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를 제쳐놓고 달려 간다.
숯불구이용 돼지 고기 다섯근을 샀다.
그래도 모자랄까 싶어 이랬다 저랬다 하는 마음 꽉 잡고
그정도면 되겠지...위로하며 정각 10시까지 달려갔더니
웬걸 벌써 가마를 헐고 있다.
이런 이런...
몇개월간 그의 작업.
그 결실이 맺어지는 날...가까운 지인들이 모여 축하에 축하를 한다.
물론 장작가마에 불을 지피는 날도 달려 갔다.
열심히 컷을 날렸건만 돌아와 작업을 하다 사진이 날아 갔다.
그 혼불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불을 지피며 함께 염원했던 마음까지 날아갔을까 싶어
내심으론 불안한 마음이었지만
이미 털기 시작한 가마를 보며
그의 노력의 대가가 헛되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1기 가마부터 쏱아져 나오는 그의 자식들이
감탄에 감탄을 자아낸다.
모두의 열망, 기원, 간절한 마음들의 혼합물...
가슴이 울컥하며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어느 산고가 그러지 아니할까만서도
흙과 불과 사람의 합일을 보고야 만다.
3기 가마가 다 헐어지도록 그가 흘린 땀방울과
3일간의 불을 때며 녹아들었을 그의 애간장이
전해지는 순간, 전율 그 자체.
와우....환상이다 가 절로 나오고
빛의 다양함과 색의 적절한 조화, 불의 흔적 그리고 흙의 밸런스..또한 시험용으로
조절을 당한 부속들...인간의 힘.
어느 것의 찬사를 늘어놓아도
오늘의 이 감동은 쉽게 잊혀지지 않으리라 싶다.
그의 나머지 다양하고도 독특한 그의 작품들은
차와 도자기 방에 실려질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지켜보는 색의 조화나 감동은
인간의 마음을 지니지 못한 디카의 미약한 부분만큼만 보여질 것이다.
어느 누구든
그의 작업실로 찾아들면
언제 어느 때라도 그의 자식들을 만날 수 있다.
결코
후회할 걸음은 아닐 것이다.
지금
그 흥분된 마음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다...
그저 서성이며 사진만 찍었을 뿐인데도
나는 초죽음이 되어 쓰러져 눕다 일어났다.
아마도
그의 자식을 함께 보듬느라 너무 애쓴 결과가 아닐지....
첫댓글 헉~ 공지 하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ㅠ.ㅠ 이쁜 게 너무 많으네요.
한줄메모장에 올렸는데 못보셨남? 언제라도 발길 놓으시면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참, 김문호 쌤의 작품도 들고 오소서...찾는 이가 있으니.
알겠습니다. 늘 차에 싣고 다닙니다.^^ 한 줄 메모장은 잘 들여다 보지 않아서 보지 못했습니다.
다음 주 금요일 쯤이면 이번 작품들의 정리가 끝난다고 하니 그때쯤 찾아들면 손질된, 정갈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