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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종목
평시조 - 청산은 어찌하여
청산(靑山)은 어찌하여 만고(萬古)에 푸르르며
유수(流水)는 어찌하여 주야(晝夜)에 긋지아니는고
우리도 긋치지말고 만고상청(萬古常靑)하리라
1) 작가이황(1501~1570). 중종 · 명종 때의 학자. 자는 경호. 존호는 퇴계라 함. 명종 초에 경상도 안동 토계에 도산서원을 세운 후 퇴계라 개명한 데서 생긴 이름임. <주자절요>, <성학십도>, <계몽전의>등의 저술이 있으며 벼슬은 예조판서에 이름. 시호는 문순. 2) 풀이청산 - 나무가 무성하여 푸른 산만고 - 아주 먼 옛날유수 - 흐르는 물주야 - 밤낮만고상청 - 영원히 항상 푸른 것3) 해석 푸른 산은 어찌하여 영원히 푸른 것이냐. 그리고 흘러가는 강물은 어찌하여 밤낮에 그치지 아니하는가. 우리도 저 물과 같이 끊어지게 하지 말고, 그리고 저 산과 같이 영원토록 항상 푸르리라.
평시조 - 동창이 발갓느냐
동창(東窓)이 발갓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칠 아해는 엿태아니 일었느냐
재넘어 사래긴 밧틀 언제갈려 하노라
1) 작가남구만(1629~1711). 조선조 숙종 때의 소론의 거두. 자는 설로. 호는 약천. 의령사람. 우의정, 좌의정을 역임하였음. 시호는 문충. 2) 풀이노고지리 - 종달새우지진다 - 우짖도다엿태 - 지금껏사래 - 이랑과 한 두둑과 한 고랑을 합하여 이르는 말. 밭이랑하나니 - 하느냐3) 해석 동창이 밝았느냐 종달새가 우짖도다. 소칠 아이는 지금껏 일어나지 않았느냐. 산너머 이랑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평시조 - 가노라 삼각산아
가노라 삼각산(三角山)아 다시보자 한강수(漢江水)야
고국(故國) 산천(山川)을 떠나고자 할랴마는
시절(時節)이 하수상(殊常)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1) 작가김상헌(1570~1652). 조선 인조 때의 문신 학자. 자는 숙도, 호는 청음 또는 석실산인, 본관은 안동, 인조 때 대제학 이조, 예조, 공조, 형조판서를 역임함. 병자호란에 척화를 주장하여 3년간 심양에 잡혀가서 갇혔음. 귀국 후 좌의정을 지냄. 명필로 이름이 났으며 동기창 체를 잘 썼음. <청구영언>, <가곡집>등에 시조 4수가 있음. 시호는 문정. 2) 풀이하 - 아주, 대단히삼각산 - 서울의 북쪽과 경기도 고양군에 걸쳐 있는 산한강수 - 태백산맥에서 발원하여 흘러내리는 한강 물고국산천 - 정든 내 나라 내 땅수상 - 보통 때와 달라 괴이하다올동말동 - 올지말지3) 해석 나는 간다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 산천을 왜 떠나고 싶으랴마는 세월이 하도 이상하니 올지말지 하여라
평시조 - 가마귀 검다하고
가마귀 검다하고 백로(白鷺)야 웃지마라
것티 거믄들 속조차 거믈소냐
것 희고 속거믄 즘생은 너야 긘가 하노라
1) 작가이색(1328~1396). 고려 말의 문신, 학자. 자는 영숙. 호는 목은, 한산 사람. 원나라의 정시에 뽑히어 국사원편수관을 지내고 귀국하여 벼슬이 판무하부에 이르고 한산군에 봉군 됨. 여말삼은(麗末三隱)의 한 사람임. 문하에 권근, 김종직, 변계량 등을 배출하여 조선 성리학의 주류를 이루게 함. 시호는 문정. 2) 풀이소냐 - 것이냐3) 해석 가마귀가 검다고 해오라비야 비웃지 말아라. 가마귀는 겉은 비록 검은들 속까지야 검을 것이냐. 겉은 희면서 속이 검은 것은 네가 바로 그러한가 하노라
평시조 - 가마귀 눈비마자
가마귀 눈비마자 희난듯 검노매라
야광(夜光) 명월(明月)이야 밤인들 어두우랴
님 향(向)한 일편단심(一片丹心)이야 변(變)할줄이 이시랴
1) 작가박팽년(1417~1456). 조선 세종 때의 집현전 학자. 사육신의 한 사람. 자는 인수, 호는 취금헌. 순천 사람. 세조가 단종을 내쫓고 왕위를 빼앗자 상왕 복위를 꾀하다가 피살되었음. 이조판서에 추종, 시호 충정. 2) 풀이야광 - 보옥의 이름명월 - 밤에도 빛을 발한다는 보옥의 이름일편단심 - 진정 우러나오는 충성된 마음, 참된 정성3) 해석 가마귀가 눈비를 맞아 희더니 곧 검구나.(희어지자 곧 검어지누나) 그러나 야광주나 명월이야 밤인들 어두울 리가 있으랴? (본시 그 자체가 밝은 것이기 때문에 어디서나 밝은 것이다.) 님을 향한 나의 한 조각의 충성심이야 변할 바가 있으랴.
평시조 - 간밤에 부던바람 만정도화
간밤에 부던바람 만정도화(滿廷桃花) 다지거다
아희는 비를 들고 쓸으려 하는괴야
낙화(洛花)ㄴ들 꽃이 아니랴 쓸어무삼 하리오
1) 작가정민교. 자는 계용, 호는 한경자, <청구영언>에 서문을 쓴 완암 정래교의 동생. 숙종 연간의 시인 2) 풀이만정도화 - 뜰 안에 가득한 복사꽃. 조정에 많은 공신낙화 - 흩어진 꽃. 박해당한 젊은 선비들, 제적 학생도 학생이니 편입의 기회까지 없앰은 너무하지 않느냐3) 해석 지난 밤 불던 모진 바람이 마침내 뜰에 가득 찼던 복사꽃을 모조리 떨어뜨렸도다! 무심한 아이들은 비를 들고 몽땅 쓸어버리려 하는구나. 그만두어라. 떨어진 꽃도 꽃들임에야 변함이 있겠느냐. 구태여 쓸어버려서는 무엇하리요.
평시조 - 간밤에 부던바람 눈서리
간밤에 부던바람 눈서리 티단말가
낙락(落落) 장송(長松)이 다기우러 디단말가
하물며 못다핀고지야 닐너무삼하리오
1) 작가유응부(?~1456). 조선조 세조 때의 장군, 사육신 중의 유일한 무신, 자는 신지 또는 선장, 호는 벽량, 기계 사람. 세조 병자년에 동지중추원사로 상왕을 복위하고자 하다가 피살되었음. 유학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궁술에 뛰어남. 시조 3수가 전함. 시호는 충목. 2) 풀이 낙락장송 - 가지가 축축 길게 늘어지고 키가 큰 소나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어도 처음은 다같은 범인이지만 노력과 재질의 발휘로 그렇게 되었다는 말 대단한 일은 그 처음 시작은 아주 보잘것없음을 이르는 말3) 해석 간밤에 불던 바람이 마침내는 눈서리까지 치었다는 말인가. 낙락장송이 다 기울어지기까지 하였다는 말인가. 이러니 더구나 다 피지도 못한 꽃이야 말해서 무엇하리오.
평시조- 강호에 봄이드니
강호(江湖)에 봄이드니 밋친 흥(興)이 졀로난다
탁료(濁醪) 계변(溪邊)에 금린어(錦鱗魚) 안주로다
이몸이 한가(閑暇)해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1) 작가맹사성(1359~1431). 조선조 초기의 명상. 자는 성지, 호는 고불, 또는 동포, 온양 사람으로 세종 때에 우의정, 좌의정을 지냈고 <태종실록>을 편찬하였음. 청렴결백하기로 유명함. 시호는 문정. 2) 풀이강호 - 강과 호수, 양자강과 동정호.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 세속에서 떠난 선비가 사는 곳탁료 - 막걸리, 탁주. 탁료계변은 막걸리를 마시며 노는 강 놀이금린어 - 쏘가리 또는 깨끗한 물고기를 가리켜 금린어라고도 함한가 - 별로 할 일이 없이 틈이 있음역군은 - 또한 임금의 은혜3) 해석 대자연에 봄철이 돌아오니 미친 흥이 절로난다. 시냇가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노느데 쏘가리를 잡아서 안주로 하도다. 이 몸이 이렇게 한가히 지냄도 또한 임금의 은혜이시로다.
평시조 - 거문고 줄꼬자놋코
거문고 줄꼬자놋코 호젓이 낮잠든제
시문(柴門) 견폐성(犬吠聲)에 반가온 벗 오도고야
아희야 점심(點心)도 하려니와 외상탁주(外上濁酒) 내어라
1) 작가김창업(1656~1721). 조선조 숙종 때의 학자. 자는 대유, 호는 노가재. 벼슬은 진사에 그치고 자연에 묻혀 일생을 지낸 분임. 2) 풀이술 - 술대 거문고를 타는 제구호젓이 - 아주 조용하고 적적하게오도고야 - 오고야 오는구나견폐성 - 개짓는 소리3) 해석 거문고에 술대를 꽂아 놓고서도 낮잠 든 때에 사립문에 개짓는 소리가 나며 반가운 벗이 오는구나. 아이야 점심도 하려니와 외상탁주도 내어라.
평시조 - 고산 구곡담을
고산(高山) 구곡담(九曲潭)을 사람이 모르드니
주모(誅茅) 복거(卜居)하니 벗님네 다오신다
어즙어 무이(武夷)를 상상(想像)하고 학주자(學朱子)를 하리라
1) 작가이이(1536~1584). 조선조 중종, 선조 때의 유현 문신. 자는 숙헌, 호는 율곡, 석담, 우재. 본관은 덕수. 사임당 신씨는 그의 어머니. 강릉 출생. 승지, 부제학, 대사헌, 대제학, 호조판서, 이조판서, 병조판서 등 내외 요직을 두루 역임함. 퇴계 이황과 더불어 주리파, 주기파의 양대 산맥의 주봉임. 저서로는 <율곡전서>가 있으며 특히<성학집요>, <격몽요걸>, <경연일기>등은 일반에게 널리 읽혔음. 이 밖에 <사서율곡언해>와 <고산구곡가>가 있음. 특히 해동공자라 일컬어지고 문묘에 배향되었음. 시호는 문성. 2) 풀이 고산구곡담 - 고산은 황해도 해주 수양산 남쪽에 있음. 구곡담은 이이가 42세 때 해주로 돌아가 주자의 무이구곡을 본따서 고산에 구곡을 경영하며 제자를 가르치고 학구생활을 한 곳임 주모복거 - 풀을 베어내고 집을 새로 짓는 것 무이 - 중국 복건성 건영부 숭안현에 있는 산. 산 중의 구곡계가 있어 경치 좋기로 유명하며 송나라의 유학자 주희가 <무이구곡가>를 지음주자 - 중국 남송 때의 유학자(1130~1200)3) 해석 고산의 구곡담을 사람이 모르더니 잡초를 베어내고 집을 짓고 살게 되니 벗님들이 다 오시누나. 아! 옛날 중국의 무이땅을 생각하고 주자를 배우리라
평시조 - 공명도 니젓노라
공명(功名)도 니젓노라 부귀(富貴)도 니젓노라
세상(世上) 번우(煩憂)한 일을 다주어 니젓노라
내몸을 내마저니즈니 남이아니 니즈랴
1) 작가김광욱(1580~1656). 조선조 인조 효종 때의 사. 자는 회이. 호는 죽소. 경기감사와 의정부 우참찬을 지냄. 시호는 문정. 2) 풀이다주어 - 모조리공명 - 공을 세운 이름부귀 - 재산 많고 지위가 높음세상 - 모든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의 통칭번우 - 시끄럽고 근심스런 일3) 해석 공명심도 잊었노라. 부귀도 잊었노라. 세상의 시끄럽고 근심스런 일을 모조리 잊었노라. 내 몸을 내 자신마저 잊는 처지이니 다른 사람이야 어찌 나를 잊지 않으랴.
평시조 : 공수래 공수거하니
공수래(公手來) 공수거(公手去)하니 세상사(世上事) 여부운(如浮雲)이라
성분묘(成墳墓) 인거후(人去後)면 월황혼(月黃昏) 산적적(山寂寂)을
잔(盞)잡고 권하리없으니 눈물겨워 하노라
1) 작가조현명(1690~1752). 조선조 영조 때의 상신. 호는 귀록당. 영조 4년 이인좌의 난 때 공을 세워 풍원부원군에 봉군되었으며 그 후 우의정, 영의정을 역임함. 성품이 청렴 검소하고 언행이 단정 강직하여 공사에 분명하고 시종 탕평론을 주장 중당에 끼지 않았음. 문집에 <귀록집>이 있고 <해동가요>에 시조 5수가 전함. 시호는 충효. 2) 풀이공수래공수거 -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감세상사부여운 - 세상일이 모두가 뜬구름 같음성분묘인거후 - 무덤을 이루고 사람이 다 돌아감월황혼 - 달이 지고 어둑어둑할 때, 한창인 고비를 지나 쇠퇴하여 종말에 이름적적 - 외롭고 쓸쓸하다3) 해석 사람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니 이 세상 일이 모두가 뜬구름과도 같아라. 무덤을 이루고는 사람은 가버린 뒤이니 달은 지고 어둑어둑하니 산은 적막하고 고요하기 그지없어라. 하여 잔잡고 권할 사람이 없으니 하염없이 눈물만이 흐르는구나.
평시조 - 꽃지고 속닢나니
꽃지고 속닢나니 시절(時節)도 변(變)하거다
물속에 푸른벌레 나비되어 나다닌다
뉘라서 조화(造化)를자바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고
1) 작가신흠(1566~1628). 조선조 광해 ․ 인조 때의 학자. 한학 사대가의 한 사람임. 자는 경숙. 호는 상촌 또는 현현. 벼슬은 영의정에 이름. 문집으로 <상촌집>이 전함. 시호는 문정 2) 풀이나다닌다 - 날아 다닌다시절 - 시절 풍후, 때, 사람의 일생을 구분한 한 동안조화 - 대자연의 이치를 가리키는 말로 모든 물건을 만들어 기른다는 뜻천변만화 - 한없이 변화함. 변화가 무궁함3) 해석 꽃이 지고 속잎이 나니 시절도 변하였다. 물속에 있던 푸른 벌레가 나비가 되어 날아다닌다. 그 누가 조화하는 힘을 잡아서 천변만화의 조화를 하는고
평시조 - 구름이 무심탄
구름이 무심(無心)탄 말이 아마도 허랑(虛浪)하다
중천(中天)에 떠이셔 임의(任意)로 단니면서
굿타야 광명(光明)한 날빗츨 더퍼무삼 하리오
1) 작가이존오(1341~1371). 고려 말기 공민왕 때 사람. 자는 순경. 호는 고산 또는 석탄. 본관은 경주. 강직하고 깨끗하여 간신 신돈이 국정을 흐림을 보고 정언으로 있던 그는 공민왕 15년에 신돈을 공박하다가 도리어 내쫓김을 당함. 그 후 공주에 물러나 신돈의 횡포를 개탄하다가 죽으니 나이 31세. 그가 죽은 후 임금은 성균 대사성의 벼슬을 내렸었음. 시조 3수가 전함. 2) 풀이무심 - 마음이 텅 빔. 아무 생각이 없음. 사심이 없음허랑 - 언행이 허황하고 착실하지 못함중천 - 하늘의 한복판임의 - 자기 의사대로 하는 일광명 - 밝은 빛, 밝고 환함3) 해석 구름이 아무런 생각도 없다는 말은 생각하면 거짓말이다. 중천에 높이 떠서는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하필이면 밝은 햇빛을 가려 어둡게 해야 하느냐?
평시조 - 국화야 너는어이
국화(菊花)야 너는어이 삼월동풍(三月東風) 다보내고
낙목(落木) 한천(寒天)에 너만홀로 피었나니
아마도 오상고절(傲霜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1) 작가이정보(1693~1766). 조선조 중기의 문신. 자는 사수. 호는 삼주. 연안 사람. 벼슬은 양관 대제학을 거쳐 예조판서에 이름. 직책에 충실하며 아첨을 모르고 올바른 주의를 정성껏 개진하였으며 사륙체 글씨에 능하고 한시의 대가이기도 하며 시조 78수를 남김. 시호는 문간. 2) 풀이삼월동풍 - 삼월에 부는 바람 즉 봄철 동안낙목한천 - 나뭇잎 떨어지는 추운 절기오상고절 - 차가운 서리에도 굽히지 않은 혼자 굳은 절개3) 해석 국화는 무슨 이로 봄바람 부는 봄철은 다 보내 놓고 나뭇잎 떨어지는 추운 절기에 저 혼자 피었느냐. 아마도 서리에도 굽히지 않고 혼자 지키는 절개는 너뿐인가 하노라.
평시조 - 금생 여수라하니
금생(金生) 여수(麗水)라하니 물마다 금(金)이로다
옥출(玉出) 곤강(崑崗)이라하니 뫼마다 옥(玉)이나랴
아무리 여필종부(女必從夫)인들 님마다 조츠랴
1) 작가박팽년(1417~1456). 조선조 사육신의 한 사람. 자는 인수. 호는 취금헌. 세종 때 훈민정음 제작에 참여함. 성삼문 등과 함께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발각되어 처형당함. 시호는 충정. 2) 풀이뫼 - 산금생여수 - 중국 여수라는 강에서 금이 난다는 말옥출곤강 - 중국의 곤산에서 옥이 난다는 말여필종부 - 아내는 반드시 남편을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말3) 해석 금이 여수에서 난다고 하여 강이면 다 금이 날 것이며, 옥이 곤산에서 난다고 하여 산마다 다 옥이 나냐. 아무리 아내는 남편을 따라야 한다고는 하지만 님마다 다 따를 것이랴.
평시조 - 금준에 가득한술을
금준(金樽)에 가득한술을 옥잔(玉盞)에 밧들고서
심중(心中)에 원(願)하기를 만수무강(萬壽無疆) 하옵소서
남산(南山)이 이 뜻을 알아 사시상청(四時常靑) 하시리라
1) 작가익종대왕(1809~1830). 조선조 순조의 세자에게 추존된 이름. 순조 12년에 왕세자에 책봉되었고, 동 27년 대리청정하여, 현재를 등용하고 형옥을 신중하는 등 선정을 베풀었으나 4년 만에 죽음. 시조 9수가 전함. 시호는 효명. 능은 수릉. 2) 풀이금준 - 금으로 만든 술통. 좋은 술동이옥잔 - 옥으로 만든 잔심중 - 마음 속만수무강 - 한없이 목숨이 김사시상청 - 사시사철 언제나 푸르름3) 해석 금동이에 가득한 술을 옥잔에 따라 받들어 올리며 마음속으로 만수무강하시기를 바라오니 남산이 나의 이 마음을 알아 사철을 변함없이 항상 푸르소서.(익종왕이 - 순종 왕에게 술을 드리며 지은 시)
평시조 - 금준의 가득한
금준(金樽)의 가득한 술을 슬카장 거후로고
취(醉)한 후 긴놀애예 즐거오미 그지업다
어즈버 석양(夕陽)이 진(盡)타마랴 달이조차 오노매라
1) 작가정두경(1597~1673). 조선조 현종 때의 문신. 자는 군평. 호는 동명. 온양사람. 이항복의 문인으로 병자호란 때 <어적심난>을 상소하고 공조참판에 임명되었으나 노환으로 취임하지 않았음. 시문 서예에 뛰어났고 시조 2수가 남음. 후에 대제학에 추증됨. <동명집>이 있음. 2) 풀이슬카장 - 싫가장. 실컷거후로고 - 기울여 마시고금준 - 좋은 술통석양 - 해질 무렵. 저녁 때의 햇빛진타마라 - 다 없어졌다고 말하지 말라3) 해석 술통에 가득한 술을 실컷 기울여 마시고취한 후 긴 노래에 즐거움이 그지없다. 아! 석양이 다 하였다 하지 말아라. 또 새 달이 뒤미쳐 돌아와서 비쳐 주는구나!
평시조 - 나무도 병이드니
나무도 병이드니 정자(亭子)라도 쉬리업다
호화(豪華)히 셔신제는 오리가리 다쉬더니
닙디고 가지것근후난 새도아니 안난다
1) 작가정철(1536~1593). 조선조 선조 때 시인. 정치가. 자는 계함. 호는 송강. 김인후에게 학문을 배우고 이율곡과 친분이 두터웠으나 서인에 속하여 당쟁에 휩쓸려 귀양살이도 많이 하였음. 벼슬은 좌의정에 이름. 가사문학에 첫째가는 시인으로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등과 70여 수의 뛰어난 시조작품을 남김. 2) 풀이쉬리 - 쉴리, 쉴 사람이, 쉬는 사람이오리가리 - 올 이 갈 이, 올 사람 갈 사람, 오가는 사람이정자 - 정자나무, 정자는 산수 좋은 곳에 놀기 위해 지은 집인데 여기서 그늘이 크고 무성하여 사람들이 모여 쉬는 나무를 가리킨다.호화 - 사치스럽고 화려함3) 해석 나무도 병이 드니 그렇게 좋던 정자이지만 쉬는 사람이 없도다. 호화롭게 서 있을 때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다 쉬더니 잎이 떨어지고 가지가 꺾인 후에는 새도 앉지 않는구나.
평시조 - 나의님 향한뜻은
나의님 향(向)한뜻은 죽은후(後)면 엇더할지
상전(桑田)이 변(變)하여 벽해(碧海)난 되려니와
님향(向)한 일편단심(一片丹心)이야 가실줄이 이시랴
1) 작가이순신(1545~1598). 조선조 선조 때의 제독. 자는 여해. 본은 덕수, 절세의 명장으로 임진왜란을 당하여 수군통제사가 되어 십여 차의 대해전에서 적을 격파하여 일본의 해군을 완전히 제압하여 승리에의 길을 염. 그러나 최후의 전투에서 그만 전사함. 거북선의 제작은 유명하며 시호는 충무공. 2) 풀이나의 님 향한 뜻은 - 나 이순신이 임금에게 충성을 다 하겠다는 마음상전 - 뽕밭, 뽕나무가 심어진 밭벽해 - 푸른 바다, 넓고 깊은 바다일편단심 - 충성된 마음, 참된 정성3) 해석 나 이순신이 임금에게 충성을 다 하겠노라는 뜻은 내가 죽은 후면 어떠할지 몰라도, 지금에는 뽕밭이 푸른 바다로 변하는 수는 있을지라도, 나의 임금을 향한 진정에서 우러난 충성심이야 가실 수가 있겠느냐
평시조 - 낙엽이 말발에 차이니
낙엽(落葉)이 말발에차이니 닙닙이 추성(秋聲)이로다
풍백(風伯)이 뷔되어 다쓰러 버린후(後)에
두어라 기구산로(崎嶇山路)랄 덥퍼둔들 엇더하리
1) 작가김유기. 조선조 숙종 때의 가인. 자는 대재. 유명한 <창곡가>로 김천택과 친교하였으며 그의 시조 8수가 <해동가요>에 실려 있음. 2) 풀이낙엽 - 나뭇잎이 떨어짐추성 - 가을철의 바람소리풍백 - 풍신. 비렴뷔 - 빗자루기구산로 - 험준한 산길3) 해석 떨어지는 나뭇잎이 달리는 말의 발에 차이니 잎잎마다 가을의 소리가 들리는구나! 바람의 신 풍백이 빗자루가 되어 다 쓸어버린 후이나. 두어라 험준한 산길이니 낙엽이 떨어져 덮어둔다 하여 어떠하리오.
평시조 - 남이 해할지라도
남이 해(害)할지라도 나는 아니 겨로리라
참으면 덕(德)이요 겨로면 같으리니
구부미 제게 있거니 같은줄이 이시랴
1) 작가이정신. 조선조 영조 때의 가객. 자는 집중. 호는 백희재. 벼슬은 현감. <청구영언>, <가곡원류>, <화원악보> 등의 가집에 시조 13수가 전함 2) 풀이겨로리라 - 대적하다, 대항하다같을 - 대적할, 침노할, 같을 적구부미 - 잘못함이3) 해석 남이 해할지라도 나는 대항하지 않으리라. 참으면 덕이요, 대항하면 같으리니 잘못이 저들에게 있는 것이니 대적할 바가 있겠느냐
평시조 - 내게는 병이없어
내게는 병(病)이없어 잠못드러 병(病)이로다
잔등(殘燈)이 다진(盡)하고 닭이우러 새오도록
오매(寤寐)에 님생각노라. 잠든적이 업세라
1) 작가김민순. 조선조 말기의 가객. 자는 진여. 호는 매옹, 매월송풍. 강릉 사람. 음사로 현감을 지냄. <청구영언>에 사설시조 3수를 포함하여 시조 15수가 전함 2) 풀이잔등 - 밤늦게 외로이 남아 있는 희미해진 등불오매 - 자나 깨나3) 해석 내게는 지금껏 병이라고는 없었는데 한 가지 병이 있다면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 병이로다. 희미한 등불이 다 마르고 닭이 울어 이 밤이 새도록 오매불망 그리운 님 생각 때문에 잠든 적이 없구나
평시조 - 녹수청산 깊은골에
녹수청산(綠水靑山) 깊은골에 청려완보(靑藜緩步) 들어가니
천봉(千峰)에 백운(白雲)이요 만학(萬壑)에 연무(煉霧)로다
이곳이 경개(景槪)좋으니 예와놀려 하노라
1) 작가이명한(1595~1645). 조선조 중기의 문장가. 자는 천장, 호는 백주. 연안 사람. 이괄의 난 때 팔도에 보내는 교서를 지어 문명을 날리고, 후에 예조판서 공조판서를 지냈음. 문집 <백주집>. 시호는 문정. 2) 풀이녹수청산 - 푸른 물과 푸른 산청려완보 - 푸른 명자주대로 만든 지팡이를 짚고 걷는 느린 걸음천봉 - 많은 산봉우리백운 - 흰 구름만학 - 첩첩이 겹쳐진 깊고 큰 산 골짜기연무 - 연기와 안개경개 - 경치3) 해석 맑고 푸른 물이 흐르고 푸른 초목이 우거진 깊은 산 속에 명아주 지팡이를 짚고 느린 걸음으로 들어가니 숱한 산봉우리에는 흰 구름이 덮여 있고 많은 골짜기에는 연기 같은 안개가 자욱하다. 여기야말로 경치가 뛰어나니 앞으로는 여기 와서 놀까 하노라.
