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국은 관광산업의 ‘블루 오션’을 찾기 위해 관광 상품에 타 핵심 산업과의 융· 복합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의료관광도 그 중의 하나다. 최근 우리나라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미 뉴욕과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주에 있는 20여 한인 여행사는 한국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항공여행을 결합한 ‘고국방문 건강검진 패키지’를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으로 상품화하고 있다.
다국적 컨설팅 그룹 맥킨지&컴퍼니 조사에 따르면 2012년 글로벌 헬스 케어 시장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50조원)정도로 세계 경제 위기 속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관광은 진료비뿐만 아니라 숙박, 관광 등과 연계해 부가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해외 환자 1인이 우리나라에서 쓰는 평균 진료비는 374만원 정도다. 우리나라 환자 1인 평균 진료비인 99만원의 4배 가까이 된다. 이에 더해 환자와 함께 들어온 보호자 등이 동반자 1인이 관광을 하며 쓰게 되는 비용까지 계산하면, 외국인 환자 1인 유치시 경제적 효과는 697만원이다.
보건복지가족부 국제 의료 활성화 방안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올해 외국인환자 3만명, 2010년 7만명, 2011년 10만명, 2012년 14만명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료관광객의 국내 소비가 일반관광객의 3~10배라는 통계를 발표한 한국관광공사는 이 분야가 국부를 창출하고 국가 이미지 및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마사지… 성형… 의료기술 '한류 시대'연다
최근 아시아권에서 한국여성들의 아름다움이 미의 기준이 되고 있다. 한국 여성을 닮기위해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에 의료관광이 러시를 이루고 있기때문. 이는 아름다움의 세계에도 한류열풍이 거세게 불고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는 사례로 보여진다. 실제로 의료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의료의 인프라가 잘 갖취졌고 수준 높은 의료 기술과 좋은 장비, 시설을 바탕으로 의료관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서울 명동같은 경우 일본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이유 역시 피부과와 성형외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본관광객들은 피부질환만을 보는 일본 피부과에 비해 우리나라는 트러블이나 노화방지 등도 의사가 직접 보고 무엇보다 상담과 시술, 친절, 가격 모두 만족스러움을 느끼기 때문에 의료관광객들이 우리나라의 클리닉을 찾게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요즘은 오는 사람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까지 직접 의료관광에 발벗고 나섰다. 관광공사는 환율 차이로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일본과 중국에서 현지 여행사와 손잡고 본격적인 판촉 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지난 8일 두바이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여성 건강 제품 박람에는 건국대 병원, 우리들 병원, 경희대 동서 신의학 병원 등과 함께 참여할 정도다. 일본의 경우 나고야 지사가 현지 대형 여행사인 긴키 니혼 투어리스트(KNT)와 합작으로 마시지나 스파를 포함한 상품 뿐 아니라 메디컬 스킨 케어로 업그레이드한 것까지 다양한 미용 의료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4월부터 6월까지의 모객 목표가 약 500명.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60여명이 예약하는 등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도 제주도와 서울 문화 관광에다 피부 관리를 묶은 4박5일짜리 신상품을 만들어 현지 여행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단순 미용 관광이 아니라 피부과 전문의가 직접 시술하는 프로그램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의료 관광은 다른 산업과 결합된 복합 상품으로써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의료 인프라를 갖춘 개발도상국이나 선진국 주변의 나라에서 신상품으로 적극 개발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과 중국은 물론 동남아에서 ‘성형 강국’으로 인정 받고 있기 때문에 의료 관광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에서 인정하는 손재주를 바탕으로 쌍꺼풀 등 성형수술이 뛰어나고, 최고 두뇌의 전문의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중국에선 오래전부터 ‘한국식 성형’이 젊은 여성들의 로망이었다. 대도시의 거리 곳곳에 ‘한류 성형’ 간판을 내걸었다. 송혜교나 김희선 등 특정 배우들은 아시아 여인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인물로 인식돼 ‘닮고 싶은 얼굴 1순위’로 자리 잡았다. 전국의 지자체들도 요즘 의료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시는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고 있는 계명대의 중국 유학생 은동령(25)과 뉴질랜드 출신인 캐서린 베일리(27)를 의료 관광 홍보대사로 임명한 뒤 동산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게 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 또한 다음달 시작되는 외국인 의료관광 시대에 맞춰 의료관광 활성화에 발벗고 나섰다.부산시는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외국인 진료 의료기관 5~10곳을 선도기관으로 선정, 적극적으로 육성한다. 이들 의료기관에는 5억원의 예산을 들여 외국인 환자 전용 창구 개설, 외국어 진단서와 영수증 제작 등을 지원한다. 또 1억 2000만원을 들여 의료관광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해 지역 병원을 소개하고, 외국 현지에서 진료 상담을 받아 해당 의료기관과 직접 연결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시술이나 진료로 연결하는 에이전시나 관광업자에 대해서는 환자 1인당 1만원의 성과보수를 지급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명의 의료관광 전문 코디네이터를 육성하며, 영어와 일어·중국어·러시아어 등 외국어 홍보물 제작에도 나선다.
그러나 한국이 새로운 의료 관광국이 되려면 먼저 해결해야 할 일도 많다. 의료 기술이나 장비 등은 어느 경쟁국에 뒤지지 않지만 의료 사고 및 의료 분쟁에 대한 대응책 마련은 물론 병의원 관계자들의 외국어 능력, 의료 관광객의 복잡한 입국절차 등 의료 관광이 성장하려면 정부는 물론 유관 기관이 다 함께 종합적이고도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인프라 확충 등 제도 정비에 온 힘을 모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