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은 구강질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치아의 날'이었다.
'치아의 날'은 6살 때 영구치가 처음 나온다는 의미와 함께 앞니에서 여섯 번째에 있는 영구치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온가족의 치아 건강을 살펴보는 계기로 삼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의들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2세 아동의 1인당 충치 경험 개수는 3.3 개로 세계 평균 1.61개 보다 훨씬 많은 편"이라며 "30대 중반 이상 성인의 75% 이상이 잇몸질환을 앓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연령대에 맞는 치과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초등학생 딸, 치열·양치습관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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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때부터 치아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의 구강 건강을 살피기 위해서는 칫솔질하는 습관부터 치아배열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한쪽만 양치를 하거나 대충 닦고서도 양치를 다했다고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또 한쪽 손가락을 빨거나, 혀를 내밀거나, 항상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는 골격의 부조화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부모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교정과 백형선 교수는 “어린이들의 치아 배열에 문제가 있으면 충치는 물론 잇몸 질환이 생기기 쉽고 음식물을 씹는 저작 능력이 감퇴되어 소화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며 “치열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영구치와 유치하고의 혼합시기를 거치는 것이 좋은 만큼 11살에서 12살 정도 사춘기 때에 치열에 대한 부조화를 교정해 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어린이들의 교정치료 시기는 환자의 부정교합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위턱 또는 아래턱의 성장에 문제가 없고, 단지 치열만 부정교합이라면 12세 전후에서 교정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 턱 위치나 위턱과 아래턱의 상태가 좋다면 어느 연령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위턱에 비해 아래턱이 많이 발달한 주걱턱이나, 위턱이 돌출된 경우, 아래턱이 무턱같이 보이거나 얼굴 비대칭이 있는 부정교합은 성장조절을 이용한 턱 교정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성장 중인 어린이에게서만 치료가 가능하다.
백 교수는 “특히 주걱턱 중에서도 아랫니가 같이 돌출돼 있다면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좋다”며 “같은 연령이라도 개인적인 턱 성장 상태가 달라 교정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 치료시기를 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교정시기를 고민하는 자녀가 딸이라면 일반적으로 좀 더 빨리 교정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여자 어린이의 아래턱은 일반적으로 20살까지 자라는 남자와 달리 만 16세까지 자라는데 특히 초경 전 1년 동안 아래턱이 키와 함께 가장 많이 자라기 때문에 빨리 교정에 들어갈수록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어서이다.
백 교수는 “특히 아이들의 경우는 8~12세까지 젓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시기에 충치가 생기면 치아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또한 이시기에 손가락 빠는 습관이 계속되면 턱뼈의 성장이나 치아배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6개월 주기로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추천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젖니에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우유병을 물고자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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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젖니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
보통 생후 6~12개월 사이에 치아가 나기 시작해서 30개월이면 모든 젖니가 나오게 되는데 우유병을 물고자는 경우 위 앞니가 모두 썩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되도록 아이가 잘 시간에는 수유를 줄이고 우유 대신에 보리차나 생수만 물려 재워야 한다"며 "치아가 아직 나오지 않았을 때는 거즈나 유아용 고무 칫솔로 입안을 가볍게 닦아주면 되고 본격적으로 치아가 나오게 되면 칫솔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젖니는 말을 배울 때 발음이 제대로 나오도록 하고 얼굴의 성장에도 영향을 준다. 따라서 젖니의 충치는 영구치가 삐뚤빼뚤해지는 덧니가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젖니 상태로 있는 30개월~6세 사이에는 밥이나 과자 등을 먹게 되면서 충치가 생기기 쉬운 시기이다.
백 교수는 "어차피 빠질 치아라고 해서 충치가 있는 젖니를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나올 영구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젖니 밑에는 영구치의 싹이 자라고 있는데 젖니가 많이 썩어서 염증이 생기면 숨어있는 영구치에까지 영향을 미쳐 모양이 이상해지거나 반점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학생 아들, 충치·사랑니 확인
중학생인 아들의 구강건강을 살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치는 없는지, 사랑니가 나지는 않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햄버거나 콜라처럼 달거나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의 특성상 충치가 생기기 쉬운 데 단 음식을 많이 먹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올바른 양치 습관을 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치과 류재준 교수는 "하루에 3번 식사 후 3분 이내에 3분 동안 양치질을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고 과자나 햄버거, 커피 같은 간식을 먹은 후에도 양치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를 마신 후에는 바로 칫솔질을 하기보다 물이나 양치액으로 가글하거나, 타액의 중화작용을 기다리기 위해 30분에서 1시간 정도 후 칫솔질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취침 전에 하는 양치질을 정성껏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입안은 아침에 상당히 많은 단백질이 부패한 상태로 일어나게 되는데 밤에 자기 전에 양치질을 열심히 하면 충치 예방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취침 전 양치질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일리톨(xylotol) 껌을 5~10분 정도 씹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류 교수는 “자일리톨은 그 성분이 포도당과 거의 같지만 영양분이 없으므로, 충치 균이 포도당 대신 자일리톨을 섭취하지만 대사를 하지 못하고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해 죽게 된다”며 “잠자기 전에 가볍게 과일 몇 조각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양치질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소년기에 사랑니가 생기면 참기 어려울 때까지 버티다 못 참을 만큼 아플 때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진료를 통해 발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랑니는 약 80% 이상의 환자에게서 위치나 방향이 바르지 않아 꼭 빼야 하거나, 빼는 것이 추천되는데 사랑니의 상태를 확인하고 놔두어도 되는지, 뽑는 게 나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류 교수는 "사랑니는 빨리 뽑는 것이 염증 같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어 바람직하다“며 ”사랑니는 구강 내에서 눈으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위치에 따라 언제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적인 관찰과 점검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