평시조 - 녹양이 천만사ㄴ들
녹양(綠楊)이 천만사(千萬絲)ㄴ들 가는춘풍(春風) 매여두고
탐화(探花) 봉접(蜂蝶)인들 지난곳츨 어이하리
아로리 사랑이중(重)한들 가는님을 어이하리
1) 작가이원익91547~1634). 조선조 선조 및 인조 때의 명신. 자는 공려, 호는 오리. 전주 사람. 임진왜란 때 호성공신으로 완평부원군의 봉군을 받음, 광해군 때 폐모론에 반대하여 일시 유배되기도 함. 인조반정 후 인목대비가 광해군을 죽이고자 하였으나, 이를 간하여 무사하게 되었으며 대동법을 시행하여 공부를 단일화 함. 누차 영의정을 지냈으되 청렴하여 청백리에 녹선되었으며 문장에도 뛰어났음. 성품이 원만하여 정적들로부터도 호감을 받았으며 서민적인 인품으로 오리정승으로 애칭되었음. 시호는 문충. 2) 풀이녹양 - 푸른 버들탐화봉접 - 꽃을 찾아다니는 벌과 나비3) 해석 푸른 버들가지가 천만 개의 실이라 한들 가는 봄바람을 매어 둘 수 있을 것이며 꽃을 찾아다니는 벌과 나비라 한들 지는 꽃을 어떻게 하리 아무리 사랑이 중하다 한들 떠나가는 님을 어찌하리.
평시조 - 뉘라서 가마귀를
뉘라서 가마귀를 검고흉(凶)타 하돗던고
반포(反哺) 보은(報恩)이 긔아니 아름다온가
사람이 져새만못함을 못내슬허 하노라
1) 작가박효관. 조선조 고종 때의 가객. 자는 경화, 호는 운애, 대원군의 사랑을 받음. 안민영과 합하여 시조집 <가곡원류>를 편찬함. 2) 풀이반포 - 새끼가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것보은 - 은혜를 갚음3) 해석 누가 까마귀를 검고 흉하다 하던고 반포하여 은혜를 보답하니 그 아니 아름다운가. 사람이 저 새만 못함을 못내 슬퍼하노라.
평시조 - 님금과 백성과사이
님금과 백성(百姓)과사이 하늘과 따이로대
나의 셜운일을 다아로려 하시거든
우린달 살진미나리랄 혼자엇디 머그리
1) 작가정철(1536~1593). 조선조 선조 때 시인. 정치가. 자는 계함. 호는 송강. 김인후에게 학문을 배우고 이율곡과 친분이 두터웠으나 서인에 속하여 당쟁에 휩쓸려 귀양살이도 많이 하였음. 벼슬은 좌의정에 이름. 가사문학에 첫째가는 시인으로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등과 70여 수의 뛰어난 시조작품을 남김. 2) 풀이셜운 - 불리한 슬픈아로려 - 알으려3) 해석 임금과 백성과의 사이는 하늘과 땅이로되 (신분의 차이가 아주 크되) 그런데도 임금님은 나의 설운 일을 다 알으오려 하시거든, 우린들 살진 미나리를 어찌 혼자 먹을 것이랴.
평시조 - 님이별 하든날에
님이별(離別) 하든날에 피눈물 난지만지
압록강(鴨綠江) 나린물이 프른빗 전혀업다
배우회 허여셴 사공(沙工)이 처음볼와 하노라
1) 작가홍서봉(1572~1645). 조선조 인조 때의 문신. 자는 휘세, 호는 학곡. 남양 사람. 인조반정을 일으켜 정사공신이 됨. 병자호란 때 좌의정으로 최명길과 함께 화의를 주장하였음. 인조 23년 소현세자가 급사하자 봉림대군의 세자 책봉을 반대함. 시호는 문정 2) 풀이볼와 - 보노라이별 - 서로 갈리어 떨어짐. 헤어짐압록강 - 한국과 만주 사이에 있는 한국 제일의 강사공 - 배 젓는 사람3) 해석 님을 이별하던 날에 피눈물이 난 것인지 아닌지는 묻지도 말아라. 저 압록강의 내리는 물이 푸를 빛이 전혀 없이 핏빛만이 아니냐. 배 위의 머리가 허옇게 백발이 된 뱃사공도 그런 슬픈 일은 처음 본다 하더라.
평시조 - 님이 혜오시매
님이 혜오시매 나난전혀 미덧드니
날사랑 하든 정(情)을 뉘손대 옴기신고
처음에 믜시든거시면 이대도록 설우랴.
1) 작가송시열(1607~1689). 조선시대의 정치가. 학자, 자는 영보, 호는 우암. 서인의 거두로 남인과 논쟁하고, 후에는 노론의 거두로 활약하다가 숙종 15년 세자 책봉의 일로 왕의 노여움을 사서 사사되었음. 저서는 <주자대전차의>, <논맹문의통고>, <우암집> 등 100여 권이 있음. 시호는 문정. 2) 풀이혜오시매 - 밝게 헤아리시기 때문에뉘손대 - 누구에게믜시든 - 미워하시던, 믜다, 밉다3) 해석 님이 헤아리시기 때문에 나는 완전히 믿었더니, 나를 사랑하던 정을 누구에게 옮기신 것인고. 처음부터 미워하시던 것이면 이대도록 서러우랴.
평시조 - 대조볼 불근골에
대조(大棗)볼 불근골에 밤은어이 듯드르며
벼븬 그루에 게는어이 나리는고
술닉자 체장사도라가니 아니먹고 어이리
1) 작가황희(1363~1452). 조선조 초기의 명상. 자는 구부, 호는 방촌. 장수 사람. 세종 때의 영의정으로 네 임금을 잇따라 섬기고 24년 간 정승으로 있었는데 관후정대하여 어질기로 유명함. 시호는 익성. 세종 묘정에 배향됨. 2) 풀이볼 - 뺨, 대추가 익은 것을 볼이 붉은 것으로 표현한 것듯드르며 - 떨어지며, 떨어지다의 옛말로 (듣다)벼븬 - 벼를 베어 낸3) 해석 대추 뺨이 빨갛게 익은 골짜기에 밤까지 떨어지며 풍년 든 벼를 베어낸 그루터기 위로 게까지 내려가니 게도 많이 잡히는구나. 햅쌀로 담근 술이 익자 때마침 술을 걸러 먹으라고 체장수 돌아다니며 체를 파니 새 체로 새 술을 걸러서 먹지 아니하고 어찌 하랴.
평시조 - 동군이 도라오니
동군(東君)이 도라오니 만물(萬物)이 개자락(皆自樂)을
초목(草木) 곤충(昆蟲)들은 해마다 회생(回生)커늘
사람은 어인연고(緣故)로 귀불귀(歸不歸)를 하나뇨
1) 작가박효관. 조선조 고종 때의 가객. 자는 경화, 호는 운애, 고종 13년 제자 안민영과 함께 시가집 <가곡원류>를 편찬하여 그때까지의 가곡을 총정리하였으며 가론을 확립하였음. 시조 13수가 전해지고 있음. 2) 풀이해 - 해. 옛말에서는 태양, 년, 세 모두 해로 쓴다동군 - 봄철, 봄은 방위로는 동쪽에 해당하므로 봄을 가리켜 동군이라 함개자락 - 다 스스로 즐기는 것귀불귀 - 한 번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3) 해석 봄철이 돌아오니 만물이 다 스스로 즐기는구나. 초목과 곤충들은 해마다 다시 살아나거늘 사람은 무슨 이유로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아니하느뇨.
평시조 - 동짓달 기나긴밤을
동지(冬至)ㅅ달 기나긴밤을 한허리를 둘헤내여
춘풍(春風) 니불아래 서리서리 녀헛다가
어론님 오신날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1) 작가황진이. 조선조 중종 때의 개성의 기생. 인물과 시문에 뛰어나 시조 작품에 명작을 내었으며 후세에 이르러 많은 전설적 일화를 만들고 있으나 근거는 확실하지 않음 2) 풀이한허리 - 큰 허리. 한은 大 ․ 太 의 뜻서리서리 - 긴 물건을 정돈하여 감는 모양녀헛다가 - 넣었다가어론님 - 정든 님. 여기서는 정들다가 얼다와 같이 <어론>으로 쓰임을 이용하여 동짓달과 연결시켜 어휘 구사의 묘를 살린 것밤이여든 - 밤이거든구뷔구뷔 - 굽이굽이, 구부린 곳마다동지 - 음력 11월에 있는 24절후의 하나. 태양이 적도 이남의 제일 끝에 이르며,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어짐. 하지의 대가 되며 남지라고도 함.3) 해석 동짓달의 기나긴 밤을 그 굵은 허리를 잘라 내어 따스한 바람이 서린 이룰 아래 잘 간직해 넣었다가 사랑하는 님이 오신 날 밤이거든 굽이굽이 펴서 짧은 봄밤을 길게 하리라
평시조 - 동풍이 건듯부러
동풍(東風)이 건듯부러 적설(積雪)을 다노기니
사면(四面) 청산(靑山)이 녜얼골 나노매라
귀밋태 무근서리는 녹을줄을 모른다
1) 작가김광욱(1580~1656). 조선조 인조, 효종 때의 사람. 자는 희이. 호는 죽소. 경기감사와 의정부 우참찬을 지냄. 시호는 문정 2) 풀이건듯 - 얼핏, 살짝녜얼골 - 이전의 모습, 전의 자태동풍 -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적설 - 눈이 쌓이다3) 해석 봄바람이 살짝 불어 겨울동안 쌓인 눈을 다 녹이니 사면의 푸른 산이 이전 모습이 나타나도다. 그러나 귀밑의 오래된 서리, 백발은 녹을 줄을 모른다.
평시조- 두류산 양단수를
두류산(頭流山) 양단수(兩端水)를 녜듣고 이제보니
도화(徒花)뜬 말근물에 산영(山影)조차 잠겨세라
아희야 무릉(武陵)이어디뇨 나는옌가 하노라
1) 작가조식(1501~1572). 조선조 명종 때의 학자 처사. 자는 건중, 호는 남명, 창녕 사람. 세상에 나오지 않고 두류산의 산천재에서 성리학의 연구와 후진양성에 전념하여 명망이 높았다. 저서로는 <남명집>, <남명학기>, <상예절요>, <파한잡기>등이 있고 작품으로는 <왕롱가>, <권선지로가>등이 있었으나 전하지 아니하고 다만 <해동가요>, <청구영언>에서 시조 3수가 전함. 시호는 문정. 2) 풀이두류산 - 지리산의 딴 이름 지리, 두류 등으로 쓰이였음. 여지승람에는 지리산의 산세가 험준하여 백두산의 유세가 여기에 이르러 산이 된 것이므로 두류산일 한다고 하였으나 이는 한자어에 사로잡힌 부회라 보인다.무릉 - 무릉도원. 중국 보의 도연명이 도화원기에서 말한 설화로 무릉현에 도화원이란 복숭아나무 있는 선경의 별천지가 있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하여 경치 좋은 별세계를 가리키는 말양단수 - 두 갈래로 갈라진 물줄기산영 - 산의 그림자, 산의 모양3) 해석 지리산의 두 갈래로 갈라진 물줄기를 전에 말로만 전해 듣고 지금에 와서 보니 복숭아 꽃잎 떠 있는 맑은 물에는 아름다운 산 그림자까지 잠겨 있구나. 아이야 별천지라는 무릉도원이 어디겠느냐 나는 여기라 생각하오.
평시조 - 드른말 즉시닛고
드른말 즉시(卽時)닛고 본일을 못본듯이
내인사(人事) 이러호매 남의시비(是非) 모르노라
다만지 손이성하니 잔(盞)잡기만 하리라
1) 작가송인(1517~1584). 조선조 중종 때의 명신, 자는 명중, 호는 이암, 여산 사람, 중종의 딸 정순옹주와 결혼하고 문명이 높아 당대의 석학. 퇴계, 율곡과 교유하였음. 2) 풀이호매 - 하오매다만지 -다만즉시 - 곧, 바로, 그때, 즉시인사 - 남에게 공경하는 뜻으로 하는 예의시비 - 옳고 그름, 잘 잘못잔 - 술잔3) 해석 들은 말은 즉시 잊어버리고 본 일도 못 본 듯이 하노라. 나의 일이 이러하오매 남의 시비도 모르노라. 다만 손이 성하니 술잔 잡기만 하리라.
평시조 - 마음이 지척이면
마음이 지척(咫尺)이면 천리(千里)라도 지척(咫尺)이요
마음이 천리(千里)면 지척(咫尺)도 천리(千里)로다
우리는 각재천리(各在千里)오나 咫尺인가 하노라
1) 작가김영. 조선조 후기의 무신. 가인, 자는 경명. 정조 때 무과에 급제. 순조 때 벼슬이 형조판서에 이름. <청구영언> 등의 가집에 시조 7수가 전함. 2) 풀이지척 - 아주 가까운 거리각재 - 서로가 각각 떨어져 있음천리 - 천리 된 먼 거리3) 해석 서로 마음만 가깝게 있으면 먼 데 있어도 가까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고 마음이 서로 멀면 아무리 가까이 있더라도 먼 데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니 우리들은 서로 몸은 비록 멀리 헤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서로 멀리 하지 말자.
평시조 - 말없는 청산이요
말없는 청산(靑山)이요 태(態)없는 유수(流水)로다
갑없는 청풍(淸風)이요 임자없는 명월(明月)이라
이중(中)에 병(病)없는 이몸이 분별(分別)없이 늘그리라
1) 작가성흔(1535~1598). 조선조 선조 때의 유학자. 자는 호원, 호는 우계 ․ 묵암, 창녕 사람, 이율곡과 사단, 칠정, 이기의 설을 논란하여 학계에 이채를 나타내었고, 성리학에 있어서 기호학파의 이론적 근거를 닦음. 벼슬은 좌찬참에 이르고 시호는 문간. 2) 풀이청산 - 나무가 무성하여 푸른 산태없는 - 일정한 형상이 없이 변화가 많다유수 - 흐르는 물, 세월은 유수와 같다명월 - 밝은 달. 음력 8월 보름날의 밤의 달분별 - 걱정, 옛날에는 분별이 '걱정', '근심'으로 쓰였음3) 해석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푸른 산이요, 일정한 형태가 없이 변화가 많은 흐르는 물이로다. 값없이 불어주는 맑은 바람이요, 주인 없이 누구나 차지할 수 있는 밝은 달이로다. 이런 중에 병 없는 이 몸이 아무런 걱정 없이 절로 늙으리라.
평시조 - 만수산 만수동에
만수산(萬壽山) 만수동(萬壽洞)에 만수천(萬壽川)이 잇더이다
그물로 비즌술을 만수주(萬壽酒)라 하더이다
진실(眞實)로 이잔 곳 잡으시면 만수무강(萬壽無疆) 하시리라
1) 작가노진(1518~1578). 조선조 명종 때의 사람. 자는 자응, 호는 옥계. 벼슬은 예조판서를 거쳐 이조판서에 이름. 효심이 지극하여 문효라 시호했다. 2) 풀이만수산 - 중국 북경의 서북방 교외에 있는 산만수무강 - 한없이 목숨이 김3) 해석 만수산에 만수 골짜기가 있고 그 속에 만수천이란 샘이 있더이다. 이 샘물에다 술을 빚어내어 이를 만수주라 하더이다. 진실로 이 잔을 잡아 마시오면 끝없이 오래오래 사시오리라.
평시조 - 매암이 맵다울고
매암이 맵다울고 쓰르라미 쓰다우네
산채(山菜)를 맵다더냐 박주(薄酒)를 쓰다더냐
우리는 초야(草野)에무쳐시니 맵고 쓴줄 몰래라
1) 작가이정신. 조선조 영조 때의 가객. 자는 집중, 호는 백희재, 벼슬은 현감. <청구영언>, <가곡원류>, <화원악보> 등의 가집에 시조 13수가 전함. 2) 풀이매암이 - 매미쓰르라미 - 참매미 비슷한데 몸집이 작고, 저녁 무렵에 풀밭에서 애처럽게 운다.몰래라 - 몰라라. 모르노라산채 - 산나물. 멧나물박주 - 변변치 못한 술. 술을 낮추어서 말할 때에 쓰는 말초야 - 시골의 궁벽한 곳. 벼슬 안 하고 시골에서 사는 것을 초야에 묻힌다고 한다.3) 해석 매암이는 '매암 매암' 하고 맵다고 울고, 쓰르라미는 '쓰르람 쓰르람'하고 쓰다고 우네, 산나물을 맵다는 것이냐 좋지 않은 술이라 쓰다는 것이냐, 우리는 초야에 묻혀 있으니 맵고 쓴 것을 모르노라.
평시조- 매화 넷등걸에
매화(梅花) 넷등걸에 춘절(春節)이 도라오니
넷픠든 가지(柯枝)에 픠염즉도 하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1) 작가매화. 조선조의 평양기생. 절절한 연정을 읊은 시조 8수가 <청구영언>에 전하는데 그 중 2수는 불확실함. 2) 풀이등걸 - 나무 밑동, 그루터기필동말동 - 필지말지난분분 - 눈 같은 것이 어리럽게 휘날리는 것가지 - 초목의 눈이 생장발육하여 원줄기에서 갈려 뻗은 줄기춘설 - 봄에 내리는 눈발3) 해석 매화나무의 오래된 그루터기에 봄철이 돌아오니 전에 피던 가지에 꽃이 필 듯 하지마는 때 아닌 봄철 눈이 어지럽게 휘날리니 필지말지 하구나.
평시조 - 바람이 눈을모라
바람이 눈을모라 산창(山窓)에 부듸치니
찬 기(氣運) 새어들어 잠든매화 침노한다
아모리 얼우려하인들 봄 뜻이야 앗을소냐.
1) 작가안민영. 조선조 말기의 가인. 자는 성무, 형보, 호는 주옹. 구포동인. 산수를 좋아하고 운유를 즐기며 명리를 구하지 아니하였음. 고종 13년. 스승 박효관과 더불어 <가곡원류>를 편찬함. 저서로 <주옹만록>이 있으며 그의 개인 가집인 <금옥총부>와 <가곡원류>, <시조유취> 등에 시조 185수가 전함. 2) 풀이3) 해석 바람이 산에 있는 집의 창문을 부딪치니 찬 기운이 새어 들어 잠든 매화를 침범하네. 아무리 찬 기운으로 얼게 하려 한들 봄뜻 이야 빼앗을 것이냐.
평시조 - 방안에 혓난촉불
방안에 혓난촉(燭)불 눌과 이별(離別) 하엿관대
것흐로 눈물디고 속타난줄 모르난고
뎌촉(燭)불 날과갓타여 속타난줄 모르더라
1) 작가이개. 조선조 단종 때 사육신의 1인. 자는 청보 또는 백고, 호는 백옥헌. 한산 사람. 벼슬은 직제학에 이름. 시문이 청절하여 후세까지 그의 시명이 남았음. 시조 3수가 전함 2) 풀이혓난 - 켜 있는. 혓다는 '켜다'이다눌과 - 누구와하엿관대 - 하였기에디고 - 떨어트리고이별 - 서로 갈리어 떨어짐. 헤어짐촉불 - 촛불3) 해석 방안에 켜 있는 촛불은 누구와 이별을 하였기에 겉으로 눈물을 떨어뜨리면서 속이 타는 것을 모르고 있는고, 저 촛불은 나와 같아서 속타는 줄을 모르더라.
평시조 - 백설이 만건곤하니
백설(白雪)이 만건곤(滿乾坤)하니 천산(天山)이 옥이로다
매화(梅花)는 반개(半開)하고 죽엽(竹葉)이 푸르럿다
아희야 잔(盞)가득부어라 춘흥(春興)계워 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백설이 만건곤하니 - 흰 눈이 온천지에 가득하니천산이 옥이로다 - 산이 온통 옥과 같이 보인다는 뜻매화는 반개하고 - 매화꽃은 반쯤이나 피어나고죽엽은 푸르럿다 - 대나무 입이 푸르게 되었다.춘흥 - 봄의 흥겨움. 봄철에 일어나는 흥취3) 해석 흰 눈이 내려서 온 천지에 가득하니 산마다 덮여 있는 눈은 옥과 같도다. 벌써 매화꽃이 반쯤이나 피어나고 대 잎은 더욱 푸르게 보인다. 아이야 잔에 술 가득 부어라. 봄의 흥취가 새롭구나! 봄의 향기가 절로난다.
평시조 - 백설이 자자진 골에
백설(白雪)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온 매화(梅花)는 어늬고되 픠엇난고
석양(夕陽)이 홀로셔이셔 갈곳몰라 하노라
1) 작가이색(1328~1396). 고려 말의 문신, 학자, 자는 영숙. 호는 목은, 한산 사람. 원나라의 정시에 뽑혀 국사원편수관을 지내고 귀국하여 벼슬이 판문하부에 이르고 한산군에 봉군됨. 여말삼은(麗末三隱)의 한 사람임. 문하에 권근, 김종직, 변계량 등을 배출하여 조선 성리학의 주류를 이루게 함. 시호는 문정공. 2) 풀이머흐레라 - 험하도다. 머흘다는 "험하다"의 뜻고되 - 곳에백설 - 흰 눈. 소설, 호설, 백설 같이 희다매화 - 매화꽃석양 - 해질 무렵3) 해석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험상궂구나! 반갑게 보일 매화꽃은 어느 곳에 피어 있는고. 저녁 해는 지려는데 나 홀로 서 있어 나의 갈 길을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노라
평시조 - 백일은 서산에지고
백일(白日)은 서산(西山)에지고 황하(黃河)는 동해(東海)로 든다.
고래(古來) 영웅(英雄)은 북망(北邙)으로 드단말가
두어라 물유성쇠(物有盛衰)니 한(恨)한줄이 이시랴
1) 작가최충(984~1068). 고려 초기의 학자, 문신. 자는 호연, 호는 성재, 월포, 해주 사람. 목종 이후 4대에 역사하여 태사중서령을 지냄. 당시의 명유로 글씨와 문장이 뛰어났으며 노후에는 구재를 세워 경학을 강의하여 해동공자로 추앙되었는데, 그의 제자를 가리켜 당시 문헌공도라 하였음. 저서에 <최문헌공유교>, 시호는 문헌. 2) 풀이백일 - 쨍쨍하게 비치는 해. 백일하에 드러나다. 대낮서산 - 해지는 쪽의 산. 서쪽에 있는 산황하 - 물에 황토가 섞여 누른 빛으로 흐려 있음. 중국 제2의 큰 강고래 -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영웅 - 지력과 재능 또한 담력 무용 등에 특히 뛰어난 사람북망 - 북망산. 중국 하남성 낙양 땅의 북쪽에 있는 작은 산. 한나라 이후의 역대 제왕과 귀인 명사의 무덤이 많았으나 지금은 논밭과 목장이 되었음. 북방 무덤이 많은 곳, 또는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을 일컬음물유성쇠 - 모든 사물에는 성하고 망하는 진리가 있다.3) 해석 흰 태양은 서산에 지고 황하는 동쪽 바다로 든다. 그런데 옛날부터의 모든 영웅은 북망산으로 든단 말인가. 그만두어라. 모든 사물은 각각 성하고 망하는 진리가 있으니 한탄한들 무엇하랴!
평시조 - 벼슬을 져마다하면
벼슬을 져마다하면 농부(農夫)하리 뉘이시리
의원(醫員)이 병(病)고치면 북망산(北邙山)이 져러하랴
아희야 잔(盞)가득부어라 내뜻대로 하리라
1) 작가김창업(1658~1721). 조선조 숙종 때의 학자. 자는 대유, 호는 노가재. 수항의 넷째 아들. 창집의 아우, 중국 북경에 갔다 온 기행문, <연행록>이 있음. 그림에도 뛰어남. 2) 풀이뉘이시며 - 뉘 있으며농부 - 농사로 업을 삼는 사람, 농민의원 - 의사북망산 - 중국 하남성 낙양 땅의 북쪽에 있는 작은 산. 한나라 이후의 역대 제왕과 귀인 명사의 무덤이 많았으나 지금은 논밭과 목장이 되었음. 북방 무덤이 많은 곳, 또는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을 일컬음잔 - 술잔3) 해석 벼슬을 저마다 하면 농부 할 사람이 누가 있으며, 의사가 병을 다 고치면 산에 무덤이 저렇게 많으랴. 아이야 잔에 술을 가득히 부어라. 내 뜻대로 하리라.
