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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풍경 연상 소나무 숲길 거닐자 마산 갈마봉
여경모 기자 babo@idomin.com 2009년 09월 25일 금요일
마산 가포에 위치한 갈마봉은 청량산(323m)의 한 봉우리(226.5m)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목마른 말이 물을 찾는 형상이라고 하여 국내서 공기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깊은 계곡이 있었다면 지역의 명소가 되었을 곳이다. 맑은 공기 때문에 산자락에는 요양이 절실히 필요한 국립결핵병원이 생겨났다. 청량산을 거쳐서 갈마봉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 갈마봉만을 단독 산행하는 이도 많다.
◇모든 것은 아래로 흐른다 = 가포 국립결핵병원에서 갈마봉으로 오르는 산길에는 입구 표시가 없다. 차를 세우고 길을 나서자마자 낙엽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수북이 쌓인 낙엽이 발길에 치여 흩날린다. 입구부터 오른쪽으로 긴 펜스가 세워져 있다. 국립마산병원이다. 오래 전부터 국유지라 수풀이 우거져 20m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펜스 안으로 자세히 보니 높이 1m 정도의 성모상이 보인다. 병원에 입원한 천주교도들을 위한 장소다. 아담한 성모상 크기나 조용한 주위 환경이 묵상을 하는 이들에겐 조용히 걸으면서 사색에 잠기기 좋은 장소다. 동행한 이도 천주교 신자라 관심을 둔다.
경사가 심한 초반의 산행길에는 방부목 등으로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아 미끄러지지 않게 해놓았다. 15분여를 오르면 동서남북으로 갈리는 첫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면 가포초등학교로 향하는 곳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마산 월영동으로 향하는 청량산 임도 가는 길이다. 갈마봉 정상은 왼쪽이다.
낙엽길로 '사각사각' 낭만이 '새록새록'
가다보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소나무 숲길이 나온다. 높낮이 없는 꼬부랑 산길은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걸어가다가도 얼마 안 가 굴러 떨어진 돌들이 산길을 덮은 현장이 나온다. 산비탈을 타고 내려온 것임을 알 수 있다. 몇 차례 큰 태풍의 영향인 듯하다. 아닌 게 아니라 산길 초입부터 길옆으로 움푹 팬 길이 하나 있는데 돌이 쌓여 있다. 정상 부근에서 지속적으로 산사태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구의 잘못이랄 것도 없이 무척이나 자연적인 현상이라 오히려 그대로 놓아두었음 싶다. 모든 것은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흐르는 자연의 이치를 보여주는 듯하다. 오히려 인간만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오른다.
하산길에는 암릉이 많아 큰 암릉에는 밧줄을 매달아 놓았다. 실제 쓰임새는 많지 않지만 산을 올라 줄을 타고 내려오는 체험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겐 좋은 '장난감'으로 활용된다.
◇3인칭 관찰자 시점 = 정상을 100m 남겨두었을까. 돌탑이 군데군데 보인다. 과연 돌탑이었을까 하고 생각이 들만큼 탑이 아니라 무덤처럼 변한 돌탑도 있다. 많은 돌탑이 무너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돌탑 옆에는 정상 쉼터란 팻말이 보인다. 쉼터를 가리키는 방향으로 몇 걸음만 떼었을 뿐인데 갑자기 주위의 소나무 병풍은 사라지고 산 아래 마을인 가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마창대교의 웅장한 모습을 사진에 담기 좋은 곳이다. 하지만 시원한 풍경은 가포 앞바다의 매립지에서 끝난다. 아름다운 바다를 메운 간척지에 숨이 턱 막힌다.
정상에는 갖가지 운동기구가 정상의 기쁨을 먼저 가로챈다. 어깨운동을 하는 기구부터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구까지 다양하다. 다 큰 어른도 어린아이처럼 차례로 건드려보고 올라탄다. 특히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운동 기구는 산 정상에서 손오공이 탄 '권두운'을 빌리듯 오묘함을 배가시킨다.
