대신 여행이나 가자고 동창친구들과 이미 7월 하순경에 약속한 여행 날짜가 바로
오늘 9월 3일이다.
약간은 흥분되고 들뜬 기분에 간밤에 잠까지 설치면서 새벽 4시가 조금 넘어서 잠에서 깨어났다.
미리 작성해둔 준비물 체크리스트로 준비물을 하나하나 챙겨 짐을 꾸리고 아내와 같이 5시반경에 집을 나섰다.
신목동역에서 첫차를 타고 공덕역에서 친구차에 편승하기 위해서다.새벽 5시 44분이 첫차인지라 사람이 별로 붐비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전철을 가득 메웠다.각자 생업을 위해 새벽부터 생활전선으
로 뛰는 모습에 약간은 겸연쩍게 가방을 들고 전철에 몸을 실었다.
6시정각에 공덕역에서 친구내외와 만나서 7시에 가평휴게소에서 이천에서 출발한 친구내외와 합류하였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이제부터 세가족 6명이서 2박3일간의 강원도 나들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여행날짜는 내가 정하였지만 일정과 코스는 전국 방방곡곡의 명승지와 맛집을 꿰뚫고 있는 친구가 담당하였다.
그 친구 가이드데로 움직이면 여행을 정말 알뜰하게,재미있게,맛있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오늘의 첫 목적지 평화의댐,가는 도중에 화천 대야리 "낭천추어탕"집에서 추어탕으로 아침식사를 떼웠다.
이곳은 알고 찾아간 곳도 아니었는데도 맛으로 소문난 집이였다.출발이 순조로우니 전일정이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든
다.날씨는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로 제법 서늘한 기온에 청명한 쪽빛 하늘이었으며 여행하기에는 최적의 날씨였다.
평소 덕을 많이 쌓은 결과라고 자화자찬을 하면서 느스레를 떠니 한바탕 웃음 꽃이 핀다.
차창 밖을 내다보니 사방이 산이다.짙은 녹음이 우거진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첩첩산중이다.한참을 달렸을까 드디어
평화의댐 정상이라는 팻말이 눈 앞에 보인다.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평화의댐,안내원의 설명과 함께 곳곳을 둘러보고
평화의 종 타종을 위하여 종 앞에 6명이 두줄로 나란히 도열하였다.한국전쟁 희생자 유해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탄피와 전세계 30 여개국 분단지역에서 모은 탄피로 제작된 무게 만관(37.5톤)의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종을 구령에
맟춰 힘차게 타종해 보았다.타종비는 아프리카 난민을 위하여 쓰여진다니 좋은 일에도 동참하게 되고 은은히 울려 퍼
지는 종소리에 소원도 간절히 빌어볼 수 있으니 나름데로 의미있는 관광이였다.바로 17km 전방에 있는 북한 금강산
임남댐의 붕괴시 대응댐으로 건설한 것이 평화의 댐이라니 분단의 비극을 몸소 체험하면서 시대의 아픔을 느껴본다.
점심은 댐에서 내려와 "청수골 산채비빔밥"으로 먹었는데 이집은 원래 친구가 사전에 정한 맛집으로 깊숙한
산속에 위치한 식당으로 각종 산채의 맛이 어우러진 정말 맛있는 집이었다.여기에 옥수수 동동주 한잔을 곁들
이니 신선이 부럽지 않았다.
오후의 목적지는 두타연이다.이곳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사전에 친구가 신청서를 작성하여 신고하였으며
입장시 신분증확인과 함께 소지품과 차 트렁크등을 조사하고는 안내원을 동승시켜 입장하였다.
DMZ지역의 원시림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천혜의 자연관광지가 두타연이다.
비포장 도로를 한참 달려오니 두타연의 절경이 눈앞에 펼처진다.일본여성인 안내자와 함께 절경 곳곳을 트래
킹하면서 맑은 물과 짙은 원시림 속의 자연 그대로를 마음껏 만끽하고 다음 목적지인 제4땅굴을 갈려고 하였
으나 오후 4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에 아쉬움을 남긴체 오늘의 주요한 여행 일정을 마치기로 하였
다. 내려오는 길에 양구읍내 있는 선사시대 유적박물관을 관람하고는 속초시내에 있는 농협 설악수련원
으로 향하였다.새로 뚫린 미시령터널을 통과해 가니 거리가 많이 단축된 것 같다.숙소에 도착하니 어느듯 저
녁,이곳 농협수련원은 친구 덕분에 몇번 이용해 보았지만 정말 깨끗하고 시설과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
다.다만 진짜 조합원들인 농민들이 많이 이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주로 농협 임직원들만 이용한다는게
늘 불만이다.숙소에 여장을 풀고 여자들이 저녁을 짓는 동안 속초중앙시장에 들러 그 유명하다는 "만석닭강
정"두 박스와 반찬 몇가지를 사가지고 여행 첫날의 만찬을즐겼다.
첫댓글 여유로운 멋진 여행 보기가 좋네요~~~사진만 보아도 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