평시조 - 벼슬이 귀타한들
벼슬이 귀(貴)타한들 이내몸에 비길소냐
건려(蹇驢)를 밧비모라 고산(故山)으로 도라오니
급(急)한비 한줄기에 출진행장(出塵行裝) 싯괘라
1) 작가신정하. 조선조 숙종 때 사람. 자는 정보, 호는 서암 또는 석호. 벼슬은 교리에 이름. 2) 풀이싯괘라 - 씻노라. 씻었노라건려 - 다리를 저는 나귀출진행장 - 속세를 벗어나온 차림새3) 해석 벼슬이 귀하다고 한들 이 몸에야 견줄 것이냐. 저는 나귀를 바삐 몰아 고향 산천을 찾아 돌아오니 급한 비 한 줄기에 속세를 벗어나온 행장을 씻었도다.
평시조 - 비는 온다마는
비는 온다마는 님은어이 못오난고
물은 간다마는 나는어이 못가난고
오거나 가거나하면 이래도록 설우랴
1) 작가정철(1536~1593). 조선조 선조 때 시인. 정치가. 자는 계함. 호는 송강. 김인후에게 학문을 배우고 이율곡과 친분이 두터웠으나 서인에 속하여 당쟁에 휩쓸려 귀양살이도 많이 하였음. 벼슬은 좌의정에 이름. 가사문학에 첫째가는 시인으로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등과 70여 수의 뛰어난 시조작품을 남김. 2) 풀이3) 해석 비가 온다마는 님은 어찌해 못 오는고. 물은 간다마는 나는 어이해 못 가는고. 오거나 가거나 한다면 이와 같이야 설으랴.
평시조 - 비록 못일워도
비록 못일워도 임천(林泉)이 됴흐니라.
무심(無心) 어조(魚鳥) 자한한(自閑閑) 하얏나니
조만(早晩) 세사(世事)를 닛고 너를 조츠려 하노라
1) 작가권호문(1532~1587). 조선왕조 선조 때의 학자. 자는 장중. 호는 송암. 안동 사람. 퇴계의 문하인 30세 때 진사 시험에 합격하였으나, 출사하지 아니하고 청성산하(靑城山下)에 무민재(無悶齋)를 짓고 영풍가월(詠風歌月)로 세상을 보냄. 죽은 후에 청성서원에 모셨음. 저서로 <송암집>이 있음. 2) 풀이임천 - 자연 수풀과 샘물 또는 수풀 속에 있는 샘물. 은사(隱士)의 정원을 일컫는 말무심 - 마음이 텅 빔. 아무 생각이 없음어조 - 물고기와 새자한한 - 조금도 구속을 받음이 없이 한가한 것조만 - 이르나 늦으나 간에 반드시3) 해석 벼슬 못 이루어도 자연이 좋으니라. 무심한 물고기와 새들은 자연스럽고 한가한데 이르나 늦으나 반드시 세상일을 잊어버리고 너를 따르려 하노라.
평시조 - 빈천을 팔랴하고
빈천(貧賤)을 팔랴하고 권문(權門)에 드러가니
침업슨 흥정을 뉘몬져 하쟈하리
강산(江山)과 풍월(風月)을 달라하니 그는 그리 못하리
1) 작가조찬한(1572~1631). 조선조 선조와 인조 때의 문신, 자는 선술, 호는 현주. 동부승지, 상주목사, 선산부사 등을 역임. 문장에 뛰어나고 시부에 능하였음. <청구영언>에 시조 2수가 전함. 2) 풀이침 - 덧붙임. 이익달라 - '달라'라는 동사는 '도라'라고 하던 말이 변해서 된 말이다빈천 - 가난하고 천함권문 - 권세 있는 가문풍월 - 청풍과 명월. 바람과 달에 부쳐 시가를 지음3) 해석 빈천을 파려하여 권세 있는 가문에 들어가니 이익 없는 흥정을 누구가 먼저 하자고 하랴. 빈천은 싫고 강산과 풍월을 달라고 하니 그것은 절대 그렇게 못하리라.
평시조 - 산은 녯산이로되
산(山)은 녯산(山)이로되 물은 녯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의 흐르니 녯물이 이실소냐
인걸(人傑)도 물과 갓타야 가고아니 오노매라
1) 작가황진이. 조선조 중종 때의 개성 명기, 시문에 뛰어나 시조 작품에 명작을 내었으며 후세에 이르며 많은 전설적 일화를 만들고 있으나 근거는 확실하지 못함. 2) 풀이녯 - 옛주야 - 밤낮인결 - 특히 뛰어난 인재3) 해석 산은 전의 그 산이로되 물은 전의 그 물이 아니로다. 밤낮에 흐르고 있으니 옛물이 있을 것이랴. 인물 중에 뛰어난 사람들도 물과 같아서 한 번 가면 다시는 아니 오도다.
평시조 - 산중에 책력없어
산중(山中)에 책력(冊曆)없어 날가는 줄 모르노니
꽃피면 봄이요 닢지면 가을이라
아해들 헌옷차즈면 겨울인가 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산중 - 산속 사람이 살지 않고 한적한 곳산중무력일 - 산속에서 한가로이 자연만을 즐기며 세월이 가는 줄 모르는 일책력 - 지구와 태양, 달과 관계에 있어서 일 년 동안의 달. 해의 뜨고 지는 일. 월식, 일식. 절기 및 기타 다른 기상학상의 변동 및 그 밖의 사항을 날을 좇아 기재한 책. 역서, 정삭. <책력 보아가며 밥 먹는다>는 밥을 매일 먹을 수가 없어 길일만을 택하여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가난하여 끼니를 자주 거른다는 말.3) 해석 산중에 책력이 없어 철가는 줄을 모르노라. 꽃이 피면 봄이 온다. 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되었다. 또 만일 아이들이 이 옷 저 옷을 찾는 것을 보면 겨울이 된 것인가 하노라.
평시조 - 산촌에 눈이오니
산촌(山村)에 눈이오니 돌길이 묻체세라
시비(柴扉)를 열지마라 날찾으리 뉘이시리
밤중(中)만 일편명월(一片明月) 긔벗인가 하노라
1) 작가신흠(1566~1628). 조선조 인조 때의 상신. 자는 경숙, 호는 상촌 또는 현옹. 평산 사람. 선조의 유교칠신의 한 사람. 인조 원년에 영의정이 되었으며 인조 묘정에 배향됨. 시호는 문정. 저서에 <상촌집> 등이 있음. 2) 풀이묻체세라 - 묻혀 있도다찾으리 - 찾을 사람밤중만 - 한밤중산촌 - 산 속에 있는 마을시비 - 사립문일편명월 - 한 조각의 밝은 달3) 해석 산마을에 눈이 오니 돌길이 묻혀 있구나, 사립문을 열지 마라. 나를 찾을 사람이 누가 있으랴, 한밤중의 한 조각의 밝은 달은 바로 나의 벗인가 하노라.
평시조 - 생전에 부귀함은
생전(生前)에 부귀(富貴)함은 일배주(一杯酒)만 한것없고
사후(死後) 풍류(風流)는 맥상화(陌上花) 뿐이로다
아마도 먹고노는 것이 긔올흔가 하노라
1) 작가김천택. 조선 영조 때 가인. 자는 백함, 호는 남파. 평민 출신의 가객으로 창곡에 뛰어났으며 김수장 등과 더불어 경정산단가에서 후진을 양성함. 영조 4년에 <청구영언>을 편찬하였으며 그의 단가 57수가 <해동가요>에, 30수가 진본 <청구영언>에 수록되었음. 2) 풀이생전 - 살아 생전에. 살아 있는 동안부귀 - 부하고 귀함일배주 - 한 잔 술사후 - 죽은 후에풍류 - 운치스러움맥상화 - 밭둑 위에 피어 있는 한 떨기의 꽃3) 해석 사람이 삶에 부자가 되고 귀하게 됨은 한 잔의 술만 한 것이 못 되고 죽은 뒤에 운치가 있는 무덤의 치장은 밭둑 위에 피어 있는 한 떨기의 꽃일 뿐이로다. 아마도 먹고 노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인가 하노라.
평시조 - 서산에 일모하니
서산(西山)에 일모(日暮)하니 천지(天地)에 가이없다
이화(李花)에 월백(月白)하니 님생각이 새로왜라
두견(杜鵑)아 너난누를그려 밤새도록 우나니
1) 작가이명한. 조선조 인조 때의 학자. 이정구의 아들. 자는 천장, 호는 백주. 벼슬은 이조판서와 예조판서에 이름. 이괄의 난에는 인조를 모시고 공주까지 내려가 전국에 내리는 교서를 지은 일이 있음. 2) 풀이그려 - 그리워하여서산에 일모하니 - 서산에 해가 저무니이화에 월백하니 - 오얏 꽃에 달이 환히 비추니두견아 - 두견새야3) 해석 서산에 해가 지니 천지가 한데 어울려 끝이 없다. 배꽃에 달이 밝으니 임 생각이 새롭도다. 두견아, 너는 누구를 그리워하여 밤새도록 우느냐.
평시조 - 선인교 나린물이
선인교(仙人橋) 나린물이 자하동(紫霞洞)에 흐르르니
반천년(半天年) 왕업(王業)이 물소리 뿐이로다
아해야 고국흥망(古國興亡)을 무러무삼 하리오
1) 작가정도전(1342~1398). 조선조 건국공신. 자는 종지, 호는 삼봉. 봉화 사람. 이색의 문하생. 고려 말에 내외 요직을 역임하고 이성계와 긴밀히 접촉, 후에 조선 건국에 중요한 역할을 함. 성리학을 지도이념으로 세울 것을 주장. 불교를 배격하였으며, 전략, 외교, 법제, 행정에 밝았음. 세자 방석을 옹호하고, 정실 소생의 여러 왕자들을 죽이려 한다는 혐의로 방원의 난 때 참수 됨. 문장과 시에 능했으며, 정총 등과 <고려사> 37권을 찬출함. 작품으로 <궁수분곡>, <납씨가>, <문덕곡>, <신도가>, <정동방곡> 등의 악장 및 시조 1수가 전함. 문집으로 <삼봉집>이 있음. 2) 풀이흐르나니 - 흐르니. 흐르르니는 악률조로 '르'가 더 쓰인 것아해야 - 시조 제3장 첫 구에 쓰던 감탄사의 한 가지선인교 - 개성 자하동에 있는 다리 이름자하동 - 개성 송악산 밑에 있는 계곡으로 경치가 좋기로 유명함3) 해석 선인교에서 흘러내린 물이 자하동으로 흐르니, 반천 년 동안의 고려왕국의 업적이 남는 것은 물소리뿐이로구나. 아이야 지나간 나라의 흥하고 망한 일을 물어서 무엇하랴.
평시조 - 설악산 가는길에
설악산(雪岳山) 가는길에 개골산(皆骨山) 중을만나
중더러 묻는말이 풍악(楓岳)이 엇덯드니
이사이 연(連)하여서리치니 때맞았다 하더라
1) 작가조명리(1697~1756). 조선조 영조 때 문신. 자는 중례, 호는 노강, 도천. 임천 사람. 문명이 있어 <광묘어제훈사>, <천의소감>을 편찬하였으며, 한성부판윤을 지냄. 시조 4수가 전하며 문집 <도천집>이 있음. 시호는 문헌. 2) 풀이설악산 - 강원도 양양에 있는 산. 높고 험준하며 초가을부터 눈이 오므로 설악이라 한다고 함개골산은 금강산의 딴 이름. 원래 금강산에는 철에 따라 부르는 다음의 명칭이 있다. 봄에는 금강산,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 겨울에는 개골산.3) 해석 설악산 가는 길에 개골산 중을 만나 중더러 묻기를 풍악이 어떠하더냐 하였더니 그 대답이 요사이 연하여 서리치니 가장 좋은 때라고 하더라
평시조 - 수양산 나린물이
수양산(首陽山) 나린물이 이제(夷齊)의 원루(寃淚)되어
주야불식(晝夜不息)하고 여흘여흘 우난 뜻은
지금에 위국충성(爲國忠誠)을 못내슬허 하노라
1) 작가홍익한(1586~1637). 조선 왕조 인조 때의 척화신 삼학사의 한 사람. 자는 백승, 호는 화포, 남양 사람. 병자호란 때에 주전론은 주장하여 뒤에 청국에 붙들려 갔으나 굽히지 않고 절사하니 그들도 감탄하여 삼한삼두의 비를 세웠음. 시호는 충정. 2) 풀이슬허 - 슬퍼(슳)다는 비(悲)수양산 - 지금 중국 산서성 영제현에 있는 뇌수산원루 - 원통한 눈물주야불식 - 밤낮 쉬지 않음위국충성 - 나라를 위한 충성심이제 - 주의 현인인 백이와 숙제3) 해석 수양산에서 내리는 물이 백이숙제의 원통한 눈물이 되어 밤낮 쉬지 않고 여울마다 소리 내어 우는 이유는 지금에 이르러도 변함없음. 나라를 위한 충성을 끝끝내 슬퍼하기 때문이다.
평시조 - 시절이 태평토다
시절(時節)이 태평(太平)토다 이 몸이 한가(閑暇)커니
죽림(竹林) 심처(深處)에 오계성(午鷄聲) 아니런들
깊이든 일장화서몽(一場華犀夢)을 어느벗이 깨오리
1) 작가성흔(1535~1598). 조선왕조 선조 때의 학자. 자는 호원, 호는 묵암. 파평 우계에 살았으므로 우계 선생리라 함. 이기설로 이이 율곡과 토론한 일은 유명함. 벼슬은 좌참찬에 이르고 시호는 문간. 2) 풀이시절 - 철. 때. 사람의 일생을 구분한 한 동안태평 - 몸이나 마음, 지방 따위가 편안함. 질병 등이 없이 평안함한가 - 별로 할 일이 없이 틈이 있음죽림 - 대나무 숲심처 - 깊숙한 곳오계성 - 낮에 우는 닭의 울음소리화서몽 - 낮잠 또는 좋은 꿈을 이르는 말. 아름다운 꿈3) 해석 시절이 태평하도다. 이 몸이 한가한 것이니 죽림 깊은 곳에 낮을 알리는 닭의 울음이 아니던들 깊이 든 한바탕의 화서몽을 어느 벗이 깨오리오.
평시조 - 심여장강 유수청이요
심여장강(深如長江) 유수청(流水淸)이요 신사부운(身似浮雲) 무시비(無是非)라
이몸이 한가(閑暇)하니 따르는게 백구(白鷗)로다
어즈버 세상명리설(世上名利說)이 귀에올라 하노라
1) 작가신광한(1484~1555). 조선조 중종 때의 학자. 자는 한지 또는 시회, 호는 기재 또는 낙봉. 고령 사람. 중종 5년에 등제한 후, 동 14년에 조광조 일파로 몰려 여주에 퇴거하였다가, 다시 돌아와, 우참찬 겸 대제학이 되고 좌찬성, 우찬성을 지냄. 시호는 문간. 저서에 <기재집> 등이 있음. 2) 풀이심여장강유수청 - 깊이는 긴 강물과도 같아서 그 흐르는 물은 맑고신사부운무시비 - 몸은 뜬구름과도 같아서 시비할 곳 없도다한가 - 할 일이 없음백구 - 갈매기세상명리설 - 세상은 명예와 이익을 위하여 움직인다는 설3) 해석 마음의 깊이는 큰 강물과도 같아서 그 흐르는 물은 맑고 몸은 뜬구름과도 같아서 시비가 없도다. 이 몸이 이렇듯 한가하므로 따르는 것은 갈매기뿐이로다. 아! 세상은 자기의 명성과 이익을 위하여 모두가 움직이고 있다는 설이 새삼스레 귀에 반응을 일으킬까 걱정이 되노라!
평시조 - 십년을 경영하여
십년(十年)을 경영(經營)하여 초려(焦慮) 한간(間) 지어내니
반간(半間)은 청풍(靑風)이요 반간(半間)은 명월(明月)이라
강산(江山)을 드릴데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1) 작가김장생(1548~1631). 조선조 중기의 예학자. 자는 희원, 호는 사계. 광산 사람. 송익필과 율곡의 제자로 송시열의 스승. 선조 35년 청백리로 녹선 됨, 인조 때, 공조참의, 행호군을 거쳐 형조참판에 임명되었으나 받지 아니함. 예론을 깊이 연구 조선 예학의 태두로 예학파의 주류를 형성함. 저서에 <의례문해>, <서소잡록> 등이 있음. 문묘에 배향 됨. 시호는 문원. 2) 풀이십년을 경영하여 - 십 년 동안을 계획하여(마련하여서)초려 한 간 - 초가집 한 칸청풍명월 - 맑은 바람과 밝은 달3) 해석 십 년을 일을 해서 초당 한 칸을 지어내니 반 칸은 청풍이요, 반 칸은 명월이라. 강산은 들여놓을 곳이 없으니 밖에 놓아두고 보리라
평시조 - 아버님 날나으시고
아버님 날나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두분곳 아니시면 이몸이 사라실가
하늘같은 가엽은 은덕(恩德)을 어데다혀 갑사오리
1) 작가정철(1536~1593). 조선왕조 선조 때의 시인, 정치가. 자는 계함. 호는 송강. 김인후에게 학문을 배우고 이율곡과 친분이 두터웠으나 서인에 속하여 당쟁에 휩쓸려 귀양살이도 많이 하였음. 벼슬은 좌의정에 이름. 가사 문학에 첫째가는 시인으로 <관동별곡>, <사미인곡>, <성상별곡> 등과 70여 수의 뛰어난 시조 작품을 남김. 시호는 문청. 2) 풀이곳 - 곧살아실가 _ 살아 있을까3) 해석 아버님이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두 분이 아니시면 이 몸이 살아 있을 것인가. 하늘같은 끝없는 은덕을 어디에 대어 갚사오리.
평시조 - 안빈을 염치마라
안빈(安貧)을 염(厭)치마라 일없으면 긔좋으니
벗없다 한(恨)치마라 말없으면 이좋으니
아마도 수분안졸(守分安拙)이 그옳은가 하노라
1) 작가김수장(1690~?). 조선왕조 영조 때의 뛰어난 가인. 자는 자평, 호는 노가재. 숙종 때 병조의 서리를 지냄. 영조 22년부터 46년에 이르기까지 시가집 <해동가요>를 편찬하였는데, 그 속에 그의 사실적인 서경시 작품 117수가 수록되어 있음. 2) 풀이안빈 - 가난한 가운데서도 안락한 마음을 지님염치 - 염치를 알아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다수분안졸 - 제 분수를 지켜 깨끗이 살다 죽음3) 해석 가난한 것을 싫어하지 말아라. 사고가 없으면 그것이 좋은 것이니라. 친구가 없다고 한탄하지 말아라. 나쁜 소문이 없으면 이것이 좋은 것이니라. 생각하니 제 분수를 지키고 부족함이 있어도 달게 여기는 생활이 과연 옳은 것이라 하노라.
평시조 - 어버이 살아신제
어버이 살아신제 섬기기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平生)에 고쳐못할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1) 작가정철(1536~1593). 조선 왕조 명종 · 선조 때의 상신 · 시인. 자는 계함, 호는 송강. 연일 사람으로 서울 출생. 벼슬이 직제학 · 승지 등을 거쳐 강원도 · 전라도 및 함경도 관찰사 · 형조 · 예조판서 · 대사성 · 우의정 등을 거쳐 좌의정에 오름. 서인의 거두. 동인의 탄핵 등으로 여러 번 유배되었으며 만년을 강화에서 보냄. 당대 가사문학의 대가로 국문학사상 중요한 많은 작품을 남김. 저서로는 <송강집> <송강가사>, 작품으로는 <관동별곡> <사미인곡> 등 다수. 시호는 문청. 2) 풀이어버이 - 부모살아신제 - 살아 계실 때섬기기 - 봉양하는 것애닯다 - 애가 타다3) 해석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정성을 다하여 섬기어라. 돌아가신 후에 뉘우치고 애태워도 소용없다. 일생 동안에 다시 할 수 없는 일은 부모님에 대한 효도뿐인가 한다.
평시조 - 어전에 실언하고
어전(御前)에 실언(失言)하고 특명(特命)으로 내치시니
이 몸이 갈데없어 서호(西湖)를 찾아가니
밤중만 닻드는 소리에 연군성(戀君誠)이 새로왜라
1) 작가능성인 구인후(1578~1658). 조선왕조 효종 때의 문신. 호는 유포. 인조반정 때에 2등 훈에 오름. 심기원의 난을 진압하고 능천 부원군에 봉군되었으며, 우의정 ․ 좌의정, 병조판서, 훈련대장을 지냄. 시호는 충무. 2) 풀이어전 - 임금의 앞실언 - 실수하여 말을 잘못함, 또 잘못한 말특명 - 특지, 특별한 명령, 특별히 임명함연군성 - 임금에게 성을 다하였던 시절내치시니 - 몹쓸 것으로 알거나 마음에 맞지 않아 물러나게 하다닻 - 배를 일정한 곳에 머물게 하기 위하여 밧줄이나 쇠줄에 매어 물에 던지는 쇠나 나무로 만드는 제구. 흙바닥에 박히어 배가 움직이지 못하게 됨3) 해석 임금 앞에 말을 잘못하여 임금의 마음에 거슬려 특명으로 물러나게 하시니 이 몸이 갈 데 없어 서호를 찾아가니 고요한 밤중에 들리는 닻드는 소리에 어전에 성을 다하여 모시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평시조 - 어져 내일이야
어져 내일이야 그릴줄 모르던가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구타여
보내고 그리는 정(情)은 나도 몰라 하노라
1) 작가황진이. 조선왕조 중종 때의 송도의 양가의 처녀로 그 미로에 옆집 총각이 짝사랑을 하다가 죽어 그 상여가 황진이 집 앞에서 움직이지 아니하매 이 사연을 진이가 듣고 자기의 치마를 벗어 관에 덮었더니 다시 상여가 움직이었다. 이후 진이는 뜻한 바 있어 이름을 명월이라 고치고 기생이 되었다 한다. 미모에 노래 잘 하고 서화에 능하였으며, 시인으로서도 이름이 높은 일대의 명기였다. 2) 풀이어져 - (어지어)~아!(감탄사)그릴줄 - 그리워 할 것을3) 해석 아! 나의 하는 일이여 그리워할 것을 왜 몰랐던가! 있으라고 붙들었다면 님이 왜 갈 것이랴마는 제 하필 붙잡지 않고 보내 놓고 나서는 더욱 그리워하는 이 정은 내 자신도 몰라 하노라.
평시조 - 역발산 기개세는
역발산(力拔山) 기개세(氣蓋世)는 초패왕(楚覇王)의 버금이오
추상절(秋霜節) 열일충(烈日忠)은 오자서(俉子胥)의 우회로다
천고(千古)의 늠름(凜凜)한 대장부(大丈夫)는 한수정후(漢壽亭候)ㄴ가 하노라
1) 작가임경업(1594~1646). 조선왕조 인조 때의 무장. 자는 영백, 호는 고송. 평택 사람. 이괄의 난에 출전하여 훈 1등이 되고, 병자호란 때 의주부윤으로 백마산성에서 청나라 진로를 차단하였음. 그 후 여러 번 명과 합세 청을 치고자 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하였고, 끝내 청나라에 붙잡힌바, 김자점의 모함으로 옥사함. 시호는 충민. 2) 풀이역발산 기개세 - 힘이 산을 뽑아내고 기상이 세상을 덮침. 항우가 지은 시의 한 구절초패왕 - 중국 전국시대의 영웅 항우를 말한다추상절 - 가을 서릿발 같은 엄정한 절개열일충 - 매서운 태양처럼 강인한 충성심오자서 - 중국 춘추시대의 초나라 사람으로서 부형의 원수를 갚았음늠름한 - 씩씩한, 위세가 당당한한수정후 - 관운장의 별칭3) 해석 힘이 산을 뽑고 기상이 세상을 덮칠 만한 초패왕 항우를 다해 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을 서릿발 같은 절개와 불타는 태양 같은 충성심에 있어서는 오자서가 으뜸이로다. 수천 년에 걸쳐서 늠름한 대장부라 하여 숭배할 만한 사람으로는 한수정후 관운장인가 하노라.
평시조 - 오백년 도읍지를
오백년(五百年) 도읍지(都邑地)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듸없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1) 작가길재(1353~1419). 고려 말엽의 유학자. 자는 재부, 호는 야은 또는 금오산, 목은, 포은, 양촌 등의 문하에서 성리학을 공부함. 우왕 말년에 성균관 박사가 되어 태학의 유생을 교도함. 고려 삼은의 한 사람. 시호는 충절. 2) 풀이오백년 도읍지 - 고려 왕조가 오백 년간 사직을 보전하여 내려오던 서울터, 즉 개성필마 - 말. 말 한 마리. 홀로 말을 타고의구 - 예나 같음인걸 - 뛰어난 인물, 훌륭한 사람어즈버 - 아! 감탄의 말태평연월 - 태평한 때 고려의 왕성하고 태평하던 때꿈이런가 - 꿈인가3) 해석 고려의 오백 년간 서울이었던 송도를 찾아 한 마리의 말을 타고 홀로 돌아와 보니 산과 강과 온갖 초목은 예나 다름없이 무심히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그 시대의 훌륭하고 씩씩하던 일꾼들은 어데로 갔는지 간 곳이 없구나. 아! 그 때를 생각하니 오백 년간 고려의 태평하고 성하던 일이 다 한바탕의 꿈인가 싶구나.
