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口笑 개구소
글-德田 이응철
제목만 보고 누구나 건강이란 명제에 웃음을 떠올리며 우르르 관심이 갈 것이다.
사람의 뇌가 한번 크게 웃을 때마다 엔드로핀을 포함한 21가지 쾌감 호르몬을 무더기로 쏟아낸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알고 계실까? 이어서 묻고 싶다. 근간에 과연 10초 이상 배꼽이 빠지게 아니면 눈물을 흘리며 웃어본 적이 어느 때냐고! 아니 있었느냐고 ㅎ
예전부터 웃음은 유학이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어 아그레망처럼 얽혀 그저 누르고 또 누르며, 흥을 감추고 살아온 민초들이 아니던가. 그래도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우리 민족은 노래와 춤을 좋아했다고 분명 기록되어 있다.
속담을 여기저기 뒤져본다. 웃음 속에 칼이 있다. 경輕한 자가 잘 웃는다. 과묵하라. 웃음 끝에 눈물 있고 곶감 죽을 쑤어 먹었나 하고 핀잔을 주기 일쑤였다. 이가 보이지 않게 웃어라, 침묵하라. 헤프게 웃거나 아무 일도 못하는 못난이를 보고 "날이 좋아 잘 웃는다마는 동남풍에 잇속이 건다"라고 비아냥하는 속담도 있고, 실없이 웃는 자는 병신이라고 손가락질 하던 유년기를 돌아본다.
이는 동서고금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중세 라틴에서 교훈처럼 쓴 말이 바보의 입가에 웃음이 널려있다. 하찮은 일을 하기 전에 웃는 것을 무례함으로 찍었다. 프랑스에서도 혼자 웃고 있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을 떠올린다고 하고, 웃는 자는 사람을 잘 속인다고 했다. 웃고 있으면 바보 같다고 하던 이들. 어리석은 자는 웃음으로 알 수 있다고 했다.
때로는 커다란 좌절에 빠지기도 하고 그로 인해 심각한 마음의 병을 가질 때도 있지만 웃음은 분명 우리를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또한 요즘 TV 에서나 신문에서 웃음 치료가 자주 뜬다. 간밤에 웃음치료사를 불러 여러 가지 웃음을 웃으며 면역 주치의의 과학과 접목하면서 웃음이야말로 암을 퇴치한단다. 산소를 공급하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며 심장을 부드럽게 해주는 명약임을 입증한다. 수술로는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질병을 꾸준한 운동과 웃음 치료로 이겨냈다는 내용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엔 충분하다.
웃음 치료는 우리의 몸과 정신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 것일까?
일단 우리가 웃으면 우리의 몸에서는 NK세포(natural killer cell)의 활성도가 높아진다. nk세포란 자연 살생 세포로서 백혈구의 일종으로 바이러스나 암세포의 표면에 달라붙어 구멍을 뚫고 세포막을 터트려 자신이 사라질 때까지 공격한다. 이렇게 병을 낫게 해주는 세포가 우리가 많은 웃음을 웃음으로써 더 많이 생겨나서 우리의 몸의 질병을 낫게 하는 것이다.
한번 크게 웃자! 점잖이고 나발이고 훌훌 털어버리고 웃는 거다,
산책하면서도 정신 나간 사람처럼 고래고래 소리도 질러보고, 실성한 자처럼 하회탈처럼 턱을 끌어 내리고 입을 앙 다물었다가 동굴처럼 크게 벌려 마구 웃는 거다.
으하하 이히히 푸하하 빠하하! ㅡ. 신체 650개 근육 중 231개, 얼굴 근육 80개 중 15개가 움직여 에어로빅 5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이런 최고의 명약인 것도 모르고 예전에 웃을 때는 입을 막고 웃고, 웃음을 꾹꾹 스프링 밟듯 짓누르며 참아냈다.
또 주름이 잡힌다고 크게 웃지 않았던 것이 얼마나 기우였음을 알 수 있다. 웃는 사람이 더 오래 산다. 우리는 행복해 웃는 게 아니고 웃기 때문에 행복해 진다는 논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크게 웃으면 후련하다. 심혈관계에서 웃음은 혈관을 이완시켜서 혈압을 떨어뜨리고 순환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호흡과 산소이용도를 증가시킨다. 스트레스 관리 및 정서 조절이나 분노, 우울 등 정서조절 향상을 위한 치료에 명약이란다.
강제로라도 웃자! 예전에 울다가 웃으면 항문에 흰털 난다고 해서 마구 감정의 기복을 못하게 족쇄를 채우기도 하지 않았던가!
물론 신중한 각오와 다짐을 조상들은 저마다의 처세로 중시했겠지만 웃자! 우리의 감정은 매우 다양하고 변덕스러워서 금방 웃다가 화를 내기도 하고 지치면 쉽게 우울해지고 안 좋은 기분이 드니 웃고 보는 거다.
웃음은 최고의 명약이다. 웃음이 이토록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웃음의 대가로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면 우리에게 웃음을 거부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만약 당신이 오늘 하루 매우 기분이 좋지 않거나 몹시 피곤하다면 웃음 치료를 통해 당신의 정신적인 건강과 육체적인 건강을 모두 돌봐주는 것은 어떤가? 하루 동안 힘들었던 자신의 뇌와 몸에게 웃음으로써 보답한다면 그만큼 좋은 선물도 없을 것이다.
웃자-. 정치 같은 것들은 내던지고 심각하지 말자, 남도 웃겨보자, 유머와 위트가 하얀 뱃가죽을 보이는 작금의 세상, 눈물샘이 말라간다. 잘 때 아내가 털어 넣은 인공눈물 보다 더 좋은 게 웃음이다. 소리 내어 킥킥 웃어보기도 하고 배꼽을 잡고 마구 딩굴면서 웃어보자. 박장대소 아니 책상을 아니면 상대방의 어딘가를 움켜쥐고라도 대소大笑하자, 주 1회 허리가 끊어지고 배가 아플 정도로 요절복통 해보자. 어느 유명인처럼 파-파-하고라도 웃자. 5분 동안 폭탄이 터지듯 폭소도 자아내자. 장자도 도척편盜跖篇에서 개구소-입을 벌리고 유쾌하게 웃으라고 하지 않았던가! 결코 실없는 사람이 아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