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5/7] 제주 강정마을 소식 - 양윤모 선생 접견 및 강정마을 주민단합대회
오전 10시, 배종열 평통사 상임대표와 김종일 현장팀장, 생명평화결사 전진택 목사 및 김용묵 선생(처용무 전수 무형문화재)이 양윤모 선생을 접견하였습니다.
단식이 32일째라 체중이 15킬로나 빠져 수척한 모습으로 링거를 꽂은 채 휠체어를 타고 접견실에 나온 양윤모 선생의 모습을 보면서 무척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선생은 결연하고 의연한 자세를 견지하며 면회온 사람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양선생은 교도소 측에서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해 회유하고 있지만 당신은 '불법공사 중단'과 '서귀포경찰서장 해임'이 이루어질 때까지 결코 단식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밝혔습니다. 아울러 박관현 열사와 아일랜드 혁명군(IRA)에 대하여 언급하며, 단식 41일째 되는 날 신용인 변호사의 특별접견을 요구하였습니다. 유언을 남기겠다는 양선생의 언급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중단시킬 수 있다면 기꺼이 자신의 한 몸을 던지겠다는 양선생의 결사항전의 각오가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죽으면 살리라'는 의미가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마을에 도착하자 5천만원에 이르는 강정주민들의 벌금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이 열렸습니다. 낮시간부터 주민들과 시민사회 각계인사들로 붐비는 것을 보니 조금이나마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위안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양선생의 접견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모두가 이명박 정권과 해군당국에 분노하면서 주민들의 결사항전이 양선생의 뜻에 동참하는 것이라 의지들을 밝히셨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해군기지 반대투쟁이 시작되는구나 싶습니다.
오후 늦은 시간부터 광주에서 찾아온 밴드 공연과 민중가수 공연이 이어지면서 모처럼 주민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번졌고,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의 희망을 보는 듯했습니다. 찬반으로 나뉘어져 마을공동체가 깨지고 웃음을 잃어버린 주민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보는 것이 실로 오랜만입니다. 자정 가까이 이어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의 연대는 '기필코 승리하리라'는 투쟁의 결의로 모아졌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뒷풀이를 정리하는 순간까지 서로 어깨동무하고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최소한 한달의 한번씩이라도 이런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소박한 바램을 들으니 참으로 가슴아픈 오늘의 강정마을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주민들의 선창으로 함께 외친 구호가 아직도 귓전을 맴돕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해내야 한다, 우리는 승리한다, 질긴 놈이 승리한다" 강정마을의 평화와 한반도, 동북아의 평화, 세계 평화를 위해서 결국 이길 때까지 싸우는 길밖에 없음을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