평시조 - 오장원 추야월에
오장원(五丈原) 추야월(秋夜月)에 어엿불손 제갈무후(諸葛武候)
갈충(竭忠) 보국(報國)다가 장성(將星)이 떨어지니
지금(至今)에 양표충언(兩表忠言)을 못내 슬허 하노라
1) 작가곽여(1059~1130). 고려 예종 때의 은사. 자는 몽득, 사어금기를 잘하였으며, 등제 후 홍주목사를 지냄, 후에 예종이 성동에 별장을 하사함. 한 때는 예종이 불러 올리어 궁중에 두고 스승을 삼으니 사람들이 금문우객이라 불렀다 함. 시호는 진정. 2) 풀이어엿불 - 불쌍한손 - 것은오장원 - 제갈량이 위나라 장수 사마와 싸우다가 병들어 죽은 땅제갈무후 - 중국 삼국시대 때 촉한의 군략가. 본 이름은 양, 자는 공명, 시호는 무후갈충보국 - 충성을 다하여 국가의 은혜에 보답함양표충언 - 두 번이나 임금께 올린 충성된 말씀3) 해석 오장원 가을 달이 밝은 밤에 측은하기도 한 것은 제갈량의 신세로구나. 충성을 다하여 나라에 보답하다가 장수별이 떨어져 죽으니, 오늘 날에도 그의 두 번 올린 충성된 말씀에 끝끝내 슬퍼하노라.
평시조 - 옥을 돌이라하니
옥(玉)을 돌이라하니 그려도 애다래라
박물군자(博物君子)는 아는법(法) 잇건마는
알고도 모르는체하니 그를슬허 하노라
1) 작가홍섬(1504~1585). 중종, 명종 때 사람. 자는 퇴지, 호는 인재, 벼슬이 영의정에 이름, 처음에 김안국 일파의 전횡을 공격하다가 화를 입어 죽을 고문을 당한 후 귀양 갔다가 김안국이 사형당한 후에야 부름을 받음. 당시의 원통한 사연을 읊어 <원정가>를 지었다 함. 시호는 경헌. 2) 풀이그려도 - 그래도애다래라 - 애달애라. 애가 달도다. 안타깝도다슬허하다 - 슬퍼하다박물군자 - 모든 사리에 통달한 박식한 학자3) 해석 옥을 돌이라 고집하니 참으로 애타누나. 박식한 학자는 아는 법이 있건마는 그 박물군자까지 알면서도 모르는 체하니 그를 슬퍼하노라.
평시조 - 월상국 범소백이
월상국(越相國) 범소백(梵小伯)이 명수공성(名遂功成) 못한전(前)에
오호(五湖) 연월(煙月)이 좋은줄 알건마난
서시(西施)랄 싯노라하여 늦어돌아 가니라
1) 작가을파소(?~203). 고구려 명상. 일찍이 압록곡 좌물촌에 숨어 있다가, 고국천왕 13년 안류가 추천하여 국상이 됨. 유리왕 때의 대신 을소의 손 2) 풀이월상국 범소백 - 중국 월나라 명상 범소백명수공성 - 이름과 명예의 얻음을 이루다오호연월 - 중국에 있는 다섯 개의 커다란 호수로 그 넓이가 우리나라 넓이만한 호수도 있다. 이 다섯 호수에 떠 있는 은은한 달빛의 아름다운 경치가 그렇게도 좋을 수가 없다 한다.서시 - 중국 춘추시대의 월나라의 미인싯노라하여 - 실컷 놀았다. 놀다가, 놀았으니의 옛말3) 해석 중국 춘추시대에 월나라 재상 범소백이 이름과 공을 이루기 전(성공하기 전)에 다섯 호수의 은은한 달빛의 경치가 좋은 줄을 알건마는 춘추시대의 월의 미녀 서시와 실컷 놀다가 늦게 돌아가는구나.
평시조 - 이런들 엇더하며
이런들 엇더하며 져런들 엇더하료
초야(草野) 우생(優生)이 이럿타 엇더하료
하물며 천석고황(泉石膏肓)을 고려무삼 하리요.
1) 작가이황(1501~1570). 조선왕조 중종, 명종 때의 유학자. 문신. 초명은 서흥. 자는 경호 계호. 호는 퇴계, 도옹, 퇴도, 청량산인. 진보 사람, 예안 출생, 예조판서, 양관 대제학 등을 역임함. 일생을 통하여 학문에 전주하여 학자적 태도는 후세의 사림에 크게 영향을 미침. 정주의 성리학 체계를 집대성하고 이원론 사칠론을 중심 사상으로 하여 율곡 이이와 양대학파를 이룸. 저서로 <퇴계전서>가 있으며, 이 중 <주자서절요>, <사서석의>, <심경석의>, <논사단칠정서>, <자성록> 등은 주요한 저술임. 작품으로는 시조 <도산십이곡>이 있음. 문묘에 배향. 시호는 문순. 2) 풀이초야우생 - 민간의 어리석은 사람천석고황 - 천석은 대자연, 산석유수(石流水). 고황은 중병. 무엇에 탐닉하여 쉽사리 고치지 못하는 버릇을 가리킴. 고는 가슴의 아래쪽, 황은 가슴 위쪽, 중한 병을 병인고황이라고 함. 천석고황은 자연과 지극히 사랑하는 버릇을 도저히 고칠 수 없는 것3) 해석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랴, 민간에 파묻혀 있는 나 같은 어리석은 사람들이 이렇게 산다고 어떠랴, 더구나 자연을 버리고서는 살 수 없는 이 버릇을 억지로 고쳐서 무엇하랴.
평시조 - 이몸이 죽어가서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고하니
봉래산(蓬萊山) 제일봉(第一峯)에 낙락장송(落落長松) 되얏다가
백설(白雪)이 만건곤(滿乾坤)할제 독야청청(獨也靑靑)하리라
1) 작가성삼문(1418~1456). 사육신의 한 사람. 자는 근보. 호는 매죽헌. 본은 창녕. 세종대황의 택함을 받아 집현전 학사로 훈민정음 제작에 참획하였고 승지에 이르렀음. 1454년 수양대군이 단종을 폐위하고 즉위하매 다음해 6월에 세조 일파를 죽이고 단종을 복위시키려다가 발각되어 처형당함. 시호는 문충. 2) 풀이제 - 때에봉래산 - 옛날부터 중국에서 말해 오는 발해 중에 있다는 삼신산의 하나낙락 - 높이 뛰어나게 빼어난 모습만건곤 - 천지에 가득찬 것. '건'은 천(天), '곤'은 지(地)독야청청 - 홀로 힘차게 푸른 것3) 해석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 것인고 하면 봉래산 제일 높은 봉우리에 우뚝 솟아 오른 큰 소나무가 되었다가 백설이 천지에 가득 찬 겨울이 올 대면 나 홀로 힘차게 푸르리라.
평시조 - 이몸이 죽어죽어
이몸이 죽어죽어 일백번(一白番) 고쳐죽어
백골(白骨)이 진토(塵土)되어 넋이라도 잇고업고
님향(向)한 일편단심(一片丹心)이야 가샐줄이 이시랴
1) 작가정몽주(1337~1392). 고려 말의 충신. 유학자. 자는 달가, 호는 포은. 연일 사람. 공민왕 때에 성균관 학감으로 있으면서 오부학당을 세워 후진을 가르치고 밖으로 향교를 베풀어 유학을 크게 진흥하여 성리학의 기초를 세웠음. 한때 배명친원(排明親元)정책을 반대하다가 이인임에 의해 유배되기도 했고 이성계를 따라 왜구를 토벌하기도 하였으며, 끝까지 여조를 떠받들다가 이방원이 보낸 조영규에게 피살되었음. 삼은의 한 사람. 문묘에 배향 됨. 문집으로 <포은집>이 있음. 시호는 문충. 2) 풀이넋이라도 - 넋은 영혼. 넋혼가샐 - 변할가새다는 - 바꾸다, 고치다, 변경하다의 뜻단심 - 붉은 마음이란 말로 진정, 성심, 충성을 뜻함3) 해석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을 다시 죽어, 다 삭아진 흰 해골은 티끌로 변하여 혼이야 있건 없건 간에 임금을 향한 한쪽의 충성심이야 변할 수가 있으랴
평시조 - 이화에 월백하고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
일지(一枝) 춘심(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양하야 잠못이뤄 하노라
1) 작가이조년(1269~1343). 고려 충혜왕 때의 충신. 자는 원로, 호는 매운당. 경산 사람. 충혜왕 복위 1년 정당문학에 승진. 예문관 대제학이 되어 성산군에 봉해짐. 왕의 음탕함을 간언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않으므로 사직하였음. 시문에 뛰어나 시소 한 수가 전함. 시호는 문렬. 2) 풀이이화 - 배나무의 꽃. 배꽃은한 - 은하수를 말함삼경 - 깊은 밤일지춘심 - 한 가닥의 나뭇가지에 품긴 봄철의 정서자규 - 두견새로 일컬음3) 해석 흰 배꽃에 밝은 달빛이 비치니 더욱 하얀데 밤은 깊어 은하수도 삼경을 알리고 있는 이 한 밤. 한 가닥 배나무 가지에 깃들인 봄철 정서를 저 두견새야 알기나 하고 저렇게 애끊게 울 것이랴마는 다정다감한 이 몸은 마치 병이나 들린 듯이 넘치는 정을 한밤을 잠 못 들고 춘정에 겨워하노라.
평시조 - 이화우 흩날리제
이화우(梨花雨) 흩날리제 울며잡고 이별(離別)한님
추풍낙엽(秋風落葉)이 저도나를 생각는지
천리(千里)에 외로운꿈만 오락가락 하더라
1) 작가이매창. 조선왕조 선조 대 부안의 명기. 계생(桂生), 계생(癸生)이라고도 하였다 하며, 자는 향금 ․ 한시와 거문고에 능하였다 함. 2) 풀이이화우 - 배꽃이 비오듯 흩날림추풍낙엽 - 가을 바람에 흩어 떨어지는 낙엽. 떨치던 권세가 낙엽처럼 시들어 우수수 떨어짐을 비유함생각는지 - 생각하고 있는지천리 - 천리의 백배 길, 매우 먼 거리3) 해석 배꽃이 비처럼 흩뿌릴 때에 붙잡고 울면서 이별한 님, 가을 바람에 낙엽이 지니 저도 나를 생각하는가. 천리나 떨어진 채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하더라.
평시조 - 인간이 하는말을
인간(人間)이 하는말을 하늘이 다듣나니
암실(暗室)에 하는일을 귀신(鬼神)이 다보나니
아마도 천로(天路)도귀신(鬼神)도 아녀시니 마음놓지말으라
1) 작가김수장(1690~?). 조선왕조 영조 때의 뛰어난 가인. 자는 자평, 호는 노가재. 숙종 때 병조의 서리를 지냄. 영조 22년부터 46년에 이르기까지 시가집 <해동가요>를 편찬하였는데 그 속에 그의 사실적인 서경시 작품 117수가 수록되어 있음. 2) 풀이아녀시니 - 아니었으니인간 - 사람, 인류, 사람이 사는 곳, 세상암실 - 밀폐하여 광선이 들어가지 않도록 설비한 방귀신 - 죽은 사람의 혼령.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사람에게 화복을 내려 준다고 하는 정령3) 해석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말을 하느님이 모두 듣고 계시나니 어두운 방 안에서 하는 일을 귀신이 빠짐없이 보고 있으니 비밀이란 있을소냐! 그런데 이번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하늘길도 귀신길도 아니었으니 더구나 마음놓지 말지어다!
평시조 - 일생에 한하기를
일생(一生)에 한(恨)하기를 희황(羲皇)제 못난줄이
초의(草衣)를 무릅고 목실(木實)을 머글망정
인심(人心)이 순후(淳厚)하던줄을 못내불어 하노라
1) 작가최충(984~1068). 고려의 유학자. 자는 호연. 벼슬은 문하시중. 구재를 세우고 청년을 가르치니 우리나라 사학 건설의 시초가 됨. 제 11대 문종 22년에 졸하니 시호는 문헌. 그 사학의 학생들을 문헌공도라 말함. 2) 풀이제 - 적의, 적에, 시(時)에줄이 - 것이, 줄은 것, 것을무릅고 - 입고희황 - 태고 시절의 복희가 세상을 다스리던 태평시대. 복희는 삼황의 하나로 중국 최고의 임금임3) 해석 내 한평생 원한스러운 것은 태고적인 복희씨 때에 나지 못한 것이로다. 이때에 났더라면 풀로 옷을 만들어 입고 나무 열매를 따먹었을망정 인심은 순박하고 후하였을 것이니 나는 끝끝내 그런 세월을 부러워하노라.
평시조 - 자네집의 술닉거든
자네집의 술닉거든 브듸날 부르시소
초당(草堂)에 꽃픠거든 나도자네 청(請)하옵세
백년(百年)덧 시름없을 일을 의논(議論)코저 하노라
1) 작가김육(1580~1658). 조선왕조 효종 때의 영의정. 학자. 자는 백후. 호는 잠곡. 청풍 사람. 충청감사로 있을 때 대동법을 실시하도록 상소하고, 영상이 된 후에 이에 대한 절목을 작성하여 정부에 바쳤으며 먼저 호서지방에 단행하여 성공하였음. 학문에 조예가 깊으며 그 중에도 경세에 뛰어나 <구황찰요>, <벽온방>을 저술 간행하고, 특히 서양 역법을 잘 알아 시헌력을 시행했음. 시호는 문정 2) 풀이브듸 - 꼭덧 - 동안초당 - 집의 원채 밖에 억새나 집 같은 것으로 지붕을 이은 조그마한 집채, 글을 읽거나 풍월을 짓거나 하는데 쓰는 집백년 덧 - 백 년 동안의논 - 서로 공론함3) 해석 자네 집의 술이 익거든 꼭 나를 부르시오. 초당에 꽃이 피거든 나도 자네를 청하겠네. 만나면 백 년 동안 근심이 없을 일을 의논하고자 하노라.
평시조 - 잘가노라 닫지말며
잘가노라 닫지말며 못가노라 쉬지말라
부디 긋지말고 촌음(寸陰)을 앗겨스라
가다가 중지(中止)곧하면 아니감만 못하리라
1) 작가김천택. 조선왕조 영조 때의 가인. 자는 백함, 호는 남파. 평민 출신 가객으로 창곡에 뛰어났으며 김수장 등과 더불어 경정산가단에서 후진을 양성함. 영조 4년, 1728년에 <청구영언>을 편찬하였으며 그의 단가 57수가 <해동가요>에, 30수가 진본 <청구영언>에 수록되었음. 시호는 무열. 2) 풀이긋지 - 그치지, '긋다'는 긋치다, '그만두다'의 뜻이며, '긋치다'로도 쓰임앗겨스라 - 아끼기를 바라노라촌음 - 아주 짧은 시간중지곳 - 중지만, 중간에 그만두기만3) 해석 잘 가노라고 너무 달리지 말며 못 가노라고 쉬지도 말라. 꼭 바라건대 그만두지 말고 짧은 시간이라도 아끼기를 바라노라. 가다가 중지한다면 처음부터 아니 감만 못하니라.
평시조 - 주문의 벗님네야
주문(朱門)의 벗님네야 고거사마 죠타마라
토끼 죽은후면 개마자 삶기나니
우리는 영욕(榮辱)을모르니 두려온일 업세라
1) 작가김천택. 자는 백함 또는 이숙. 호는 남파. 벼슬은 포교에 그침. 가객이며 김수장 ․ 김성기와 친교. <청구영언>을 편찬. 한극과 한국 노래를 개척 보급시켰음. 2) 풀이주문 - 고귀한 사람의 저택고거사마 - 높은 수레와 빠른 마차영욕 - 영화와 치욕3) 해석 높은 벼슬하던 친구들아, 높은 수레 빠른 마차를 좋다고 하지 마라. 토끼 죽은 후면 개까지 삶음을 당한단다. 우리는 영화와 치욕의 생활을 모르니 두려운 일이 없도다.
평시조 - 준중에 술이있고
준중(樽中)에 술이있고 좌상(座上)에 손이가득
대아(大兒) 공문거(孔文擧)랄 곳처어더 보거이고
어즈버 세간여자(世間餘子)랄 일러무삼 하리오
1) 작가신흠(1566~1628). 조선왕조 인조 때의 상신. 자는 경숙, 호는 상촌 또는 현웅, 평산 사람. 선조의 유교칠신의 한 사람. 인조 원년에 영의정이 되었으며 후에 인조 묘정에 배향되었음. 시호는 문정. 저서에 <상촌집> 등이 있음. 2) 풀이준중 - 술독 한가운데, 즉 술독이란 뜻좌상 - 윗자리. 좌중 등으로 해석되나, 여기서는 좌석으로 풀이한다대아 - 큰 사나이, 출중한 남자공문거 - 공자같이 글에 뛰어난 사람으로 풀이곳처어더 보거이고 - '다시 찾아보겠느냐'의 옛말세간여자 - 세상에 남은 사람. 즉 세상의 보통 사람, 서민일러무삼하리 - 말하여 무엇하겠느냐?3) 해석 술통에는 술이 있고 자리에는 손님이 많기도 하다마는 그 중에서 공자 같은 글에 출중한 큰 사나이를 어찌 다시 찾아보겠느냐? 아! 우리네 속세의 사람들이야 그 축에도 끼지 못하니 말하여 무엇하리오.
평시조 - 짚방석 내지마라
짚방석(方席) 내지마라 낙엽(落葉)엔들 못안즈랴
솔불 혀지마라 어제진달 돋아온다
아희야 박주산채(薄酒山菜)ㅣㄹ망정 없다말고 내어라
1) 작가한호. 조선왕조 선조 때의 명필. 자는 경흥, 호는 석봉, 청사, 삼화 사람.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격려로 서예에 정진하여 왕희지, 안진경의 필법을 익혀 해서, 행서, 초서 등의 각체 모두 정묘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며 그 이름은 중국에 까지 알려져서 사신들은 모두 그의 글씨를 구하여 갔다 함. 후기의 김정희와 함께 조선 서예계의 쌍벽을 이루고 있음. 보통 호로서 한석봉으로 일컬음. 2) 풀이혀지 - 켜지ㅣㄹ망정 - 라 할지라도방석 - 짚 따위로 짜서 만든 자리박주산채 - 맛없는 술과 산나물로 만든 소박한 반찬3) 해석 짚 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관솔불 켜지 마라. 어제 졌던 달이 다시 돌아온다. 아이야 맛없는 술과 소박한 산나물 반찬리라 해도 없다고 말고 내놓아라.
평시조 - 철령놉흔 재에
철령(鐵嶺)놉흔 재에 쉬어 넘느뎌 구름아
고신(孤臣) 원루(怨淚)를 비삼아 듸여다가
님겨신 구중궁궐(九重宮闕)에 부려본들 엇더리
1) 작가이항복(1556~1618). 조선왕조 선조 때의 명신. 자는 자상, 호는 백사, 필운. 경주 사람. 임진왜란 때 다섯 번이나 병조판서가 되어 크게 활약하였음. 이조판서, 우의정 등을 지냈으며, 오성부원군에 봉작되고 호성공신의 원훈이 되어 영의정에 이름. 광해군 9년 폐모론을 극력 반대 북청에 유배되어 죽음. <청구영언>에 시조 4수가 전하며 저서로는 <백사집>, <북천일기>, <사례훈몽> 등이 있음. 시호는 문충. 2) 풀이재 - 고개, 높은 산삼아 - 만들어, 지어철령 - 강원도 회양에서 안변으로 함경도로 넘어가는 높은 산고신원루 - 임금의 사랑을 못 받는 신하의 원통한 눈물구중 - 궁궐의 문은 아홉 겹으로 짓는 데서 깊은 궁궐을 가리키는 말3) 해석 철령 높은 산에서 쉬고 넘어가는 저 구름아, 외로운 산하의 원통한 눈물을 비로 만들어 띄워다가 임금이 계신 궁궐에 뿌려본들 어떠랴.
평시조 - 청려장 힘을삼고
청려장(靑藜杖) 힘을삼고 남묘로 내려가니
도화(桃花)난 흣날리고 소천어(小川魚) 살졋난데
원근(遠近)의 즐기는농가(農歌)는 곳곳에서 들린다
1) 작가김천택. 조선왕조 영조 때의 가인. 자는 백함, 호는 남파. 평민 출신 가객으로 창곡에 뛰어났으며 김수장 등과 더불어 경정산가단에서 후진을 양성함. 영조 4년, 1728년에 <청구영언>을 편찬하였으며 그의 단가 57수가 <해동가요>에, 30수가 진본 <청구영언>에 수록되었음. 시호는 무열. 2) 풀이청려장 - 명아주대로 만든 지팡이남묘 - 농사 잘되는 남쪽 밭도화 - 벼꽃소천어 - 개천의 물고기원근 - 멀고 가까움. 먼 데 사람과 가까운데 사람. 먼 곳과 가까운 곳농가 - 농부가3) 해석 명아주 지팡이에 힘을 빌려 남쪽에 있는 밭으로 내려가니 벼꽃은 흩날리고 개천의 물고기는 살이 졌는데, 먼 데 가까운 데에서 즐기는 농부가는 사방에서 들리는구나.
평시조 - 청사검 둘러메고
청사검(靑蛇劍) 둘러메고 백록(白鹿)을 지즐타고
부상(扶桑) 지는해에 동천(洞天)으로 돌아가니
선궁(禪宮)에 종경(鍾磬)맑은소리 구름밖에 들리더라
1) 작가고경명(1533~1592). 조선왕조 중기의 유학자 의병장. 자는 이순. 호는 제봉. 장흥 사람. 명종 13년에 문과에 급제한 후 교리 동래부사 등을 역임하고 퇴관. 향리에서 지방 자제를 가리켰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7천여 명의 의병을 거느리고 북상하던 중 관병과 합세하여 금산을 공격하다가 아들 인후와 유팽로, 안영 등과 같이 전사하였음. 2) 풀이지즐타고 - 눌러타고청사검 - 업구렁이 같이 생긴 긴 칼백록 - 흰 사슴부상 - 옛날 중국에서 해가 뜨는 동쪽 바다 속에 있다고 한 상상의 신성한 나무. 또 그 나무가 있는 곳선궁 - 절종경 - 손북과 경쇠동천 - 산천에 싸여 풍경 좋은 곳3) 해석 청사검 들게 갈아 둘러메고 잘 뛰는 흰 사슴을 눌러타고 부상해 돋는 나라 저믄 날에 풍경 좋은 골짜기로 돌아드니 절에서 울려 나오는 맑은 쇠북 소리는 구름 밖 별천지에서 들려오는 듯하더라.
평시조 - 청산리 벽계수야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一到) 창해(蒼海)하면 다시오기 어려워라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여간들 엇더리
1) 작가황진이. 조선 왕조 중종, 명종, 선조 때의 명기, 자는 명월, 별명은 진랑 재색을 겸비하고, 한시와 시조에 특재가 있었음. 서경덕, 박연폭포와 아울러서 송도삼절이라 지칭하였음. 작품으로는 한시 4수가 있고 그 밖에 시조 6수가 <청구영언>에 전함. 2) 풀이수이 - 쉬이어려워라 - 어렵도다청산리 - 푸른 산속벽계수 - 맑은 시냇물일도창해 - 한 번 넓은 바다에 이름명월 - 밝은 달. 음력으로 8월 보름날 밤의 달만공산 - 산에 가득함3) 해석 푸른 산속을 흘러가는 맑은 시냇물아, 빨리 흘러감을 자랑하지 말아라. 한번 넓은 바다에 이르게 되면 다시 오기는 어렵도다. 명월이 조용한 산속에 가득히 비치고 있으니 쉬어 간들 어떠랴.
평시조 - 초당에 깊이든잠
초당(草堂)에 깊이든잠 새소리에 놀라깨니
매화우(梅花雨) 갠가지(柯枝)에 석양(夕陽)이 거의로다
아희야 낙대내어라 고기잡기 느졌다
1) 작가이화진(1626~1696). 조선왕조 숙종 때의 문신. 자는 자서, 호는 묵졸재, 여주사람, 사은사의 서장관으로 청나라에 다녀온 뒤 우부승지를 지내고 여러 지방관을 지내는 동안 선정을 베풀었음. 저서에 <묵졸재집>이 있고 시조 3수가 전함. 2) 풀이가지ㅡ나뭇가지매화우ㅡ음력경에 오는 비. 매화꽃이 비오듯 떨어짐석양ㅡ해가 거의 질 무렵거의로다ㅡ거반, 거진 끝나려 한다3) 해석 초당에 깊이 든 잠을 새소리에 놀라서 깨니 비오듯 떨어지는 매화꽃은 방금 깬 나뭇가지에 석양이 거의 지려 하도다. 아이야, 낚싯대 내어라 고기 잡기 늦었다.
평시조 - 초당에 일이업서
초당(草堂)에 일이업서 거문고를 베고누어
태평(太平) 성대(聖代)를 꿈에나 보려터니
문전(門前)에 수성어적(數聲漁笛)이 잠든나를 깨와라
1) 작가유성원. 조선 왕조 초기의 문장가. 사육신의 한 사람. 자는 태초, 호는 낭간, 문화 사람. 집현전에 들어가 세종의 문업을 도움. 세조가 단종의 자리를 빼앗자 성삼문 등과 복위를 꾀하다가 자문하였음. 시조 한 수가 <가곡원류>에 전함. 시호는 충경. 2) 풀이깨와라 - 깨우도다초당 - 본채와 떨어지게 지은 조그마한 초가집. 독서나 풍류적 생활을 하기 위한 집임.태평성대 - 어질고 착한 임금이 다스리는 태평한 세상문전 - 문 앞수성어적 - 몇 마디의 고기꾼의 피리 소리3) 해석 초당에 할 일이 없어 거문고를 베고 누워서 태평스럽던 좋은 세상을 꿈에나 보려 하였더니 문 앞에서 나는 몇 마디의 고기꾼의 피리소리가 잠든 나를 깨우도다.
