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광역단체장을 비롯한 지역 일꾼과 함께 지역 교육을 이끌어 갈 17개 시도 교육감도 선출하게 된다. 교육감 선거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게 된 것은 지난 2010년부터였다. 정당이 교육감 후보를 공천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매 선거 때마다 많은 교육감 후보들이 자신을 진보 또는 보수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켜 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재 진보 진영이 장악하고 있는 교육 현장을 보수 진영 인사들이 대선 승리의 기세를 몰아 판갈이에 성공을 거둘지, 아니면 진보 진영 인사들이 수성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진보 교육감 시대’ 8년 아성, 대선 승리 기세 업고 ‘보수 주자들’ 도전장
- 일부 지역 예비후보만 8명 ‘경쟁 치열’, 막판 변수 ‘단일화’ 전국 곳곳 진통
최근 치러진 두 번의 지방선거를 통해 전국 시도 교육감은 진보 진영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2018년 선거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와 남북정상회담 등의 영향으로 진보 진영이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당시 당선된 교육감 17명 중 14명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고 3명(대전·대구·경북)만이 중도 또는 보수로 분류된다.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도 세월호 참사 여파로 진보 성향 주자들이 강세를 보였다. 당시 교육감 당선자 17명 중 13명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됐다.
반면 2010년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당선자가 6명에 불과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들의 경쟁이 뜨겁다. 재선 혹은 3선에 도전하는 진보 성향 현 교육감에게 도전장을 내민 보수 성향 후보들의 기세가 무섭다.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 난립 현상을 보이고 있고, 단일화가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서울 조희연 3선도전, 경기 무주공산, 인천 도성훈 재선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진보 성향인 조희연 현 교육감이 3선 도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조 교육감에게 도전장을 내민 예비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주자는 보수 진영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 대표,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 조전혁 서울시혁신공정교육위원장, 윤호상 한양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5명, 진보 진영 강신만 교장제도혁신모임 대표, 최보선 새로운대한민국교육포럼 대표 등 2명을 포함해 총 7명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조 교육감을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보수 진영은 소송전에 내부 갈등이 이어지면서 단일화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는 ‘진보 교육감’의 대표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이재정 현 교육감이 3선 도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진보 진영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7명 가운데 진보 성향 인사는 박효진 한국배움의공동체연구회 수석연구원, 이종태 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성기선 경기교육대전환포럼 상임대표, 김거성 상지대 객원교수, 송주명 한신대 교수, 이한복 전 경기도교육연구원장 등 6명이나 된다.
보수 진영 예비후보는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이 유일하다. 진보 진영은 ‘경기교육혁신연대’ 주도로 단일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박효진·이한복 예비후보가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에서는 도성훈 교육감이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재선 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박승란 전 숭의초등학교 교장, 이대형 경인교육대 교수,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가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보수 진영의 또 다른 주자인 허훈 전 인천하이텍고 교장은 단일화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고, 중도를 표방하는 서정호 전 인천시의회 의원도 독자 완주 입장이다.