정상 색다른 마산풍경 '일품'
운동기구가 끝나는 곳에 마산 시내를 내려다보는 절경이 이어진다. 무학산, 팔룡산에서 본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1인칭, 2인칭 소설만 즐기다가 3인칭 관찰자 시점의 소설책을 읽는 느낌이다. 서쪽에서 바라본 모습은 다른 산 정상에서 볼 수 없는 방향이다. 대신 월영마을 단지부터 신포동 아이파크 등 아파트로 이루어진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부담스럽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방향은 올라간 방향 반대편으로 향하길 권한다. 중간에 올라왔던 길과 만나는 지점이 있다.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원시림이다. 암릉이 많아 큰 암릉에는 밧줄을 매달아 놓았다. 실제 쓰임새는 많지 않지만 산을 올라 줄을 타고 내려오는 체험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겐 좋은 '장난감'으로 활용된다. 물론 사진 찍기도 좋다.
낮은 산이라 작정하고 몇 번씩이나 오르내리며 운동하는 이들도 간혹 눈에 띈다. 30분 전 내려간 사람이 다시 산으로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아직 갈마봉은 넉넉함까지 갖췄다. [도민일보]
갈마봉 어떻게 가지? 갈마봉 어떻게 가지?
갈마봉으로 가는 길은 대중교통으로는 가포를 향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국립마산병원 정류소에서 내린다.
별관 입구에 서면 왼쪽으로 산길이 보인다. 61번(배차간격 85분)이나 262번(30분), 263번(45분)버스를 타면 된다.
자가 차량을 이용하면 경남대, 월영마을을 거쳐 국립마산병원 별관에 도착한다.
병원 별관과 산 입구 사이 6대 가량 차를 댈 수 있는 공터가 있다. 국립마산병원 옆으로도 10여대 가량 차를 댈 수 있다.
대신 길가에 차량을 대면 위험하다. 주위의 도로가 급커브에다가 가속이 붙은 차량이 많기 때문이다.
갈마봉 [渴馬峯]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덕동동
정의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덕동동에 있는 산.
개설 :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국립 마산 병원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봉우리이다.
명칭 유래
‘갈마봉(渴馬峯)’이라는 지명은 “목마른 말이 물을 찾는 형상”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대동 지도』를 보면 강두산(舡頭山)이 등장하고 있는데, 강두산이 창원 도호부에서 서쪽으로 30리 해변에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강두산은 서쪽에 있는 산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며, 창원 도호부의 서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이름이 형성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갈마봉은 강두산에서 파생된 이름으로 파악되는데, 강두산의 ‘강(舡)’의 자음 ‘강’이 ‘갈’로 변이되어 ‘갈마봉’이라는 이름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즉 강두산은 ‘갈마봉’을 지칭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자연 환경
갈마봉은 해변에 바로 위치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기가 좋은 곳으로 유명한 산이다. 갈마봉 정상에 서면 돝섬 및 마창 대교가 한눈에 펼쳐져 있으며 남쪽으로는 남쪽 해안 다도해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야트막한 야산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나 정상 부근에는 밧줄을 이용하면서 오를 수 있는 암벽도 존재하며, 정상에는 돌탑이 형성되어 있다.
현황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국립 마산 병원의 서쪽 위에 서 있는 급경사의 봉우리로 높이는 해발 226.5m이다. “목마른 말이 물을 찾는 형태”라는 풍수설이 있으며, 가포 유원지의 뒷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기가 좋은 곳이라 해서 일찍이 국립 요양원이 들어서 있다. 갈마봉 봉우리에서 가포 앞바다를 내려다보면 돝섬이 한눈에 들어오며 마산 시내와 마창 대교가 확 트인 채 시야에 들어온다.
[네이버 지식백과] 갈마봉 [渴馬峯]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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