평시조 - 촉석루 밝은달이
촉석루(矗石樓) 밝은달이 논낭자(論娘子)의 넋이로다
향국(向國)한 일편단심(一片丹心) 천만년(千萬年)에 비취오니
아마도 여중충의(女中忠義)란 너뿐인가 하노라
1) 작가정현석(고종 4~7년). 초계인. 진주목사. 2) 풀이촉석루 - 진주에 있는 촉석루논낭자 - 주논개를 일컫는 말향국 - 나라에 대한일편단심 -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충성된 마음여중충의 - 충성과 절의(절개와 의리), 여성으로서의 덕목3) 해석 촉석루의 밝은 달이 논개의 넋이로다. 나라에 대한 충성된 마음은 천만년에 비치오니 아마도 여인 중에서 충성과 절의는 논낭자 뿐 아닌가 하노라
평시조 - 추강에 밤이드니
추강(秋江)에 밤이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낙시 드리우니 고기아니 므노매라.
무심(無心)한 달빛만싯고 븬배도라 오노매라
1) 작가월산대군(1454~1488). 본명은 이정, 자는 미자. 성종의 형님. 학문이 높고 덕이 깊어 뭇 사람의 존경을 받은 분임. 시호는 효문. 2) 풀이3) 해석 가을 강이 밤이 되니 물결이 차도다.
낚시를 드리우니 고기가 아니 물도다.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배만 돌아오도다.
평시조 - 추산이 석양을띠고
추산(秋山)이 석양(夕陽)을띠고 강심(江心)의 잠겼난대
일간죽(一竿竹) 빗기들고 소정(小艇)의 안자시니
천공(天公)이 한가(閑暇)히녀겨 달을조차 보내도다
1) 작가유자신(1533~1612). 조선 왕조 광해군의 국구. 임진왜란 때 동지중추부사로 세자 광해군을 따라 강계에 갔으며 광해군이 즉위하자 문양부원군에 봉해졌으나 인조반정으로 삭작되었음. 2) 풀이일간죽 - 한낱의 낚싯대소정 - 작은 배천공 - 하느님추산 - 가을철의 산석양 - 해질 무렵, 저녁 해의 한복판한가 - 별로 할 일이 없어 틈이 있음3) 해석 가을산이 저녁해를 띠고 강물 속에 잠기었는데, 낚싯대를 빗겨 들고 작은 배에 앉아 있으니 하느님이 한가롭게 보시고 달을 아울러 보내시도다.
평시조 - 춘산에 눈녹인바람
춘산에 눈녹인바람 건듯불고 간듸없다.
져근덧 비러다가 마리우희 불리고져
귀밑에 해무근서리랄 녹여볼가 하노라.
1) 작가우탁(1263~1343). 고려 말의 유학자. 자는 천장, 호는 역동. 충숙왕 때 벼슬이 성균제주에 이름. 시호는 문희, 동박 이학의 시조라 일컬음. 2) 풀이건듯- 얼핏,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가볍고 빠른 모양져근 덧 - 적은 덧, 작은 동안, 잠깐춘산 - 봄철의 산3) 해석 봄 동산에 눈을 녹인 바람이 가볍게 잠깐 불고는 간 곳이 없구나. 잠깐 동안만 그 바람을 빌려다가 내 머리 위에 불게 하고 싶구나. 그렇게 하여 귀 밑에 쌓인 여러 해 묵은 서리 (흰 머리카락)를 녹여서 검게 해 볼까 하노라.
평시조 - 춘풍에 화만산
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 추야(秋夜)에 월만대(月滿臺)라
사시(四時) 가흥(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물며 연비어약(鳶飛魚躍)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느긋이 이시랴
1) 작가이황(1501~1570). 중종, 정종, 명종 때의 학자. 자는 경호. 호는 퇴계. 시호는 문순. 2) 풀이한가지 - 일물, 같은 물체, 가지는 지금은 수를 세는 단위로 쓰이지만 본시는 물체의 '갓'이란 뜻임가흥 - 좋은 흥취연비어약 운영천광 - 하늘만 날고 있는 솔개, 물에서 뛰노는 물고기, 흘러가는 구름의 그림자와 찬란한 태양 모두 대자연의 만물이 각기의 천성을 얻은 것을 표현한 것3) 해석 봄바람에 꽃이 산에 가득 피고 가을밤에는 달이 대에 비치도다. 사철 자연의 좋은 흥취가 사람과 똑같도다. 더구나 솔개는 날고, 고기는 뛰며, 구름의 그림자와 하늘의 밝은 빛이야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
평시조 - 치천하 오십년에
치천하(治天下) 오십년(五十年)에 부지(不知)왜라 천하사(天下事)를
억조(億兆) 창생(蒼生)이 대기(戴己)를 원하느냐
강구(講究)에 문동요(聞童謠)하니 태평(太平)인가 하노라
1) 작가변계량(1369~1430). 조선왕조 초기의 학자. 자는 거경, 호는 춘정, 밀양 사람. 고려 우왕 때부터 벼슬을 하였음. 조선왕조 태종 9년에는 예문관제학이 되었음. <국조보감>을 편찬하였으며 세종의 사업을 많이 도왔음. 저서에 문집 <춘정집> 12권 5책이 있음. 시호는 문숙. 2) 풀이왜라 - 도다부지왜랄 - 알지 못하노라억조창생 - 수많은 백성들대기 - 자신을 떠받드는 것치천하 - 하늘을 다스림천하사 - 제왕이 되려고 하는 사업. 천하만사강구 - 변화하게 도로가 사방으로 퍼진 것. 사통오달한 큰 길거리문동요 - 아동의 동요가 들려오다3) 해석 천하를 다스리기 50년에 천하가 잘 다스려지는지 궁금해 하노라. 모든 백성들이 나를 떠받들기를 원하느냐, 변화한 거리에는 동요 소리가 들려오니 태평이라 생각하노라.
평시조 - 태산이 평지토록
태산(泰山)이 평지(平地)토록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북악(北岳)이 붕진(崩盡)토록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사해(四海)가 변(變)하여 상전(桑田)토록 붕우유신(朋友有信) 하리라
1) 작가이정보(1693~1766). 조선왕조 중기의 문신. 자는 사수. 호는 삼주. 연안 사람. 벼슬은 양관 대제학 등을 거쳐 예조판서에 이름. 직책에 충실하며 아첨을 모르고 올바른 진의를 정성껏 개진하였으며 사륙체 글씨에 능하고 한시의 대가이기도 하며 시조 78수를 남김. 시호는 문간. 2) 풀이부자유친 - 아버지와 자식은 친함이 있다군신유의 - 임금과 신하는 의리가 있다부부유별 -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다장유유서 - 어른과 어린이는 차례가 있다붕우유신 - 벗 사이에는 믿음이 있다북악 - 서울 청와대 뒤의 북악산을 말함붕진 - 허물어져 없어짐상전 - 뽕나무 밭사해 - 세계의 사방에 있는 바다3) 해석 태산이 평지가 되도록 변하지 말고 오래도록 부자유친하며 군신유의하리라. 북악이 허물어져 다할 때까지 변치 말고 오래도록 부부유별 장유유서하련다. 사해가 변하여 뽕나무 밭이 될 때까지 오래도록 변치 않고 붕우유신하리라.
평시조 - 평사에 낙안하고
평사(平沙)에 낙안(落雁)하고 강촌(江村)에 일모(日暮)로다
어정(漁艇)은 돌아들고 백구(白鷗)는 잠든적에
어듸서 일성장적(一聲長笛)이 나의흥(興)을 돕나니
1) 작가이후백(1520~1578). 조선왕조 명종, 선조 때의 문신. 자는 계진. 호는 청련. 연안 사람. 명종 10년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 선조 2년 도승지, 대사헌, 부제학 등을 역임하고, 선조 6년 주청사로 명나라에 다녀와 이듬해 대사간, 이조판서 양관 대제학을 지냈고 호조판서에 이름. 청백리에 녹선 됨. 저서에 <청련집>이 있음. 시호는 문청. 2) 풀이평사에 낙안하고 - 모래사장에 기러기 날아들고 앉고강촌에 일모로다 - 강 언덕 마을에 해가 지다일성장적이 - 한가락의 피리 소리가흥을 돕나니 - 흥겹게 돕는다3) 해석 모래사장에 기러기 날아들어 앉고, 강가에 있는 마을에는 해가 저물었다. 고기잡이배들은 만선을 안고 돌아오고 흰 갈매기들은 잠들어 있을 때, 어디서 한 가락의 피리 소리가 길게 들려오니 나의 흥취를 더욱 북돋워 주는구나.
평시조 - 풍파에 놀란사공
풍파(風波)에 놀란사공(沙工) 배팔아 말을사니
구절(九折) 양장(羊腸)이 물도곤 어려웨라
이후(後)란 배도말도말고 밭갈기만 하리라
1) 작가장만(1566~1629). 조선왕조 중기의 문신. 자는 호고, 호는 낙서. 인동 사람. 광해군 때 문무를 겸비한 병조판서로 대북의 난정을 보고 온거하다가 인조반정으로 팔도도원수로 등용되어 이괄의 난을 평정하였음. 뒤에 우찬성 병조판서를 지냄. 정묘호란 때 적을 막지 못한 죄로 관직을 삭탈당했으나 전공으로 복관되었음. 시호는 충정. 2) 풀이도곤 - 보다어려웨라 - 어려워라구정량장 - 구절은 여러 번 구부러진 것. 양장은 양의 배로 꼬불꼬불한 험한 산길을 가리키는 말3) 해석 풍파에 놀란 사공이 배를 팔아 말을 사니 꼬불꼬불한 험한 산길이 물보다 어렵도다. 이후에는 배도 말도 말고 밭갈이나 하리라.
평시조 - 하늘이 정한배필
하늘이 정한배필(配匹) 백년가약(百年佳約) 오늘이라
생민(生民)의 예절(禮節)이요 만복(萬福)의 근원(根源)이니
비나니 부귀영화(富貴榮華)를 기리기리 누리소서
1) 작가미상 2) 풀이배필 - 부부, 부부의 짝백년가약 - 젊은 남녀가 혼인하여 한평생을 아름답게 지내자는 언약생민 - 백성, 민생, 국민예절 - 예의와 범절만복 - 여러 가지 복, 온갖 복록근원 - 사물이 생겨나는 본 바탕부귀영화 - 부귀와 영화3) 해석 하늘이 정한 부부의 짝이 한평생을 아름답게 지내자는 언약은 오늘이라. 민생의 예법이요. 온갖 복록의 근본이니 비나이다. 부하고 귀하고 또한 영화로움의 나날을 길이길이 누리소서.
평시조 - 홍진을 다떨치고
홍진(紅塵)을 다떨치고 죽장망혜(竹杖芒鞋) 집고신고
검은고 들어메고 서호(西湖)로 돌아가니
노화(蘆花)에 떼만흔갈며기만 제벗인가 하노라
1) 작가김성기. 조선왕조 영조 때 금객. 호는 조은 또는 어은. 평민 출신으로 거문고를 배웠으며, 퉁소, 비파, 가창에도 능함. 시조를 잘 지어 <강호가> 5수 등이 <해동가요>에 실려 있음. 2) 풀이홍진 - 속세의 더러운 티끌죽장망해 - 대 지팡이에 짚신을 신은 모습. 세상의 명리를 버리고 대자연을 찾아나선 차림새를 가리킴노화 - 갈꽃3) 해석 더러운 속세의 티끌을 다 털어 버리고 죽장을 짚고 짚신을 신고 거문고는 어깨에 둘러매고 서쪽 강하를 찾아가니, 갈꽃에 떼지어 있는 갈매기들만이 내 벗인가 하노라.
평시조 - 흥망이 유수하니
흥망(興亡)이 유수(有數)하니 만월대(滿月臺)도 추초(秋草)로다
오백년(五百年) 왕업(王業)이 목적(牧笛)에 붓텨시니
석양(夕陽)에 디나는객(客)이 눈물겨워 하노라
1) 작가원천석. 고려의 수절신. 자는 자정, 호는 운곡, 원주 사람. 고려 말에 세상이 어지러움을 보고 당시의 사적을 직기한 야사 6권을 저술하여 가묘에 비치하였으나 그 증손이 화가 미칠까 두려워 소각하고 다만 시집 2권만이 전함. 2) 풀이흥망 - 흥하고 망함. 성하고 쇠함유수 - 운수가 정해져 있으니만월대 - 고려 왕조의 궁터추초 - 가을 들풀. 가을 풀로 가득 차 있다.왕업 -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는 일목적 - 목동이 부는 피리붓텨시니 - 붙였으니. 붙이게 되었으니석양 - 저녁 때의 해. 해질 무렵3) 해석 흥하고 망함이 모두 운수가 정해져 있는 법이니 멸망한 고려 왕조의 궁터 만월대에도 이제는 임자 없는 가을철 풀숲으로 덮여 있구나. 오백년이나 이어 오던 왕업도 소치는 저 목동이 부는 피리 소리에 붙이게 되었으니 해질녘에 지나가는 나그네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구나.
사설시조 - 꿈은고향가건마는
꿈은고향(故鄕)가건마는 나는어이 못가는고 꿈아 너는 어느 사이 고향천리(故鄕千里) 먼먼 길을 지척(咫尺)같이 다녀왔노.
당상학실양친(堂上鶴髮兩親) 기체후일향만강(氣體侯一向萬康)하옵시며 규중(閨中)의 홍안유부(紅顔幼婦) 어린동생들 각택제절(各宅諸節)이 무양(無恙)턴가.
편(便)키야 편(便)터이마는 천리타향(千里他鄕)의 그대의 소식(消息)몰라 글로 장탄수심(長歎愁心)일번 하여라
1) 작가미상 2) 풀이당상 - 부모를 일컫는 말학발 - 백발의 부모기체후 - 기력과 제후규중 - 부녀가 거처하는 방. 안방 속홍안 - 젊어 혈색이 좋은 얼굴유부 - 어린 부녀각택제절 - 각 댁 집안의 모든 사람의 거처동작무양 - 몸에 탈이 없음. 병이 없음장탄수심 - 길게 탄식하며 근심하는 마음3) 해석 꿈은 고향을 가는데 나는 왜 못가는가? 꿈아! 너는 어느새 고향천리 머나먼 길을 지척 가까운 집처럼 다녀왔느냐? 호호 백발 우리 부모님 기력이 한결같이 건강하시며 곱디고운 젊은 아내와 어린 동생들 온 가족이 무고하던가? 꿈의답 : 편안하긴 하지만 천리 타향의 그대 소식 몰라 긴 한숨, 수심으로 지새우더라
사설시조 - 명년삼월에 오신다더니
명년삼월(明年三月)에 오신다더니 명년(明年)이한(限)이없고 삼월(三月)도 무궁(無窮)하다.
양유청(楊柳靑) 양류황(楊柳黃)은 청황변색(靑黃變色)이 몇번(番)이며 옥창앵도(玉窓櫻挑)붉었으니 화개화락(花開花落)이 얼마인고
한단침빌려다가 장주호접이 잠간(暫間)되어 몽중상봉(夢中相逢)하잤더니 장장춘일(長長春日) 단단야(短短夜)에 전전반측잠못이뤄 몽불성(夢不成)을 어이하리.
가지어량안원성(加之於兩岸猿聲) 제부진하고 야월공산(夜月空山) 두견성(杜鵑聲)에 겨우든잠 다 깨운가 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한단침 - 여옹침 인생의 덧없음과 영화의 헛됨을 비유하는 말. 중국 당나라의 개원 19년 노생이라는 소년이 한단의 여사에서 도사 여옹의 베개를 빌려서 잠을 잤더니 메조밥을 짓는 사이에 팔십 년간의 영화스러운 생활을 누린 꿈을 꾸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함. 여공침, 한단지침, 한단몽.장주 - 장자의 본명장주호접 -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았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전전반측 - 누워 이리저리 뒤척거리며 잠을 못 이룸몽불성 - 꿈을 이루지 못함가지어량안원성 - 양 언덕 기슭에서 원숭이의 울음소리는 더하여제부진 - 울음은 그치지 않고야월공산두견성 - 야밤 달 밝은 공산에 두견새의 울음소리장장춘일단단야 - 길고도 긴 봄날 짧고도 짧은 밤에3) 해석 내년 삼월에 오신다더니 내년이 한이 없고 삼월달도 끝이 없다. 버들잎이 푸르렀다. 누렇게 청황으로 변색한 것이 몇 번이며 창가에 앵두꽃 붉었으니 꽃피고 꽃 진 적이 얼마인가? 한단 베개 빌려다가 잠시만이라도 장주 꿈속의 나비가 되어 꿈속에서라도 만나보려 하였더니 긴 봄날 짧은 밤에 이리 뒹굴 저리 뒤척 꿈마저 못 이루니 어찌하리. 더구나 양쪽 강기슭에서 원숭이 울음소리 끊이지 않고 달 밝은 텅 빈 산속 두견새 울음소리까지 겨우 든 잠 다 깨우누나.
사설시조 - 부소산 저문비에
부소산(扶蘇山) 저문비에 황성(荒城)이 적막(寂寞)하고 낙화암에 잠든 두견궁아(杜鵑宮娥) 원혼(冤魂)짝을지어 전조사(前朝事)를 꿈꾸느냐.
백마강(白馬江)에 잠긴달은 몇 번이나 영휴(盈虧)하며 고란사(皐蘭寺) 효종성(曉鐘聲)은 사자루(泗眦樓)를 흔드난듯 불계(佛界)가 완연(完然)하다. 수북정청람하(水北亭靑嵐下)에 돗대치는 저어옹(漁瓮)은 규암진귀범(窺岩津歸范)이 예아니냐.
운소(雲宵)에 나는 기러기는 구룡포(九龍浦)로 떨어지고 석조(夕照)에 비친
탑(塔)은 반공(半空)에 흘립(屹立)하니 부풍팔경(扶風八景)이 예아니냐.
1) 작가미상. 2) 풀이부소산 - 충남 부여 북쪽에 있는 작은 산. 옛날 궁전을 비롯한 여러 건물은 이 산을 배경으로 세워진 듯함. 옛 궁터 영월대, 송월대, 군창지, 낙화암, 고란사, 사자루 등의 고적이 모두 이 산에 있음황성 - 황폐한 성궁아 - 궁녀원혼 - 원통하게 죽은 사람의 넋전조사 - 전대의 왕조의 일. 여기서는 백제를 말함영휴 - 참과 이지러짐청람하 - 푸른 산의 기. 멀리 보이는 산의 푸르스름한 기운운소 - 구름 낀 하늘. 높은 지위를 비유하는 말석조 - 저녁 때에 비치는 불그레한 햇빛. 석양흘립 - 산이 깍아 세운 듯이 우뚝 솟아 있음.3) 해석 부소산 저문비에 옛성이 적막하고 낙화암에 잠든 두견화(진달래)와 궁녀들이 원혼이 짝을 지어전조사를 꿈꾸느냐 백마강에 잠긴 달은 몇 번이나 뜨고 졌으며 고란사의 새벽 종소리는 사자루를 흔드난듯 불세계가 완연하다. 수북성 부옇게 푸른 빛 감도는 저녁 으스름 속에서 돗대치는 저 어부는 규암진으로 돌아가는 배가 아니더냐? 구름에 나는 기러기는 구룡포에 떨어지고 석양에 비친 탑은 허공에 우뚝하니 부여의 팔경이 이곳이 아니더냐?
사설시조 - 산부재고ㅣ라
산부재고(山不在高)ㅣ라. 유선즉명(有仙則名)하고 수부재심(水不在深)이라 유룡즉령(有龍則靈)하나니 사시루실(斯是陋室)이나 유오덕형(惟吾德馨)이라.
태흔(苔痕)난 상계록(上階綠)이오 초색(草色)은 입렴청(入簾靑)을 담소유홍유(談笑有鴻儒)ㅣ오
왕래무백정(往來無白丁)을 가이조소금열금경(可以調素琴閱金經)하니 무사죽지란이(無紗竹之亂耳)하고 무안독지고형(無案牘之勞形)이로다.
남양(南陽)에 제갈려(諸葛廬)와 서촉자운정(西蜀子雲亭)을 공자운(孔子云) 하루지유(何陋之有)리오 하시다.
1) 작가미상. 2) 풀이선 - 선(仙)과 같은 글자, 신선초색입렴청 - 마당에 있는 풀의 색깔이 발을 넘어 방 안에까지 들어오니 방 안도 푸르다홍유 - 대학자백정 - 옛날에 천민은 흰 옷을 입었다. 정은 장년의 남자소금 - 아무런 장식이나 칠을 하지 않은 나무 그대로 만든 거문고금경 - 금은 금같이 귀한, 경은 서적안독 - 안은 공문서, 독은 편지3) 해석 산이 높지 않아도 그 산에 신선이 살고 있으면 명산이고 물이 깊지 않아도 그 물에 용이 살고 있으면 신령한 물인 것이라. 이 집은 누추한 집이지만 나의 덕이 향기로울 뿐이다. 이끼의 자취가 섬돌 위까지 올라와 푸르고 풀빛이 발안에 까지 들어와 방 안을 푸르게 하네. 나를 찾아와 이야기하고 웃음을 나누는 사람은 대학자들이요. 나와 내왕하는 사람 중에 백의를 입은 천민은 없다. 이 집에서는 전혀 장식을 하지 않고 거문고를 연주할 수 있고 옛 성현이 남긴 훌륭한 서적을 읽을 수 있다. 이곳에는 의례적으로 연주하는 현악기나 죽악기가 귀를 어지럽히는 일도 없으며 공문서가 육체를 수고롭게 하는 일이 없다. 남양에 있는 제갈량이 출사하기 전에 살던 초가집과 같고 서쪽에 있는 자운정이 살던 재주정에 대해 공자가 말하기를 이곳이 그와 같은 곳이라. "군자가 이곳에 사는데 어찌 누추함이 있다는 말인가"고.
사설시조 - 삼삼은 반락정천회요
삼산(三山)은 반락정천외(半落靑天外)요 이수중분백로주(二水中分白鷺洲)라 호호호(浩浩乎) 창랑(滄浪) 혜(兮)여 돛대치는 저어옹(漁翁)은 원포귀범(遠浦歸帆)이 이에던가.
추강상(秋江上) 돗을달아 강동(江東)으로 가는 배는 장한선생(張翰先生)이 아니며 함외장강(檻外長江) 공자류(空自流)는 등왕각서분(藤王閣序文)이요 왕발(王勃)의 만고시흥(萬古詩興)이라.
낙하(落霞)는 여고목(與孤鶩) 제비(齊飛)하고 추수(秋水)는 공(共) 장천일색(長天一色)이라.
천외무산십이봉(天外巫山十二峰)은 구름밖에 절경(絶景)인가.(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삼산은 반락청천외요 - 삼산은 푸른 하늘 위로 반쯤 솟아 있고이수중분백로주라 - 이수는 백로주로 하여 둘로 나위었고호호호 - 넓고 큰 모양창랑혜여 - 큰 바다의 물결어옹 - 물고기를 잡는 노인어수 - 어부의 존칭원포 - 먼 포구귀범 - 돛단배가 돌아옴왕발 - 당초의 시인. 자는 자안. 왕통의 손.낙하 - 저녁놀만고 - 아주 먼 옛날3) 해석 삼산의 산허리는 청천 구름 밖으로 떨어져 나가고 둘로 갈라진 강물은 백로주를 감돌아 흐른다. 드넓은 푸른 물결에 돛대 치는 저 어부여! 먼 부두를 오고가는 돛배 소상절경이 이곳 아닌가, 가을 강물의 돛을 달아 강동으로 떠나는 배는 장한선생의 배가 아닌가? 난간 밖에 강물만 부질없이 흐른다는 구절은 등왕각의 서문이요, 왕발의 만고에 유가 없을 만큼 뛰어난 시흥이리오. 저녁노을에 외로운 따오기는 빨리 날고 가을철에 맑게 흐르는 물은 공이 장천이라 하늘 밖으로 치솟는 무산 12봉은 구름 밖의 절경인가 하노라.
사설시조 - 상산조자룡을 네혹시 이름이나 들었드냐
상산조자룡(常山趙子龍)을 네혹시 이름이나 들었드냐 발무부중(發無不中) 내활재조(才操) 너를응당 쏘을테나 양국화친(兩國和親) 생각하여 죽이던않을테니 나의 수단(手段)이나 보고 가라.
막막강궁(寞寞强弓)에 철전(鐵箭)을 메겨 비정비팔(非丁非八) 흉허복실(胸虛腹實) 좀통을 발끈쥐고 각지(角指)손뗏떠리니 번개같이 빠른살이 수루루룩 건너가 서성(徐盛)탄배 돛대맞아 와지직근 부러지니.
그 장사(壯士) 넋을 잃고 뱃머리빙빙 물결에 뒤차이어 어리렁 출렁 떠나려가니 제어이 방비(防備)헐까 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상산 - 상산 중국 오악의 하나. 산서성 영구현에 있는 산발무부중 - 활살을 당겨서 맞지 않는 것이 없음양국화친 - 양국이 서로 의좋게 지내는 정분막막강궁 - 무척 강한 활철전 - 정량전대, 육량전, 아량전, 장전 등 무쇠화살의 총칭비정비팔 - 정자도 팔자도 아님. 활에 화살 먹인 형태로 활을 쏘는 자세각지 - 깍지좀통 - 화살의 중심, 줌통서성 - 삼국시대 오나라 장군3) 해석 상산의 조자룡이란 이름을 네 혹시 들어나 보았느냐? 쏘았다 하면 명중하는 내 활솜씨로 너를 의당 쏘아야 할 것이나 양국 간의 화친을 생각하여 죽이지는 않을 것이니 나의 활 솜씨나 보고 가거라. 막강하고 막강한 활에 쇠 화살을 메겨 조준하여 가슴을 펴고 배에 힘을 주어 활 몸통을 불끈 쥐고 깍지 손 떼자마자 번개처럼 빠른 화살이 스르륵 스르륵 건너가 서성이 탄 배 돛대에 맞아 와지끈 부러지니 그 장사 넋을 잃고 뱃머리 빙빙 돌아 물결에 뒤척이며 두둥실 출렁 떠내려가니 제 어찌 감히 막을 것 인가.