부산·경남 ‘진보 현교육감’ 3선 도전, 울산 노옥희 재선
부산시 교육감 선거는 진보 진영에서는 김석준 현 교육감이 3선 도전에 나서고 중도보수 진영에서는 단일 후보로 선출된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두 주자 간 ‘일대일’ 맞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울산에서는 진보 진영의 유일한 주자인 노옥희 현 교육감이 재선에 도전한다. 보수 진영에서는 장평규 울산혁신교육연구소 대표, 김주홍 울산대 명예교수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김석기 울산시체육회장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남도 교육감 선거는 3선에 도전하는 진보 성향 박종훈 현 교육감과 최근 중도·보수 단일후보로 선출된 김상권 전 경남교육청 교육국장 간의 양자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대전·충남북·세종 모두 ‘현직 교육감 3선도전’
대전은 중도·보수 성향의 설동호 현 교육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진보 진영에서는 2018년 선거에서 설 교육감에게 득표율 5.99%포인트 차로 패배한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이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도 성향으로 알려진 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 회장도 예비후보로 뛰고 있으며 김동석 한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난 21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충남은 진보 성향의 김지철 교육감이 3선 고지 달성을 시도하고 이에 맞서 7명의 예비후보가 뛰고 있다. 최근 조영종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수석부회장, 박하식 전 충남삼성고 교장, 이병학 전 충남도교육위원회 3대 부의장, 조삼래 전 공주대 자연대 학장, 명노희 충남미래교육연구원장은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조영종 전 수석부회장은 단일화 대오에서 이탈해 독자 행보를 걷고 있다. 이와 함께 김영춘 공주대 교수, 김병곤 남서울대 교수도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충북은 진보 성향의 재선 김병우 교육감이 3선 성공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가운데 보수 성향인 김진균 전 충북교총 회장, 심의보 충청대 명예교수, 윤건영 전 충북교총 회장이 후보단일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종에서는 최교진 교육감이 3선 출마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고, 사진숙 전 세종교육청교육원장,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유문상 세종미래교육시민연대 상임대표, 최태호 한국교수연대 공동대표, 최정수 한국영상대 교수, 김대유 전 경기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이길주 전 다빛초 교장, 강미애 전 세종시교원단체총회장 등 8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가운데 최 교육감과 함께 김대유‧사진숙‧유문상‧최정수 예비후보 등 5명이 범진보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최태호‧송명석‧이길주‧강미애 예비후보는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다. 세종에서도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광주·전북 ‘무주공산’, 전남 장석웅 재선 출마
진보 성향이 강한 호남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진보 진영 주자들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장휘국 교육감의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광주시 교육감 선거에는 이정선 전 광주교대 총장, 김선호 전 광주효광중 교장, 박혜자 전 국회의원, 이정재 전 광주교대 총장, 강동완 전 조선대 총장, 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 등 6명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현재 일부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경쟁 구도가 4~5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남도교육감 선거는 장석웅 교육감이 최근 재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김동환 광주전남미래교육희망포럼 대표와 김대중 전남교육자치플랫폼 대표가 추격하는 구도다. 전북의 경우는 김승환 현 교육감이 3선 연임 제한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황호진 전 전북도교육청 부교육감,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김윤태 우석대 교수 간의 4파전이 형성된 상태다.
대구 강은희 현 교육감 독주, 경북은 3파전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에서도 보수 진영 주자가 자연스럽게 승기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 교육감 선거의 경우에는 22일까지 등록한 예비후보가 단 한 명도 없다. 이 때문에 재선에 나서는 강은희 교육감의 무투표 당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도교육감 선거는 임종식 교육감이 재선을 노리고 있고, 임준희 세명대 특임교수, 마숙자 전 경북 인동초 교장이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3파전이 형성됐다. 두 주자는 최근 임종식 현 교육감에 맞서 후보단일화를 시도했으나 단일화 협상이 진척을 이루지 못하면서 불발됐다.
강원 예비후보 난립, 제주 2파전 전망
강원도는 진보 성향의 민병희 현 교육감이 3선 연임으로 물러나게 된다. 이 때문에 예비후보만 8명이 나서며 후보 난립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진보 진영에서는 강삼영 전 강원교육청 기획조정관, 문태호 전 강원교육감 비서실장이 뛰고 있다. 신경호 전 춘천교육지원청 교육장, 유대균 전 교육부 장학관, 원병관 전 강원도립대 총장, 민성숙 강원글로벌 미래교육 연구원장, 조백송 전 강원교총 회장, 최광익 전 화천중·고 교장은 범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진보 진영 강삼영, 문태호 예비후보 간의 단일화 논의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22일 중단됐다. 보수 진영 후보단일화도 막판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제주는 진보 성향의 이석문 교육감의 3선을 저지하기 위해 보수 성향의 김광수 전 제주제일고 교장과 고창근 전 제주교육청 교육국장이 예비후보로 나섰다. 김광수, 고창근 예비후보는 지난 12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합의한 바 있다. 제주 교육감 선거는 이들 가운데 단일 후보로 선출되는 주자와 이석문 교육감 간의 ‘2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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