사설시조 - 세상공명부운이라
세상공몀부운(世上功名浮雲)이라 강호어옹(江湖漁翁)될지어다 일엽소정(一葉小艇)흘리저어 순류(順流)로 나려가니 청풍(淸風)은 서래(徐來)하고 수파(水波)는 불흥(不興)이라.
은린옥척(銀鱗玉尺) 펄펄뛰고 백구편편(白鷗0翩翩) 날아든다. 격앙전촌양삼가(隔岸前村兩三家)에 저녁연기(煙氣)일어나고 반조입강변석벽(返照入江飜石壁)에 새거울을 걸어난듯 창랑가(滄浪歌) 반겨듣고 소리 좆아 나려가서.
고기주고 술을받아 취(醉)토록 마신후(後)에 애내곡(欸乃曲) 부르면서
달을띠고 돌아오니 세상(世上)알까 두려운저(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세상공명부운이라 - 세상에서 공을 세운 이름은 뜬 구름과 같으리라강호어옹 - 세속을 떠나 고기 잡는 어부일엽소정 - 작은 배를 나뭇잎에 비겨 일컫는 말청풍은 서래하고 - 맑은 바람 서서히 불어오고수파는 불흥이라 - 물결은 치지 않는다은린옥척 - 모양 좋고 큰 물고기의 미칭백구편편 - 갈매기의 훨훨 나는 모양격안전촌양삼가 - 맞은 편 마을 두세 집반조입강번석벽 - 굴원의 어부사를 일컫는 말. 뱃노래의 이칭애내곡 - 뱃노래의 곡조3) 해석 세상의 공명은 뜬구름과 같으니 강호의 어부가 되었다 .일엽편주 노 저어 물길 따라 나려가니 맑은 바람 슬슬 불고 물결은 잔잔하다.
은비늘 옥빛 고기 펄펄 뛰고 흰 갈매기 훨훨 날아든다. 강 건너 앞마을 두세 집에서 저녁 연기 피어오르고 석양이 강에 들어 절벽에 반사되니 새 거울을 걸어놓은 듯 반짝거린다.
뱃노래 반겨듣고 소리 따라 내려가서 고기 주고 술을 바꿔 취토록 마신 후에 뱃노래 부르면서 달빛 띠고 돌아오니 내 이름이 알려질까 두렵다.
사설시조 - 소년행락이 다진커든
소년행락(少年行樂)이 다진커든 외유강산(臥遊江山)하오리라 인호상이자작(引壺觴以自酌) 명정(酩酊)케 취(醉)한후(後)에 한단침(邯鄲枕)도두베고 장주호접(莊周胡蝶)이 잠간(暫間)되어.
방춘화류(芳春花柳) 찿아가니 이화도화(李花桃花) 영산홍(映山紅) 자산홍(紫山紅) 왜(倭)철죽 진달화 가운데 풍류랑(風流郞)되어 춤추며노니다가 세류영(細柳營) 넘어가니 황조편편(黃鳥翩翩) 환우성이라.
도시행락(都是行樂)이 인생귀불귀(人生歸不歸) 아닐진대 꿈인지 생시(生時)인지몰라 경소년(更少年)하오리라.
1) 작가미상. 2) 풀이와유강산 - 산수의 그림을 보며 즐기는 일호상 - 술병과 술잔명정-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함. 대취방춘 - 꽃이 한창 핀 봄풍류랑 - 풍치가 있고 멋드러진 젊은 남자세류영 - 군율이 엄한 군영, 세류에 진을 쳤을 때 군율이 엄하였다는 데서 오는 말황조 - 꾀꼬리도시 -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모두 도대체귀불귀 - 한 번 가고는 다시 돌아오지 아니함. 곧 죽음을 일컬음갱소년 - 늙은이의 몸과 마음이 다시 젊어짐3) 해석 소년 시절의 행락이 다 지나거든 그림으로 강산을 유람하리라. 술잔을 기울여 자작하여
마음껏 취한 후에 한단침 높이 배고 장주처럼 꿈속에서 잠시 나비가 되어 꽃다운 봄꽃과 버드나무를 찾아갈 제 이화도화 풀이 울긋불긋한 철쭉꽃, 진달래꽃, 외철주꽃 속에 풍류남아가 되어 춤추며 노닐다가 세류영으로 들어가니 꾀꼬리가 퍼득퍼득 날아 벗을 부르는 소리!
이런 행락이 되돌아오지 않는 우리 인생살이와 같지 않을 지라도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다시 소년이 되고 싶어라.
사설시조 - 어우아 우리겨레들아
어우아(於于兒) 우리겨례들아 태극기(太極旗)를 우러러보세 건삼련(乾三連) 하늘이오 곤삼절(坤三切) 따이되며 이허중(離虛中)해가 되고 감중련(坎中連)달이로다.
천지일월(天地日月) 그 사이에 뚜렷하다 태극(太極)이라 붉은 것은 단심(丹心)이요 푸른것은 화기(和氣)로다. 단심(丹心) 화기(和氣)뭉친것이 우리민족표징(民族表徵)일세.
단심(丹心)은 충성(忠誠)이요 화기(和氣)는 사랑이라 충국애족(忠國愛族)하는것이 천부(天賦)의 사명(使命)이니 아니하지는 못하리라.
1) 작가미상. 2) 풀이태극기 - 우리나라의 국기. 대한민국의 국기건삼련 - 건괘의 상형의 ' ≡ '의 이름. 건괘 하늘, 천(天)곤삼절 - 곤괘의 상형인 ' ≡≡ '의 이름. 곤괘 땅, 지(地)이허중 - 이괘의 상형이름. 이괘 해, 일(日)감중련 - 감괘의 상형이름. 감괘 달, 월(月)천지일뤌 - 하늘과 땅 그리고 해와 달단심 - 속에서 우러나오는 정성스러운 마음(일편단심)화기 - 따스하고 화창한 일기, 온화한 기색, 화목한 기운민족표징 - 민족의 상징, 징표충성 - 진심으로 우러나는 정성천부의 사명 - 하늘에서 부여받은 명령3) 해석 어와 우리 겨레들아 태극기를 우러러보세 건괘는 하늘이요 곤괘는 땅이 되며 이괘는 해가 되고 감괘는 달이로다.
하늘과 땅 그리고 해와 달 그 사이 뚜렷하다. 태극의 붉은 것은 단심, 정성스러운 마음이요 푸른 것은 화기화목한 기운이로다. 단심화기 뭉친 것이 우리 민족의 표징일세.
정성스러운 마음은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정성이요 화목한 기운은 사랑이라. 나라에 충성하고 민족을 사랑하는 것은 하늘에서 부여받은 사명이니 아니하지는 못하리라.
사설시조 - 어화청춘소년들
어화청춘소년(靑春少年)들 이내말을 들어보소 허송세월(虛送歲月) 하지말고 밭갈고글을읽어 수신제가(修身齊家) 할지어다.
만고성인(萬古聖人) 순(舜)임금은 역산(歷山)에 밭을갈아 부모봉양(父母奉養)하옵시고 천하문장(天下文章) 이적선(李謫仙)도 광산(匡山)에 글을읽어 명전천추(名傳千秋)하였으니.
하물며 우리인생(人生)이야 시호시호부재래(時乎時乎不再來)라 성현문장(聖賢文章)본을 받아 주경야독(晝耕夜讀) 하오리라.
1) 작가미상. 2) 풀이허송세월 - 하는 일 없이 세월만 헛되이 보냄수신제가 - 심신을 수련하고 집안을 다스리는 일만고성인 - 옛날 덕과 지혜를 갖춘 선비, 만세의 성인역산 - 중국 산동성 제남부에 있는 산, 순임금이 밭갈던 곳이며 천불사가 있음이적선 - 이백의 미칭광산 - 산 이름. 강서성의 여산. 사천소에 있는 산명전천추 - 명성을 먼 미래까지 전하라시호시호부재래 - 한 번 지난 좋은 시절은 두 번 다시 아니 옴주경야독 -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공부하는 근면한 생활3) 해석 아! 청소년들이어 내 말씀 좀 들어보소.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농사짓고 글을 읽어 심신을 수련하고 가정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만고의 성현 순임금은 역산에서 밭을 갈아 부모를 봉양하시고 천하의 문장가이신 이태백도 광산에서 글을 읽어 명성을 먼 미래까지 남겼는데 하물며 우리 같은 인생이야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젊은 시절을 놓치지 말고 성현과 문장가를 본받아 열심히 농사짓고 글 읽는 데 열중할 지어다.
사설시조 - 예로부터 이르기를
예로부터 이르기를 천지지간만물지중(天地之間萬物之衆)에 유인이 희귀(稀貴)라 하였으니 어찌하여 최귀(最貴)런고 삼강오륜(三綱五倫)을 아르리라.
부위자강(父爲子綱)하며 군위신강(君爲臣綱)하며 부위부강(夫爲婦綱)이 삼강(三綱)이요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이 오륜(五倫)이라.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천도지장(天道之常)이요,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인성지강(人性之鋼)이니 오상지도(五常之道) 모를진대 즉근어금수(則近於禽獸)니라.
1) 작가미상. 2) 풀이천지지간만물지중 - 하늘과 땅 사이 만물의 많은 중에유인이 최귀 -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다삼강 - 도덕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세 가지 강(鋼). 즉 임금과 신하,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오륜 - 다섯 가지의 인륜, 즉 부자 사이의 친애, 군신 사이에 의리, 부부 사이에 분별, 장유 사이에 차서, 붕우 사이에 신의가 있어야 함을 이름원형이정 - 역학에서 말하는 천도의 네 가지 원리. 원(元)은 봄이니 만물의 시초요, 형(亨)은 여름이니 만물은 자라고 이(利)는 가을이니 만물이 이루어지고, 정(貞)은 겨울이니 만물을 거두는 것을 뜻함천도지상 - 천지 자연의 도리. 인의예지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자연성이니 이 오상지도를 모를진대, 즉 금수에 가까울 것임3) 해석 예로부터 이르는 말에 천지지간 만물지중에 사람이 가장 고귀하다 하였는데, 어찌하여 가장 고귀한가? 삼강오륜을 알기 때문이다. 부위자강(父爲子綱) 어버이는 자식에 모범,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은 신하의 모범, 부위부강(夫爲婦綱) 남편은 아내에게 모범, 이것이 삼강이며, 부자유친(父子有親) 어버이와 자식 간의 친분. 군신유의(君臣有義) 임금과 신하 간의 의리, 부부유별(夫婦有別) 남편과 아내 간의 구별, 장유유서(長幼有序) 어른과 아이 간의 질서, 붕우유신(朋友有信) 벗과 벗 사이의 신의, 이것이 오륜이다. 원형이정은 자연의 법칙이며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인간규범이다. 따라서 오륜의 도리를 모르면 금수에 가깝다.
사설시조 - 오호로 돌아드니
오호(五湖)로 돌아드니 범려(范蠡)는간곳없고 백빈주(白蘋洲) 갈매기는 홍료안(紅廖岸)에 날아든다. 삼상의 기러기 한수(漢水)로 나려 심양강당도(潯陽江當到)하니 백락천(白樂天) 일거후(一去後)에 비파성(琵琶聲)도 끊저졌다.
적벽강(赤壁江) 돌아드니 소동파(蘇東波) 읊든풍월(風月) 의구(依舊)하여있다마는 조맹덕(曹孟德) 일세지웅이금(一世之雄而今)에 안재재(安在哉)오 월락오제(月落烏啼) 깊은 밤에 고소성외(姑蘇城外) 배를 매니 한산사(寒山寺) 쇠북소리 객선(客船)줓아이르럿다.
진회수(溱淮水)건너가니 상녀(常女)는 부지(不知) 망국한(亡國恨)허고 연롱한수(煙籠寒水) 월롱사(月籠沙)에 격강유창후정화(隔江猶唱後庭花)를 하여라.
1) 작가미상. 2) 풀이3) 해석 오호로 돌아드니 범려는 간 곳 없고 흰 마음이 우거진 물가에 갈매기는 단풍이 들어 빨갛게 된 여뀌 언덕에 날아든다. 삼강 기러기 한 수로 내릴 무렵 심양강에 이르니 백락천이 떠난 후에 비파 소리조차 끊어졌다. 적벽강 돌아드니 소동파가 읊던 풍월은 그대로 남아있는데 조맹덕 같은 세대의 영웅은 지금은 어데 있는가? 달 지고 까마귀 우는 깊은 밤 고소성 밖에 배를 매니 한산사의 종소리 객선에 까지 이르렀다. 진회수를 건너서니 상녀는 망국의 한을 모른 채 안개어린 물가 달빛어린 백사장 너머로 후정화곡을 아직도 부르고 있네.
사설시조 - 일년삼백육십일은
일년삼백육십일(一年三百六十日)은 춘하추동사시절(春夏秋冬四時節)이라 꽃피고 버들잎 푸르면 화조월석(花朝月夕) 춘절(春절)이요 사월남풍대맥황(四月南風大麥黃)은 녹음방초하절(綠陰芳草夏節)이라.
금풍(金風)이 소슬(蕭瑟)하여 동방(洞房)에 벌레울면 황국단풍추절(黃菊丹楓秋節)이요 백설(白雪)이 분분(紛紛)하여 천산(天山)에 조비절(鳥飛絶)하고 만경(萬逕)에 인종멸(人踪滅)하면 창송록죽동절(蒼松錄竹冬節)이라.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 사시가경(四時佳景)과 무정세월(無情世月)이 유수(流水)같이 흘러가니 그아니 애닲은가.(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화조월석 - 꽃피는 아침과 달뜨는 저녁. 경치 좋은 계절을 일컫는 말소슬 - 가을에 으스스하고 쓸쓸하게 부는 바람대맥황 - 보리가 누렇게 익음녹음방초 -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철을 말함금풍 - 가을의 신선한 기운을 띤 바람동방 - 잠자는 방황국 - 빛이 누런 국화분분 - 풀풀 날리다천산 - 많은 산조비절 - 나는 새는 다 끊기고만경 - 많은 길인종멸 - 사람의 자취는 다 끊기고무정세월 -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사시가경 - 사시의 아름다운 풍경3) 해석 일년삼백육십일은 춘하추동, 사계절, 꽃피고 버들잎 푸르면 꽃피고 달 밝은 봄. 사월 달 남풍에 보리이삭 익어 가면 녹음지고 풀잎향 그런 여름.
서풍이 서늘하여 잠자리에 벌레소리 드리면 국화피고 단풍드는 가을. 흰 눈이 분분 내려 모든 산에 나는 새 끊기고 모든 길에 인적이 끊기면 푸른 솔 푸른 대 우뚝한 겨울, 칠십년을 사는 인생이 예로부터 드물진대 사계절 아름다운 경치와 무정한 세월이 물같이 흘러가니 어찌 애닯지 않으랴.
사설시조 - 죽장망혜단표자로
죽장망혜단표자(竹杖芒鞋瓢子)로 승지강산(勝地江山) 들어가니 그곳에 산(山)은 높고 골은 깊었는데 두견접동(杜鵑接同)이 난잡(亂雜)히운다.
구름은 뭉기뭉기 봉두(峰頭)에 나려 낙락장송(落落長松) 어려있고 바람은 슬슬불어 시내 암상(巖上) 꽃가지를 흔들흔들 춤을 취인다.
이곳이 경개절승(景慨絶勝)하고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니 놀다갈까.(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죽장망혜 - 대지팡이와 짚신, 보행이나 여행의 간단한 차림단표자 - 밥통과 표주박, 표주박은 조롱박이나 혹은 둥근 박을 반으로 쪼개어 만든 작은 바가지로 흔히 물 마시는데 쓰임승지강산 - 경치 좋은 강과 산두견 - 두견새접동 - 접동새난잡 - 조촐하지 못하고 너저분함, 뒤섞여 질서 없음봉두 - 산봉우리낙락장송 - 가지 축축 길게 늘어지고 키가 큰 소나무경개절승 - 경치가 매우 좋은별유천지비인간 - 인간이 살지 않는 별세계, 선경3) 해석 지팡이에 짚신 신고 밥바구니와 표주박을 차고 명승 찾아 들어가니 산은 높고 골짜기는 깊은데 두견새, 접동새 요란히 운다. 구름은 뭉게뭉게 산봉우리에 내려 앉아 큰 소나무와 어울려 있고 바람은 슬슬 불어 시냇가 바위 위의 꽃가지를 하늘하늘 흔들어 춤추게 한다. 이 곳 경치가 매우 좋아 속세 아닌 별천지이니 놀다갈까 하노라.
사설시조 - 진국명산 만장봉이
진국명산(鎭國名山) 만장봉(萬丈峰)이청천삭출금부용(靑天削出金芙蓉)이라. 거벽(巨壁)은 흘립(屹立)하여 북주삼각(北主三角)이요 기암(奇巖)은 두기(阧起)하여 남안잠두(南案蠶頭)로다.
좌룡낙산(左龍駱山) 우호인왕(우호인왕) 서색(瑞色)은 반공응상궐(蟠空凝象闕)이요 숙기(淑氣)는 종영(鍾英) 출인걸(出人傑)허니 미재(美哉)라 아동산하지고(我東山河之固)여 성대의관(聖代衣冠) 태평문물(太平文物)이 만만세지(萬萬歲之) 금탕(金湯)이로다.
연풍(年豊)코 국태민안(國泰民安)하여 구추황국단풍절(九秋黃菊丹楓節)에 인유이봉무(麟遊而鳳舞)커늘 면악등림(緬岳登臨)하여 취포반환(醉飽盤桓)하오면서 감격군은(感激君恩)(이삿다)
1) 작가미상. 2) 풀이진국 - 정국(靖國), 나라를 진정(鎭定)함. 진정(진압하여 평정함)흘입 - 산이 깎아 세우듯이 우뚝 솟아 있음. 우뚝 솟음기암 - 기이한 모양을 한 바위두기 - 불끈 일어남반공응상궐 - 하늘에 맴돌아 상궐에 어리었고국태민안 -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살기가 평안함감격군은 - 임금의 은혜에 감격함3) 해석 나라를 진정하는 명산 높은 산봄우리가 하늘 높이 솟아 연꽃모양을 하고 있다. 큰 절벽이 우뚝 버터 선 북쪽 주산은 삼각산이오, 기암이 솟은 남쪽은 누에모양의 남산이다. 왼쪽 남산 오른쪽 인왕산의 상서로운 빛이 하늘을 맴들아 대궐에 머물고 자연의 말쑥한 기운을 영기를 모아 호걸을 배출하니 아름답구나. 우리 산하는 자연의 요새를 이루었고, 태평성대가 만세에 이어지는 명당이로다. 해마다 풍년들고 나라 태평하여 백성이 편안하여 구월 국화 단풍 절에는 기린이 놀고 봉황이 춤추니 산에 올라 배불리 먹고 마시면서 임금님 은혜에 감격할 뿐이다.
사설시조 - 창외삼경세우시
창외삼경세우시(窓外三更細雨時)에 양인심사(兩人心事) 깊은 정(情)과 야반무인(夜半無人) 사어시(私語時)에 백년동락(百年同樂)굳은 언약(言約) 이별(離別)이 될줄 어이알리.
둥작춘풍(銅雀春風)은 주랑(周郞)의 치소(嗤笑)요 장신추월(長信秋月)은 한궁인(漢宮人)의 회포(懷抱)로다 지척천리(咫尺千里) 은하(銀河)는 사이허고 오작(烏鵲)이 비산(飛散)허니 건너갈 길 바이없고 어안(魚雁)이 돈절(頓絶)하니 소식(消息)인들 뉘 전(傳)하리.
못보아 병(病)이되고 못잊어 원수(怨讐)로다 가즉히 썩는 간장(肝臟) 이밤 새우기 어려운저.(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양인심사 - 두 사람이 마음에 생각하는 일야반무인사어시 - 한밤중 아무도 없는데 사사로운 말을 하고 있을 때백년동락 - 백년 동안 같이 즐기다치소 - 비웃음회포 - 마음에 품은 생각비산 - 날라 흩어짐어안 - 편지 또는 통신의 뜻돈절 - 갑자기 끊어짐. 완전히 고기 뱃속에서 편지가 나온 고사로 인해 어(魚)가 편지를 뜻하게 되었음.3) 해석 창밖 야삼경 가랑비 내릴 때에 두 사람의 심사 깊은 정과 깊은 밤 단둘이 속삭일 적에 백년동락 굳은 언약 이별이 될 줄 어찌 알았으리. 동작대의 봄바람 연정은 주유의 회심의 미소요, 장신궁(한나라 궁전 이름) 가을 달은 한나라 궁녀의 회포로다. 지척이 천리 같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오작이 날아 흩어지니 기러기 건너갈 길 없고 서신이 끊겼으니 그 누가 소식을 전하랴. 못 보아 병이 되고 못 잊어 원수로다. 가뜩이나 썩은 간장이 밤을 새우기 어려워라.
사설시조 - 청려장 짚고 단발령너머가니
청려장(靑藜杖)짚고 단발령(斷髮嶺)너머가니 장안사(長安寺) 내외(內外)숲 전나무 수천주십리(數千株十里) 정(亭)에 닿아있다. 홍문안(紅門)안 망선교(望仙橋)건너 향수문(香修門)밖 다다르니 범종각(梵鐘閣) 주침각(主寢閣)은 진여문(眞如門)이 지척(咫尺)이라.
법당(法堂)안 돌아드니 대웅전(大雄殿) 이층(二層)집은 반공(半空)에 솟았는데 삼세여래육관보살영산전(三世如來六觀菩薩靈山殿) 명부전(冥府殿)과 사성전(四聖殿) 비로전(毘盧殿)을 차례(次例)로 참배(參拜)하니 공산청풍(空山淸風) 경(磬)쇠소리 두견성(杜鵑聲)에 섞여난다.
아마도 춘금강(春金剛) 하봉래(夏蓬萊) 추풍악(秋風嶽) 동개골(冬皆骨)은 천하제일(天下第一) 명산(名山)이니 내 아니 구경할가(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청려장 - 명아주대로 만든 지팡이지척 - 아주 가까운 거리대웅전 - 본존불상을 모신 법당의 이름명부전 - 지장보살을 주로 하여 염라대왕 등 10대 왕을 봉안한 절 안의 전각비로전 - 비로자나불을 모신 법당3) 해석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를 짚고 단발령을 넘어서니 장안사 주위 숲의 전나무 수천그루가 십리 정까지 닿아있다. 홍문안 망선교 건너 향수문 밖에도 달하니 범종각 주침각은 진여문이 지척이라. 법당 안으로 들어서니 대웅전 이층집은 허공에 솟아있는데 삼세여래 육관보살이 들어 있는 영산전 명부전과 사성전 비로전을 차례로 참례할 적에 고요한 산 속에 맑은 바람에 경쇠 소리가 두견 소리에 섞여 울려 퍼진다. 아마도 봄 금강, 여름 봉래, 가을 풍악, 겨울 개골산은 천하제일 명산이니, 내 어찌 구경하지 않으랴.
사설시조 - 팔만대장 부처님전
팔만대장(八萬大藏) 부처님전(前) 비나이다 나와님을 다시보게 하옵소서.
여래보살(如來菩薩) 지장보살(地藏菩薩) 보현보살(普賢菩薩) 문수보살(文殊菩薩) 오백라한(五百羅漢) 팔만가람(八萬伽藍) 서방정토(西方淨土) 극락세계(極樂世界)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후세(後世)에 환토상봉(還土相逢)하여 방연(芳緣)을 잇게 되면 보살(菩薩)님 은혜(恩惠)를 사신보시(捨身布施)(하리라)
1) 작가미상. 2) 풀이팔만대장 - 팔만사천대장여래보살 - 석가가 입멸 죽은 후에 미륵불의 출세까지 무불의 세계에 머물러 중생을 화도한다는 보살문수보살 - 석가여래(부처)의 왼편에 있어 지혜를 맡은 보살보현보살 - 불타의 리(理), 정(定), 행(行)의 덕을 말하는 보살오백라한 - 석가의 제자인 오백 사람의 나한팔만가람 - 승려가 살면서 불도를 닦는 곳, 즉 절, 사찰서방정토 - 서방 극락. 아미타불의 세계극락세계 - 아미타불이 살고 있는 극락정토의 세계지장보살 - 석가의 부탁으로 부처가 입멸한 뒤 미륵불이 세상에 나타날 때까지 불(佛)이 없는 세상에서 육도중생을 제도하는 보살나무아미타불 - 염불하는 소리로서 불(佛)에 귀의한다는 뜻방연 - 좋은 인연환토상봉 - 인도환생(人道還生)사신보시 - 속세를 떠나 불문에 들어간다는 뜻3) 해석 팔만대장 부처님께 비나이다. 나와 님을 다시 보게 하옵소서. 여래보살, 지장보살, 보현보살, 문수보살, 오백라한, 팔만가람, 서방정토, 극락세계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후세에 인도환생하여 임을 다시 만나 고은 인연 맺게 되면 보살님 은혜를 몸바쳐 보시하오리다.
사설시조 - 화살같이 빠른세월
화살같이 빠른세월(歲月) 무근해를 전송(餞送)하고 신년(新年)을 맞이하니
천증세월인증수(天增歲月人增壽)요 춘만건곤복만가(春滿乾坤福滿家)라.
후원초당화계상(後園草堂花階上)에 이화도화영산홍(李花桃花映山紅)과 철죽 모란작약(牡丹芍藥)이 만발(滿發)하고 창전(窓前)에 굽은 오동(梧桐) 신엽(新葉)이 자개(自開)하니 화기자생(和氣自生) 군자택(君子宅)이요 춘광선도길인가(春光先到吉人家)라.
월궁항아미인(月宮恒娥美人)들아 너의 자태(姿態) 좋아마는 새봄빛이 더욱 좋아 잔(盞)들고 술부어라. 새봄맞이 취(醉)코 놀려 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전송 - 전별하여 보냄천증세월인증수 - 하늘은 세월을 더하고 사람은 수명을 더함이오.춘만건곤복만가 - 봄 기운은 하늘과 땅에 가득하고 복은 집안에 가득하다.후원초당화계상 - 뒷동산 초가집 화단 위에이화도화영산홍 - 오얏과 복숭아 영산홍화기자생군자택 - 화기는 절절로 군자댁에 생기고춘광선도길인가 - 봄빛은 먼저 길인집에 도달한다.월궁항아미인 - 달 가운데 선경같이 아름다운 미인3) 해석 화살같이 빠른 세월 묵은 해를 전송하고 새해를 맞이하니 하늘은 세월을 보태고 인간은 수(壽)로 보태고 봄은 천지에 가득하고 복은 집안에 가득하다. 뒷동산 초가집 꽃뜨락 위에 오얏꽃, 복사꽃, 연산홍(진달래)과 철쭉, 모란, 작약이 만발하고 창 앞에 굽은 오동 새 잎이 피어나니 화기(和氣)는 군자의 가정에서 피어나고, 봄빛은 길한 가정에 먼저 찾아온다. 달 가운데 선녀같이 아름다운 미인들아! 너희들 자태도 좋다마는 새봄 빛이 더욱 좋구나. 잔 들고 술 부어라. 새봄 맞아 마음껏 취해 놀아 볼까 한다.
반각시조 - 낙양삼월시에
낙양삼월시(洛陽三月時)에 궁류(宮柳)는황금지(黃金枝)로다. 춘복(春服)이 기성(旣成)커늘 소거(小車)에 술을 싣고 도리원(桃李園)찾아들어.
동풍(東風)으로 쇄소(洒掃)하고 방초(芳草)로 자리삼아 노자작 앵무배(鸚鵡盃)로 일배일배(一盃一盃) 취(醉)케먹고 취생고슬(吹笙鼓瑟)하여 영가무도헐제 일이서(日已西)하고 월부동(月復東)이로다.
아해(兒孩)야 춘풍(春風)이 몇날이랴 임간(林間)에 숙불귀(宿不歸)를 (하여라)
1) 작가임의직. 자는 백형. 거문고로 이름을 떨쳤다고 함. <화원악보>에 시조 6수가 전함. 작품마다 가호를 즐기는 가객의 풍류와 멋이 잘 드러나 있음. 2) 풀이낙양 - 중국 하남성 북쪽의 도읍지쇄소 - 물을 뿌리고 비로 쓰는 일. 청소방초 - 꽃다운 풀. 향기가 좋은 풀노자작 - 가마우지 모양의 술잔앵무배 - 자개 껍질로 앵무새의 부리 모양으로 만든 술잔취생 - 생황을 붐고슬 - 슬을 탐. 슬은 25현으로 된 중국의 악기임영가무도 -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춤일이서 - 해는 이미 서쪽으로 지고월부동 - 달은 동쪽으로 다시 돌아온다3) 해석 낙양시 춘삼월에 궁전 버들은 황금가지로다. 봄빛이 무르익거든 작은 수레에 술을 싣고 도리원을 찾아들어가 동풍을 빌려 청소하고 꽃다운 풀을 자리삼아 노자간 앵무잔으로 한잔 한잔 거나히 마시고 생황 불고 비파 타고 읊조리고 노래하고 춤추다 보니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달은 동쪽부터 떠오른다. 아이야 봄 달이 몇 날이나 되겠느냐 숲속에서 자고 가리라.
반각시조 - 송하에 문동자허니
송하(松下)에 문동자(問童子)허니 스승은 영주봉래방장삼신산(瀛州蓬萊方丈三神山)으로 채약(採藥)하러 가셨나이다..
지재차산중(只在此山中) 이언만 운심(雲深)하여 부지처(不知處)라..
동자(童子)야 선생(先生)이오시거든 적송자(赤松子)왔더라고 여쭈어라.
1) 작가가도(780?~843). 중국 당나라의 시인. 자는 낭산. 하북 출생. 한때 중이었으나 뒤에 한유에게 인정을 받아 환속하여 미관이 되었음. 오언율시에 뛰어나며 저서로 <장강집>, <시격> 등이 있음. 조숙지변수승고월하문이란 구의 퇴고에 관한 일화가 유명함. 2) 풀이영주 - 봉래산방장 - 삼신산의 하나채약 - 약초를 캐러 감적송자 - 옛 신선의 이름삼신산 - 신선이 산다는 전설의 선경. 영주, 봉래, 방장3) 해석 소나무 밑에서 동자에게 스승의 행방을 물었더니 동자 대답하여 말하기를 스승은 영주, 봉래, 방장 삼신산으로 약 캐러 가셨습니다. 지금 이 산 속에 계신 게 분명하오나 구름이 짙어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동자야 선생님이 오시거든 적송자 왔더라고 말씀드려라.
반각시조 - 일년이 열두달인데
일년(一年)이 열두달인데 윤삭(閏朔)들면 열석달도 일년이라.
한달은 서른날인데 그달이 작으면 스무아흐레 그믐도 한달이라.
지금에 해가고 달가고 봄가고 임 가는데 옥창앵도(玉窓櫻桃) 붉었으니 원정부지이별(怨情夫之離別)인저.(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윤삭 - 음력의 윤달옥창앵도 - 화분에 재배하여 완상하는 온실화초 가지와 잎이 고추나무와 비슷하고 열매는 앵도 같아 푸르렀다가 익으면 붉어짐원정부지이별 - 먼 출정가는 사람과의 이별을 원망함완상 - 좋아서 구경함재배 - 식용, 약용, 관상용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식물을 심어 가꿈정부 - 출정하는 군사, 먼 길을 가는 사람, 정인(征人)3) 해석 일 년이 열두 달인데 윤삭들면 열석 달도 일 년이라. 한 달은 서른 날인데 그 달이 작으면 스무아흐레 그믐도 한 달이라 지금에 해가고 달가고 임가는데 옥창앵도 붉었으니 먼 출정가는 사람과의 이별을 원망함인가.(하노라)
반각시조 - 청산은 나를보고
청산(靑山)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蒼空)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貪慾)도 버리고 성냄도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라 하네.
1) 작가나옹(1320~1376). 고려 공민왕 때의 왕사. 속성은 아, 호는 나옹 또는 강월헌. 영해 사람. 중국 서천의 지공화상을 따라 심법의 정맥을 받아 왔음. 지공 무학과 함께 삼대화상의 한 사람으로 불림. 시호는 선각. 2) 풀이청산 - 나무가 무성하여 푸른 산창공 - 푸른 하늘 청궁 푸른 하늘탐욕 - 사물을 지나치게 탐하는 욕심3) 해석 푸른 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푸는 하늘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지나치게 탐하는 욕심도 버리고 물과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
반각시조 - 초당에 곤히든잠
초당(草堂)에 곤(困)히든잠 학(鶴)의 소리 놀라깨니
학(鶴)은적적(寂寂) 간곳없고 들리나니 물소리라
아해(兒孩)야 긴낚시줄 설설풀어 연당(蓮塘)에 던지어라. 고기낚기(하리라)
1) 작가미상. 2) 풀이초당 - 초가집적적 - 외롭고 쓸쓸함아해 - 아이연당 - 연못3) 해석 초가집에 곤히 든 잠 학의 우는 소리에 놀라 깨니 학은 조용히 간 곳 없고 들리나니 물소리라. 아이야 긴 낚싯줄 설설 풀어 연당에 던져라 고기 낚기(하자구나)
남창질음시조 - 바람아 부지마라
바람아 부지마라 후여진 정자(亭子) 나뭇잎이 다 떠러진다
세월(歲月)아 가지마라 녹빈홍안(綠鬢紅顔)이 공로(空老)로다.
인생(人生)이 부득항소년(不得恒少年)이니 그를 설워 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정자 - 산수가 좋은 곳에 놀기 위하여 지은 아담한 집. 한집, 정각, 정사, 사정세월 - 흘러가는 시간녹빈 - 검은 머리홍안 - 젊어 혈색이 좋은 얼굴공로 - 아무 일도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늙음부득항소년 - 항상 소년이 될 수 없다.3) 해석 바람아 부지마라. 구부러진 정자 나뭇잎이 다 떨어진다. 세월아 가지 마라. 검은 머리 붉은 얼굴이 부질없이 늙어만 간다. 인생이 항상 소년일 수 없으니 그를 서러워한다.
남창질음시조 - 삭풍은 나무긋에 불고
삭풍(朔風)은 나무긋에 불고 명월(明月)은 눈속에 찬데
만리(萬里) 변성(邊城)의 일장검(一長劒) 집고서서
긴파람 큰 한소리에 거칠것이 없세라
1) 작가김종서(1390~1453). 조선왕조 단종 때의 충신. 자는 국경, 호는 절재. 순천 사람. 세종의 지우를 얻음. 북쪽 육진을 개척하였고, 그 공로로 문종 때 우의정이 되었으며, 고명으로 단종 때 좌의정이 됨. 수양대군에 의해 두 아들과 함께 격살되어 효시 됨. <고려사>의 개찬과 <고려사절요>의 편찬을 총관함. 시조 2수가 전함. 시호는 충익. 2) 풀이삭풍 - 북풍, '삭'은 북쪽의 뜻만리장성 - 멀리 떨어져 있는 변경의 성3) 해석 북풍은 나무 끝에 불고 밝은 달은 눈 속에 비치어 더욱 찬 기운을 내는데 멀리 떨어진 국경선의 성에서 큰 칼을 집고 서서 긴파람과 큰 고함 소리에 거칠 것이 없구나.
남창질음시조 - 장검을 빠혀들고
장검(長劍)을 빠혀들고 백두산(白頭山)에 올라보니
일엽(一葉) 제잠(鯷岑)이 호월(胡越)에 잠겨세라
언제나 남북풍진(南北風塵)을 혜쳐볼가 하노라
1) 작가남이(1441~1468). 조선왕조 세조 때의 장군. 의령 사람. 태종의 외손으로 이시애의 난에 용명을 날리고 26세 대 병조판서를 지냈으나 유자광의 무고로 예종 즉위년에 옥사로 죽었음. 2) 풀이빠혀 - 빼어잠겨세라 - 잠기어 있도다장검 - 썩 긴 패검. 패검(佩劍) : 차는 칼 또는 칼을 참일엽제잠 - 호는 북쪽 나라, 월은 남쪽 나라남북풍진 - 남북의 병란3) 해석 긴 칼을 빼어 들고 백두산에 올라보니 한반도 땅이 남북으로 잠기어 있구나. 언제나 남북의 병란을 헤쳐서 없애볼 것인가 하고 생각하노라.
남창질음시조 - 장백산에 기를 곳고
장백산(長白山)에 기를 곳고 두만강(豆滿江)에 말싯기니
서근 뎌션븨야 우리아니 사나희냐
엇더타 능연각상(凌煙閣上) 뉘얼굴을 그릴고
1) 작가김종서(1390~1453). 조선왕조 단종 때의 충신. 자는 국경, 호는 절재. 순천 사람. 세종의 지우를 얻음. 북쪽 육진을 개척하였고, 그 공로로 문종 때 우의정이 되었으며, 고명으로 단종 때 좌의정이 됨. 수양대군에 의해 두 아들과 함께 격살되어 효시 됨. <고려사>의 개찬과 <고려사절요>의 편찬을 총관함. 시조 2수가 전함. 시호는 충익. 2) 풀이곳고(곶고) - 꽂고서근 - 썩은뉘 - 누구의얼굴 - 모습, 얼굴은 낮이 아니라 모습, 형체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장백산 -백두산. 함경북도와 함경남도와 만주와의 국경 사이에 장백산맥의 동방에 자리 잡은 한국의 제1의 산능연각 - 중국 당 태종이 공신 24인을 그린 각의 이름3) 해석 백두산에 기를 꽂고 두만강에 말을 씻기니. 쓸모없는 저 선비들이 우리가 과연 사내답지 아니하냐. 어떠냐 우리 무인을 두고 능연각 위에 누구의 모습을 그릴 것이란 말이냐.
남창질음시조 - 태산에 올라안자
태산(泰山)에 올라안자 사해(四海)를 굽어보니
천지(天地) 사방(四方)이 훤츨도 한져이고
장부(丈夫)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오늘이야 알괘라
1) 작가김유기. 조선왕조 영조 때의 금객. 호는 조은 또는 어은. 평민출신으로 거문고를 배웠으며 퉁소, 비파, 가창에도 능함. 시조를 잘 지어 <강호가> 5수 등이 <해동가요>에 실려 있음. 2) 풀이훤츨도 - 넓기도, 훤츨하다. 시원하고 넓다한져이고 - 하구나알괘라 - 알도다, 아노라.태산 - 중국 산동성에 있는 고산, 고래로 고대한 산의 대표로 침사해 - 온 세상호연지기 - 천지 자연 사이와 사람 마음에 차 있는 바르고 크고 굳세며 넓고 바른 기운3) 해석 태산에 올라앉아 세상을 굽어보니 천지사방이 광활하기도 하구나. 장부의 호연스런 기상을 오늘이야 아노라.
남창질음시조 - 주렴에 달 비치었다
주렴(珠簾)에 달 비치었다 멀리서난다. 옥적(玉笛)소래 들리난고나
벗님네 오자 해금, 저, 피리, 생황(笙簧), 양금(洋琴), 죽장고(竹杖鼓), 거문고 가지고 달 뜨거든 오마드니
동자(童子)야 달빛만 살피어라 하마올듯 하여라
1) 작가미상. 2) 풀이주렴 - 구슬로 꾸민 발옥적 - ㅡ옥피리해금 - 향악기에 속하는 찰현악기의 하나저 - 가로 불게 된 관악기의 총칭, 적, 횡적피리 - 국악에서 구멍이 8개 있고 피리혀를 꽂아서 부는 관악기의 총칭. 향피리, 당피리, 세피리가 있음생황 - 아악에 쓰는 관악기의 하나양금 - 한국과 중국에서 쓰는 속악기로 타현 악기의 하나죽장고 - 악중장구거문고 - 한국의 아악 및 속악에 쓰이는 현악기의 하나동자 - 사내 아이3) 해석 옥발 위에 달이 비치었다. 먼 데서 옥피리 소리는 은근히 들려오는구나. 벗님네 오자 해금, 저, 피리, 생황, 양금, 죽장구, 거문고 가지고 달 뜨거든 온다고 하였으니 동자야 달빛만 살피어라. 아마 곧 올 것 같구나.
남창질음시조 - 푸른 산중 백발옹이
푸른 산중(山中) 백발옹(白髮翁)이 고요독좌(獨坐) 향남봉(向南峯)ㅣ로다
바람불어 송생슬(松生瑟)이요 안개걷어 학성홍(壑成虹)을 포곡제금(布穀啼禽)은 천고한(千古恨)이오 적다정조(績多鼎鳥)는 일년풍(一年豊)이로다
누구서 산(山)을적막(寂寞)타던고 나는낙무궁(樂無窮)인가 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백발옹 - 머리가 하얗게 센 할아버지독좌 - 혼자 앉아 있음송생슬 - 솔바람 소리가 금슬을 타는 듯함포곡제금 - 뻐꾸기. 포곡(布穀), 주곡(奏穀) : 곡식 종자를 뿌리라는 의미를 새소리에 접근시킴천고한 - 오랫동안 한이 맺혀 있고적다정조는 일년풍 - 소쩍새는 일 년의 풍요를 기원한다적막 - 쓸쓸하고 고요함낙무궁 - 한없이 즐거움3) 해석 푸른 산중 백발노인이 고요히 홀로 앉아 남쪽 산봉우리를 바라본다. 바람 부니 소나무에서는 비파소리 나고 안개 걷히니 계곡에 무지개가 뜬다. 두견새 울음소리는 천추의 한을 토해내고 소쩍새 울음소리는 일 년의 풍요를 기원한다. 그 누가 산을 적막하다 했는가. 나는 산의 즐거움이 무궁무진하다고 하겠다.
남창질음시조 - 벽사창이
벽사창(碧紗窓)이 어룽어룽커늘 임만여겨 펄떡뛰어 나가보니
임은 아니오고 명월(明月)이 만정(滿廷)헌데 벽오동(碧梧桐)
젖은 닢에 봉황(鳳凰)이 와서 긴목을 휘어다가 깃다듬는 그림자로다
마초아 밤일세만정 행혀 낮이런들 남우일번(하여라)
1) 작가미상. 2) 풀이벽사창 - 여인이 기거하는 바의 창문어룽어룽 - 어룽어룽한 무늬가 있다. 얼룽지다.만정 - 뜰에 가득 참벽오동 - 벽오동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봉황 - 상상상의 상서로운 새. 몸은 닭의 머리, 뱀의 목, 제비의 턱, 거북의 등, 물고기의 꼬리 등 모양을 하고, 키는 6척 가량이며, 몸과 날개는 오색 빛이 찬란하고 오음의 소리를 낸다 함. 오동나무에 깃들이고 대의 열매를 먹으며 예천을 마심. 성천자가 나타나면 이 새가 나타나는데 뭇 짐승들이 따라 모인다고 함. 수컷을 봉, 암컷을 황이라고 함. 용, 거북, 기린과 함께 사령을 이루는데 중국 고대의 전설에 많이 나옴. 봉황새, 황새, 봉조, 단조, 봉(봉황에 닭을 비교한다 : 잘난 사람에다 못난 사람을 비교한다)이라고도 함.마초아 - 마침. 우연히남우일번 - 남 웃길 뻔밤일세만정 - 밤이기에 망정이지3) 해석 벽사창이 어룽거리기에 혹시나 임이 오시나 하고 펄떡 뛰어 나가 보니 기다리는 임은 오시지 않고 밝은 달만 뜰 안에 가득 차 있고 벽오동나무 잎에 봉황이 와서 긴 목을 휘어다가 깃 다듬는 그림자로다. 마침 밤이기에 다행이지 낮이었다면 남들이 웃을 뻔 하였다.
여창질음시조 - 기러기 산이로잡아
기러기 산이로잡아 정드리고 길드려서
님의집 가는길을 역역히 가르쳐주고
밤중만 님생각 날제면 소식전케.(하리라)
1) 작가미상. 2) 풀이산이로 - 산 것으로, 산 채로역력히 - 또렷이 소식 - 천지 시운이 자꾸 변화하는 일, 안부를 전하는 편지나 음신 같은 것, 성문, 상황이나 동정을 알리는 보도, 고향소식, 선전 소식 3) 해석 기러기 산채로 잡아 정들이고 길들여서 님의 집 가는 길을 뚜렷이 가르쳐 주고 밤중만 님생각날 제면 소식전케(하리라)
여창질음시조 - 달밝고 서리친밤
달밝고 서리친밤 울고가는 저기러기야
소상동정(瀟湘洞庭) 어데두고 여관한등(旅舘寒燈) 잠든나를 깨우느니
밤중만 네우름한소리에 잠못이뤄(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소상 - 중국 호남의 소수와 상수가 합류한 강 이름동정 - 중국 호남성에 있는 동정호여관한등 - 여관방 쓸쓸한 등불3) 해석 달 밝고 서리 친 밤 울고 가는 저 기러기야. 소양강 동정호를 어디에 두고 여관방 쓸쓸한 등불 밑에 잠든 나를 깨우느냐. 밤중만 네 울음 한소리에 잠 못 이룬다.
여창질음시조 - 버들은 실이 되고
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되여
구십(九十) 삼춘광(三春光)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누구서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하(하던고)
1) 작가미상. 2) 풀이북 - 베틀에 딸린 기구의 한 가지구십삼춘광 - 한 봄인 삼 개월 동안의 풍경녹음방초 - 우거진 나무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철을 말함승화시 - 꽃보다 나은 시절3) 해석 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 되어 90일의 석 달의 봄빛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그 누가 녹음방초(여름)가 꽃피는 계절(봄)보다 낫다고 하였던가?
여창질음시조 - 청조야 오도괴야
청조(靑鳥)야 오도괴야 반갑도다 님의소식
약수(弱水) 삼천리(三千里)를 네어이 건너온다
우리의 만단정회(萬端情懷)를 네 다 알가 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오도괴야 - 오는구나온다 - 오느냐청조 - 푸른 새가 온 것을 보고 동방삭이가 서왕모의 사자라고 한 한무의 고사에서 온 말. 반가운 사자 또는 편지약수 - 선경에 있는 물 이름. 흔히 약수삼천리라 부름만단정희 - 온갖 정과 회포3) 해석 청조야 오는구나 반갑다. 임의 소식 약수 삼천리를 너 어떻게 건너왔느냐 우리 사이의 온갖 연정을 너는 다 알겠지.
중허리시조 - 님그린 상사몽이
님그린 상사몽(相思夢)이 실솔(蟋蟀)의 넋시되어
추야장(秋夜長) 깊은방에 님의방에 드럿다가
날닛고 깊이든잠을 깨와볼가 하노라
1) 작가박효관. 고종 때의 가객. 자는 경화, 호는 운애. 대원군의 사랑을 받음. 안민영과 합하여 시조집 <가곡원류>를 편찬함. 2) 풀이상사몽 - 이성간에 서로 사랑하고 사모하여 꾸는 꿈실솔 - 귀뚜라미, 쓰르라미추야장 - 기나긴 가을밤3) 해석 님을 그리워하는 간절한 마음이 쓰르라미의 혼이 되어 긴 가을 깊은 밤에 님의 방에 들었다가 나를 잊어버리고 깊이자는 님의 잠을 깨워볼까 하노라
중허리시조 - 산촌에 밤이드니
산촌(山村)에 밤이드니 먼딋 개 지저운다
시비(柴扉)를 열고보니 하늘 차고 달이로다
져 개야 공산(空山)에잠든달을 지저무삼 하리오
1) 작가천금. 2) 풀이시비 - 사립문공산 - 조용한 깊은 산3) 해석 산촌에 밤이 드니 먼 곳의 개가 짖고 운다. 사립문을 열고 보니 하늘은 차고 밝도다. 저 개야 공산의 잠든 고요한 달을 짖어 무엇하랴.
각시조 - 봉황대상에
봉황대상(鳳凰臺上)에 봉황유(鳳凰遊)러니 봉(鳳)은가고 대(臺)는 비었는데
흐르나니 강수(江水)로고나.
오궁화초(吳宮花草)는 매유경(埋幽徑)이요 진대의관성고구(晋代依冠成古邱)라
삼산(三山)은 반낙청천외(半落靑天外)요 이수중분(二水中分) 백로주(白鷺洲)로다.
총위부운능폐일(總爲浮雲能蔽日)허니 장안(長安)을 불견사인수(不見使人愁)를 하여라.
1) 작가이백(701~762). 자는 태백. 청련거사라 자호하였다. 두보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당나라의 대표적 시인. 2) 풀이봉황대 - 중국 남경에 있는 누대오궁 - 강소성에 있는 옛 오나라 궁전삼산 - 강소성 강년현의 서남에 있는 산백로주 - 강소성 강녕현의 서남에 있는 섬3) 해석 봉황대 위에는 봉황새가 놀더니 봉은 사라지고 빈 대 앞엔 강물만 흐르고 있다. 오나라 궁전의 화초는 오솔길에 묻혀있고 진나라 때의 귀인들은 죽어 무담을 이루었다. 삼산은 푸른 하늘 밖으로 반쯤 솟아있고 두강물이 백로주를 가운데 두고 갈라진다. 어떻든 뜬구름은 해를 가릴 수가 있으니 장안은 보이지 않아 시름만 깊게 한다.
각시조 - 행궁견월삼신색은
행궁견월삼신색(行宮見月傷心色)은 달보아도 임의생각 야우문령단장설(夜雨聞鈴斷腸聲)은 빗소리드러도 임의 생각이로고나.
원앙와랭상화중(鴛鴦瓦冷霜華重)헌데 비취금한수여공(翡翠衾寒誰與共)고 경영성하욕서천(耿耿星河浴曙天)에 고등(孤燈)이 도진(挑盡)토록 미성면(未成眠)이로고나,
아마도 천장지구유시진(天長地久有時盡)이로되 차한(此恨)은 면면(綿綿)하여 부절기(不絶期)를 하여라.
1) 작가미상. 2) 풀이행궁 - 임금이 거동할 때 머무는 별궁야우문령 - 비오는 밤에 말방울 소리 들리니수여공 - 누구와 같이 할고경경 - 환한 모양원앙화 - 원앙새가 새겨진 기와. 기와는 하나는 젖혀지고 하나 엎어지는 암기와와 숫기와가 합쳐져 이어지므로 원앙이란 이름이 생겨났다상화 - 서릿발비취금 - 비취새를 수놓은 이불이란 뜻도전 - 심지가 다 탐3) 해석 별궁에서 보 달빛은 상심의 빛 달만 보아도 임의 생각 밤비에 들리는 말방울 소리는 창자를 도려내는 소리! 빗소리만 들어도 임 생각이 절로 난다. 원앙새긴 기와지붕에 서릿발 냉랭하고 비취 수놓은 금침 싸늘한데 누구와 같이 잠을 잘까. 반짝이던 은하수에 동틀 때까지 외로운 등심지 다 태워도 잠 못 이루네. 아마도 하늘과 땅은 없어질 날 있을지라도 이 한은 영원히 끊어질 날 없으리.
온질음시조 - 태산이 높다하되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오르면 못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아니오르고 뫼만높다 하더라
1) 작가양사언(1517~1584). 조선왕조 중기의 서예가. 자는 응빙. 호는 봉래 또는 해객. 회양 군수로 있을 때 금강산에 들어가 만폭동에 봉래 풍악원 화동천이란 글씨를 썼다 함. 안평대군, 김구, 한호와 더불어 조선왕조 전기의 사대서가로 불리었음. 문장과 재주가 비범하며 복서에도 능하였음. 2) 풀이뫼이로다 - 산이로다태산 - 중국 산동성에 있는 고산, 고래로 고대한 산의 대표로 함.3) 해석 태산이 높다고 하지만 하늘 아래 있는 낮은 산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태산이라 할지라도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들은 자신이 오르지도 않고 산을 높다고만 말하더라.
온질음시조 - 기러기 떼떼
기러기 떼떼 많이 앉은 곳에 포수(捕手)야 총(총) 함부로 놓지를 마라
새북강남(塞北江南) 오고 가는 길에 그리운 님의 소식(消息)을 뉘전하리
우리도 강성오월(江城五月)에 락매곡(落梅曲) 듣든 사람이 매로 아니 놓고 삼가오
1) 작가미상 2) 풀이새북강남 - 양자강 이남강성오월 - 황한루가 있는 무창부성의 오월락매곡 - 이백의 시3) 해석 기러기 떼 많이 앉은 곳에 포수야 총 함부로 놓지를 마라 양자강 이남 변방을 오고 가는 길에 그리운 님의 소식을 누가 전하리 우리도 황한루가 있는 무창부성의 오월에 락매곡(이백의 시) 듣든 사람이므로 아니 놓고 삼가오.
온질음시조- 한산섬 달밝은밤에
한산(閑山)섬 달밝은밤에 수루(戍樓)에 혼자앉아
큰칼 옆에차고 깊은시름 하는적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笳)는 남의애를 끊나니
1) 작가이순신(1545~1598). 조선왕조 선조 때의 무장. 자는 여해, 덕수 사람. 전라좌도 수군절도사가 되어 거북선을 창작하였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한산섬에서 적선 70여 척을 불질러 대첩하였음. 이 공으로 수군통제사가 되어 삼도의 수군을 총괄하였는데 정유재침 때 원균의 무함을 입어 고사될 뻔하다가, 정탁의 구원으로 백의종군하다가 통제사 원균이 폐하매, 다시 통제사가 되어 흩어진 병선을 모아 울돌목에서 적선 백여 척을 무찌르고 노량해전에서 적의 유탄에 맞아 전사하였음. 시호는 충무공. 2) 풀이한산도 - 경상남도 통영군 한산면의 주도. 거제도와 통영반도 사이에 있음수루 - 군함 지휘대일성호가 - 한 곡조의 피리 소리3) 해석 한산섬 달 밝은 밤에 감시하는 높은 다락에 혼자 앉아, 큰 칼을 옆에 차고 깊은 근심을 하고 있는 중에, 어디서 들려오는 한 곡조의 피리 소리는 나의 창자를 끊어 내듯이 슬프게 들리는구나.
사설지름시조 - 바람도 쉬여넘고
바람도 쉬여넘고 구름이라도 쉬여넘는 고개
산진(山陣)이 수진(水陳)이 해동청(海東靑) 보라매라도 다쉬여 넘는
고봉장성령(高峰長城嶺)고개
그넘어 님이왔다 하면 나는아니 쉬여넘으리라
1) 작가미상. 2) 풀이고개 - 산이나 높은 언덕을 넘게 된 곳넘어 - 넘은 곳겨시다 - 계시다산진 - 산 속에서 자란 매수진 - 잘 길들인 매해동청 - 송골매장성령 - 가장 높은 고개고봉 - 높은 봉우리3) 해석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 구름이라도 쉬어서야 넘어가는 높은 고개, 산진이 수진이 해동청 보라매라도 다 쉬어서야 넘어가는 높은 고개 가장 높은 고개 그런 고개 너머에라도 님이 와서 계신다고만 하면 나는 한 번도 쉬지 않고 그냥 넘으리라.
사설지름시조 - 약수삼천리
약수삼천리(弱水三千里) 거지둥떠가는 배야 거기 잠간(暫間) 닻주어라 말무러 보자.
동남동녀오백인(童男童女五百人)으로 영주봉래방장산(瀛州蓬萊方丈山)에 불사약(不死藥)을 구(求)하러 가는 서시등(徐市等)의 배이올런가.
우리도 사구평대(砂丘平臺)에 위중(危重)한줄 아옵기로 바삐 바삐(가옵네)
1) 작가미상 2) 풀이약수 - 신선이 살았다는 중국 서쪽의 강. 길이가 삼천리나 되며 부력이 매우 약하여 기러기의 털도 가라앉는다고 함잠간 - 잠시, 잠깐동남동녀 - 사내아이와 계집아이영주 - 삼신산의 하나. 진시황과 한무제가 불사약을 구하러 사신을 보냈다는 가상적인 선경봉래 - 삼신산의 하나. 사구해안 또는 사막지방에서 바람이 모래를 몰아쳐 올려서 풍향에 직각으로 이루어진 낮은 구름서시 - 진의 방사. 진시황의 명을 받아 동남과 동녀를 인솔하고 삼산산에 장생불사약을 구하러 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함.사구평대 - 상황. 주가 누대를 쌓고 놀았던 곳. 진시황이 순행하다가 이곳에서 사망하였음.위중 - 매우 위태로움삼신산ㅡ영주, 봉래, 방장산3) 해석 약수삼천리에 거지둥 떠가는 배야 거기 잠깐 멈추어라 말 물어보자 동남동녀 오백인을 싣고 영주 봉래방장 삼신산으로 불사약을 구하러 가는 서시 등의 배인가? 우리도 사구평대에 매우 위태로운 줄 알기에 바삐바삐 가는 중일세.
사설질음시조 - 태백산하에
태백산하(太白山下)에 굽은길로 중(僧)서넛가는 중에 그중(中)에 말(末)째중아 게 잠간(暫間)말 무러보자.
인간이별만사중(人間離別萬事中)에 독숙공방(獨宿空房)을 마련하시든 부처님 어느절 법당(法堂) 탑전탁자(榻前卓子)위에 감중련(坎中連)하옵시고 두려시 앉은 모양 그 보았던가,
소승(小乘)도 수종청송(手種靑松)이 금십위(今十圍)로되 모르옵고 상좌로승(上座老僧)님 아도신가(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태백산 - 경상도 봉화군 손천면과 강원도 삼척면 상강면 사이에 있는 산인간이별만사중 - 인간의 이별 중에서독숙공방 - 독수공방, 빈방에서 혼자 잠법당 - 불상을 안치하고 설법도 하는 절의 정당, 법전탑전 - 임금의 자리 앞감중련 - 팔괘의 하나, 모지에 장지를 붙이고 있는 부처님의 손가락 모양소승 - 스님이 자신을 낮추어 일컫는 말수종청송 - 내 손으로 심은 푸른 소나무금십위 - 지금 열 둘레가 되었다상좌 - 절의 주지3) 해석 태백산 밑 굽은 길을 걸어가는 서너 명의 스님 중에 끝에 있는 중아! 거기 잠깐 멈추어라. 말 좀 물어 보자. 인간의 온갖 이별 중에 홀로 자는 일을 마련하신 부처님이 어느 절 법당 탁자 위에 감중련하고 뚜렷이 앉은 모양을 본 적이 있는가. 소승도 손수 심은 소나무가 아름드리가 되도록 오랫동안 살아 왔으나 본적이 없고 상좌 노스님이나 아실는지 모르겠다.
우조질음시조 - 석인이 이승황확거허니
석인(昔人)이 이승황확거(已乘黃鶴去)허니 차지(此地)에 공여황확루(空餘黃鶴樓)로다
황학(黃鶴)이 일거불부반(一去不復返)허니 백운천재공유유(白雲千載空悠悠)로다
청천(청천)은 역역한양수(歷歷漢陽樹)이어늘 방초처처앵무주(防草萋萋鸚鵡洲)로다
일모향관(일모향관)이 하처시(何處是)오 연파강산(煙波江上)에 사인수(使人愁)를 (하여라)
1) 작가최호(704~754). 당나라 파주 하남성 개봉 사람이다. 2) 풀이등황학루 - 황학루에 오르다청천 - 맑은 하늘 아래 냇물처처 - 무성한 모양향관 - 고향앵무주 -중국 무한시 무창의 서남쪽 강가운데 있는 섬방초 - 향기가 좋은 풀. 향초3) 해석 옛 사람이 이미 누런 학을 타고 가버리어 이 땅에 덩그러니 황학루만 남았구나.
누런 학은 한번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흰 구름만 천년 두고 헛되이 흘러갔다.
맑은 냇물 저쪽엔 한양의 나무들이 역력하고 꽃다운 풀은 앵무주에 무성히 자라 있다.
해는 지는데 고향은 어디쯤 인고 안개 낀 강가에서 시름에 잠기네.
우시조 - 나뷔야 청산가자
나뷔야 청산(靑山)가자 범나뷔 너도가자
가다가 저무러든 고제드러 자고가자
고제서 푸대접(待接)하거든 닢에서나 자고가자
1) 작가미상. 2) 풀이나뷔 - 나비저무러든 - 저물거든고제 - 꽃에서3) 해석 나비야 청산에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우시조 - 백구야 놀라지마라
백구(白鷗)야 놀라지마라 너를잡을 내아니로다
성상(聖上)이 버리시니 너를좇아 예왔노라
우리도 공명(功名)을하직하고 너를좇아 하노라
1) 작가미상. 2) 풀이백구 - 갈매기성상 - 임금님을 높여 부르는 말공명- 벼슬과 명예3) 해석 백구야 놀라지 마라 너를 잡을 내가 아니다.
임금님이 나를 버리시니 너를 좇아 여기에 왔노라.
우리도 공명을 하직하고 너를 좇아 살가 하노라.
우시조 - 월정명 월정명커늘
월정명(月正明) 월정명(月正明)커늘 배를저어 추강(秋江)에나니
물아래 하늘이요 하늘가운데 명월(明月)이라
선동(仙童)아 잠긴달건저라 완월장취(翫月長醉) 하리라.
1) 작가박상. 2) 풀이월정명 월정명 커늘 -달이 밝고 밝음선동 - 선경에 산다는 아이 신선완월장취 - 달을 벗삼아 술에 오래도록 취함3) 해석 달이 밝다하기에 배를 타고 추강을 내려가니,
물 가운데 하늘이요 하늘가운데 밝은 달이로다.
선동아 저 달을 건져다오. 달을 벗 삼아 술을 마시며 오래도록 취하리라.
엮음질음시조 - 푸른산중하에
푸른산중하에 조총대 들어 메고 설렁 설렁 나려오는 저 포수야 네 조총대로 날버러지 길짐생, 길버러지 날짐생, 너새, 증경이, 황새, 촉새, 장끼, 가토리, 노루, 사슴, 토끼, 이리, 승냥이, 범, 함부로 탕 탕 네 조총대로 다 놓아 잡을 센정 새벽달 서리치고 치새는 밤에 동녘 동다히로 홀로 짝을 잃고 께 울음으로 울음 울고 울고 가는 외기러길랑 행여나 네 놓을세라. 우리도 아무리 무지하여 산행포수일 망정 아니 놓삽네.
1) 작가 2) 풀이날버러지-날아다니는 곤충길짐샘-네발로 땅에서 걸어다니는 짐승길버러지-땅에서 기어다니는 벌레날짐생-두날개와 두발로 날수있는 짐승너새-학증경이-원앙새 속칭장끼-꿩과에 속하는 새가토리-까투리촉새-참새종류다히-땅의 옛말3) 해석 푸른 산중 아래 총대 메고 설렁설렁 내려오는 저 포수야 너의 총으로 날아다니고 기어 다니는 새들과 짐승들 학, 원앙새, 황새, 참새, 수꿩, 까투리, 노루, 사슴, 이리, 승냥이, 범 등을 함부로 탕탕 너의 총으로 모두 쏘아 잡을 텐데 혹시 새벽달 서리치고 지새우는 밤에 동녁 동쪽으로 께울 께울 하고 슬피 울며 날아가는 짝 잃은 기러기를 혹시나 너의 총으로 쏘아 잡을까 걱정되는구나. 우리도 아무리 무식한 사냥꾼이라 해도 어찌 함부로 쏠 수 있겠는가.
엮음질음시조 - 창내고쟈
창내고쟈 창내고쟈 광창이나 들창이나 벼락닫이 미닫이나 쌍창이나 열장자 밀장자 가로장자 세로장자 돌첩첩은 걸분합 암돌쩌귀에 주돌쩌괴를 맞춰 걸쇠 배목 고리 사슬 박은 설주에다 부리 긴 바곳을 대고 크나큰 장도리로 땅뚱 땅뚱 눌러박어 이내가슴에 창내어고쟈 두었다 임 생각이 나서 가슴이 답답하올때에 여 닫어볼까 하노라.
1) 작가 2) 풀이광창 - 넓게 만들어 끼운 창들창 - 들어서 이는 벽 위의 조그만 창벼락닫이 - 위아래 두 짝의 문짝장자 - 방 사이를 막아 끼우는 제구돌첩 - 돌쩌귀에 단 간접이분합 - 대청 앞에 드리우는 네 쪽으로 건 창살문배목고리 - 문고리나 삼배목에 꿰는 쇠3) 해석 창을 내고 싶구나 이내 가슴에 창을 내고 싶구나 광창이나 들창이나 벼락닫이 미닫이나 쌍창이나 열장자 밀장자 가로장자 세로장자 돌첩첩은 걸분합 암돌쩌귀에 수돌쩌귀를 맞춰 걸쇠 배목 고리 쇠사슬 박은 기둥에다 부리긴 송곳을 대고 크나큰 장도리로 땅뚱 땅뚱 눌러 박아 이내 가슴에 창을 내고 싶구나. 가끔 임 생각이 나서 가슴이 답답할 때면 열고 닫고 해볼 까 하노라.
엮음질음시조 - 학타고 저불고
학타고 저불고 호로병차고 불로초 메고 쌍상투짜고 색등거리 입고가는 아희야
게 잠 섯거라 말물어보자. 요지연 좌객들이 누구누구 와 계신고.
내 뒤에 선옹이 오시니 거기 물어 보시오.
1) 작가 2) 풀이호로병 - 길쭉하고 가운데 잘록 들어갔으며, 흔히 술 휴대용으로 쓰임.색등거리 - 색동마고자게 잠 - 거기 잠간좌객 - 좌석에 앉은 손님3) 해석 학 타고 피리불고 술병차고 불로초 메고 두 갈래 상투 짜고 색동마고자 입고 가는 아이야 잠간 섯거라. 말 물어보자. 요지연 좌객들이 누구누구 와 계시느냐 내 뒤에 신선노인이 오시니 거기 물어 보시오
시창 - 독서당일지경륜
독서당일지경륜(讀書當日志徑輪) 세모환감안씨빈(歲暮還甘顔氏貧)
부귀유쟁난하수(富貴有爭難下手) 임천무금가안신(林泉無禁可安身)
채산조수감충복(菜山釣水堪充腹) 영월음풍족창신(咏月吟風足暢神)
학고불의지쾌활(學到不疑知快闊) 면교허작백년인(免敎虛作百年人)
1) 작가서경덕(1489~1546). 조선조 초기의 학자. 자는 가구, 호는 복재 또는 화담. 당성 사람.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도학에만 전념하였음. 저서에 <대허설원>, <이기사생귀신론> 등이 있음 2) 풀이3) 해석 읽노라니 천하 뜻 굽닐어 가고, 안씨의 가난함도 즐겁도다. 부귀공명 시샘 많아 손 댈 수 없고, 숨어 살음 시비없어 몸이 편하구나. 산나물 물고기 배가 부르고, 뜨는 달 부는 바람 시원하여라. 하나하나 알게 되어 의심 풀리니, 백년 사람 헛돼 옴을 면하였구나.
시창 - 문호청류량수앙
문호청류량수앙(門護淸流兩水泱) 모년백발와심향(暮年白髮臥深鄕)
수기자득생애족(數奇自得生涯足) 실정한성일월장(室靜閒省日月長)
송백(松柏) 선릉가경침(仙陵歌景寢) 분유고사노풍양(枌愉古社老豊陽)
형채불욕연래객(衡砦不慾延來客) 종석서창독자강(終夕書窓獨自疆)
1) 작가이동(1445~1530). 조선조의 한학자. 자는 백공 호는 유당, 본관은 전주. 목조인문성목대왕의 제5자 안창대군 매불의 5대손으로 문필가이며 관직에 올라 중직대부에 이르렀다. 2) 풀이심향 - 고향 깊숙한 곳수기 - 운수가 기이함정한 - 조용하고 한가로움경침 - 큰 재실, 여기서는 능침인데 묘침이라고도 함분유고사 - 중국 한고조의 옛 향리임형채 - 사립문, 가로침자강 - 스스로 부지런히 힘써 몸과 마음을 가다듬음유유자적 - 속세를 떠나 아무것에도 속박되지 않고 마음껏 조용하고 편안히 생활하는 일3) 해석 문밖 맑은 시내 두 줄기 흐르고, 연로한 백발이 심향에 쉬고 있네. 운수는 기이하나 생애는 자족하고, 집은 한적하니 세월도 길어, 송백은 선릉에 우거져, 바람부는 소리 경침에서 노래하는데, 분유인 옛 마을 풍양에서 늙었네. 사립문 닫아 찾아오는 나그네를 맞지 않고, 종일토록 책만 읽어 진리를 찾네.
시창 - 사청사우우환청
사청사우우환청(乍晴乍雨雨還晴) 천도유연황세정(天道猶然況世情)
예아편응환훼아(譽我便應還毁我) 도명각자위구명(逃名却自爲求名)
화개화사춘하관(花開花謝春何管) 운거운래산부쟁(雲去雲來山不爭)
기어세상수기인(寄語世上須記認) 취환무처득평생(取歡無處得平生)
1) 작가김시습(1435~1493). 조선왕조 단종 때 생육신의 한 사람. 자는 열경, 호는 매월당 또는 동봉. 강릉 사람. 21세 때 단종이 양위함을 듣고 중이 되어 시로서 자기의 불우와 세상의 불의함을 읊었으며, 금오산에 들어가 <금오신화>를 지었음. 성종 12년 환속함. 시호는 청간 2) 풀이사청사우 - 비가 잠깐 개었다가 또 잠깐 내리는 상황을 말한 것천도 - 하늘의 순행하는 이치세정 - 세상의 무상한 인심예아 - 나를 무턱대고 칭찬하는 것도명 -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피하는 것취환 - 인생의 기쁨을 취하는 것무처득평생 - 어느 곳이든지 한평생 동안을 즐길 수 있음을 뜻함3) 해석 날씨의 변덕이 심하여 잠깐 개이는 듯 하더니 또 비가 오고 비가 오는 듯 하더니 바로 또 날씨가 활짝 갠다. 하늘의 진리가 오히려 저와 같이 변덕이 많거늘 하물며 간사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나를 한때 칭찬하여 아첨하던 사람들이 문득 변하여 도리어 나를 헐뜯기가 일쑤요 또한 이름을 피하여 은사인 체하는 사람들이 문득 또 스스로 명예를 구하고 있으니 조석으로 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린단 말인가.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것을 봄이 어떻게 말릴 수가 있겠는가. 또한 구름이 떠가고 떠온다 해도 모든 산들은 다투지 않고 우뚝 서 있는 것처럼 나 역시 세상인심에 구애없이 살 수 밖에 도리가 없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말을 하여 부탁하노니 사람들은 내말을 잘 기억하여라. 인간이란 기쁨을 취하는 것이 순간적이요, 절대 평생의 기쁨을 누릴 수가 없는 것이니 이것을 명심하여 주기 바란다.
시창 - 십이난간벽옥대
십이난간벽옥대(十二欄干碧玉臺) 대영춘색경중개(大瀛春色鏡中開)
녹파담담무심천(綠波淡淡無深賤) 백조쌍쌍자거래(白鳥雙雙自去來)
만리귀선운외적(萬里歸仙雲外笛) 사시유자월중배(四時遊子月中盃)
동비황학지오의(東飛黃鶴知吾意) 호상배회고불최(湖上徘徊故不催)
1) 작가종상 심영경. 2) 풀이난간 - 층계나 다리 등의 가장자리에 종횡으로 나무나 쇠를 가로 세워 놓아 살 사람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또한 장식으로도 삼음대영 - 큰 바다, 강릉의 옛 이름녹파 - 푸른 파도담담 - 물이 맑다사시 - 한 해의 사철 춘하추동유자 - 나그네 일정한 직업이 없이 놀고 지내는 사람호상 - 호수의 위3) 해석 열두 난간 어우러진 벽옥같은 이 누대에, 큰 바다의 봄경치가 거울 가운데에 열렸네.
푸른 파도는 담담하게 깊고 얕음 전혀 없고 흰 물새 쌍쌍으로 자연스레 오가네.
만리해상 오는 신선 구름 밖에 피리 소리 사계절 풍류객은 달 속에서 잔을 드네. 동쪽으로 나는 저 황학은 나의 뜻을 미리 알고 호수 위에 배회하여 고의로 머뭇거리네.
시창 - 천리가산만첩봉
천리가산만첩봉(千里家山萬疊峯) 귀심장재몽혼중(歸心長在夢魂中)
한송정반쌍륜월(寒松亭畔雙輪月) 경포대전일진풍(鏡浦臺前一陣風)
사상백로항취산(沙上白鷺恒趣散) 파두어정각서동(波頭漁艇各西東)
하시중답임영로(何時重踏臨瀛路) 채복반의슬하봉(彩服班衣膝下縫)
1) 작가신사임당(1504~1551). 조선왕조 때의 유학자 율곡의 어머니. 호는 사임당. 평산 사람. 어려서부터 경전을 읽었고, 자수와 서화에 능하였음. 안견의 화풍의 영향을 받아 산수, 포도, 초충을 잘 그렸음. 2) 풀이만첩봉 - 겹겹이 연하여 있는 산봉우리귀심 - 부모 곁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한송정 - 경포대 호숫가에 있는 정자 이름쌍륜월 - 두 개의 둥근 달로 하나는 하늘에 또 하나는 호수에 비친 달임영 - 강릉 근처에 있는 지명채복반의 - 채색무늬를 놓은 어린이 의복. 고대의 효자 노래자가 나이 70이 되어서도 여전히 어린애 흉내를 내어 어버이를 기쁘게 하였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임3) 해석 천리 먼 곳에 떨어져 있는 우리 집은 첩첩이 산봉우리가 연하여 있어 당장 뛰어갈 수가 없다. 그러나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심정은 항상 꿈속에서도 떠나는 때가 없다. 회상컨대 강릉 땅 한송정 둔덕에 서서 바라보면 두 개의 둥근 달이 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고, 그 맑은 호수 옆 정자 앞에 서 있으면 서늘 바람이 항시 불어와 서늘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모랫벌에 흰 갈매기들은 항상 모였다가 흩어지는 정경이라든지 또한 파도치는 물줄기 고깃배들이 서쪽으로 혹은 동쪽으로 각각 떠나는 모습이 신기하지 않았던가. 이런 내 고향 임영 땅을 어느 때나 다시 돌아가 늙으신 어머니 무릎 앞에서 색동 의복을 입고 어리광을 부리면서 바느질을 해볼 것인가. 이것은 마음뿐이지 다시는 그런 기쁨을 갖기가 어려운 것이니 참으로 서글프기 그지없다.
시창 - 한래무사부종용
한래무사부종용(閑來無事不從容) 수각동창일이홍(睡覺東窓日已紅)
만물정관개자득(萬物靜觀皆自得) 사시가흥여인동(四時佳興與人同)
도통천지무형외(道通天地無形外) 사입풍운변태중(思入風雲變態中)
부귀불음빈천락(富貴不淫貧賤樂) 남아도차시호웅(男兒到此是豪雄)
1) 작가정호(1032~1085). 중국 북송이 3의 대유. 자는 백순 호는 명도. 주돈이의 문인이며 아우 정이와 함께 이정자로 불림. 우주의 본성과 사람의 성이 본래 동일한 것이라고 하였으며, 저서에 <정성서> , <식인편> 등이 있음. 시호는 순 2) 풀이한래 - 한가한 것종용 - 마음이 조용한 것수각 - 잠을 깸정관 - 이치를 고요히 생각하여 봄자득 - 각각 스스로 다 이치대로 운응함. 사시가흥 - 아름다운 흥취, 아름다운 계절여동인 - 사람의 무상한 생애와 같음무형외 - 만물의 형체가 생기기 전의 이치, 변태중 말한 것임불음 - 음란하지 않음. 탐하지 않음도차 - 부귀불음빈천락(富貴不淫貧賤樂)을 말함3) 해석 사람이 한가하면 하는 일마다 마음도 조요하지 아니함이 없다. 나도 가을날 일이 없어 늦잠을 자다가 깨어 보니 날이 새어 동쪽 창문에는 해가 이미 떠서 붉게 비치고 있지 않은가. 만물이 생겨서 자라나 죽는 이치를 고요히 바라보고 있으면 모두가 다 이치(자연의 법칙)에 어긋남이 없이 순환과 똑같은 것이 아니가. 세상의 진리라는 것은 천지가 열리기 전 무형한 가운데에서 이루어지는 그 변태 무쌍한 속에서 온갖 시련을 겪은 뒤에 무엇인가 얻어지는 것이다. 부와 귀를 탐하지 않고 변천을 즐겨 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니 남아의 마음이 여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 사람을 호걸이나 영웅이라고 말할 것이다.
대표자이영준 사단법인 한국시조명인협회소재지서울시 용산구 두텁바위로 87 3층 전화02-754-7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